노랫길
지고이네르 바이젠에서
쓸쓸한 바람 소리가 났다
내 가슴 속 오솔길이 나고
오솔길을 따라 바람이 간다
소멸의 순간까지 영혼은 혼자였다
맞잡은 손 없이 빈손으로
기우뚱 기우는 저녁을 향해 걷다가
귀기울여 고요를 듣고 있다가
기우는 저녁의 모서리에 찔렸다
눈이 번뜩 뜨이는 통증이다
지나가는 길 주막에 들르는 주색잡기란
어차피 그 허무함을 즐기는 것이겠으나
밤에 파묻혀 가는 저녁의 끝자락에서도
내 이름자 적은 노래 한 소절 들을 수 없다면
그 저녁 노을은 얼마나 피가 맺힐 것인가
깊은 밤 초롱초롱 초롱불 같은 눈을 뜨고
멀리 멀리 노래를 찾아 여행 가자
돌아올 심산이라면 이미 여행이 아니니
나선 발걸음 풍경은 아름다움밖에 없다
담지 못하는 노래의 한은 끝내 숙명이리라
그래도 가자
다 버리고 가자
카페 게시글
시 (가~사)
노랫길
이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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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
24.05.21 00:4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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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랫길 찾아 떠나는 이는 아름답겠습니다ㆍ
'지고이네르 바이젠', 집시의 노래군요.
이 밤이 무척 쓸쓸하고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