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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정
 
 
 
 

친구 카페

 
 
카페 게시글
얘기터 文友亭 스크랩 추억속으로...
배꽃 추천 0 조회 73 09.06.13 08:10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언니 내가 태우러 갈테니

병원에 들렀다가 만화전에 가요.

 

일부러 동생이 나를 태우러 와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만화-한국만화 100년전을 보고 왔다.

 

매일 동동 거리는 생활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건

동생 덕분이다.

 

 

 

 

구멍가게에 딸려있는 만화가게엔

지금도 꼬마손님들이

만화 삼매경에 빠져있다.

 

 

 

 

 

남편이 재미있게 읽었다는 라이파이...

남편은 지금의 우주선이

라이파이속의 것과 닮았다고

만화가들의 상상력이 신기하다고 했다.

 

사진 촬영을 해도 되는건지 몰라서 망설이는데

다른 사람들이 촬영을하고 있다.

 

언니! 형부 좋아하시게 사진 찍어서 보여드려요.

 

그제서야 그래야겠다면서 카메라를 꺼냈다.

 

 

 

 

동생은 ‘어머! 언니 이것 좀 봐. 이건 언니가
그리던 만화 얼굴이다’ 라며 반가워했다.

 

눈이며 머리며 내가 자주 그렸던 만화속 얼굴들...

언니는 만화를 읽기만 한 것이 아니고

만화로 줄거리도 만들었잖아...


공책을 찢어 주면서 그림을 그려달라던 아이들에게
만화 그림을 그려주던 기억은 나는데
만화 줄거리를 만들었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좋아했던 만화를 그린 엄희자씨가

이렇게 생겼구나...

 

 

 

 

 

아...박수산씨...

 

이 분 만화도 많이 봤더랬는데...

 

그런데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이건만

아쉽게도 제목들은 기억에 없다.

 

 

 

동생의 말에 엄마와 할머니의 눈을 피해서

몰래 만화를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려서부터 활자화 된 것이라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고물장사에게 주려고 묶어놓은 책을 뽑아서

쌓인 먼지를 후후 불고

어두운 창고에서 깨알 같은 글자들을

짚어가면서 읽었다.


그때 그 잡지 속엔

엄앵란과 신성일이 신혼집을 공개한다고

다정하게 웃고 있었고

삶아서 먹는 방법밖엔 몰랐던

옥수수를 꼬챙이에 꿰어

버터구이 하는 사진이 있어서

그 옥수수는 도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했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배고프게 산다고

쬐끄만 게 책 좋아하면 뭐 하느냐고

할머니에게 또 혼이 날까봐

창고 속에서 숨어서 보던

잡지는 급하게 책장이 넘어갔다.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서 봤다.

백설 공주며 인어공주며...

세계소년소녀명작 동화집은

나를 별세계로 데려다 주었고

혼자서 십리 길을 걸어서

집에 가야하는 것도 잊은 채

책에 푹 빠졌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장을 빨리 넘겼고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서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어보지 못했다.


조금 커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선

친구들의 집으로 만화책을 보러 다녔다.

인근 동네 만화가 있는 아이의 집을

다니면서 급하게 책을 읽었다.


책을 찾아 순례하는 것이 피곤했던지

자주 코피를 쏟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코피가 터졌다.


쑥을 비벼서 코를 막고 집에 돌아와서

깜빡 잠을 자고 일어나니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만화책을 두 권 주신다.


강냉이 대신 너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바꿨다고...

그런데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전쟁 만화였다.


 

 

 

 

김용환화백과

김성환화백님의 시사 만화

 

신문만화도 전시되어 있었다.

 

 

고모가 보던 잡지를 몰래 보곤 했는데

아 반가워라~~

학원이다.

 

저기 보이는 얼굴은 엄앵란씨다.

 


 

 

 

 

 

 

김종래 화백님이 그린 크리스마스 카드도 있다.

 

 

엄마찾아 삼만리도 읽었던 것 같은데....

 

근데  삼천리도 아니고 삼만리네....

 

 

오랜만에 추억속으로 빠져 들어갔던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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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6.15 22:14

    첫댓글 등단 만화가 문하생으로 수업을 받던, 애니메이션 만화영화 감독이신 막내 숙부님 덕분에 일찍 만화 속에 빠졌었는데...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사나 싶네요... 사진을 보니 못 본 만화 무지 많네요

  • 09.06.15 21:14

    목화도 만화책 엄청 좋아해서 수업시간에 몰래 읽다가 빼앗긴적두 있었구~~이웃집에 오빠들 덕분에 만화책 원없이 봤었지요~~감회가 새롭네요~~^^*

  • 09.06.18 11:43

    하하하...국민학교 때 과외 끝나고 열두시가 다 된 시간에 들렀더 만화방 생각이 나네요. 요즘엔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아 엠피쓰리에 저장해서 보고 다니더만....아날로그적인 수고가 인생을 얼만 살찌게 하는지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지요.

  • 09.06.21 22:25

    엄희자.박수산...제가 정말루 단골이었더랬지요...아랫목에는 언제나 만화책이 이불과 함께 딩굴었는데..정말 추억속으로 빠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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