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사건은 100% 진실"
사건 담당 부장검사 수사당시 회고 “재조사 논란은 사회만연 불신풍조 탓”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4.07.11 10:35 44' / 수정 : 2004.07.11 11:32 19'
▲ 안강민 변호사
지난 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수사를 맡았던 안강민 변호사는 “북한의 테러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은 100% 진실인만큼 재조사를 한다 해도 개의치 않는다”며 조작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안 변호사는 당시 서울지검 공안1부장으로 주임검사였던 이상형 변호사와 함께사건 수사를 맡아 89년 2월 김현희씨를 불구속 기소했었다.
안 변호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제기되고 있는 재조사 논란은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불신풍조 때문”이라며 “KAL기 사건이 북한의 공작에 의해 발생했다는 사실은 더이상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안 변호사는 KAL기 사건 조작설에 대해 “김씨가 북한 출신이 아니라면 왜 지금껏 김씨를 안다고 주장하는 친구나 친척이 한명도 나오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김정일이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김씨의 일본어 교사 이은혜를납치한 사실을 사과했지만 이은혜의 존재는 수사당시 김씨의 입에서 이미 나왔었다”고 말했다.
▲ 김현희
당시 김현희씨가 범행에도 불구하고 달아나려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안 변호사는 “의심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달아나려 했다고 바꿔 생각할 수 있지 않느냐”며 “어느 사안이든 의심하려 하면 끝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청산가리를 흡입하고도 살아났다는 항간의 의문에 대해서는 그는 “당시김씨가 공항에서 위조여권이 발각되자 청산가리를 먹으려 시도했지만 공항 경비원이팔로 쳐 저지해 목숨을 살린 것”이라며 “김씨는 조사받는 내내 자책감 때문인지 ‘죽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안 변호사는 “당시 김씨가 약간 통통한 얼굴의 동양적인 미인형에 머리가 좋아기억력이 비상했으며 안기부에서 조사를 모두 받고 와서 그런지 고분고분한 태도였다”며 “한번은 손을 유심히 봤는데 손가락 마디가 크고 거칠고 손이 다른 여자에 비해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나라 안팎에서 김씨에 대한 구애편지가 검찰로 많이 들어왔는데한번은 호남 지역 대학강사가 김씨에게 ‘결혼하자’며 청혼하는 편지를 보내 오기도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