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유시민 추천
오늘 이야기할 <침팬지 폴리틱스>라는 책은
작년 말부터 유시민 님께서 적극 추천해 주는 책이라서 알게 되었단다.
<침팬지 폴리틱스>를 읽으시다가 누군가 연상이 되었다면서,
그 누군가의 생각을 알고 싶을 때
침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똑 들어맞는다고 하셨어.
그래서 그 누군가에 대한 책을 출간하셨을 때
책 표지에 침팬지 모양의 심벌을 넣으신 것 같더구나.
그만큼 이 책을 무척 좋게 읽으신 것 같았어.
유시민 님의 추천이다 보니 아빠도 이 책을 리스트에 추가해두고
이제서야 읽게 되었구나.
침팬지라고 하면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 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어.
그래서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도 지능 높은 침팬지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들도 인간보다 지능이 낮지만,
사회 조직을 이루고 살고 있단다.
제인 구달 같은 분들도 평생 침팬지 등 유인원들을 연구하셨는데
이 책의 지은이 프란스 드 발은 침팬지 연구에 있어 친밀감을 빼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사회성을 연구하였단다.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침팬지들을 연구하면 좋겠지만
이것은 여러 가지 여건으로 쉽지 않을 것 같구나.
그래서 지은이가 선택한 것은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는 동물원에서 연구를 했단다.
네덜란드 아른험 동물원이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어.
우리가 가본 동물원과 차원이 다르게 아른험 동물원은
무척 넓은 곳에서 침팬지들이 무리를 지내고 살기 때문에
정글에서 살고 있을 때의 습성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
겨울에만 날씨문제로 좁은 우리에서 지내는 것이 다르지만,
나머지 계절은 밖에서 지낸다고 하는구나.
아른험 동물원의 침팬지들이 일 년 중 가장 기쁜 날은
겨우내 우리에 있다가 봄에 우리 밖으로 나가는 날이라고 하더구나.
그 심정 이해가 갈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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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년 중 침팬지들이 가장 기쁜 날은 바로 겨울 주거지에서 벗어나는 날이다. 그날 아침이 되면 사육 담당자가 야외 사육장으로 통하는 문을 통보 없이 열어젖힌다. 침팬지들도 자신들이 있는 곳에서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는 없지만, 건물에 있는 모든 문의 움직임을 소리만으로도 쉽게 분간할 수 있다. 1초도 채 지나지 않아 집단 전체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면서 반응한다. 그리고 그들은 소집단 별로 나뉘어 야외로 나간다. 비명과 ‘후우후우’ 하는 소리는 여전히 계속된다. 광장 여기저기서 침팬지들이 서로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세 마리, 또는 그 이상의 침팬지들이 흥분해서 펄쩍펄쩍 뛰거나 서로의 등에 올라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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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권력 다툼
침팬지들은 다툼도 잘하지만
이내 화해도 잘 한다고 하는구나.
화해하는 방법이 영장류마다 다른데, 침팬지는 키스를 통해 화해의사 표시를 한다고 했어.
아른험 동물원에는 23마리의 침팬지들이 있는데...
초창기에는 암컷 중에 우두머리 마마가 리더 역할을 했어.
영장류들 중에 일부는 암컷이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침팬지는 대부분이 힘 센 수컷이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한대.
초창기에는 나이 많은 암컷 마마가 리더 역할을 했지만,
성인으로 성장해서 힘이 세진 수컷 중에
이에룬이라는 침팬지가 조직의 리더가 되었단다.
그들 무리 중에 이 책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수컷들은 4마리가 있는데
이들이 나중에 리더를 놓고 권력 다툼을 하게 된단다.
이에룬, 라윗, 니키, 단디가 그들이란다.
그리고 암컷 중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는 침팬지들은
앞서 이야기한 마마가 있고,
동성애 기질이 있고 암컷보다 수컷들과 잘 어울리지만 사랑은 나누지 않는 파위스트가 있단다.
그리고 호릴라라는 암컷이 있었어.
호릴라는 젖이 적어 안타깝게도 아기가 몇 번 죽었어.
어쩔 수 없이 사람이 개입하여 젖병으로 아기를 키우는 법을 알려주고,
그 이후에는 젖병으로 아기 침팬지를 잘 키웠다고 하는구나.
...
본격적으로 수컷들의 권력 다툼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한동안 이에룬이 권력을 잡고 있었는데,
라윗이 조금씩 도전을 해봤단다.
다른 암컷과 이에룬 앞에서 교미를 하는 등
리더인 이에룬 앞에서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
이런 행동을 이에룬이 용납하지 않아서 싸우게 되었지.
라윗은 아직 이에룬을 제압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다 보니,
이에룬 눈치를 보면서 다툼이 있어도 먼저 화해 체스처를 보였어.
라윗의 권력 도전은 두 달 동안 이어졌어.
다른 침팬지들도 이에룬과 라윗이 권력 다툼을 하는 것을 알고
어디로 줄을 서야 하는지 망설이는 모습도 나타났어.
그런 와중에 수컷 서열 3위였던 니키가 라윗 쪽에 붙으면서
권력 중심의 추가 라윗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고,
결국 72일간 이어진 권력 다툼은 라윗의 승리로 끝이 났단다.
그래서 서열 1위가 라윗, 라윗을 도와준 니키가 서열 2위,
이에룬은 서열 3위로 밀려났어.
이에룬이 서열 3위로 밀려나면서 억울해하며 울부짖는 듯한 사진이 책에 있는데,
침팬지들도 권력에 대한 탐욕은 대단한 것 같구나.
권력에 대한 탐욕은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단다.
서열 순으로 인사를 하는 침팬지 사회의 특징상
이제 이에룬이 라윗에게 먼저 인사를 해야했어.
조직의 리더가 된 라윗은 스스로 보호자임을 자청했단다.
암컷들도 모두 라윗을 지지했어.
라윗은 누가 보더라도 리더처럼 보였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동물원 견학을 온 학생들에게도 누가 일인자인지 물어보았는데,
라윗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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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강자의 보안관 역할과 그 강자가 위협에 직면했을 때 약자로부터 받는 지원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을지는 뻔하다. 암놈과 그 새끼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1인자 수놈은 장차 라이벌과의 권력투쟁에서 어떠한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1인자 수놈의 보안관 역할은 호의라기보다 의무에 가깝다. 1인자로서의 지위는 이 같은 의무에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에룬의 몰락은 그가 라윗이나 니키의 공격으로부터 다른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사실로도 설명될 수 있다. 라윗의 행동도 그와 같은 견지에서 해석될 수 있다. 라윗은 암놈들을 공격하거나 이에룬에게 지원을 요청해봤자 별 볼일이 없다는 점을 시위했던 것이다. 하지만 쿠데타에 성공하고 나자 그는 완전히 태도를 바꾸어서 스스로 보호자의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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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권력은 영원하지 않단다.
니키가 권력을 노리고 있었어.
니키 혼자 힘으로는 안될 것 같으니, 이에룬과 연합하려고 했어.
이에룬도 자신의 권력을 빼앗은 라윗을 좋게 생각할 수 없었지.
이에룬과 연합을 한 니키가 라윗에 도전을 했고,
결국 일인자의 자리에 올랐단다.
하지만 니키는 암컷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대.
암컷들은 여전히 라윗을 지지했다는구나.
민심을 얻지 못한 리더는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없지.
인간 세계나 침팬지 세계나.
리키가 권력을 잡았지만, 지지를 받지 못했어.
그렇게 되자 리키는 공포 정치를 시작했단다.
민심을 얻지 못하는 리더는 강압적으로 군림하려는 것도 인간세계와 비슷하구나.
자꾸 한 사람이 떠오르는데,
유시민 님이 이 책을 읽고 왜 그 사람을 떠올렸는지 알겠구나.
리키보다 전직 대통령, 아니 전직 리더인 이에룬에게 존경 표시를 하는 침팬지들이 더 많았어.
리키는 자신이 권력을 빼앗은 방법이 다른 침팬지와 연합했던 거잖니?
그래서 리키는 이에룬과 라윗이 가깝게 지내지 못하도록 철저히 간섭을 했다는구나.
그들의 연합은 곧 자신의 권력이 끝나는 날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
2. 충격 반전
이 책은 수컷들의 권력 다툼 이외에는
침팬지의 사회 생활과 성생활 등
인간으로 따지자면 풍습 같은 것들을 이야기해주었어.
각자 뚜렷한 개성을 자기고 있다고 했는데,
그들은 다른 동물들과 같은 취급을 하면 안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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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침팬지들은 각기 나름대로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얼굴 생김새의 특징으로 우리가 주위 사람들을 알아보듯 침팬지들도 서로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게다가 목소리까지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는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침팬지들은 각자 걷는 법, 잠자는 자세, 그리고 앉는 모양새에도 특징이 있어 머리를 돌린다거나 등을 만지는 것만 보고도 어떤 놈인지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들의 개성을 이야기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각각의 침팬지들이 집단 내에서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이다. 이런 차이는 사람들을 특징 짓는 데 사용하는 것과 똑 같은 형용사를 쓰지 않는다면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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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들은 수컷들과 달리 서열 정리가 간단했다는구나.
암놈의 서열 구조는 일반적으로 나이에 의해서 정해지고
충돌도 적다고 했어..
…
그들의 사회성에 대해 이 정도로 책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으나,
에필로그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이고,
충격이라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어.
아직 수컷들의 권력 투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란다.
니키가 이에룬과 연합해서 권력을 잡은 이후
니키는 이에룬과 라윗 사이를 간섭하여 연합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잖아.
하지만 늘 감시를 할 수 없었는지
이에룬과 니키의 갈등이 고조되다가
이에룬은 니키의 지지를 철회했단다.
이제 니키는 라윗과 일대일을 해야 하는데,
라윗이 니키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라윗은 다시 권력을 차지하게 되었어.
니키는 라윗에 굴복하고 라윗은 다시 일인자가 되었단다.
하지만 라윗의 권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어.
10주 후 니키와 이에룬이 재결합 했단다.
이러고 보면 이에룬이 권력의 키를 잡고 있는 것 같구나.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힘이 세지 못해 일인자가 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자를 일인자로 만들 수는 있는 킹 메이커 같았어.
니키는 이에룬과 재결합하자마자 일을 벌였어.
니키와 이에룬은 라윗을 힘을 누른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야밤에 잔인하게 죽이고 말았단다.
쿠데타를 일으킨 거야.
이 쿠데타는 밤에 일어났기 때문에 동물원 관리인도 알 수 없어서 막을 수가 없었어.
아침이 되자 다른 세상이 된 거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파위스트는 니키를 공격했지만,
죽은 라윗이 돌아올 수는 없었단다.
이때 그 동안 조용했던 단디도 이 권력 다툼에 끼어들 만큼 성장했단다.
단디는 이에룬에 접촉하려고 했고,
니키는 그들을 떼어놓으려고 했단다.
둘이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 거지.
시간이 흐르고, 단디와 이에룬은 결국 반니키 연합을 구성했단다.
그리고 또 다시 권력다툼이 일어났고,
니키가 도망가다가 그만 물에 빠져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단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니키가 물에 빠졌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었다는 거야.
앞서 이야기했듯이 니키는 공포 정치를 했었잖아.
아무도 그를 살려주고 싶지 않았던 거지.
결국 단디가 일인자가 되었단다.
권력 다툼으로 두 마리의 수컷 침팬지가 목숨을 잃었단다.
인간 사회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죽인 것을
역사에서 심심치 찾을 수 있잖니..
침팬지들의 권력 다툼을 보니,
인간의 정치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지은이도 침팬지의 정치도 인간만큼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단다.
침팬지와 인간은 동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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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313)
인간을 침팬지와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욕적이거나, 혹은 그 이상의 죄악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동기를 더욱 동물적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팬지들 사이에서 권력 정치는 단지 ‘나쁘다’거나 ‘더럽다’는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른험 집단에 사는 침팬지들에게 논리적 정합성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민주적 구조도 안겨주었다. 모든 파벌들은 일시적인 권력 균형에 이를 때까지 사회적 영향력을 계속해서 찾는다. 그리고 이런 균형은 서열상의 지위를 새롭게 결정한다. 다소 유동적인 지위가 ‘고정’될 때까지 관계는 계속해서 변한다. 이 같은 서열의 공식화가 어떻게 화해 가운데 일어나는지를 보게 되면, 집단 내의 서열이 경쟁과 충돌을 제한하는 ‘응집적’ 요소임을 이해할 수 있다. 육아, 놀이, 섹스, 협력 등은 그로 인해 찾아오는 안정 상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수면 아래의 상황은 늘 유동적인 상태이다. 권력의 균형은 매일매일 시험되며, 만일 그것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도전이 일어나고 새로운 균형이 찾아올 것이다. 결국 침팬지들의 정치도 건설적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 분류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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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침팬지 폴리틱스>를 이야기해 보았단다.
책에는 침팬지들의 많은 사진들이 담겨 있단다.
침팬지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상당히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어.
그들을 다른 동물들과 같은 취급을 하지 말고,
사람과 같은 취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앞서 이야기했던 침팬지가 주인공인 <혹성탈출> 시리즈 중에
보지 않은 시리즈를 한 편 보고 싶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동물원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챔팬지를 보고 즐거워한다.
책의 끝 문장: 정치의 기원에 대한 전통적 주장에 의문을 던지게 해준 한 편의 정치적 드라마를 볼 수 있었기에, 그리고 그런 올바른 시공간에 내가 존재했던 것에……
책제목 : 침팬지 폴리틱스
지은이 : 프란스 드 발
옮긴이 : 장대익, 황상익
펴낸곳 : 바다출판사
페이지 : 344 page
책무게 : 658 g
펴낸날 : 2018 년 03월 09일
책정가 : 18,000원
읽은날 : 2024.08.14~2024.08.16
글쓴날 : 2024.08.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