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에는 저자의 인생이 그대로 들어 있다. 책에는 저자가 삶에서 체득한 경험과 생각이 응축되어 있고, 다양한 지혜가 담겨있게 마련이다. 모든 책이 양서는 아니지만 저마다 장점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 또한 독서의 내공이라고 생각한다" (182쪽)
저자는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을 지내고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들어갔지만 대학신문에 당시 군부 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옥고를 치르고 정상적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목사의 길을 가지 못했다. 당초 계획했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글을 쓰는 일에 혼을 담는다. 대학신문 편집국장, 뿌리 깊은 나무 출판사 기자,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대통령 연설비서관(1급), 아침편지 발행인, 깊은산속옹달샘치유센터까지 줄곧 책을 읽고 글 쓰는 일로 살아왔다. 그가 쓴 책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
나도 지난 4월에 내 인생의 두 번째 책을 냈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
교감 3년 생활을 담아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살아냈던 교감 생활을 솔직하게 썼다. 이론서가 아니라 경험담이다. 생생한 체험담이다. 민원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경험, 선생님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미묘한 갈등을 겪었던 경험, 나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책을 읽고 글을 썼던 경험 등을 썼다. 나와 같이 교감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워낙 비인기 도서라 판매량이 많지 않다. 오늘까지 62권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매일 글을 썼기에 가능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도 그렇다. 매일 글을 썼기에 매일 독자들에게 아침편지를 보낼 수 있었다. 매일 편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글을 써 두어야 했다고 한다. 책 한 권을 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미리미리 써 두어야 할 뿐만 아니라 반복해서 글을 써야 한다. 글의 재료는 삶에서 얻어 낼 수 있다. 힘들었던 경험, 고생했던 일, 긴장되고 불안했던 일들이 좋은 글감이 될 수 있다. 경험한 것을 글로 그대로 쓰면 된다. 마음이 아플 때일수록 글은 살아난다.
웨일스의 시골 마을 헤이온와이는 리처드 부스가 공들여 헌책방을 만든 곳이다. 마을 전체를 헌책방으로 만들었다. 책 25만 권을 직접 수집해서 진열했다. 세계적인 헌책방 마을을 그가 혼자 일궈낸 것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저자는 생각지도 못한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급발진 사고를. 척추부터 시작해서 온몸을 다친다. 몸이 다시 회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지만 그는 명상과 걷기와 같은 자연적인 치료법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마라톤과 스쿼드 운동으로 체력을 보완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는다.
교감직을 수행하다 보면 인간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교감과 교사와의 관계는 참 미묘하다.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선생님들이 잘 따라와 주지 않는다고 선생님 탓을 하는 순간 관계는 단절된다. 관계가 시원치 않을 때 선생님 탓을 할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상대의 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으로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체 없이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관계는 타이밍이다. 자존심을 고수할수록 관계는 더 꼬인다. 먼저 미안하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표현하면 관계가 의외로 쉽게 풀린다. 아니 교감 자신의 마음부터 시원해진다. 그게 삶의 지혜다.
"한 사람의 성공은 15퍼센트의 전문적 기술과 85퍼센트의 인간관계가 좌우한다" (92쪽)
무조건 인맥이 좋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만나는 사람의 고유의 존재 가치를 존중할 때 관계가 질적으로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교감에게 필요하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 교직원들의 존재 가치를 존중할 때 성공한 삶을 살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