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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의 삶에서 길어올린 여유! | ||||||||
안정희씨 '우도를 그리는 꽃잎바다'...詩와 수채화 32점씩 수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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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저 배로 갈아탈까/ 기타를 퉁기며 고기떼를 따라가야지/ 하얀 포말 속에서 귀가 아프겠지만/ 올라가면 햇살이 눈부실 거야’
책장을 확 펼쳤더니, 섬의 삶에서 길어 올린 여유를 읊은 시 한편이 전개되고, 옆 장엔 빨간 코끼리, 노란 물고기, 인어가 바다를 둥둥 떠다니고 바이올린도 그려진 동화 같은 그림이 배치됐다. 제목이 ‘오분자기가 들은 노래’다.
부산 출신으로 우도에서 ‘소섬사람’으로 새 삶을 살며 작업을 병행중인 안정희씨(40)가 막 ‘우도를 그리는 꽃잎바다’를 펴냈다. ‘섬 속의 섬’에 사는 특권인 그윽한 내면의 자유를 운문으로 쓴 시와 시상(詩想)을 화폭에 옮긴 수채화 각 32점이 조화롭게 짝을 이뤄 수록됐다.
안씨의 우도정착은 극적이었다. 아니, 운명적이었다. 부산대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그녀는 2001년 그곳에 놀러왔다 섬 총각 편성운씨(37)와 눈이 맞아 결혼, 정착했다.
상식적으로 예술가에게 마뜩할 리 없는 그의 파격적 ‘서민 행보’는 계속됐다. 붓질하던 가녀린 두 팔로 포장마차에서 어묵 팔고, 남편과 시어머니와 함께 땅콩 마늘 브로콜리 농사도 척척 해치웠다.
안씨는 다시 두 손으로 붓 들고 섬을 누비며 눈앞에서 변화무쌍하게 변주되는 황홀경을 스케치했다. 등대와 돌고래, 전복, 꽃, 나비, 무지개 등이 원색의 물결로 거듭났다.
6년 전께 부산, 제주에서 개인전을 열 때 그는 도록 대신 그림엽서를 제작했다. 엽서들은 포장마차에서 어묵, 사발면 등과 함께 인기품목으로 팔려나갔다고. 이미 4000장 모두 동난 지 오래다.
최근 그녀는 남편이 해초를 활용, 땅콩과 마늘을 유기농 재배하면 인터넷카페 ‘초록우도’를 통해 판매하며 우도소식도 전한다.
또 이번 출간을 계기로 안씨는 출판사 ‘초록우도’도 설립했다. 유명 출판사들이 자신들의 사랑과 로맨스에만 포커스를 맞춘 편집을 고집하자 아예 출판사를 차리게 됐다며 향후 대형출판사의 ‘횡포’에 저항하는 작가들과 동행하겠다는 설명.
“스스로 누군지 알기위해 그림 그린다”는 그녀는 “아름다운 섬에서 내면을 표현하며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난 세계최고부자”라고 잘라 말했다. 섬을 닮은 욕심 없는 인생의 산물이다.
그의 사촌오빠 안철수 카이스트 이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세월 흘러도 십대 감수성을 간직한 사촌동생이 그간 예술적 성취를 정리하고 새 10년을 준비하는 받침대가 되길 바란다’고 이번 책에 썼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안씨와 우도를 비유, 사랑하면 같아짐을 생각한다고 했다.
문의 010-3087-4882.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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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잎바다 그래 받침대에 나도 동참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