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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 호랑나비의 사랑
[인생은 본래 꼭두각시놀음이다]
人生原是一傀儡 只要根체在手
(인생원시일괴뢰 지요근체재수)
一絲不亂 卷舒自由 行止在我
(일사불란 권서자유 행지재아)
一毫不受他人提철 便超出此場中矣
(일호불수타인제철 변초출차장중의)
인생은 본래 꼭두각시놀음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근본을 잡고 있어야 한다.
한 가닥 줄도 헝클어짐이 없이
감고 푸는 것이 자유로워야
움직이고 멈추는 것이 나에게 있게 되어
털끝만큼도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이 놀이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채근담(菜根譚)>
[수수꽃다리]
글: 김승기
북한산 깊은 골짜기
꼭꼭 숨은 정향나무
누가 너의 씨를 훔쳐갔느냐
벌 나비 부르려고 터뜨린
그놈의 향기 때문에
어느새 도둑맞았구나
도둑맞은 씨앗
라일락으로 튀기 되어 돌아와
미군부대 기지촌 방석술집의 마담 언니처럼
요염한 자태로 진하게 화장하고
흐드러진 웃음 헤프게 팔고 있구나
잃어버린 게 어디 너의 씨뿐이랴
패랭이꽃이 카네이션 되었고
닭의장풀은 양달개비 되었으며,
참다래도 키위 되어 되돌아오고
제비꽃은 펜지로 돌아왔으니,
도둑맞은 게 한둘이어야지
사람들아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칠 생각을 않으니
언제 또 무엇을 잃을지
마음 놓지 못하겠구나
이젠 버젓이 주인 행세까지 하며
무소불위로 온 누리를 활갯짓치는 라일락
그 위세 당당한 몸짓에
기죽은 수수꽃다리의 찡그린 얼굴
수줍은 웃음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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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지리 - 찻잔(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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