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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겨울 한복판 봄 날의 꽃들이 그리운건 비단 우리들뿐이 아닐텐데 ,, 몇몇 꽃들이 동지가 지나니 작고 여린 꽃잎들을 벙그는 모습 보며 대문을 나섰는데 발걸음은 고비 고갯길을 넘어 덕산을 잠시 두어시간쯤 천천이 걸어야겠다 하는 맘 그러나 웬걸 하늘을 수 놓으며 날고 있는 황오리떼가 순간 시선을 앗아 날개짓따라 갔더니 연일 계속된 강추위에 고려 저수지가 꽝꽝 얼어 빙어 낚시하는 겨울태공들의 장사진 ㅡ 십방으로 여기저기 ,, 여인들도 간간이 보이고 영하의 날씨 아랑곳없어 멀리서 보면 한가로움 즐기는 천상락인가 싶으나 쩡쩡 울려대며 얼음 갈라지는 소리 들리거나 말거나 여기저기 얼음 뚫고 진 친 사람들 한 분이 보통 10개 내지 12개의 얼음 구멍을 뚫어 낚시대를 도열시키고 의자 아래엔 춥지마라고 일회용 가스통 얼음판 따라 걸어 드갔더니 요건 어제 지나간 흔적 얼음판 중간에 붉은 노끈으로 위험지대를 표시한건지 긴 줄이 놓여있고 줄 안쪽으로 사람들이 여기저기 저수지 중심부는 얼음이 덜 얼어선지 얼씬 대는 사람 없지만 황오리 무리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 양 가엔 얼음낚시 진풍경 안쪽에 있는 젊은 친구가 잡았다는 두마리 붕어 황금빛을 띤채 펄떡 거리고 있는데 아이구 우짜 너는 온 몸이 붉으냐?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날이 추워서 그렇단다. 아파보였다. 많이 아니 고통스러운 표정이었다 먼저 잡혀 있는 붉은 붕어는 ,, 조심스레 얼음아래 "물속은 따뜻할텐데 망태에 담아 물속에 넣어놓으면 덜 추울텐데 그럼 안되나요?" 물었더니 "마찬가지라고 ,, " 잡아서 먹을 땐 먹더라도 붕어가 스트레스 덜 받는게 좋으련만 강태공은 도무지 그럴 뜻이 없어보여 더는 말을 시키지 못하고 물러섰다. 지금은 비록 잡혀 붕어는 스스로를 어찌하지 못하나 다음에 또 생명 받게 되걸랑 사람들의 봄같이 따스한 곳에 태나서 살아가길 ,, 두마리 모두 붕어되지 말구 카메라를 들고 있자니 어떤 아저씨들 사진을 찍어 달라고 ,, 물고기는 아직 날이 추워선지 안잡힌다며 청을 넣으시기에 " 싫어요. 안 찍어 드릴랍니다." 얼음판을 뒤로하고 나들길을 향해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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