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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을 홍보하는 영화의 효시는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입니다. 196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959년 개봉한 이 영화의 내용은 한 마디로 말하면 고종을 비롯한 집권세력 모두가 미망에 빠져있던 구한말에 근대화와 민주주의를 조선에 도입하고자 했던 유일한 선각자가 청년 이승만이라는 것입니다. 최고스타 감독이었던 신상옥 감독 연출에 이승만 역의 당시 인기절정의 미남배우 김진규를 비롯한 스타들이 총 출동한 초화 캐스팅을 자랑했죠.
주목할 점은 제작자인데요. 제작자는 당시 충무로를 쥐락펴락했던 정치깡패 임화수였습니다. 이 영화 개봉 5개월 후 4.19가 일어났고 이승만은 몰락했죠.
그리고 같은 1960년에 "아! 백범 김구선생"이라는 영화가 개봉됩니다. 1년 사이에 세상이 바뀌었음을 영화개봉을 통해 극적으로 알 수 있죠.
그런데 우습게도 "아! 백범 김구선생"의 제작에도 (공식 제작자는 아니지만)임화수가 관여합니다. 자유당 몰락 후 어떻게 하든 생존해보려고 발버둥치던 임화수의 기회주의적 모습을 볼 수 있죠. 그런 보람도 없이 1년 후 임화수는 사형을 당하게 되죠.
이승만 비판 영화의 효시는 1968년 개봉된 "잘돼갑니다"입니다. 50년 대 말 이승만의 독재가 극에 달하던 시기 이승만의 이발을 담당하던 이발사의 눈으로 본 이승만의 모습을 그렸죠. 처음에는 영문도 모르고 경무대에 불려간 이발사는 경호실장 곽영주로부터 대통령이 요즘 세상이 어떠나고 물어보면 무조건 잘돼갑니다라고 대답하라는 지시를 듣죠. 그 후 이발사는 무조건 "잘돼갑니다"라는 대답만 했었는데요.
어느 날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이승만에게 용기를 내어 이발소를 운영해보는 것이라고 대답을 했고, 이승만은 이발소를 차려주라는 지시를 내리죠. 이발사는 너무 감격했으나 바로 며칠 후에 4.19가 발발하면서 이 지시는 무산되고 맙니다.
희극배우로 유명한 김희갑(임화수에게 구타당한 것으로 유명하죠)이 이발사 역을 연기했는데요.개봉하자 곧 상영금지 조치를 당했고 무려 20년이 넘은 노태우 시절 금지조치가 해제되었죠. 2004년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의 선구적인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