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김종길
겨울 쫒아 온 꽃이 봄을 뿌리고
여름이 태양을 소나기로 씻어도
빌딩은 죽순처럼 마디를 늘린다
더 높고 더 넓게
열병처럼 번져가는 스카이라인
쫓기듯 숨어드는 파란 영토는
개발의 현수막에 힘없이 무너진다
정겨운 달동네의 산비탈 골목길
재래시장 초입의 막사발 선술집
욕쟁이 할머니의 맛깔난 욕 반찬을
그늘 짙은 빌딩숲이 삼켜버린다
눈꺼풀 사라진 휘황한 밤은
휘청거리는 디지털 선율위에
어둠의 자식들을 삼키고 내뱉는다
제 그림자 따라 크는 타워크레인
철근 허리 뚝뚝 휘는 ㄱ자 꺽쇠 소리
진흙으로 도배 한 덤프트럭은
아쉬움을 바퀴에 길게도 이고간다
공자가 죽은 이 도시에
고인 먹물들의 논쟁만 남아
소통 없는 빌딩들을 하릴없이 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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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회원시)
도시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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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
11.07.24 21:1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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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도시에 가면
허둥지둥대지요
도시가 저를 받아들이지 않는지
제가 도시를 밀어내는지 모르겠어요
소통이 부족한 사람들의 호흡이 거칠어지네요
숨이 가쁜 도시생활에 소통없는 위정자들의 막무가내가 답답하지요^^ 시골이 좋습니다.
여름은 시골이 좋아요 ㅎㅎ
저도 시골이 좋아요. 김기숙선생님 계신 곳은 더욱 좋겠지요?
지금 대구,안동, 거제,김해, 합천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이륙 전의 헬기안은 찜통입니다. 28일 낮<바다로세계로> 거제도에서생방송하니까 시청해 주세요.
쉬임없는 열정에 감사드리며 <바다로세계로> 앞에서 뵙겠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날씨가 고르지 못합니다. 무사히 다녀오세요. 부럽습니다.
서울 물난리취재하느라 거제는 녹화만 하고 급히 올라왔네요. 생방송 못하고 녹화방송은 언제편성 될지 아쉽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더니즘적 작품이닷!
이미지가 날 죽이네.
하지만 삭막한 도시가 마음을 후린다.
아! 그 욕반찬이 너무나 그립다.^
^ 2년 전쯤이던가?
부산해운대의 어느 포장마차에서 욕반찬을 무진장 먹었지.ㅎㅎㅎ.
그때 그 70대의 할매가 돌연 보고파 진다.^^ -섬마을 황선생-
개발과 보존사이에서 소통없는 도시가 숨막히지 않는가? 흑석동 시장통의 욕반찬이 정겹던 욕쟁이 할머니 기억나지 않는가? 덕환이가 즐겨찾던 시장통 할머니 선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