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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권으로 구성된 천일야화 완역판 세트.『천일야화LES MILLE ET UNE NUITS』는 놀라운 마법과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는 가운데, 아랍의 문화와 관습은 물론 아랍인들의 세계관과 기질을 재미있게 전하는 <천일야화>의 국내 최초 완역본이다. 근엄한 유럽 사회에서 금지되었던 내밀한 욕망들을 표현하기 위한 배출구에 지나지 않았던, 그래서 더더욱 외설적이고 잔인한 내용으로 각색될 수밖에 없었던 여타 번역본들과 달리, <천일야화>의 원전은 지극히 건강하고 유쾌한 웃음을 전한다.
저자소개
저자 앙투안 갈랑 ANTOINE GALLAND
프랑스의 동양학자, 고(古) 주화 전문가이자 아랍의 전설과 문화를 유럽에 소개한 최초의 작가. 앙투안 갈랑은 1646년 프랑스 피카르디 지방 롤로의 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1661년 파리에 정착, 소르본느 대학의 부속 기관인 콜레주 드 플레시스와 콜레주 루아얄을 거치며 그리스어와 라틴어, 아랍어 등 근동 지역의 언어를 공부했다. 1670년 콘스탄티노플 대사 누엥텔 후작의 비서관으로 채용되어 그리스어와 그리스 문화를 연구하는 한편 통역으로서 대사를 돕고 샤르뎅과 다르비외 같은 여행자들과 교우, 1673년부터 17개월간 시리아와 동부 지중해 연안을 여행하며 방대한 기록을 남겼다. 갈랑은 1675년 프랑스로 돌아와 주화, 고사본, 고대 문화 등을 애호하는 학자들과 두루 친분을 맺고, 1677년 프랑스 동인도회사에 의해 다시 근동 지방으로 파견되어 아랍과 터키, 페르시아의 언어와 문학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귀국 후에는 중동을 유럽에 알리는 데 크게 공헌한 엘브로 드 몰랑빌의 '동양전서(東洋全書) BIBLIOTHEQUE ORIENTALE' 간행에 협력했고, 고고학자로 지내던 1704년에 '천일야화 LES MILLE ET UNE NUITS'를 최초로 번역, 간행하여 유럽에 소개하...프랑스의 동양학자, 고(古) 주화 전문가이자 아랍의 전설과 문화를 유럽에 소개한 최초의 작가. 앙투안 갈랑은 1646년 프랑스 피카르디 지방 롤로의 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1661년 파리에 정착, 소르본느 대학의 부속 기관인 콜레주 드 플레시스와 콜레주 루아얄을 거치며 그리스어와 라틴어, 아랍어 등 근동 지역의 언어를 공부했다. 1670년 콘스탄티노플 대사 누엥텔 후작의 비서관으로 채용되어 그리스어와 그리스 문화를 연구하는 한편 통역으로서 대사를 돕고 샤르뎅과 다르비외 같은 여행자들과 교우, 1673년부터 17개월간 시리아와 동부 지중해 연안을 여행하며 방대한 기록을 남겼다. 갈랑은 1675년 프랑스로 돌아와 주화, 고사본, 고대 문화 등을 애호하는 학자들과 두루 친분을 맺고, 1677년 프랑스 동인도회사에 의해 다시 근동 지방으로 파견되어 아랍과 터키, 페르시아의 언어와 문학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귀국 후에는 중동을 유럽에 알리는 데 크게 공헌한 엘브로 드 몰랑빌의 '동양전서(東洋全書) BIBLIOTHEQUE ORIENTALE' 간행에 협력했고, 고고학자로 지내던 1704년에 '천일야화 LES MILLE ET UNE NUITS'를 최초로 번역, 간행하여 유럽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1709년 콜레주 드 프랑스의 아랍어 교수로 임명되어 재직하다가 1715년 사망했다. 전체 열두 권으로 번역된 '천일야화'는 그 첫 권이 간행되었을 때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에 퍼져 각국의 문학자들과 민중들에게 끝없는 흥미를 유발한 것은 물론, 수많은 모방작들을 낳았고 괴테, 똘스또이, 스탕달 등 후대 문인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1704년 시작한 '천일야화'의 간행이 그가 사망한 후인 1717년까지 만 14년이 넘도록 계속되었으니, 그 내용의 범위와 깊이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짐작할 만하다. 인도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라비아, 이집트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까지 근동 지방 전체를 망라한 이 이야기에는 갖가지 설화와 우화는 물론 연애담과 모험담, 교훈담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갈랑은 원서에 존재하지 않았던 '알라딘과 신비한 램프 이야기', '알리바바와 여종에게 몰살된 마흔 명의 도적 이야기' 등을 자신이 직접 창작해 수록했으며, 시리아인 하녀 한나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요약해 덧붙이기도 했다. 전편을 통해 가공의 세계와 실재의 세계, 가공의 인물과 역사 속 실제의 인물이 수없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루며, 흥미로운 전개는 아랍의 역사와 문화, 시대의 분위기를 직접 들려주듯 전한다. 특히 갈랑의 번역은 종교와 문화가 다른 프랑스 독자들을 고려하여 외설적이고 잔인한 내용을 축소하는 한편, 프랑스인의 정서에 맞는 적절한 〈번안〉으로 아랍의 이야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평을 받는다. 주요 저역서로는 '천일야화'를 비롯하여 '커피의 기원과 발전DE L'ORIGINE ET DU PROGRES DU CAFE'(1699) 등과, 사후에 출간된 '비드파이와 로크맘의 인도 이야기CONTES ET FABLES INDIENNES DE BIDPAI ET DE LOKRNAN'(1724년)이 있다.
역자 임호경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와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 대한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5, 6권), 알랭 플레셰르의 '도끼와 바이올린', 로렌스 베누티의 '번역의 윤리', 롤랑 르 몰레의 '조르조 바사리', 다니엘 살바토레 시페르의 '움베르토 에코 평전', 에마누엘 부라생의 '중세의 기사들', 뱅상 포마레드의 '들라크루아', 세르주 티스롱의 '작은 물건들의 신화', 조르주 샤르파크의 '신비의 사기꾼들' 등이 있다.[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1권
알려 드리는 말5
천일야화 : 아랍의 이야기들11
상인과 정령49
첫 번째 노인과 암사슴 이야기62
두 번째 노인과 두 검둥개 이야기71
어부 이야기81
그리스인 왕과 의원 두반 이야기95
젊은 왕과 검은 섬 이야기132
왕의 아들 세 탁발승과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이야기155
첫 번째 탁발승의 이야기192
두 번째 탁발승의 이야기206
세 번째 탁발승의 이야기253
조베이드의 이야기298
아민느의 이야기316
2권
바다 사나이 신드바드 이야기333
첫 번째 여행340
두 번째 여행351
세 번째 여행361
네 번째 여행375
다섯 번째 여행391
여섯 번째 여행401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여행414
세 개의 사과 425
살해된 여인과 그녀의 젊은 남편 이야기435
누레딘 알리와 베드레딘 하산 이야기444
조그만 꼽추 이야기525
기독교도 상인의 이야기541
카슈가르 술탄의 납품상의 이야기569
유대인 의사의 이야기596
재봉사의 이야기620
3권
이발사의 이야기651
아불하산 알리 이븐 베카르와 칼리프 하룬알라시드의 총비 솀셀니하르 이야기729
<칼레단의 자식들의 섬>의 왕자 카마르알자만과 중국 공주 바두르의 사랑 이야기841
암지아드 왕자와 아사드 왕자 이야기952
4권
누레딘과 페르시아 미녀 이야기1017
페르시아 왕자 베데르와 사만달 왕국의 공주 자우하르 이야기1099
사랑의 노예 가넴 이야기1201
눈 뜬 채 꿈꾼 남자 이야기1277
5권
알라딘과 신기한 램프 이야기1399
칼리프 하룬알라시드의 모험1567
장님 바바-압달라의 이야기1576
시디 누만의 이야기1593
코지아 하산 알하발의 이야기1612
알리바바와 여종에게 몰살된 마흔 명의 도적 이야기1655
바그다드 상인 알리 코지아 이야기1711
6권
마법의 말 이야기1733
아메드 왕자와 요정 파리-바누 이야기1785
막내 동생을 질투한 두 자매 이야기1869
부록: 천일일화1939
제인 알라스남 왕자 이야기1943
코다다드와 그의 형들 이야기1970
<프랑스> 문학으로 완성된 아랍의 이야기, 『천일야화』2015
앙투안 갈랑 연보2023
출판사 서평
아랍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알린 최초의 작품이자
리처드 버턴판 『아라비안 나이트』를 존재하게 한 앙투안 갈랑의 정전(正典)
놀라운 마법과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는 가운데, 아랍의 문화와 관습은 물론 아랍인들의 세계관과 기질을 재미있게 전하는 『천일야화Les mille et une nuits』의 국내 최초 완역본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누군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을지도 모른다.『천일야화』라면 이미 잘 알고 있는 책인데, 어째서 여기에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이느냐고. 하지만 국내에서 흔히 정본으로 알려진 리처드 버턴판 『아라비안 나이트』는 선정적이고 잔인한 내용을 첨가하여 『천일야화』 원전을 재구성하여 만든, 일종의 〈각색〉 작품인 셈이다. 리처드 버턴을 비롯한 수많은 역자들의 판본을 낳은 작품,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던 아랍의 이야기를 유럽 전역에 알리고 근대 전체를 풍미한 오리엔탈리즘을 촉발한 작품, 괴테와 플로베르, 스탕달, 뒤마, 코난 도일 등 유럽과 영미권 작가들은 물론 똘스또이나 뿌쉬낀 등 러시아의 대문호를 매혹시킨 작품, 발자크와 프루스트로 하여금 〈이 시대의 『천일야화』를 쓰고 싶다〉라고 말하게 한 걸작……. 서구 문화 가운데 하나의 이정표가 된 고전 중의 고전, 『천일야화』의 정전canon은 바로 프랑스의 동양학자 앙투안 갈랑Antoine Galland의 불역본이었다.
앙투안 갈랑, 『천일야화』를 빚어내고 생명을 불어넣다
프랑스의 학자 조르주 메Georges May는 〈『천일야화』는 결국 앙투안 갈랑의 작품이며, 아랍 문학의 걸작이 아닌 프랑스 문학의 걸작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사실 앙투안 갈랑이 『천일야화』를 번역하고 엮어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이 세상에 내놓았던 1704년 당시, 아랍 세계에서 『천일야화』는 정통 문단의 인정을 받는 고전도 아니었고, 이렇다 할 정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교적이고 반체제적인 요소가 많은 이 서민적인 이야기 모음집은 근엄한 이슬람 사회의 음지에 숨어 이리저리 찢긴 채 흘러 다니고 있었고, 갈랑이 번역의 기본 텍스트로 삼은 시리아의 필사본 역시 〈천일야화〉라는 이름으로 흘러 다니는 수많은 이본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이렇듯 동방에서조차 은폐되고 조각나 흐릿한 실체에 불과하던 『천일야화』에 앙투안 갈랑은 명확하고도 결정적인 형태를 부여하여 전 세계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잠들어 있던 『천일야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셈이다.
그는 고전주의 시대 유럽 독자를 고려하여 『천일야화』를 적절히 〈번안〉하여 소개했을 뿐 아니라, 동방의 수많은 도시들을 여행하며 기록한 설화와 민담을 엮어 보충해 넣기도 했다. 가장 잘 알려지고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변주되며 회자되고 있는 「바다 사나이 신드바드 이야기」와 「알라딘과 신기한 램프 이야기」, 「알리바바와 여종에게 몰살된 마흔 명의 도적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알라딘과 알리바바 이야기의 경우에는 갈랑판 이전에는 그 어느 곳에서도 출처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상당수의 학자들은 이를 갈랑의 창작품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탄생한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는 출간된 1704년부터 유럽에서 폭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학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로 인해 『천일야화』의 간행은 그의 사후인 1717년까지 14년 동안 이어지게 되고, 나아가 동방 세계로 역수출되어 리처드 버턴의 영역판(1885~1888) 등 또 다른 『천일야화』들을 재편찬하게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외설성과 잔인함이 배제된 건강한 웃음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천일야화』의 매력
근엄한 유럽 사회에서 금지되었던 내밀한 욕망들을 표현하기 위한 배출구에 지나지 않았던, 그래서 더더욱 외설적이고 잔인한 내용으로 각색될 수밖에 없었던 여타 번역본들과 달리, 『천일야화』의 원전은 지극히 건강하고 유쾌한 웃음을 전한다. 포르노그래피와 판타지가 넘치게 공급되는 오늘날, 과장되고 왜곡된 이국적 취미와 잔혹성과 외설성으로 둔중해진 그동안의 『천일야화』들은 그 유효성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그러나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를 읽어 본다면, 온전한 『천일야화』의 정수는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자극적인 에로티시즘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스한 연민, 황당무계한 판타지가 아닌 우리 내면 깊숙한 욕구들에서 비롯된 경이로운 마법, 이해할 수 없는 웃음이 아닌 자유와 정의를 갈망하는 아랍 민중이 터뜨리는 건강한 해학과 풍자이다. 아랍인들의 빛나는 기지와 놀라운 마법은 아이들은 물론 성인까지 사로잡는다. 갈랑이 구사하는 고전주의 시대의 세련되고 고아한 언어 속에서 독자는 시공을 초월한 희로애락을 공감할 수 있고,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 속에서는 넘치는 스릴과 호기심을, 끊임없이 등장하는 왕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 속에서는 순수하고도 솔직한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힘차게 뛰고 있었던, 그리고 여전히 뛰고 있는 인간 마음의 진실인 셈이다.
19세기의 아름다운 삽화 2백여 점으로 더욱 풍성해진 내용
내용과 분위기에 어울리게 배치되어 신비로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각각의 개별적인 아름다움도 뛰어나 감상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는 213점의 삽화에는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다. 삽화들의 일부는 편집부에 참고 도서로 구비되어 있던 영역 축약본 The Arabian Nights (BARNES & NOBLE, 2006)에 수록되어 있던 것이다. 한 줄의 선까지 생생히 살아 있는 아름다운 삽화들을 열린책들판 『천일야화』에 싣고자 했으나 이 영역 축약본에도 삽화의 출처는 명기되어 있지 않았고, 편집부에서는 이 작품의 출처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러 곳을 뒤진 끝에 마침내 이 삽화들이 19세기의 조판공 달지엘 형제Dalziel Brothers가 1853년 발행한 영역 완역본 Dalziel's Illustrated Arabian Nights' Entertainment에 수록되어 있던 것으로, 여섯 삽화가의 공동 작업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달지엘 형제 중 하나인 Thomas Dalziel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를 그린 것으로도 유명한 존 테니얼(John Tenniel)을 비롯하여 J. E. Millais(1829~1896), A. B. Houghton(1836~1875), J. D. Watson(1832~1892), G. J. Pinwell(1842~1875) 등 당대의 유명 삽화가들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판본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출간된 지 150년 가까이 되는 오래된 책이라, 판매처를 찾을 수 없었던 것. 매일같이 해외 중고 서적 사이트에 접속하다가 포기할 무렵이 되어서야 거짓말처럼 누군가 책을 내놓아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한 책의 실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 권 한 권 직접 물감에 담가 마블링한 것임이 분명한 표지의 무늬, 한 땀씩 손으로 직접 꿰맨 실 제본, 현대의 최첨단 기술보다 훨씬 정교하고 섬세하게 인쇄된 삽화들……. 통상적인 방법으로 책의 낱장을 뜯어내 스캔을 받기에는 아까운, 그야말로 〈물건〉이었다. 편집부는 고민 끝에 822면에 달하는 책장을 매고 있는 실을 풀어 스캔을 받은 후 원래대로 고스란히 꿰매기로 했다. 열린책들판 『천일야화』를 장식하는 200여 컷의 삽화들은 그렇게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책속으로
이 이야기들이 제공하는 또 다른 즐거움은 동방인들의 관습과 풍속, 그리고 이교 및 이슬람교의 다양한 의식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양상들은 서양 작가들이나 여행자들이 쓴 글에서보다 훨씬 훌륭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페르시아인, 타타르인, 인도인 등 모든 동방인들의 모습은, 위로는 군주로부터 아래로는 가장 비천한 서민에 이르기까지, 있는 모습 그대로 선명히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독자 여러분은 이들을 보기 위해 굳이 아랍으로 나갈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하여 그들이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으니까요. [……] 이 이야기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덕과 악덕의 예들을 기꺼이 자신의 교훈으로 삼을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이라면, 풍속을 교화하기보다는 오히려 타락시키고 있는 다른 이야기들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제1권 pp.6-7, 「알려 드리는 말」 중에서
술탄은 셰에라자드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들의 침상은 동방의 군주들의 방식대로 높은 단 위에 놓여 있었으며, 디나르자드의 침상은 그 단 밑에 마련되어 있었다. 동트기 한 시간 전, 잠에서 깨어난 디나르자드는 잊지 않고 언니가 시킨 대로 큰 소리로 말했다. 「언니! 만일 자고 있지 않으면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조금 있으면 동이 틀 터인데, 그때까지 언니가 알고 있는 그 많은 재미난 이야기 중 하나를 들려주세요! 아아! 이런 즐거운 시간도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요!」셰에라자드는 동생에게 대답하는 대신 술탄에게 말했다. 「폐하! 제 동생의 청을 들어주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나이까?」「기꺼이 들어주겠소.」 술탄의 대답이었다. 그러자 셰에라자드는 샤리아 쪽으로 몸을 돌려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 제1권 pp.45-46
이 어둠을 초래한 것은 내 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엄청난 크기의 새였던 것입니다! 이때 내 머릿속에는 선원들이 종종 「로크」라는 이름의 새에 대해 말하던 것이 떠올랐고, 아까 본 그 거대한 흰 공이 바로 이 새의 알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 나는 터번을 풀어 긴 천으로 내 몸을 녀석의 다리에 단단히 붙들어 맸습니다. 내일 아침 녀석이 날아갈 때 함께 실려가 이 무인도를 벗어나려는 요량이었습니다. --- 제2권 pp.333-335, 「바다 사나이 신드바드 이야기」 중에서
알라딘은 단숨에 계단을 뛰어올라 응접실에 들어섰습니다. 아프리카 마법사가 좌단에 나자빠져 있는 모습을 본 그는, 기쁨에 넘쳐 자신을 껴안으려 달려오려는 공주를 제지했습니다. 「아직 그럴 시간이 없소! 당신은 우선 방에 들어가, 나를 여기 혼자 있게 해주시오. 내가 당신이 중국 땅에서 멀어졌을 때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다시 돌아가게 해주겠소.」[……] 알라딘은 마법사의 저고리 안섶을 뒤져 공주가 얘기한 대로 천에 소중히 싸여 있는 램프를 꺼냈습니다. 그가 천을 풀고 램프를 문지르자, 즉시 정령이 노상 사용하는 인사말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 제5권 pp.1545-1546, 「알라딘과 신기한 램프 이야기」 중에서
알리바바는 모르지안을 따라갔습니다. 그녀는 우선 대문을 잠근 후에 그를 첫 번째 항아리 앞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러고는 말했습니다.「항아리 안을 들여다보세요. 속에 기름이 들어 있나요?」 알리바바는 항아리 안에 웬 사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덜컥 겁이 나서 크게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습니다. 「무서워하실 것 하나도 없어요.」 모르지안이 말했습니다.「이 사내는 주인님께 어떤 짓도 할 수 없으니까요. 전에는 고약한 짓을 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주인님이나 그 어떤 사람에게도 그럴 수 없는 상태거든요.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으니까요.」 --- 제5권 p.1693, 「알리바바와 여종에게 몰살된 마흔 명의 도적 이야기」 중에서
인도의 술탄은 그의 아내 왕비의 놀라운 기억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마르지 않는 기억의 샘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가 솟아나와 매일 밤 그로 하여금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천진한 오락을 즐기는 가운데 어느덧 천하루의 밤이 흘러갔다. [……] 「사랑스러운 셰에라자드여! 정말이지 그대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끝없이 흘러나오는구려! 그대는 참으로 오랫동안 나를 즐겁게 해주었고, 나의 분노를 누그러뜨려 주었소…….」 --- 제6권 pp.1936-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