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글쓰기, 벅찬 경외감
임혜선·KBS '즐거운 책읽기' PD 입력 2012.07.25. 23:33 조선일보
시인도 소설가도 아니고, 책을 낸 적도 없지만, 오랫동안 글에 대한 경외와 애정을 갖고 살아왔다. 가난하고 여렸던 나를 지금껏 먹여 살린 자산 중 하나가 글과 책이었음을 수줍게 고백한다. 일사일언 원고 청탁을 고민 끝에 수락했던 이유엔, 이번 기회를 빌려 짧게나마 글을 쓰면서 글을 쓰는 고충을 한 번 직접 느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적부터 내게 신문 읽기를 권했고, 덕분에 난 매일 아침 신문 연재소설부터 읽으며 자랐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엔 루이자 메이 알코트(Alcott)의 '작은아씨들'을 읽고 딸 넷인 우리 집과 소설 속 상황을 비교하면서 꿈을 키웠다. 글은 내게 고무줄놀이나 공기놀이로 여름해를 다 보내는 또래 친구들보다 더 친숙하고 편안한 놀이터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글을 짓는 사람을 향한 경외를 죽 품고 지냈다. 그건 오랜 시간 바친 순정과도 같은 것이었고, 그 때문인지 방송 프로듀서가 되고서도 책과의 거리를 비교적 가깝게 유지하며 살고 있다.
'즐거운 책읽기'란 프로그램, 또는 '낭독의 발견'이란 방송을 맡아 제작하는 동안, 주요 소재가 책과 그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었음에 감사했다. 비록 깊은밤 늦은시간 편성으로 인해 다수가 주목하는 프로그램은 되지 못했지만, 적어도 글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여전히 품은 이들에게는 한 발짝 다가가는 방송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책 읽기' 방송은 2500여년 전 헤로도토스(Herodotos)가 기록한 '역사'부터 요즘 우리나라 시인 김선우가 쓴 '나의 무한한 혁명에'까지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방송을 만드는 지금도 내 가슴은 글을 짓는 이들을 향한 경외감으로 가득 차 있다.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전 화 : (02)386-4802 / (02)384-3348
이메일 : faustcollege@naver.com / ceta211@naver.com
Blog : http://blog.naver.com/ceta21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Cafe : http://cafe.daum.net/21ceta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Web-site : www.faustcollege.com (주)파우스트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