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닌 때는 왜 계절의 감각이 없었는지
솔직히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거 잘 모르고 산거 같다
그저 등교하기 시작하고, 꽃이 피면
아 봄이 왔나보다
땀 흘리고, 개울가에 가서 수영하면
아 여름인가 보다
들판에 벼를 베고, 가을 운동회가 시작하면
아 가을이구나
눈이 오고 논의 물이 얼어 썰매타다 보면
아 겨울이구나
알았으니
나무를 심은 지 17년이 흐르자 서로 부딪치고 얽히고 하여 정리를 하였다
자르기도 하고 또 뽑기도 하고.
봄철도 되고 하여
철쭉꽃을 빈 터에 심으려고 마음먹고 나무시장을 알아보았다
태백은 거의 없고
제천에 많다고 한다
각 시마다 산림조합이 있어 우선 산림조합부터 찾아가기로 하였다
가격은 태백은 한 그루당 2500원
제천으로 가면 좀 싸다고 하여
차를 타고 제천으로 향하였다
영월쯤에 이르러 정선으로 빠지는 길이 있길래 정선은 어떨까 하여 정선가는 샛길로 빠졌다
길이 꾸불꾸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여 멀미가 날 정도다
정선읍에 도착하여 산림조합에서 하는 시장을 찾아갔다
규모가 너무 작았다 종류도 작았고 가격은 태백보다 500원 정도 저렴했다
그런데, 나무가 시원찮았다
조금 실망하면서 제천으로 전화를 해보니 가격도 1600원이라 한다
50분쯤 걸려 제천에 도착하여 농원을 찾아갔다
나무도 실하고 가격도 좋았다 100원을 더 깍아 1500원에 100그루를 샀다
복숭아 나무도 4그루 챙겼다
이 땅을 고르는데 나온 돌만해도 1톤이 넘는다
땅만 고르는데 3일은 걸렸다
아직은 일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빨간색, 하얀색, 보라색으로 심었다
노란색은 마침 농원에 없어서 다음에 사오기로 하였다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올해는 몰라도 내년쯤이면 이 곳이 철쭉 군락지로 보기가 좋을 것이다
저녁은 물닭갈비
이 음식점 주인은 사북에서 장사하다 코로나로 장사를 이전해
이 곳 태백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
음식을 먹다보면 늘 생각나는 것이 있다
동창들과 이런 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늘 생각뿐이다
이 곳은 죽변항이다
울진에서 좀 더 내려가면 나온다
이 곳에 사는 사람에게 전해 줄 물건이 있어 왔다
당근마켓을 통해 집에서 쓰지않은 의료용 원적외선기를 팔려고
내 놓았는데 이 곳 사람이 신청했다
태백을 올 시간이 없으니 좀 갖다달라고 해서 이 곳까지 오게 되었다
죽변항에 도착하니 가슴이 뻥 뚫린다
바다냄새에
갈매기소리에
파도소리에
물건을 전달해 주고나니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다
집사람은 게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게값이 금값이라 먹을 엄두를 못 내었다
대게 중 큰 것을 박달대게라고 하는데 한 마리에 15만원을 주어야 먹을 수 있다
그나마 박달대게는 구경도 못하고
수족관생활을 오래한 조금 비실비실한 대게를 먹었다
그리고 몇마리를 포장하여 가져왔다
가격은 그래요 한 마리등 8000원꼴
목요일은 비가 내렸다
새벽부터 적지않게 내리기 시작하였다
공기가 맑고 시원하다
중국은 미세먼지로 지옥같지만 이 곳은 비가 내린 탓에 공기가 좋은 편이다
중국 사람들은 참 불쌍하기도 하다
지도자들을 잘못 만나 아직도 집집마다 석탄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아마 내일 쯤이면 중국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하늘을 덮을 것이다
동풍이 불어 막아주었으면 좋게다
안개가 끼어 있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문득 멧돼지출현 걱정을 한다
태백산 올라가는 길
정산까지는 2시간이 넘어 걸린다
가뭄이 심해 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물소리가 제법 크게 난다
수량도 적은 편은 아니다
해가 바뀌니 산의 모양이 바뀐다
큰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다 마침내 누웠다
바위들은 봄의 옷을 입은 것처럼 이끼를 얇게 걸쳤다
이 돌들은 큰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것들이라 한다
내가 걸어온 거리가 1.2키로이다
앞으로 정상까지는 3.3키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자
계속 올라가는 길이다
가파르다
저리 내려오는물은 황지천과 합쳐저어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가을같은 느낌이 든다
동창님들
오늘도 건강히가 바랍니다
이런 감성적인 노래하는가수가 있다니
첫댓글
도토리 님
꽃피는 봄이 오니 좋지요
건강하게 봄을 맞이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