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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사유(國有四維)
나라를 유지하는 네 가지 근본으로, 예(禮), 의(義), 염(廉), 치(恥)를 말한다
國 : 나라 국(囗/8)
有 : 있을 유(月/2)
四 : 넉 사(囗/2)
維 : 벼리 유(糹/8)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성품을 말한다. 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고, 지혜로움이다. 이 사덕(四德)은 맹자(孟子)가 제시했다.
인(仁)을 중시한 공자(孔子)는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걱정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며 지인용(智仁勇)을 세우고 예에 따라 극기복례(克己復禮)해야 인을 실천한다고 했다. 맹자는 여기에 의(義)를 더한 것이다.
유가의 사덕과 비슷할 것 같은 예의염치(禮義廉恥)는 사뭇 다르다.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그런데 이것이 나라의 기강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관중(管仲)은 주장했다.
기원전 770년~403년,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환공(桓公)을 도와 패업을 이루게 한 그의 저작 관자(管子)에 나온다.
본란의 파렴치(破廉恥)에 소개한 대로 예의염치가 바로 사유(四維)다. 벼리 유(維)의 벼리는 고기그물을 사방에서 동시에 거두어 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줄을 말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알아야 할 이치의 서론에 해당하는 목민편(牧民篇)의 내용을 보자.
예의염치를 설명하면서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끊어지면 위태로우며, 세 가지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까지가 다 끊어지면 망하여 다시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國有四維(국유사유)
一維絕則傾(일유절즉경)
二維絕則危(이유절즉위)
三維絕則覆(삼유절즉복)
四維絕則滅(사유절즉멸)
그러면서
禮不踰節(예불유절)
義不自進(의부자진)
廉不蔽惡(염불폐악)
恥不從枉(치불종왕)
예(禮)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요, 의(義)란 제멋대로 나아가지 않음이고, 염(廉)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이요, 치(恥)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라 하고 그것이 넘어서지 않을 때 사악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국유사유(國有四維)
관자는 한 나라가 쓰러지지 않고 버티려면, 네 가지 밧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국유사유(國有四維)론이다.
일유절즉경(一維絶則傾)에서 절(絶)은 끊어지다, 경(傾)은 기울어지다의 뜻으로, 밧줄 한 가닥이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어진다는 말이다.
이유절즉위(二維絶則危)에서 위(危)는 위태롭다는 뜻으로, 밧줄 두 가닥이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말이다.
삼유절즉복(三維絶則覆)에서 복(覆)은 엎어지다는 뜻으로, 밧줄 세 가닥이 끊어지면 나라가 엎어진다는 말이다.
사유절즉멸(四維絶則滅)에서 멸(滅)은 망하다의 뜻으로, 밧줄 네 가닥이 끊어지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이다.
이어서 관자는 나라를 지탱하는 네 가닥 밧줄이 무엇인지 묻고 스스로 답을 합니다.
何謂四維(하위사유)?
무엇을 사유라고 하는가?
一曰禮(일왈예), 二曰義(이왈의), 三曰廉(삼왈염), 四曰恥(사왈치).
첫째가 예절이고, 둘째가 도의이고, 셋째가 청렴이고, 넷째가 수치이다.
(관자 목민)
우리는 범죄 중에서도 식료품 범죄에 대해 엄중한 태도를 취한다. 최근 어린이의 간식이나 성인의 식사대용으로 사랑받는 시리얼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판매하던 회사가 적발되었다.
해당 업체는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정상 제품에 뒤섞여서 팔아 부당 이익을 취했다. 회사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불법을 관행적으로 해온 일이라고 말하여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불량 제품의 생산과 그것을 관행으로 여기는 태도는, 관자가 말하는 국유사유 중 부끄러움의 밧줄을 끊어버린 것이다.
부끄러움의 밧줄이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어질 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신뢰의 끈도 약해진다. 식료품의 안전을 단단히 조이는 부끄러움의 밧줄을 바로 잡아야 하겠다.
부끄럼을 모르는 세상
중국의 관자(管子)는 관중을 높여 부르는 호칭인데, 그의 저서도 역시 관자(管子)라고 부르고 있다.
그 책에 “나라에는 네 벼릿줄이 있는데 첫째는 예(禮), 둘째는 의(義), 셋째는 염(廉), 넷째는 치(恥) 이다(國有四維 一曰禮, 二曰義, 三曰廉, 四曰恥)'라고 말했다.
동양의 유교 정신에서도 관자의 이 말은 높이 숭상하면서 나라라는 이름을 가지려면, 최소한 그 네 가지는 국가가 지켜야 하고, 국민도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굳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세상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예의도 사라져가고 염치도 없어진 것이 아니냐는 탄식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주자학(朱子學)과 다산학(茶山學)은 많은 차이가 있으나 핵심적인 하나를 꼽는다면 성론(性論)이다.
주자는 성을 이(理)로 보아 성리학이라는 학문의 체계를 세웠으나, 다산은 성을 이가 아니라 기호(嗜好), 즉 무엇을 좋아하는 경향성(傾向性)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주자나 다산은 맹자의 성선설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 그렇다고 성선설에 대하여 주자와 다산이 완전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틀에서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다산이 왜 인간의 성품은 선(善)하느냐를 풀어서 설명하는 부분을 읽어보면 인간이 지닌 성품의 경향성이 어떤 것인가를 저절로 알게 된다.
마을에 어떤 불효자가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효도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해주면 기뻐한다. 그것은 그 사람 마음에 효도는 착한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기뻐한다.
마을에 간음한 부인이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정숙한 여인이라고 칭찬해주면 기뻐한다. 그 사람 마음에도 정숙함은 착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다.(…)(孟子要義)라고 말하면서 많은 예를 더 들고 있다.
탐관오리로서 못할 일 없이 온갖 죄악을 저지르고도 모르는 사람이 청백한 관리라고 말하면 기뻐하고, 참소나 하고 농간부리는 관리가 충직한 관리라고 칭찬해주면 기뻐하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은 착함을 즐거워하고 악함을 부끄러워하기(樂善恥惡) 때문에 인간의 성품은 본디 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산의 성선설이었다.
사람이라면 착한 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성품은 선하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니, 성(性)이 기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라는 반문이 다산의 성론이었다.
그러니 낙선치악(樂善恥惡)의 치(恥)는 잘못한 일이나 악한 짓을 하고 나면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성품의 경향인데, 어찌하여 오늘의 세상은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턱없이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부도덕한 일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니 어떻게 된 것일까.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인사청문회를 보거나, 전직 대통령이 추징금은 내지 않고 초호화생활을 한다는 기사를 읽다 보면, 인간은 본디 성품이 악하다던 순자(荀子)의 말이 옳은 것인가라는 회의를 품게 된다.
아무리 상식 밖의 일을 하고도, 높은 자리만 주면 전혀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그들을 보고 다산은 무어라고 말할까. 말문이 막혀 말을 못하겠지요.
▶️ 國(나라 국)은 ❶회의문자로 国(국)은 간자(簡字), 囗(국), 囶(국), 圀(국)은 고자(古字), 囲(국), 围(국)은 동자(同字)이다. 國(국)은 백성들(口)과 땅(一)을 지키기 위해 국경(口)을 에워싸고 적이 침입하지 못하게 했다는 데서 나라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國자는 ‘나라’나 ‘국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國자는 囗(에운담 위)자와 或(혹 혹)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或자는 창을 들고 성벽을 경비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或자가 ‘나라’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누가 쳐들어올까 걱정한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후에 ‘혹시’나 ‘만일’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囗자를 더한 國자가 ‘나라’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國자는 성벽이 두 개나 그려진 형태가 되었다. 참고로 國자는 약자로는 国(나라 국)자를 쓰기도 한다. 그래서 國(국)은 (1)어떤 명사(名詞) 다음에 쓰이어 국가(國家), 나라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나라, 국가(國家) ②서울, 도읍(都邑) ③고향(故鄕) ④고장, 지방(地方) ⑤세상(世上), 세계(世界) ⑥나라를 세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라 백성을 국민(國民), 나라의 법적인 호칭을 국가(國家), 나라의 정사를 국정(國政), 나라의 안을 국내(國內), 나라의 군대를 국군(國軍), 나라의 이익을 국익(國益), 나라에서 나라의 보배로 지정한 물체를 국보(國寶), 국민 전체가 쓰는 그 나라의 고유한 말을 국어(國語), 한 나라의 전체를 전국(全國), 자기 나라 밖의 딴 나라를 외국(外國), 양쪽의 두 나라를 양국(兩國), 외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감 또는 돌아옴을 귀국(歸國), 국가의 수를 세는 단위를 개국(個國), 조상 적부터 살던 나라를 조국(祖國), 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침을 순국(殉國),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애국(愛國), 그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은 둘도 없다는 국사무쌍(國士無雙), 나라의 수치와 국민의 욕됨을 이르는 말을 국치민욕(國恥民辱), 나라의 급료를 받는 신하를 국록지신(國祿之臣), 나라의 풍속을 순수하고 온화하게 힘을 이르는 말을 국풍순화(國風醇化), 나라는 망하고 백성은 흩어졌으나 오직 산과 강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四(넉 사)는 ❶지사문자로 亖(사)는 고자(古字), 罒(사)는 동자(同字)이다. 아주 옛날엔 수를 나타낼 때 가로 장대 네 개의 모양으로 썼으나 三(삼)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전국시대 무렵부터 四(사)를 빌어 쓰게 되었다. 四(사)는 코에서 숨이 나오는 모양을 본뜬 것이었으나 그 뜻으로는 나중에 呬(희)로 나타내고, 四(사)는 오로지 수의 넷을 표시하는데 쓴다. ❷상형문자로 四자는 숫자 '넷'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런데 四자의 갑골문을 보면 긴 막대기 4개를 그린 亖(넉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갑골문에서는 막대기 4개를 나열해 숫자 4를 뜻했던 것이다. 그러나 亖자가 숫자 三(석 삼)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금문에서는 '숨 쉬다'라는 뜻으로 쓰였던 四자를 숫자 '사'로 쓰기 시작했다. 四자는 사람의 콧구멍을 그린 것으로 본래는 '숨쉬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숫자 4로 가차(假借)되면서 후에 여기에 口(입 구)자를 더한 呬(쉴 희)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四(사)는 ①넉, 넷 ②네 번 ③사방(四方)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네 사람을 사인(四人), 네 곱절을 사배(四倍), 넷으로 가르거나 갈라짐을 사분(四分), 사방의 경계를 사경(四境), 사방의 둘레를 사위(四圍),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사면초가(四面楚歌), 주위에 사람이 없어 쓸쓸함을 일컫는 말을 사고무인(四顧無人),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이나 길이 여러 군데로 막힘 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이리저리 여러 곳으로 길이 통한다는 뜻으로 길이나 교통망이나 통신망 등이 사방으로 막힘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오달(四通五達),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사해란 곧 온 천하를 가리키는 말로 천하의 뭇사람들은 모두 동포요 형제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사해형제(四海兄弟), 네 갈래 다섯 갈래로 나눠지고 찢어진다는 뜻으로 이리저리 갈기갈기 찢어짐 또는 천하가 심히 어지러움 또는 질서 없이 몇 갈래로 뿔뿔이 헤어지거나 떨어짐을 일컫는 말을 사분오열(四分五裂),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 반드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온갖 괴로움을 이르는 말을 사고팔고(四苦八苦), 사철의 어느 때나 늘 봄과 같음으로 늘 잘 지냄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사시장춘(四時長春), 사주의 간지로 되는 여덟 글자 또는 피치 못할 타고난 운수를 이르는 말을 사주팔자(四柱八字), 천하의 풍파가 진정되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사해정밀(四海靜謐), 갓마흔에 첫 버선이라는 뜻으로 뒤늦게 비로소 일을 해 봄을 이르는 말을 사십초말(四十初襪), 404 가지 병이라는 뜻으로 인간이 걸리는 모든 질병을 이르는 말을 사백사병(四百四病), 네 마리 새의 이별이라는 뜻으로 모자의 이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조지별(四鳥之別), 천하를 제 집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천하를 떠돌아 다녀서 일정한 주거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사해위가(四海爲家), 사궁 중의 첫머리라는 뜻으로 늙어서 아내가 없는 홀아비를 이르는 말을 사궁지수(四窮之首), 사방의 지세가 견고하고 험한 자연의 요새로 되어 있는 땅을 이르는 말을 사색지지(四塞之地), 사방으로 흩어져 서로 따로따로 떨어짐 또는 그렇게 떼어놓음을 일컫는 말을 사산분리(四散分離), 어떤 주창에 응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사방향응(四方響應) 등에 쓰인다.
▶️ 維(벼리 유)는 ❶형성문자로 维(유)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멈추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隹(추, 유)로 이루어졌다. 실로 잇다의 뜻으로, 전(轉)하여 밧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維자는 '밧줄'이나 '매다', '유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維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隹자는 작은 새를 그린 것이다. 維자의 갑골문을 보면 새의 다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새를 끈으로 묶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획이 아닌 糸자가 쓰이게 되었지만, 의미는 같다. 維자는 이러한 모습에서 '밧줄'이나 '매다'를 뜻하게 되었지만, 새를 묶어두면 날아가는 데에 제한이 생긴다는 의미에서 '유지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維(유)는 ①벼리(그물 코를 꿴 굵은 줄 또는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②바(밧줄) ③구석 ④오직 ⑤발어사(發語辭) ⑥조사(助詞) ⑦생각하다 ⑧유지하다 ⑨매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벼리 기(紀), 벼리 강(綱), 벼리 륜(綸)이다. 용례로는 지탱하여 감 또는 버티어 감을 유지(維持), 모든 것이 개혁되어 새롭게 됨을 유신(維新), 동이어 매거나 묶음을 유결(維結), 서로 연계하여 제어함을 유제(維制), 음력 4월을 달리 이르는 말을 유하(維夏), 실 모양으로 된 고분자 물질을 섬유(纖維), 간직하여 유지함을 보유(保維), 대지를 버티어 받든다고 하는 상상의 밧줄 또는 대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지유(地維), 하늘이 내려앉지 않도록 네 귀를 지탱한다는 밧줄 또는 하늘이 이루어지는 근본을 천유(天維), 자식이 병에 걸리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부모의 걱정을 이르는 말을 유질지우(維疾之憂), 소와 말처럼 자유롭지 못하게 구속하고 억압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유마칩(牛維馬縶),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가거나 물러서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궁지에 빠진 상태를 일컫는 말을 진퇴유곡(進退維谷), 행실을 훌륭하게 하고 당당하게 행하면 어진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경행유현(景行維賢), 모든 사물이 바뀌어 새로워진 처음을 일컫는 말을 유신지초(維新之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