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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권사줌 원문보기 글쓴이: 권상우지기
지금은 9일에 토요일이고 어제는 8일에 금요일이었다. 지금부터 얘기하는 일들은 9일에 금요일인 어제 있었던 일들이다. 그러고보니 10일이 월급날인 사람들에겐 금요일날 월급이 나왔겠다. 음~ 월급날이 토요일 일요일 껴있는 관계로 당겨져서 금요일날에 통장으로 월급 입금된 날은 무지 기분좋다. 이건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 아닐런지. 나는 솔직히 누군가 "결혼하면 뭐가 좋아요?" 이렇게 물어오면 주저리주저리 할 말 무지 많지만 일단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음 남편 월급날 기분 정말 좋아요~" 그렇다. 난 내 월급 보다 훨~씬 두둑한 남편의 월급날이면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에 새삼 행복해하며 이너넷(?)으로 입금액을 확인하고는 닭살스러운 목소리로 남편에게 전화를 때리곤 했다. "자기야. 사랑해~ 오늘 언제 들어와? 뭐 먹고싶은 거는 없어?" 등등등
그런데 월급 빨리 나오고 게다가 7월 1일자로 확대시행된 토요 휴무제의 수혜자가 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금요일날 나는 일하러 갔더랬다. 단지 촬영장소가 우리집과 가까운 천당 밑의 "분당' 이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 취재를 하게된 영화 <야수>의 촬영현장이었다. 그래도 고마운 건 영화 전문지 다섯 곳 만을 엄선해서 초대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현장 공개, 요즘 정말 드물다. 얼마전에 있었던 어떤 영화 현장은 무려 대형버스 2 대를 동원해서 자그마치 100여 명의 기자들을 동시에 촬영현장에 초대했다. 뭐 현장은 아수라장이고 촬영 중에 한 켠에서는 노트북 꺼내서 기사랑 사진 전송하고 있고 스틸 카메라와 ENG 카메라가 서로 엉키고 서로의 앵글에 걸려서 쓸만한 사진 정말 없고, 과열될 수 밖에 없는 취재경쟁의 와중에 다른 기자들이랑 사소한 말다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내가 기자인게 또 이 현장에 오게된 현실이 안따깝게 느껴지는 그런 ... 급기야 사진기자들이 스스로 테이프를 바닥에 붙여가며 포토라인을 만들면서까지노력했으나 이마저도 영화촬영용 카메라가 핸드헬드로 바뀌는 바람에 유명무실해지고 마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실제 촬영은 저녁 8시 이후에 벌어지는데 기자들 앞에서 보여주는 건 단지 리허설이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쇼를 하는 거고 기자들 불러놓고 자기들 진짜 촬영할 씬을 단지 연습하는 거다. 물론!!! 여러가지 상황과 이유 때문에 집중해서 촬영해아만 하는 영화제작 시스템을 100% 이해한다. 그러나... 나와 씨네21 사진팀은 적어도 씨네21 독자들에게 가짜는 보여주고싶지 않다는 소신을 지끔까지 지켜오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의 현장은 가짜를 취재하게 만들고 그리고 현장에서 진짜의 그리고 깊은 내용을 알 수 없고 사진찍지 못하게 하는 추세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물론 소화해야할 매체는 점점 많아지고 또 더불어 영화의 퀄리티를 높히기 위해 현장 공개를 가급적 간편하게 축소하고자하는 여러 상황들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나 나와 우리 씨네21은 적어도 가짜는 아닌. 생생한 배우와 감독과 스탭들의 숨결과 땀방울을 기사와 사진에 담아내고 싶은 것이다. 이 작고 어찌보면 당연한 소망을 관철시키기 위해 우리 기자들이 감내해야만 하는 노력들이 점점 커지기만해서 참 안타깝다. 아니 솔직히, 심플하게 표현하자면 울화통이 터지고 보이콧하고싶은 현장이 참 많고 실제로 기자들이 답합해서 보이콧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영화 현장다운 영화 현장을 보고왔다. 비록 내 몸은 마치 찜질방엘 다녀온 것 마냥 땀에 절어있고
오후 4시 경에 시작된 현장이 밤 12시를 코 앞에 두는 시각까지 진행되었지만 연출 한 번 하지 않고 진짜 만을 보여주는 현장 다운 현장이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그 영화는 바로 <야수>고 촬영하는 곳의 온도가 실제로 높기도 했지만 촬영장에서 뿜어져나오는 생짜의, 날 것 같은 열기가 내 턱 밑까지 훅~하고 밀고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참 기분 좋았다.
그 현장에서 만난 배우가 바로 유지태. 그리고 권상우다.
나는 유지태를 거의 10 년 정도 봐오고 있다. 그의 첫 영화인 <바이준>으로 스튜디디오에서 처음 만난 이유로 참 다양한 장소에서 그를 만났다. 홍상수 감독 인터뷰를 앞두고 압구정동 카페 앞에서 백팩을 매고 열심히 걸어오던 그를 우연히 만나 반갑게 인사했고 (그 날 아마도 그 해의 첫 눈이 내렸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나중에 홍상수와 영화를 찍었고...) 그 이후에도 그와 내가 동시에 아는 조범구 감독(조범구 감독은 싸이더스에서 곧 <뚝방전설>이라는 영화로 장편 데뷰를 할 촉망받는, 지금까지는 주로 단편을 만들어왔던 영화 감독이다)을 사이에 두고 인연을 이어나갔으며 여러 현장에서 그를 만났었다. 나는 그가 점점 어른스러워져가면서 배우로서의 자의식과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걸 시간과 함께 지켜봐왔다. 현장에서 혹은 스튜디오에서 혹은 길 위에서... 그래서 어제 그를 만나니 참 반가웠다. 영화 <올드보이> 촬영장 이후 참으로 오랫만이었다. 그도 반가운 지 내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또 한 명의 배우인 권상우는 영화 시사회장의 무대 위에 서있는 걸 본 적은 있지만 가까이서 연기하는 걸 보기는 처음이었고 스튜디오에서 그를 내 카메라에 담은 적도 없었다. 나랑은 그동안 인연이 닿지 않았던 거라고나 할까. 가까이서 보니 그의 코가 이루어내는 각도는 참으로 감탄할만치 아름다워서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어찌나 연기를 열심히 하는지 그가 열연하다가 다친 손가락을 얼음 비닐팩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까지 아팠다. 유지태도 촬영 도중에 권상우의 손에 입술이 터져서 피까지 났는데 "괜찮아요"라고 연신 말하며 연기를 계속해 나갔다. 권상우는 코의 각도도 예술이지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좀 슬퍼보이는 눈빛 또한 일품이었다. 그러다 볼 위에 살짝 주름을 만들며 순진하게 웃을때는 얼마나 또 귀여운지 나이가 서른인 남자가 그것도 배우가 보여주기에는 너무 순수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이렇게 매력적인 두 배우가 열연을 펼치는 영화 <야수>의 촬영장은 참 장관이었다. "젊은 배우와 스탭들이 만들어낼 어른스러운 영화를 기대해달라던 김성수 감독의 얘기가 그냥 하는 말은 아닐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아 이 영화<야수>를 만드는 김성수 감독은 <비트>나 <영어 완전정복>을 만들었던 그 김성수 감독이 아니라 <야수>로 장편 데뷰를 하는 또 한 명의 김성수 감독이다. 그 원래 김성수 감독님이 " 어 이번에 <야수> 찍는다면서? " 라고 걸려오는 전화 받으시느라 애로가 많으시다는 얘기가 돌고있는 걸 보면 헷갈렸던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 김성수 감독님은 전혀 터프하지 않고 또 절대 유 하 감독님이랑 친하지는 않으신 것 같다. 분명 두 분이 서로 다른 분임에 틀림없으니 부디 나처럼 혼동하시지 마시길... 나 실은 이 문제로 유지태에게 쫑크 먹었다. 오늘따라 보도자료를 미리 안 본 것이 이치럼 치명타가 될 줄이야...
지금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고 아직 안개가 자욱하며 주위는 깊은 밤의 적막이 감싸고있고 또 오늘은 우리 기쁜 토요일이다. 그리고 내일은 최근 6주 만에 일하지 않게된 기적같은 일요일이다. 정말 기쁘다.
나는 유지태란 배우가 이렇게 말 잘하는 배우가 되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아니 그는 원래부터 자기표현을 잘했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는 자신의 마음 속 생각을 참 잘 보여주더라...
권상우의 기자회견장 모습. 그가 주먹을 마구 휘두르는 터프한 모습은 씨네21에서 먼저 보여줘야 하므로 오늘은 그냥 기자 간담회장의 모습 만이다.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이었다는 김성수 감독은 왜 르와르를 표방한 영화 <야수>에 팜므파탈 캐릭터의 여배우를 출연시키지 않은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 권상우는 좀 불만인 듯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영화에는 역시 이쁜 여배우가 나와야 하는 게 아닐까?
<씨네21스탭 사진기자 오계옥님 블로그 펌>
첫댓글 너무들이대는데?
어ㅓ머 권상우 깜짝이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분장은 전쟁영화찍는 포쓰
상우 무슨 조각상같이 나왔다- -;; 저 표정과 빛바랜 입술...
배우답고 진지한 눈빛이 너무 좋은데요..볼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이미지가 다양한 배우. 그리고 위사진은 영화 <야수>촬영사진이라 실제 얼굴보다 까맣게 분장한 모습이라네요.
나도 지태지태지태지태... 완전 기대되요 ㅋㅋㅋㅋ
야수 시나리오가 그렇게 좋다니 너무 너무 기대돼요... 항상 열심히 한다는 상우씨 화이팅.. 어떤모습으로 나타날지 완전기대 야수 대박.^^
못읽겠다
상우야.. 니 안에 권오중 있다.. T^T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예전엔 좀 가벼워보이더니 요새는 눈빛이 그냥 배우같아요 권상우. 저런 영화 별로 안좋아하는데 저렇게 망가지면서 영화찍는거보니 한번 보고싶네요 어떤연기를 보여줄지.
유지태 멋지고, 권상우 멋지고. 두 배우의 포스가 느껴지네요. 으악, 두 사람 너무 좋아..ㅠ.ㅠ 이번 영화에서 권상우의 변신이 정말 기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