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부산항 신감만 부두에 설치하게 될 컨테이너 크레인은 원래는 광양으로 갈 물건이었다. 그런데 이번 태풍 매미로 부산에서 크레인이 자빠지는 바람에 긴급으로 수혈을 하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시라. 온전한 한 대로 하역과 선적을 하려니 얼마나 더디겠는가?
오늘 크레인이 현장에 도착했다. 내일 육지로 올리는데 아홉시 반이 만조라고 한다. 물때를 맞추어 바다에 떠있는 바지선과 육지와 높이를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전에 이걸 옮기면서 흔들리지 말라고 보강공사를 많이 했는데 그걸 철거해야 한다.그래서 다섯시까지 출근이다. 나는 늦어도 네 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밥묵고 네 시 반에 같이 출근할 사람들을 태우고 가야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타고 다니는 차는 인쇄소 하다가 망한 동네 어르신 차를 빌린 것이다. 캐피탈(썩은차다,아마 자본이라는 뜻의 영어라고 알고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크레인 세 대가 엿처럼 엉겨있는 곳이다. 세상에, 엿가락으로 만들었다면 예술작품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문제는 그 재질이 철이라는 데 있다. 우째 만들었길래, 혹은 관리를 우째 했길래,그야말로 엿가락처럼 휘어 엉겨 붙었는가?
지금도 법정에 계류중이다. 엉터리로 만들어서 그렇다와 아니다, 관리를 좆같이 해서 그렇다가 붙어서 으르렁 거리는 중인 것이다. 누가 이길지는 뻔하다. 만든 놈하고 쓰던 놈 중 돈 많은 놈이 결국은 이긴다.(이게 자본주의다)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이 조사를 하고 일반인인 나는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하역과 선적에 매달려야 할 인부들을 그걸 감시(접근금지)하는 역할을 하는 데, 두 명 배치했다. 고철을 쌔벼갈지 모른다고 그랬을까? 그래서 철거 작업은 아직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상태이다. 해수부나 부산시에 뇌물을 가장 많이 먹이는 놈이 철거 사업권을 따낼 것이다.(이것도 자본주의에서만 보이는 현상이다)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치열한 경쟁속에 내몰린 사회, 그래서 돈만 많으면 장땡인 사회, 그래서 비리와 유착, 봐주기가 일상인 사회, 하다못해 동사무소에 아는 사람 하나 있으면 편한 사회,그게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나는 이런 세상이 싫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한진중공업 플랜트 부에서 해야할 일이다. 고속도로에 다리 만들고, 항만 크래인 만들고, 예전에는 지하철 차량도 만들었던 부서이다. 부산사람이면 다 알고 있듯이 지금도 한진은 파업중이다. 한 일주일 전에 노조간부 여섯 명에게 구속영장이 발부 되고 지금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즉, 일을 할 놈이 없는 것이다. 집에서 놀면 70% 임금을 주고 회사 나와서 파업대오에 끼면 무노동 무임금 이라서 땡전 한 푼 없다보니 누가 나오겠는가? (나밖에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파업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노조가 이기면 혜택은 같이 볼 게 아닌가? 시발새끼들! 이것도 자본주의에만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 돈이면 다인 사회니까 그렇다.동료? 좆빨아라!)
한진에서 일할 사람이 없어서 하청에게 인부를 요구했고 그래서 취부 넷, 용접사 둘,심출(물건이 어디에 가는가를 찍어서 표시해 주는 사람)하나,공구장(조선소와 달리 육상이라서 절단 가스니, 필요 자재를 알아서 공급하는 사람) 하나, 그리고 관리자로 직장 하나 (나보고 형님이라고 부른다. 어제 아홉시까지 해달라고 하길래 못하겠다고 했다. 회사였으면 다섯 시에 나갔을 텐데 일곱 시까지 했다. 왜? 어제는 통일학교에 가야했는데, 일할 사람은 없어서 그랬다) 나만 챙긴 것도, 회사의 편의만 봐준 것도 아닌, 공평하지 않은가?(이게 사회주의 사상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
나는 지금 한진중공업 다대포 제작소에서 일하고 있다. 업체는 신우기업인데 사장을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 영도조선소 화신기업에서 취부 계장하던 놈인데, 나만 잘살아보세 주의는 아닌 사람이다.
참,오늘은 부산역에서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가 있었는데 가지 못했다. 묵고 살아야지, 이래서 나는 자본주의를 싫어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미루게 되니까.(변명은 하지 말자.자위행위밖에 더 되냐?)
오늘도 방송국에서 움직이는 사진을 찍어갔다. 혼자 생각은 이랬다. 이게 다른나라 새소식에 난다면 얼마나 남우세스러운 것인가? 우쨌길래 이게 넘어가 엿처럼 꼬여 떡이 된단 말인가? 흐으......
갈군은 두 번 간 적이 있는 막걸리 집에서 막걸리 두 병 하고 닭튀김을 가져와(물론 외상이다) 저녁을 겸해 먹으면서, 고성 간 동료네 집에서 지금 이 지랄을 하고 있다.
한진에서 총 책임자 말이 내일은 방송 삼사가 나오니까 안전모 쓰고 일하라고 했다. 욕하기 좋아하는 내가 가만 있나?
[아저씨만 쓰면 되겠네요]
나는 안전장비는 철저하게 착용한다. 날 쓱 보더니 할말이 없자.
[아저씨 보고 안그랬소]
낮에 감정이 좀 있어서 내가 또 그랬다.
[본다고 쓰고 안보면 안쓰면 되는 거요?]
[오늘 욕봤소. 일찍 퇴근들 하시고 내일 실수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니미, 일찍이라는 게 여섯 시였다.불타는 주말은 다섯 시 퇴근인데 말이다. 내 입이 툭 튀어나왔게요? 아니게요?
농담은 빼고,19일날 별볼일 없는 사람들은 연락 좀 하세요. 통일학교 일정으로 [경산 코발트 광산 통일 기행]을 합니다. 맥도날드로에 가서 코카콜라와 햄버거 사서 극장에 가서 미제 영화 보는 사람들은 특히 연락 좀 하십시요. 그 날 기행 참가비가 만 오천원인데, 내가 다 내줄 테니 함께 갑시다. 미제영화(삼류도 아니고 오류 투성이 오류를 보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랑하는 한심한 놈들)를 왜 보면 안되는지 알려 주고 싶소. 정확한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물어 보니 여덟 시 반에서 아홉 시에 모이는 걸로 예정된 모양이요. 밥은 각조에서 김밥으로 해결하기로 결정된 바요.우리 지망생님들의 밥은 내가 챙기지요. 연락 주시요. 늦어도 십팔일 전까지. 내 전화번호는 011-558-6671입니다.
특히 고등학생 크게 환영합니다. 수능답안에 틀린 답을 쓰고 채점에서는 맞는 답이라는 엄청남 왜곡을 알려 들리리다. 물론 반박도 크게 환영하지요. 여태껏의 생각들이 무너짐을 나도 경험을 했기 때문이요.
간만에 와서 말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인가? 많이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참가비는 제가 부담할 테니 많이들 전화했으면 합니다.
첫댓글영재님 철이 들어 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저도 한달에 토요일 한번만 쉬고 근무하는 토요일은 5시30분까지 일하는 걸요 현장 직원들 사장님 퇴근하면 나더러 퇴근하라고 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집에 오면 대략 6시30분 정도 됩니다 사는게 다 그렇죠 내 맘대로 되는 그리 많지는 않더라구요
첫댓글 영재님 철이 들어 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저도 한달에 토요일 한번만 쉬고 근무하는 토요일은 5시30분까지 일하는 걸요 현장 직원들 사장님 퇴근하면 나더러 퇴근하라고 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집에 오면 대략 6시30분 정도 됩니다 사는게 다 그렇죠 내 맘대로 되는 그리 많지는 않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