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20 광년 이내의 거리에 존재하는 별들을 이웃별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사람이 광속 우주선으로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즉 20대인 우주비행사가 다녀오면 60대가 되는 거리라는 뜻으로 인간의 수명을 기준으로 한 지극히 인간 중심적으로 정의된 거리다.
이 거리 내에 별이 약 20개가 있다. 이웃별들 중에 알파센타우리(Alpha Centauri)만 태양처럼 주계열성으로 아주 밝고 나머지는 희미한 별들이라 앞으로 관측 기술이 발전되면 더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행성들도 그와 비슷한 숫자가 존재하는데 마찬가지로 관측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 더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외계 행성을 많이 발견하다보니 지구유사도(ESI; earth similarity index)라는 것을 만들게 되었다. 지구를 1로 두고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력과 온도 등을 종합하여 유사도를 메기는데, 0.9를 넘으면 인류가 이주하여 살 수 있는 행성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참고로 금성이나 화성은 0.5~0.7 정도다.
태양계 이웃 외계 행성들 중에 지구유사도가 0.9 부근 또는 그 이상인 행성들이 여러 개 있다. 가장 가까운 행성은 4.2광년 떨어진 프록시마 b다. 프록시마 b는 처음에는 0.9가 넘었었는데 지금은 조금 내려갔다. 이웃별들 중에 그 다음은 ross 128-b인데 흔히 티가든이라고 부른다. 이 정도면 공기문제만 해결되면 바로 가서 살 수 있는 수준이다.
그 다음이 트래피스트 d와 e인데 연구자에 따라서는 표면 평균온도가 영하 23도인 e가 표면 평균온도가 9도인 d보다 지구유사도가 높은 이유는, 지구와 중력이 거의 비슷하며, 중심에 큰 핵이 있고, 또 두꺼운 대기층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때문이다. d가 낮게 나온 것은 중력은 밀도와 반경의 곱에 비례하는데 밀도와 반경이 아주 작아 중력도 지구에 비해 너무 작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지구는 표면 평균온도가 14~15도다. 하지만 이것은 자전체인 경우이고, 모항성에서 지나치게 가까워 면고정으로 자전하지 못하는 행성의 경우에는 표면 평균온도가 다르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즉 모항성를 향하는 면은 항상 낮이므로 평균기온보다 매우 높고, 그 반대편은 항상 밤이므로 평균기온보다 매우 낮다는 뜻이다. 따라서 면고정 행성의 평균기온이란 밤과 낮의 경계면 온도를 뜻한다.
지구에서 생명체가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대기의 평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앞으로 대기의 성분이 추가되면 지구유사도의 순서도 크게 바뀔 것이다. 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행성의 나이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것도 반영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알파센타우리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데 태양정도의 주계열성 2개(A, B)와 프록시마 센타우리(프록시마)라 불리는 작은 적색왜성 1개로 이루어진 3성계다. 우주에는 쌍성계가 가장 많고, 다음이 태양계 같은 단성계고, 그 다음이 3성계다. 물론 4성계도 있기는 하다. 알파센타우리가 처음부터 3성계로 탄생한 것이 어니라 원래는 쌍성계였는데 지나가던 단성 적색왜성계가 쌍성계의 중력에 잡혀 3성계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프록시마에서 쌍성계 사이의 평균 거리가 0.2광년으로 아주 멀고, 공전주기도 무려 55만년이나 되어 아주 길다. 센타우리 A와 B의 공전주기는 80년이다.
별은 크기가 작을수록 핵융합 반응이 천천히 일어나 수명이 길다. 프록시마는 50억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젊은 별로서 강력한 화염을 뿜고 있어, 주변에 항성풍을 동반한 생명체에 위험한 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프록시마는 나이가 약 50억년으로 46억년인 태양계와 비슷하다. 나이가 중요한 이유는 지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생명체가 탄생하려면 10억년이 필요하고, 복잡한 생명체가 탄생하려면 40억년이 필요하고, 지적 고등생명체가 탄생하려면 45억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50억년은 지적 고등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는 기간이다.
사람들이 프록시마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현재까지 발견된 3개의 행성들 때문이다. 프로시마 d는 지구와 화성의 중간 정도 크기인데 모항성(모성; 프록시마 센타우리)에서 지나치게 가까워 자전을 못하고 조석고정(면고정)으로 항상 모성을 바라보고 있다. 모성 쪽은 항상 낮인데 강력한 항성풍을 받고 있으며 표면 평균온도는 거의 100도, 반대편은 항성풍을 받지 않으나 항상 밤으로 영하의 기온으로 추정된다.
행성의 위치 중에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지역을 인간 기준으로 '거주가능구역'이라고 하는데 프록시마 d는 이 구역 바로 안쪽에 있다. 그러면 표면에 물이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조석고정이라 반대편은 얼음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 해류가 흐르고 대기가 순환하면 온도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다. 그런데 대기를 잡아두려면 중력이 필요한데 중력은 밀도와 반경에 비례한다. 프록시마 d는 화성처럼 밀도는 합격이나 반경이 작아 대기는 아주 희미할 것으로 추정된다.
10억년 전에는 화성에 바다가 있었는데 북반구에 존재하였고 전체 표면의 약 40~50%를 차지했다고 추정된다. 행성이 커지면 바다의 비율도 커지나, 어느 이상 커지면 액체가 아니라 천왕성이나 해왕성처럼 기체가 주가 된다. 해왕성과 천왕성은 기체행성이 아니라 얼음행성으로 분류한다. 그 이유는 목성이나 토성 같은 기체행성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는 점도 있지만, 행성의 주성분이 기체행성의 수소와 헬륨이 아니라 물과 암모니아와 메탄 같은 다른 성분들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관측결과로 보면 우주에 가장 많은 행성이 지구형행성과 얼음행성의 중간 크기다.
표면 온도가 거주가능구역에서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이는 분자 단계에서 물이 주성분인 지구형 생명체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일 뿐이지 다른 형태의 생명체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생명체의 기준은 다음 2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소위 "천물 조건"이라고 하는데, 원자단계에서 천(C, H, O, N)이 50% 이상으로 주성분이고, 분자단계에서 물(H2O)이 50% 이상으로 주성분인 생명체를 뜻한다. 외계 생명체란 지구생명체가 아닌 생명체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