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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처럼 나이 많으신 여성분들 많으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서 글써 봅니다.
여자나이 27세로 올 하반기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 동안 나이 먹도록 뭘 했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공무원 준비 했습니다. 몇 점 차이로 안타깝게 탈락하다가 결국 안되겠다 싶어서 포기 했습니다.
제가 공무원 간절히 희망한 것도 아니구요 장사하시는 부모님의 큰 딸에 대한 작은 소원이셨거든요
하지만 맘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포기하고 올 초부터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토익은 있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초부터 토익학원 다녀서 800은 넘겨 두었구요, 학점관리를 안해서 학점도 겨우 3.5를 넘긴 수준 이었답니다.
그렇다고 학교가 흔히 말해서 잘 나가는 서울지역 좋은 대학도 아니구요
지방 국립대 입니다. 전공도 경상계열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 처럼 인턴이라고 해야겠는데, 나이도 많고, 인턴할 시간도 없구요.
자격증이라고는 다른 사람들 다 있는 컴활, MOS, 운전 면허, 기타 불필요한거 몇개 있구요.
집에서 이제 부모님 지켜 보시는데 눈치도 보이고 처음에 열심히 이력서 넣고
사이트에 이력서 등록도 하고 했습니다. 그런데 연락 오는 곳 없더라구요.
사이트 보고 연락 오는데 면접 갔더니 무슨 보험, 다단계 비슷한 곳, 네트워크 마케팅 이런 곳.....
그렇게 약 2달이 지나니까 정말 아무생각 안들더라구요......
내가 잘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뭘 더 할수 있는 여건도 안되고,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여유도 없고....
집에서 부모님 얼굴 뵙기 민망해서
아침마다 가방메고 학교로, 시립도서관으로 전전하고.
당연히 친구들 연락오면 안 받게 되고, 잠수타고.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를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현실적으로
현실적으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할수 있는거라고는 이력서/소개서 잘 쓰는 것 밖에 없더라구요
그런데 첨엔 잘 쓰기도 힘들더라구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여러가지 제 상황부터 쭉 정리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만난 사람, 경험 한 것들... 쭉 정리하니까
내용이 꽤 되더라구요.
아르바이트도 그냥 어디서 일했다가 아니라 아르바이트 하면서 만난 사람,
경험한 것, 어려웠던 점등 쭉 정리하고 나열부터 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어떤 분이 취뽀에 글 남겨 주신 것 중에서
자기소개서 관련해서 http://cafe.daum.net/jagigongy 에 가입해서도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특히, 거기서 무료평가 몇 번 계속해서 받으면서 잘못된 부분 수정하고 고쳐 나갔구요.
채용정보도 다른데서 볼 수 없는 정보 많이 있어서 도움 되더라구요.
제가 나름 노력하고 수정한 소개서 가지고 친구에게도 다시 보여주고 했더니, 역시 처음에 작성한 소개서랑은
많이 다르긴 다르더라구요.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 이런 경우를 말하는건지 몰라도
한 두 군데씩 면접 보러 오라고 연락오길 시작 하더라구요. 결국 2,500의 중소기업에 합격 했습니다.
대졸신입 연봉이 3,000이 넘는다, 은행권은 4,000도 넘는다 하는 상황에서
남들이 보기엔 2,500이 작을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정말 감지덕지 하답니다.
첫 월급 타서 부모님 속옷 사드렸는데 우시더라구요...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비싼 등록금 대주시며 대학졸업 시켜 주시고, 또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데 다 지원해주시고.
이제서야 딸 역할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왜 우시는지.....
감히, 감히 정말 팁이라고 드리자면......
1. 입사지원 하실 때 저같이 스펙이 안 좋은 경우라면 온라인 지원은 피하세요. 즉, 회사 사이트에 바로 입사지원 하는 온라인
지원은 필터링 대부분 되기 때문에 힘들더라구요. 이메일로 접수 받는곳 적극적으로 찾아서 지원하시면 저 처럼 나이 많은 부분도
어느정도 이력서/소개서에서 커버 가능하리라 봅니다.
2. 혼자하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누구에겐가 도움을 받으세요. 혼자하니까 정말 머리속에 틀에 박혀서 벗어나기 힘들더라구요. 이력서/소개서 뿐만 아니라 취업준비 자체를 누군가와 상의하고 도움 받길 권합니다. 혼자 생각할 땐 모르던걸 많이 알 수 있답니다.
3. 집 가까운데 지원하시면 그 만큼 유리합니다. 저도 지금 최종 합격하는데 집 가까운 것이 큰 역할 했구요, 나중에 합격해서 들어보니 최종 점수는 같았는데 집이 가까운게 플러스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4. 정말 치열하게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저 지원서 쓰고 수정하고, 기업 조사 하느라 공무원 시험 준비할 때 보다 더 열심히 ,바쁘게 살았다면 믿으실런지요?
5. 마지막으로 정말 포기하지 마세요. 본인이 포기하시는 순간 세상의 그 누구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나만 포기하지 않으면 내 주변에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회사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저 처럼 나이 많은 여자분들, 그리고 다른 분들도 힘내셔서 반드시 취업하시길 바랍니다.
힘이 되네요
저도 나이많이 먹고 공백기간이 길었던 여자 취업준비생으로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살아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ㅠ 자소서가 정말 제일 힘들고 어려운거 같아요,,,
와 뭔가 용기가 생기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ㅠ_ㅠ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용기 얻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