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하는 심정을 안다면?
생각과 마음이 생뚱맞고 어쭙잖아 내킨 대로 골라 쓰고 보니 글제가 어쩌면 그럴 싸하다 여겨지기도 하다.
옛과 지금이 별 달라짐도 없고 역사마저 반복되다 보니 옛말 그른데 없다 여기면서도 어쩐지 뜨악한 기분이
영~ 개운찮자 않아서 말이다.
세상이 어수선할 때 고개드는 것이 바로 6세기 전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諸子百家)가 웨쳐대는 백가쟁명
(百家爭鳴)이요 7세기 전 서양에서 세상을 휘졌든 소피스트(Sophist)들의 철학논리였다.
춘추전국시대의 제후들이 난립하여 난세를 휘어잡고자 기세를 올릴 때 공자와 노자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천
하에 미사려구 구사하며 아낌없이 설쳐대며 스스로 유아독존격으로 난세를 구제하려는 목소리 높았고 수 만리
밖 서기 전 7세기경 그리스에서 수사학과 교육 철학을 앞세운 소피스트들이 군림하였다.
쏟아 내놓은 백가쟁명은 경세제민(經世濟民)에 미치지 못하고 소피스트(수사논자 ; 修辭論者)들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여 궤변논자(詭辨論者)로 내 몰리어 설자리를 잃고 만 역사를 우리는 보아 왔다.
몽매한 대중에게 매끈한 미려사구는 세상의 목탁이기도 하고 말 못하는 민초에게는 대리만족의 희망일 수도
있고 일자무식의 문맹인에게는 자기 뜻을 밝혀주는 광명일 수도 있으나 요단강에서 설파한 세례 요한의 세례만
알았던 "아볼로"의 설득에는 못 미치는 허전함만이 남았다.
세상이 어수선할 때마다 백가쟁명이 설치고 소피스트들이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 낸다. 대중 앞에 내 세울만한
식견도 뛰어나고 번뜩이는 기지마져 범인이 못 따르는 화술도 빼어나고 민초를 선동할 만한 언변술은 소피스트를
능가한다. 어쩌면 민초를 대변하고 지도 할만한 재목으로 믿고 싶은 믿음이 인다.
이런 때마다 새겨보고 싶은 절실한 사자성어가 떠 오른다.
"재승박덕"(才勝薄德)~
지도자 특히 정치인이 재주와 덕이 한가지로 월등하다면 더 할나위 없지만
재(才)가 덕(德)을 이기면 민초에게는 그 보다 더한 재앙은 없고
오히려 덕(德)이 재(才)를 이길 수 있다면 그나마 세상은 살만 하리라 옛 사람은 말을 하지만
어쩌랴~
스스로 재주 있음을 겸양치 못하고 박덕함을 못 알아 차리는 재사들이 많이 눈에 뜨이는 요즈음을 보면서 그나마
옛 날의 백의종군한 장군이나 재사들이 선민후사(先民後私) 했던 엣 고사를 상기하며 되풀이 되는 역사와 더불어
덕이 재를 못 이기는 사례가 하도 많기에 머리 좋고 말 잘하는 재인(才人)들의 겉과 속의 농단을 합장하는 심정으로
없기 바란다.
- 글 / 쏠 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