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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문장 조합해 이용할 수 있어
직장 다니면 고용공단에 신청해 무료로 받아 볼 수 있어
‘편의점’ 아이콘을 클릭한다.
[계산해주세요] [싸주세요] [어디에 있나요] [뜨거운 물] [전자레인지] [냉동식품] [나무젓가락] [삼각김밥] 등의 단어가 아이콘으로 배열되어 있다.
[삼각김밥]과 [계산해주세요] 아이콘을 누르니 화면 상단에 “삼각김밥 계산해주세요”라는 문장이 완성된다. 재생 버튼을 누르면 “삼각김밥 계산해주세요”라고 음성으로 흘러나온다.
기능이 개선된 스마트폰 형태의 의사소통보조기기가 나왔다.
2년 전,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휴대용 의사소통 보조기기 이지컴V1을 출시한 (주)엘피케이에스(LPKS)가 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을 받아 이지컴V2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이지컴V2는 스마트폰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처음 사용자라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 이지컴V1보다 아이콘 크기를 크게 해 손가락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뇌병변장애인 더 쉽게 이용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이지컴V1이 완성된 한 문장을 클릭해 전체 재생하는 방식이었다면, V2는 이용자 스스로 상황에 따라 원하는 문자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를 들면, 기존엔 “삼각김밥 계산해주세요”, “삼각김밥 어디에 있나요”, “삼각김밥 전자레인지에 데워주세요” 등 완성된 하나의 문장이 저장되어 있었다면, 이번에 출시된 기기는 “삼각김밥”, “계산해주세요”, “어디에 있나요” 등으로 나누어진 구(句)가 아이콘별로 배치돼 아이콘을 클릭하면 사용자 필요에 따라 문장을 조합할 수 있다.
전체 검색도 가능하다. 주제어로 ‘버스’를 입력하면 데이터에 저장된 버스 관련 문장이 검색된다. 문장을 클릭하면 음성이 나온다.
이현수 개발팀장은 “외국어대에 요청해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어휘 30%를 이 안에 넣었다”라며 “V2에는 현재 2천 문장 정도가 들어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필요한 문장들은 지속해서 만들고 생성할 수 있다. 만약 글자를 직접 입력하기 어렵다면 음성인식 상태로 전환해 직접 말로 입력하면 된다. 화면에 직접 글씨를 쓰거나 이미지를 불러들여 그 위에 쓸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서 익숙하게 접한 패턴 형태도 등장했다. 사용자가 패턴과 문장을 미리 입력하면 패턴 터치 시 입력한 문장이 재생되는 방식이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 여러 개를 입력해놓으면, 폴더로 들어가거나 검색하는 수고 없이 클릭 하나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뇌병변장애인이라면 한 번의 터치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각 패턴 점에 입력하면 된다.
V2는 태블릿 PC 형태로 제작되어 전화를 제외한 인터넷,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안구)마우스, 키보드 등 외부장치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키보드, 무선 이어폰 등도 지원된다.
크기는 194x120x9.6mm로 일반 태블릿 PC와 비슷하다.
이날 기기를 직접 사용해본 노들장애인야학 김탄진 씨는 “스마트폰 문자 찍는 것처럼 지속해서 연습하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스마트폰처럼 휠체어 거치대에 놓고 사용하면 유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언어장애로 평소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김탄진 씨는 의사소통보조기기로 현재 고토크(GOTALK)와 글자판을 이용하고 있다. 고토크는 20개의 버튼 하나하나에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말을 녹음해 사용한다.
그러나 김탄진 씨는 “고토크는 크기가 너무 커서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글자판을 더 자주 사용한다”라고 밝혔다. 글자판은 종이에 프린트된 자음과 모음을 김 씨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가리켜 사용한다.
김탄진 씨의 활동보조인 양현우 씨는 “일상생활을 같이 하니 집과 학교 등에 관한 이야기는 소통되는데 그 외의 새로운 영역의 언어가 나오면 정확히 소통되지 않는다”라며 “그럴 땐 문자나 글자판을 보고 이해한다”라고 밝혔다.
이지컴V2는 99만 원으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직장 다니는 장애인의 경우, 회사가 장애인고용공단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한편, 업체 측은 한벗재단 서울시보조공학서비스센터,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조공학 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V2를 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5일 현재 두 곳에는 이지컴V2가 아직 비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벗재단은 “상반기 내에 구매할 계획은 있으나 현재 비치되어 있진 않다”라고 답했다. 한벗재단에서 대여 시, 8250원을 보증금으로 내며 반환 시 돌려받는다. 월 대여료 역시 8250원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면제된다. 대여기간은 1년이며 1년 후 대기자가 없으면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올해 안에 구매계획은 없으며 만약 구매하게 되면 내년에 한 대 정도 구매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대여 시 보증금은 99000원이며 역시 기기 반납 때 환급받을 수 있다. 대여료는 월 8250원이며 1년 동안 대여할 수 있다. 1년 대여기간이 끝난 후 대기자가 없으면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엘피케이에스 측은 “그 외에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에서 대여할 수 있으며, 기타 지원 문의는 담당구청 또는 시청 복지 관련 부서에 하면 된다”라면서 “학생의 경우 지방 특수교육 지원센터를 통해 신청 후 대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장애인 종합복지관 보조공학 서비스센터 : 02-440-5700
△한벗재단 서울시보조공학서비스센터 : 02-712-6962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 031-295-7363
△ 기타 지원 문의 : 담당구청 또는 시청 복지 관련 부서, 지방 특수교육 지원센터
출처: 비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