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3.11,6(수))밤, 우연히 다음카페에 들렀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cafe.daum.net/see17/5Ko/1603 오지를 꿈꾸는 사람들 )
<나를 키운 건 팔할이 거울이였습니다. 내나이 스무살때 젊은詩, 동인에서 만난 신부님, 정훈섭목사님. 신부님이면서 목사님인 당신이 나에..........거울이셨습니다. >
그리고 이글은 10년도 더 지난 2001년 9월에 씌여졌는데,
이중에서 <젊은 시 동인>, <영천>이라는 이름에 번뜩 생각나며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 20 여년전, 제가 39세 정도일때, 요양차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 살 때, 같은 동인회원으로 영천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인상도 좋고, 성격도 서글서글, 더우기 시적 재능도 뛰어난 청년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영천이라는 청년이 어느 날, 전화를 걸어와 대야동 집앞의 국민학교에서 만나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대화 내용은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어떤 선교단체에서 성경공부를 하는데, 성경공부해 갈수록, 오히려 시 창작이 잘 안되는 것같다고....>
그래서 그 때 저는
<성경을 넓게 배우면 도움이 되고, 잘못하여 좁게 배우면 문학의 창작에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글을 쓰다가, 20년도 더 지난 <젊은 시 동인지>를 찾았더니, 1991년 12월호에 이영천이 지은 시, <큰 산이 울때>,<차이콥스키> 시 2편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인터넷의 이 영천이 맞구나!하는 생각이 었습니다.
영천이라는 청년과 대화후, 저는 경기도 화성의 두레마을 공동체 지도자 교육, 부산기장군, 경기도 양주 두레마을, 의정부시내의 교회 담임과 공부(신학박사)를 마치고, 대전을 거쳐, 전남보성에 내려왔고, 지금은 화순에 있습니다. (2013년~2014년 광주 총신학교 교수)
화순은 요즘(2013.10월31-11월 10일)까지 <도심속 국화 향연>이라는 축제를 하고 있고, 제가 가입되어 있는 한국 문인 협회 화순문학회에서는 이 행사에 시화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화순은 전남대 화순 종합병원이 있고, 광주까지 8차선이 열려, 조용하면서도 교통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50분간의 소나무 오솔길과 저수지는 아름답기도 하고......!
이영천의 시를 다시 적어봅니다.
<큰 산이 울 때>
이 영천
큰 산이 울 때
비가 온다 하더이다
모진 살풍에
굴게 옹골진 팔뚝으로
지란을 키우던 큰 산이 울때
비가 온다하더이다
알량한 미풍에 매혹하지 않고
거친 비바람에 아파하지 않고
총소리에 놀란 산새에게
쉴만한 가슴을 나누어 주던
큰 산이 울때
비가 된다 하더이다
그 눈물은
무디어진 나무의 촉수를 일깨워
푸른 꿈을 준다하더이다
그대여!
큰 산이 울 때
불덩이 처럼 내려앉은
가슴을 알으십니까?
억겁을 하루같이
멈추인 시간으로 통하는
큰 산의 마음
큰 산이 울 때 나무가 젖습니다
큰 산이 울 때 산새가 젖습니다
큰 산이 울 때 아기가 되어 나 젖습니다
※※※※※※※※※※※※※※※※※※※※※※※
이 시를 20여년만에 다시 읽어보며, 이 영천과의 만남을 기뻐하는 답시로, 아들의 성장과 제 삶의 행적도 보이는 시 한편을 올릴까 합니다.
<아들과 영광(모든 자녀들의 진정한 영광을 위하여)>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화순 제일중 2학년 아들이
옆모습 보이며 걸어갑니다.
장성하여
예수님 일을 잘하라는 뜻에서
예일이라고 이름지어준
아들이 걸어갑니다.
나는 아들이,
경기도양주 백석읍, 의정부, 대전의 유성 봉명동,
보성 산골짜기를 거쳐 화순에 오는 동안,
자라나는 모습을 매일 보았습니다.
아들이 의정부 시내병원에서 갓태어났을 때,
아기 눈의 미세한 쌍커풀이 신기하여
마냥 쳐다보았습니다.
아들은 백석에서 양철 지붕위,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며 자랐고,
의정부의 기저귀찬 아들은,
분유통 위에 올라 창밖을 보다 굴러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아이는 대전의 집 앞, 유치원을 편안히 다니고
유치원 잔디밭에서 왼발로 공을 차는가 하면,
금강으로 흘러드는 갑천에선 연을 날리고
무선 자동차를 멀리서 운전했습니다.
갈대아 우르 아브라함의 바람, 보성으로 불자(2003. 4),
아이는 천봉산 계곡물에 몸담그고,
흐르는 계곡물이 5일장에서 사온 잉어들을 살리는 기적을 보았으며,
4월 꽃의 축제,
흰색, 분홍색의 능수버들 꽃잎 날리는 벚나무에서 그네를 탔습니다.
계곡의 돌개바람소리,
산이 들려주는 천둥의 메아리 소리 들으며,
아이는 전교생 70여명, 시골학교에 다녔습니다.
운동회열리면 모두 아는 사람들...!
가스배달 아저씨,
표고버섯아줌마,
한우(韓牛) 아저씨..........!
뮤즈(Muse)가 녹차의 고장, 보성에 보낸 천사,
목사님 딸, 안진주에 피아노 배울 때
7살 아이는 홀로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갈 때 눈뜨니, 보성읍 지나, 율포 해수욕장,
올 때 눈뜨니, 일봉리 지나, 버스는 광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솔개가 석양에 뱀을 낚아 날아오르고
꿩이 새끼들 데리고 길 숲에 숨어드는 곳,
밤에 듣기 거북한 고라니 울어대도 아이는 잘 잤습니다.
키우던 새끼 강아지 죽었을 땐,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아이는 나무 십자가 만들어 주었습니다.
영리했던 강아지, 하얀 해피, 얼룩의 조이
발정기에 바람나 집을 나간 후,
해피의 구박에 조이만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둘이 붙어다닐 땐,
山위에서 놀다가
2km밖, 아이의 유치원까지,
헥! 헥! 죽을만큼 달려서 따라왔습니다.
격동의 바람불어 산골짜기 나올 때,
아이는 명견(名犬) 보더콜리와 동행했습니다.
화순에서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났고,
뮤즈(Muse)는 또다시 드럼, 키타를 선물하며,
시간은 아이를 성장시켜 중학교로 보냈습니다.
오늘(2011.10,27, 목)
아들을 교실 가까운 후문에 내려주자,
179cm 키, 뒷모습 보이며
학생들과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이제,
중학생 아들은 청년이 되고 장년, 노년을 거쳐,
다시,
영원한 청년이 될 것입니다.
오늘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걸어가듯이
해나 달의 빛이 필요없는 길(계 21:23)을
민족들과 함께 영광속에 걸어갈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에 더해진 녹보석의 광채,
남모르는 비밀입니다.
이것은
나도 당신도 우리도,
주지 못하는
아들의 영광입니다.
<한국 문인 협회 화순문학 회지, 제 23호(2011년)>
<화순 제일中 교지, 정심원(正心園)제 19호(2012년), p.168>
이 영천과의 만남을 기뻐하며,
2013.11,6(수) 밤 11시
화순에서, 정 훈섭. (H) 010-8449-5933
첫댓글 허걱 .....신부님 ....진짜...정훈섭신부님 맞아요?
정관이랑 같이 찾아 뵙고 짜장면 먹던 기억이 나네요
뭐지 젊은시는 참 오래됐는데.....
제겐 신부님으로 기억됩니다.
기억력이 저보다 좋으시네요
그런데.......
잘 계시죠?
전 기억나는게....
동네.....아이들이 축구를 찰때....
신부님?(제 기억엔)이
하늘을 가르키며 말씀하셨죠
신이 지옥을 만들었을 것 같니?
하나님을 몰랐던 이순신은 지옥에 있을까?
.....
제겐 대야동.....짜장면 한그릇과 주정관으로 기억되는 ....
그 이야기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지요
지행스님을 만나고 더 많이 또렷해 졌던...
.....
음.,...
그런데 저도 잊어버린 제 시까지....이곳에서 보는구요
오꿈사가 잃어버린 스승찾기 카페가 됐어요
.......
내일 전화 드리겠습니다
아...아름다운 인연이세요 ^^
정훈섭신부님은 인터넷을 잘 안하신다네요
^^
어떻게 찾으셨는지......음...반가운 통화를 했습니다
어머 저도 너무 기쁘고 행복해졌습니다^^
반갑습니다 신부님
지금은 목사님이 되셨다네요
신부님이자 목사님이시라 그럼 성공회 신부님이신가요?
신부님이셨구요
현재는 개신교 신학을 하신다네요
교수로 계시는듯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에헤....젊은시라고 예전에 동인활동을 몇년간 했을뿐
지금은 뭐......ㅎㅎㅎㅎ
20여년전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촌장님과 두분이 연세가 비슷하시더라구요!~
20여년전의 추억이죠
우와~~^^ 이장님 시가 넘 좋아요!
감성이 어쩌면 그렇게..... 가슴이 촉촉해집니당^^
만세 이장님! 우리 이장님!
아~ 알흠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