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 병
얼마 전 서울 의료원 영상의학과 과장으로 있는 막내 동생에게
가끔 가슴부위가 답답하고 얼굴에 열이 치밀어 오른다 는
말을 하였더니 “형 그건 아마 홧병인데~
형 성격에 홧병은 없을텐데~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것을 치료할 수 있냐?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화병(火病)’…
원래 이것은 의학에서 쓰이던 정식 명칭은 아니며,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 고유의 문화관련 증후군으로서
화가 나는 일을 당하고 그것을 잘 풀지 못 하였을 때
남아 있는 어떤 요인이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발병한 것으로, 이때 생기는 억울함이나 화(분노)가
적절히 말로 표현되어 배출되지 못하고
가슴 속에 차곡차곡 응어리(한)로 남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합니다.
사실 화를 내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성경의 말씀처럼 하루해를 넘기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네들은 그것을 가슴 속에 담아 두려고만 하니...
한방병원 홧병크리닉에서 나온 재미난 조사표가 있어서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점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실어봅니다.
1. 가슴이 매우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다.
2. 숨이 막히거나 목,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진다.
3. 열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4. 가슴이 답답해서 한숨을 잘 쉬고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뛴다.
5. 입이나 목이 자주 마른다.
6. 두통이나 불면증에 시달린다.
7.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자주 느낀다.
8. 마음의 응어리나 한이 있는 것 같다.
9. 뚜렷한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민다.
10. 자주 두렵거나 깜짝깜짝 놀란다.
11. 입맛이 없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고 체한다.
12.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
하나하나 체크해 보아서 4개 이상이면 홧병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8개 이상이면 치료를 요한다고 합니다.
화병의 자가 진단법대로 하면
우리 모두는 화병에 걸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은 다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속으로만 쌓아 놓으면
결국은 그것이 안에서 폭발하고 맙니다.
그래서 쓰러지는 것입니다.
내 안에 쌓여있는 것들은 그때그때 마다 풀어야만 됩니다.
그 방법 외에는 어떠한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병은 마음에서 생긴다는 말이 있지요?
정확도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도
부디 우리 교인들 중에는 치료를 요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경에도 화병(?)으로 들어 누었다가
예수님께로부터 치유함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베드로의 장모로
성경에서는 열병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웠는지라 사람들이
곧 그의 일로 예수께 여짜온대 나아가사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병이 떠나고 여자가 저에게 수종드니라”(막1:30-31)
고요하고 평온한 베드로의 집에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베드로는 평소 아내와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동생 안드레와 함께 성실하게 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조금 성격이 급한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가정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위에게
장모는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위인 베드로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예수라는 청년을 따라가겠노라고 배와 그물을 집어 던져 버린 것입니다.
자신과 그리고 아내와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고
아무 대책도 없이 언제 돌아온다는 약속도 하지 않고
훌쩍 떠나는, 그리고 그 소식을 남에게 들어야 하는
장모의 마음은 답답했을 것입니다.
가족들에 대한 어떤 염려나 대책도 없이,
심지어 집 안을 꾸려 나가야 할 사돈총각마저도 데리고
집을 나 간 사위가 못 마땅했을 것입니다.
사위를 생각하니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고
결국 이 여인은 자리를 펴고 눕고 만 것입니다.
열병이 난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에나 있는 화병과도 같은 것이었을 것입니다.
장모가 머리를 싸매고 누었다는 말을 베드로가 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모시고 베드로는 자신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모시고 왔는데도 장모는 나와 볼 생각은 안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대면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장모를 일부러 찾아 주시고
그녀의 열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이 여인도 예수님을 보자마자 그 분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사위인 베드로를 이해했을 것입니다.
화병의 근본적인 것이 해결되고 나니
그녀의 병은 치료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예수님께 수종을 드는 최초의 믿음의 여인이자
또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까지
섬기던 믿음의 여인이 되었습니다.
요즈음 우리주변에 의외로 화병 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직장 안에서도 동료간 문제로 화병이 생기고,
가정에서도 고부간, 부부간, 말 못할 고민으로 화병이 생기고
교회 내에서도 목회자와 성도 간의 문제로,
화병을 앓고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화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베드로의 장모가 예수님을 만남으로 병이 나은 것처럼,
주님이 개입하시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님이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성령님이 화를 다스려 주시고,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자 또한 최상의 방법일 것입니다.
성경 잠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
오늘도 화병 걸리지 않도록 마음 비우고
편안한 토요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