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퉤마록
엽기의 학교 (6).
혀남들은 비명소리가 난 곳으로 급히 달려갔다.
- 신부님께 무슨일이 생긴 걸까요..?혀남형..
- 왠지 불안해..어서가보자!
....
'지는 아까 걷어차놓구..'
주누는 싸늘한 시선으로 혀남을 쳐다보며 걸음을 재촉했다.
- 아앗!..신부님
- 신부님!
어찌된 일인지 Bob신부는 피를 한사발이나 쏟으며 쓰러져있었던 것이다.
- 이..이게 어떻게 된 일이예요?!
- 이런..!
Bob신부는 혀남일행이 온것을 보고는 힘겹게 일어나려다 다시 픽 고꾸라졌다.
- 혀남...주누...욱!
말을하던 신부의 입에선 울컥 피가 쏟아졌다.
- 어떻게 된 거예요?!..이게 도대체...
- 저..저기...
Bob신부가 힘겹게 손을들어 가르킨 곳에는 놀랍게도..
...
...아무것도 없었다.
- 어...아깐 있었는데..
- 이런! 지금이 농담할 때예요? 대체 어떻게 된거예요?!
- 적은...강해..
이렇게 말하고는 신부는 의식을 잃었다.
- 신부님!!
혀남은 세차게 흔들어 깨워보려 했지만 허사였다.
- 이..이게 도대체...
- ...우..웅..
순간, 다시금 정신을 차린 듯 힘겨운 신음을 내었다.
- 정신이 드세요??
- 적은..
- 말씀하지마세요...그냥 누워계세요..!
- 진짜로...
- 좆나... 쎄...
....다시쓰러졌다.
- 아예 이대로 묻어버릴까..
혀남은 품속의 춘향을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뇌까렸다.
그때였다.
저 쪽 복도 유리창이 끝에서 부터 깨어지며 점점 혀남일행이 있는 곳까지
조여왔다.
- 퍽퍽! 챙그랑..!
- 피해!
혀남은 재빨리 주누와 Bob신부를 감싸며 몸을 숙였다.
그들의 머리위로 유리창이 깨어진 파편이 튀는 것이 느껴졌다.
- 웃! 따가워!
- 대체 어떤 놈이냐!
주누와 혀남은 몸을 일으켜 보이지도 않는 상대를 향해 소리쳤다.
곧 허공에서 찢어지는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깔깔깔 너희따위가 감히 날 잡겠다고?! 가소롭구나!
- 이런! 80년대 대사를 지껄이다니, 혼나고싶나!
- 어서 모습을 드러내어라!
- 깔깔~나잡아봐라~용용 죽겠지? 안보이지?
- 비..비겁한...주누! 안명부(눈을 잘보이게하는 부적.)를!
- 아, 그렇지!
주누는 급히 부적꾸러미에서 안명부를 찾았다.
- 이걸 눈에다 비벼요.
혀남은 잽싸게 부적을 받아들고는 눈에 부적을 비볐다.
하지만 귀신의모습은 커녕 도리어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것이었다.!
- 어떻게 된거냐 주누! 이거 아무것도 보이지가 안잖아!
- 아니..그럴리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주누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혀남을 쳐다보았다.
- 이..이런..
- 뭐야? 뭐가 어떻게 된거야!제길!
- 눈에 붙었어요....띠어요..
...
혀남은 멋적게 부적을 때어내고는 수줍게 말했다
- ..웃길라구....
- ....우습군요..
이때 공중에선 또한번 귀신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깔깔 멍청한 것들 너희들이 그러고도 날 잡겠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바보들..
- 우우...너의 고리타분한 대사는 이제 신물이 난다! 그만좀 해라 ...아앗!!
귀신의 모습을 본 혀남은 다시한번 크게 놀랐다.
'으으..여고생이라니...그것도 꽤 예쁘잖아!..낭패다'
그렇다. 귀신은 여고생의 원귀였던 것이다.
- 요망한것! 보아하니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어째서 그런 나쁜짓을 일삼는
거냐!
- 깔깔깔~나쁜짓하는데에 나이가 상관있던가? 말같은 소릴해라..
- 그..그건..
- 깔깔깔
- 웃지좀마라! 뭐가 그리 재밌냐?!
- ..멍청한것..죽어라.!
소녀의 원귀는 이렇게 말하고는 무언가 주문을 외웠다.
- 앗! 주술을 쓰려나 봐요! 귀신이 주술을쓰다니..! 굉장히 강한 녀석이예요!
조심해요 혀남형!
순간 원귀는 혀남을 향해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 에스엠 - 파이브!
- 아앗! 저것은!!
..에스엠 파이브..!..그것은 실로 전율스러운 주문, 저주의 일종이다.
이 저주에 걸리면 평생동안 한가지 자동차만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것.!
무서운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 저런 흉악한 주문을.!
무서운 주술이란것을 눈치챈 혀남은 경공을 사용해 재빨리 몸을 피했지만
원귀의 저주를 담은 기운은 뒤쪽에 자빠져있던 Bob신부의 몸에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퍽!
- 저런...
- 불쌍한 신부님...핸드폰 연채료도 빠듯하실텐데...
- 제길..피하다니..두고보자.!
하더니 3-2라고 써있는 교실로 휘리릭~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 거기섯!
주누와 혀남은 소녀의 원혼을 따라 교실안으로 뛰어들었다.
...물론, 저 위의 '거기서'라는 대사는 귀신이 진정 그곳에 서길 바라고 한
말은 절대 아니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진부한 표현들이 곳곳에 심어져있다.
그걸 알리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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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퉤마록
엽기의 학교(7)
3-2라고 쓰여진 교실에 들어선 주누는 흠칫 놀랐다.
'이럴리가 없는데..'
그렇다. 교실 전채가 하나의 큰 진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우리 해동밀교에서만 전해 내려오는 ...'
- 깔깔깔! 걸려들었구나! 저 어린놈은 눈치 챘나본데, 이 교실은 사실
함정이다!
본 진법으로 말할것 같으면 내가 어릴적 아빠의 서재에서
우연히 얻게 된 낡은 책에서 본 것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옆 초등학교
에서 어렵사리 구한 닭피로 7일 밤동안 어렵게 완성시킨것이다!
이 진법의 주요 성분은 닭피 2리터, 증류수 1리터를 잘 혼합시킨 후
3일동안 햇볕이 안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잘 개어 두었다가 그
침전물에 두큰술 반의 참기름(경제적 여유가 없으신 분은 식용유라도
무관하다.)을 첨가 , 고소한 향이 날때까지 잘 저어서 걸쭉해질 무렵,
중불에서 약 5분간 중탕시킨 후, 식기전에 재빨리 진법을 완성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로, 이 진법의 효능, 효과는 노화방지, 기미 주근깨
예방, 피로회복 자양강장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을 정도이고
어쩌면 숙취에도 도움이 될 지 모르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보약이
따로없는 그런 진법인 것이다!
- 그런!..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진법이로구나!
- 혀남형! 조심하세요 이 진법의 효능은 따로 있어요 ...그것은 바로..
이 진법안에서는 결코 남자가 여자를 이길 수가 없다는 거예요
..이 진법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80년대, 피곤한 하루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을 측은히 여긴 주부들이 힘을모아
고안해 낸 것으로 그 의도는 좋았지만 암암리에 남편에게 손찌검을 당
하는 주부들의 한이 서리게 되어 이곳에서 여자에게 폭력을 행했다가는
결코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없다고 전해내려오는 그런 무서운 진법이
라구요!! 이름하여 - 주부습진! (主婦濕珍)!! -
- 그런 흉악한!!
- 호호호 이제 알겠느냐? 너희는 결코 이곳에서 날 잡을수 없어!
'이..이런 절망감...도저히 이길 수 없어서 도망치고 싶다는 느낌은
태어나서 이번이 네번째다..!
첫번째는 고교시절, 타이슨의 시합을 보았을때이고, 두번째는 아버지께
숨겨두었던 성적표를 걸렸을때..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우리집 강아지 누렁이가 동네 암캐들을 전부
모아놓고 차례로 상대하고 있는것을 목격했을때...그리고 지금이다..'
혀남은 나즈막히 '약해지면안돼..'하며 고개를 설레설레저었다.
하지만, 남자가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도저히 어떻게
해 볼만한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가슴만 탕탕 두드릴 수 밖에 별 도리
가 없었다.
- 혀남형님..이 일을 어쩌죠..
- 글쌔말이다...아무런 방법도 떠오르지 않는구나..
- 호호호! 의미 없는 살생은 하고싶지 않으니 그만 돌아가는게 어때?
- 으...
- 넌 도대체 무었때문에 이승에 멤도는 거냐? 죄 없는 사람까지 죽여가며!
- 죄가 없다고?!
귀신은 그 말에 화가 났는지 지금까지의 장난스런 분위기는 사라지고 어느덧
증오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뀌어 혀남을 쏘아 보았다.
- 그것들은 죽어 마땅해!
- 이 세상에 어떤 죄도 그것이 죽음까지 이르게 할 정도의 것은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그것이 설령 죽을 죄였다고 할지라도 죽은 네가 벌을 내려선
안되는 거야! 이승엔 이승의 법이 있거늘!
- 너희들은 아무것도 몰라!!
- ..제길..
이 원귀에게는 말이 통하지 않을듯 싶었다.
- 혀남형, 아까 저 누나 귀신이 '그것들'이라고 했잖아요..그럼 이미죽은
한명말고 또 누군가를 해하려 하는것 같아요.
주누는 혀남에게 조용히 얘기했다.
- 도대체..도대체..무었때문에 그런 원한을 품게 되었나?!
- 훗, 너희들이 그런것 까지 알 것 없다 여기서 떠나던지, 내손에 죽던지!
- 제길 말이 안통하는 군..
- 사실은....
- ??
- 내이름은 김소영..이 학교 학생이었지...그리고 친구 한명이 있었는데
그아이의 이름은 김영희(1편 처음에서 죽은 아이), 우리둘은 무척 친했어.
하지만, 중학교때부터 언제나 나와 같은 학교였던 영희는 공부를 곧잘해
언제나 1등을 도맡아 했었지....
- 넌 혹시 매일 2등?
- 아니..그걸 어떻게?!!
- ....
- ....;
- 하지만 이상한 걸..보통 이야기엔 2등이 1등을 죽이지 않아..?
- 내 얘길 끝까지 들어..
그리고... 매일 3등을 도맡아 하는 김주희라는 아이가 있었어..
- 그래서 ..그 아이가 널 죽였나?
- 아니..
..그리고 늘 4등을 고수하는 도영이라는 아이도 있었지..
- ??
- 아참, 언제나 5등을 하던 가영이도...
- ....무슨 학교가 그러냐..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 그런데, 문제는 늘 127등을 하던 미연이었어!..고 계집애!
- !!
깜빡 잠이 들었던 혀남은 소영의 원혼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며 깨어났다.
- 고 계집애가 나를 죽였어!
- 아니?! 하지만 네가 죽인건 1등한다던 그 아이였잖아!
- 걔는 그냥 얄미워서...살짝 놀려준다는게 그만..
- 이런 악독한! 그나저나 그 127등은 널 왜 죽인거지?
- 그..그건..흑..
소영은 이유를 생각하려다 울음을 터뜨렸다.
- 이..이봐..왜우는 거야..맘약해지게..
그렇다 혀남은 여자가 울기시작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이었던 것이다.
- 흑흑..어느날 이었던가..고 계집애가 날 옥상으로 불러 내었어.
그리고는..흑..
- 밀던가?
- 그건 아니고 ..
- 그럼?!
-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거였어!
- ....
- 호기심에 나도 딱..한모금..빨았는데...
- ??
- 때마침 선생님이 옥상으로 올라오신 거였어..당황한 나는..그만 발을
헛딛어..
- ....
.....
어색한 침묵이 교실안을 맴돌았다.
주누와 혀남은 분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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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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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2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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