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10
시드니에 도착해서 바로 신청했던 일일투어를 떠나는 날 입니다.
(어른 1인당 63불에, 아이들 둘 63불...합이 190불)
데이투어는 시티내에 있는 한국인 여행사에 가서 하면 돼요...저희는 민박과 연계된 여행사에서 했구요..
다른 곳이랑 가격차는 확인 못해봤는데요...시드니에서 하면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투어도 있고 한국사람끼리 하는 투어도 있는데요...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저희는 알아들을 수 있는 후자의 투어를 했구요..
알람시계를 들고 오길 잘했지요....(늦게 일어남 돈이 휙~ 날아가니...)
6시에 일어나 우리의 부지런한 친구는 떡국끓이고 애들 아침 도시락도 싸고 준비도 다하고....정말 대단하지않습니까?^^
설겆이를 끝내고 보니 허걱....10분전이군요...
최선을 다해 아빌리온호텔까지 마구....뛰었지요.
7시 정각에 도착해 보니 우리보다 더 늦게 온 사람이 있더군요.하하
가이드가 엄청나게 투덜거립디다...
7시에 시티를 시작으로 스트라스필드와 이스트우드를 거쳐 미니 버스를 꽉 채우고 드디어 포트 스태판으로 떠납니다.
이 대단한 가이드 아저씨...운전 장난 아닙니다.
수동기어 변속 솜씨가 놀라울 정도로 엉성합니다.
차는 덜커덩거리고...가는 내내 불안했지만....뭐~ 잘 도착했습니다.
포트스태판은 현지식으로 발음하면 포트 스티븐스 라네요..
쿡선장이 호주를 발견한 후, 다른 선장(이름이...)이 호주에 죄수들을 싣고 왔을때,
넬슨베이의 이 아름다운 항구에 자신의 일등항해사 이름을 붙여 주었다네요.
멋진 보스 였던가 정말 일잘하는 항해사 였거나...그랬겠죠?
처음 간 곳은 사막모래썰매타기...
사실 말이 사막이지...사막은 아닙니다. 물론 보기엔 사막 같지만...
사막은 내륙으로 10시간 이상을 가야하기 때문에 해변가에 사막화된 곳으로 가서 사막 체험을 한데요.
사막 근처에 내려 사륜구동 버스도 밴도 아닌 특이한 차에 갈아탑니다....운전사 아저씨가 차만큼이나 신기합니다. 차랑 주인이랑 비슷한 구석이 많아 보입니다. 맨발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끔 보이는 몸 낙서...
지우는 컨디션이 좋지않은지 계속 칭얼칭얼....거립니다.
모래언덕에 도착해 아래를 내려다 보니 까마득해 보입니다.
나눠주는 썰매(걍 나무판)에 지우와 앉아서 싹~ 내려갔습니다.
저는 넘 재미있는데 지우는 "으~~~악"하고 비명을 지릅니다.
지우는 모래가 날린다고 울고불고 무섭다고 소리지르고...
아~ 머리아픕니다.
다들 저보고 미친 엄마라고 속으로 욕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내려갈때는 좋았는데 걸어올라가는 길이 장난 아닙니다.
지우는 앉아달라고 모래경사에 넘어질 것 같다고 난리입니다.
모진 엄마는 썰매들고 안고 올라갈 수 없으니 너는 여기 살아라~
하며 혼자 올라옵니다. 지우는 더욱 치열하게 울고...
그 난리에 남아있는 사진은 이것이 전부 입니다.
지우의 수난을 말해주는 듯 하죠?
같이 간 지원이(친구딸) 신나게 잘만 놉니다....
우리 딸... 너무 나약한 걸까요?
해병대 캠프하듯 한번 더 탔습니다. 딸은 울고 엄마는 단호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좀 과했던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사륜구동차에서 모래도 털고 사태를 수습해봅니다.
같이 투어간 아짐마, 아저씨들은 알수없는 눈빛을 저에게 보냅니다.
앗~ 따가운 것은....왜일까요?
근처 해변에서 피피조개잡기 체험을 한답니다.
지우를 달래 줄 속셈으로 파도야 나잡아봐라...놀이를 했지만
지우는 무섭다고 ...무조건 싫다네요...
신발 벗고 해변가를 걸어 보려해도 우리 딸과 친구는 멀리 서있기만 합니다.
우찌이리...딸과 엄마가 서로 른지...
저와 지원이만 신나게 발가락으로 모래를 만집니다.
자유로운 감촉이 좋습니다
바다는 멋지고 햇살을 따갑고...바닷물은 차갑습니다.
모래사장에 난 구멍을 마구 파니 조개가 보입니다. 물론 저는 옆의 총각이 잡는 걸 보기만 했죠...
총각이 지우에게 조개를 건네주었지만 지우는 냉담히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무섭다나요....크크
이곳에선 조개를 잡는 건 자유지만 가져가면 벌금이 아주....무겁답니다. 잡은 건 고의 보내줘야죠....
호주당국의 자연보호 의지...때문이라는데...돈은 벌고 싶고, 자연은 보호하고 싶고...
다소 이중적인 낌을 받았네요.. 자연보호도 지속적인 돈벌이를 위한 것이 아닐까....?
이번에는 돌고래 워칭 크루즈를 한답니다.
선착장 근처 유일의 한국식당에 들러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이 먼곳에서 먹는 한국음식....맛있네요...
밥먹는 딸...모습을 보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아....철없는 엄마를 용서해줄려?"
식사시간이 1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가이드의 종용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애를 데리고 어케 15분만에 밥을 먹냐고요....?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선착장으로 달려가 배를 탔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노랑머리들의 배는 좀 있어보이는 듯한데...
우리가 탄 배는 왜 일케 읍써보이는지....
가이드는 넬슨베이가 아름답다고 입에 침이 마를지경인데...
글쎄요...제 눈엔 동해도 이만큼은 아름다운 것 같은데...^^
하늘도 바다도 아름답긴 합니다....
열심히 돌고래를 찾아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배가 선창장에서 제법 멀어지니 돌고래들이 한마리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우리가 쇼에서 보는 그런 돌고래들처럼 뛰어 다니진 않아서 기껏 찾아도 녀석들의 등허리밖에 못봅니다. 그 마저도 멀리서 밖에 볼수 없네요...선장이 어군탐지기를 가지고 이리저리 찾아다닙니다.
첨에서 돌고래 한두마리에 모두들 이리저리 몰려다니고...탄성을 질러대더니...너무 봤나...나중엔 시큰둥...하네요..
돌고래가 동물원에서만 사는 동물이 아니라 원래는 바다에 살던 거란걸 지우도 아마 이젠 알게 되었겠죠? 그게 오늘의 성과가 아닐까 싶네요...
배가 좀 출렁거리긴 하지만 멀미날 정도는 아니었어요.
배에서 주는 커피랑 쿠키는 딱~ 공짜 맛....
한시간 반 정도 배를 탄 것 같네요..
배에서 내려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와인 농장 구경을 갔습니다.
헌터벨리(시드니 근교의 대표적인와인농장)처럼 제대로 된 농장은 아니었구요...
와인을 팔기위한 위장용 농장이었다고나 할까요...ㅋㅋ
암튼 와인을 세종류 정도 시음해 봤네요...
역시 제겐 달달한 화이트 와인이 젤 맞는 것 같았어요...
사고 싶었지만 짐이 너무 많아서 참았네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지우는 정말 골아떨어져 버렸네요..
오늘의 투어를 점수로 환산한다면....한~70점 정도...
패키지 여행과 같은 느낌이랄까...
강요당하는 여행...바쁘고 꽉 짜여지고 정신없는...
뭔가를 많이 하긴 했는데 하자마자...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그렇지만 일일투어가 아니었다면 오늘 했던 체험들은 아마 영영
하지 못하고 호주를 떠나야 했을테니...그 나름의 의미는 있었겠죠?
돌아오는 길에 sdf라는 한국식 면세점에 들러서 친구의 오래된 지인들도 만났고....그 덕분에 싸게 부모님들 선물도 사고....
대부분 투어를 끝내고 가는 한국 기념품점은 커미션을 가이드들에게 떼어주기 때문에 좀 비싸답니다.
(물론 시티에 있는 기념품점과 비슷한 수준내지 조금 싸긴 하죠...)
개별적으로 가서 할인율을 협상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보통 가이드들이 데리고 가면 할인율을 20%내외로 부르는 것 같은데요...
개별적으로 가면 더 해주지않을까요?
참고로 겉이 실크로 된 양모이불을 전 100불이 안되는 값에 샀답니다.
(양모이불, 양모내의, 라놀린크림, 프로폴리스치약, 티셔스, 인형, 마이마이`브라우어등 아이들 로션류 등등...왠만한건 다 있어요...이번에 알게된건...어른들이 양모내의를 무척 좋아하신다는 사실이죠...시드니 DFS에도 있는데요...딴 건 안그런것 같은데 내의 만큼은 DFS가 조금 싼 것 같아요..)
그렇게 하루를 보냈답니다....정말 긴~~~하루였죠..
첫댓글 아기들도 돈 내나요? 아기라고 주장하시지... // 모래에서 썰매 타면 잘 내려 가나요? 무서울 것 같기도 한데... //지우가 겁이 많고 내성적인가봐요. 제아들도 남하고 어울리지를 못하는데.. 좀 피곤하죠. //여전히 사진 안나옵니다. //여하튼 하루에 많은 것을 하셨네요. 개인적으로 하면 힘든 여정이겠죠.
어디서 들었는데요 엄마와 유대관계가 잘 맺어지고 배려를 배운 아이가 겁이 많아 보인다나요? 사실 겁이 많은게 아니고 조심성이 많은거래요. 그말 듣고 저도 조금 안심이 되었다는..ㅋㅋ 실은 제딸도 한소심 하거든요^^
앗....진화님...사실인가요? 정말 그렇다면...저도 안심인 걸요...걱정 많이 했었는데...^^
사진 안보이나요?
전..모래썰매타고 내려와서 해변에서 파도타기 했는데 무지 재미있었거든요..거기도 유명한 서핑포인트라고 하더라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