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꾼 악마는 영어의 familiar 또는 familiar spirt을 번역한 말로,
어원적으로 라틴어의 famulus 즉 '하인'에서 유래된 것이다. 원래는
마술사 밑에서 잡다한 일을 하는 정령이나 동물을 뜻하는 데(말하자면
마술사의 시다바리를 함.), 16세기 이후에 기독교의 영행을 받아
악마의 부류로 전락했다.
게르만 계통의 퍼밀리어
동물을 심부름꾼으로 하는 이야기의 원형은 북구의 전승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 속에서 주신(主神) 오딘 스스로가 까마귀나 늑대,
발키리아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구의 마술사, 특히 마녀들은 자신의 육체로부터 영혼을 유리시켜
여러 곳을 찾아가는 데, 그 때 영혼은 다양한 동물의 모습으로 둔갑할
수 있다. 물론 육체는 가만히 있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마녀들의 집에서 나오는 동물을 보고 그것을 퍼밀리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마녀의 검은 고양이도 가장 대표적인 퍼밀리어랍니다^^)
동물의 모습으로 둔갑한 마술사의 영혼은 같은 종류의 동물과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고, 덕분에 부탁이나 협박을 하여 실제로 동물을
심부름꾼으로 쓸 수도 있었다라고 한다.
근세 이후에도 게르만의 여러 나라들에게는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다. 16세기 독일 철학자 아그리파는 평생 동안 검은 개를
퍼밀리어로 데리고 있었다 하며, 17세기의 영국의 철권 독재자 크롬웰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유대 계열의 퍼밀리어
마족을 심부름꾼으로 삼는 전승은 유대 왕 솔로몬이 거느리고
있었다는 72기둥의 마신에서 유래되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지혜와
위대한 유일신의 힘으로 사막에 사는 이교의 마신들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이리하여 그는 온 세계의 부를 모아 호화로운 신전과
궁전을 세우며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예가 있는데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개봉될 화제작 일본의 퇴마 영화로 잘 알려진
음양사(陰陽師)는 시키(式, 式鬼, 式神)라는 귀신을 만들어 적을
급습할 수 있었으며, 수도자들은 텡구(天狗)를 이용할 수 있었다.
퍼밀리어의 분류
형태면에서 보면 퍼밀리어에는 실체가 있는 것(동물 종류)과 없는 것
(정령)이 있다. 실체가 없는 퍼밀리어는 특별히 아가디온(Agathion)
이라 하여 일반적인 것과 구별한다. 아가디온은 대개 단지나 반지,
부적, 마법의 원등으로 봉해져 있었서, 마술사의 명령으로 나타나고
볼일 없으면 다시 봉인된다.(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의 지니나 반지의 요정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마술사와 퍼밀리어의 관계는 다양하며, 대략 그것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괴뢰(傀儡)
퍼밀리어는 마술사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이므로 수준 높은 지능이나
생각, 자의식이 없으며 다만 주어진 명령에 따를 뿐이다.
2. 주종(主從)
마술사가 강력한 마수을 부려 일방적으로 지배하며 노예로 부려먹는다.
(솔로몬왕과 72기둥의 마신들)
3. 노사(勞使)
심부름꾼은 조건이 딸린 계약을 맺고 주어진 명령에 따라 일을 하는
대신 마술사로부터 일정치의 보수를 받는다.(독일의 문학가이자
철학자 괴테가 쓴 소설 파우스트에서 박사 파우스트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된다.)
4. 사제(師弟)
심부름꾼이 존경하는 마술사의 제자가 되어 잡무를 담당한다.
(예: 일본의 역행자役行者, 젠키前鬼, 코키後鬼).
5. 우애(友愛)
서로를 잘 이해하는 친구로서 상대방을 위해 무상으로 봉사한다.
(예: 서유기의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와 삼장법사 간의 관계)
물론 이런 요소들이 복합된 형태도 생각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폭풍]에서는 마술사 프로스페로가 바람의 정령인 아리엘을
심부름꾼으로 묘사하고 있다. 프로스페로는 사악한 마녀의 손아귀에서
아리엘을 구한 뒤 일정기간 동안 아리엘을 부릴 수 있는 약속을 한다.
아리엘은 마술사를 경외하면서 해방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경우는 2.와4.의 관계가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마녀사냥 시대의 퍼밀리어
16세기를 전후하여 서양세계를 풍미한 일대 현상이 있었다. 마녀사냥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시대에 마녀(Witch)의 존재에 대한 여부는
에너지 님의 마녀편에서 참고로 하고, 이로 인해 퍼밀리어의 모습도
완전히 변질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녀는 악마와 계약하는 대신 퍼밀리어, 혹은 임프라는 작은 악마를
수령할 수 있는 데 마족 중에서 가장 낮은 득븡의 존재로 지능도 인간
수준이며 마법도 제법 구사할 수 있다.(게임 디아블로에도 액트 5에서
자주 나옴. 정말 짜증나는 녀석들이였지요. -_-;;;)
마녀의 신변에 관한 잡다한 일부터 시작하여 적의 정찰, 저주, 돌림병의
전염에 이르기까지 뭐든지 명령받은 대로 일한다. 이 심부름꾼의
먹이는 잡곡, 치즈, 빵, 물, 맥주 등이며, 이 밖에도 마녀 자신의
피를 나눠줘야한다. 유두, 혹은 악마에 의해 몸 어딘가에 생겨난
상처를 내어 마녀의 피를 흡혈한다.(노예가 주인을 흡혈... =ㅁ=!)
이 상처에는 아픈 감각이 없기 때문에, 그 사람이 마녀임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된다. 아무튼 퍼밀리어들은 개, 검은 고양이,
까마귀, 두꺼비, 족제비, 부엉이, 곤충 등으로 둔갑할 수 있으나
절대 사람으로는 변신을 못한다는 기묘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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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마녀의 친구들 퍼밀리어(심부름꾼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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