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무능한 인조임금 추종자들의 몰락

[다금바리(康東信)]

강화도 짓밟은 몽고군
              -제 1 편-

  -무능한 인조의 병자호란 배임 대응.-

※비참하게 죽은 광해군의 말년을 다루려고 자료를 수집하다가

  그 자료들로 다른 글들을 자주 쓰게 되었다.

  이번 글은 광해군을 내쫓은 인조와 그 세력들의 무지함으로 

  자초한 청군의 침략에 막강 요새였던 강화도가 얼마나
  손쉽게 함락되었는지를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인조와 그 추종자들이 보인 무지함과 무능함,
  그리고 그 결과로 백성들이 당해야 했던 참혹한 피해들을 
  들여다 보자.
 

1231년부터 몽고는 30년간 무려 9번이나 고려를 침공했었다.

무신 정권의 우두머리 최 우는 고려에 굴복하지 않고

고종을 모시고 강화도로 천도하여 끝까지 저항했다.

몽고의 기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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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휩쓸었던 몽고군도 고려를 무력으로 점령하지를 못했다.

결국 몽고는 몇 번이나 해봐도 되지 않던 무력 침공을 포기하고

회유책으로 돌아섰고 오랜 저항에 민생이 피폐해진 고려도 양보하여

강화한 뒤 강화도에서 철수하여 송도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건너 해안이 빤히 보이는 강같이 좁은 강화 해협을 몽고군을 끝내

건너지 못했던 것이 고려의 무력 점령 실패의 한 요인이었다.

만에 하나 무신 정권이 맹렬 저항하다가 강화도가 점령되었다면

역사에 유래 없는 피비린내 나는 대 살육전이 전개되었을 것이다.

몽고는 일찌감치 알아서 항복하는 적에게는 관용을 베풀었지만

끝까지 저항하는 적은 무자비한 학살로 씨를 말리는

전술을 썼다.

징기스칸 대에 지금 사마르칸트의 주민들 씨를

말리고 도시를 다 파괴했던 것이 좋은 예이다.

고려 침공 때도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던 황해도 양산성의

성민 4,300명을 학살했고 춘천 춘주성도 저항하다가

점령당하고 300명의 죄없는 주민들이 학살당했다.

하여튼 무적 몽고군의 침공을 버티어낸 강화도는 조선인의
마음속에 불침의 요새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강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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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군은 강화 해협을 못 건너고 말았지만 그 후로부터 40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그 몽고 자손들은 조상들이 밟아 보지 못했던

강화도에 상륙하여 마음껏 분탕질을 하고 부녀자들을 강간했다.

이때의 몽고군은 청이라는 국호를 쓰는 신생 여진 국가의

막강 침공군의 한 부대로서 강화 해협을 건넜다.

병자호란 때의 이야기다.

앞에서 소개했던 글 ‘비운의 조총수 5,000인’서 말했듯이

엄청나게 성장한 후금의 군사적 존재를 의식하고

또 다시 외적의 침범을 받지 않도록 노심초사했던

광해군과 달리 그를 쫓아내고 정권을 잡은 서인들과

그들이 추대한 인조는 정 반대의 길을 갔다.

임진왜란 후 한 세대가 지나지도 않은 30년 동안

대국 명을 무섭게 압박하던 청을 여전히 야인들이라고 홀대하다가

두 번이나 침공을 당하고 국가가 초토화되게 만들었고

백성들을 도탄에 빠지게 만들었다.

청군과 몽고군의 강화도 침공을 이야기 하기 앞서

광해군이 그처럼 노심초사해서 조심스럽게 관리했던 청을

철없이 자극했던 무능한 인조와 그 멍청이 신하들의

행적을 여기 소개한다.

그 결과를 분석한다면 인조와 그 일당들은 천치나

다름없었다고 탄식 섞인 비난의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문자 그대로 무능과 무지와 태만의 집합 묘사어인 천치가

인조와 그 주변을 에워싼 집권 세력을 묘사할 수 있는

최적의 단어이다.

반정 주체는 쿠데타가 성공하자 평안도 국경 지방으로

금부도사를 보내 평안 감사 박 엽과 의주 부윤 정 준을 처형했다.

그들은 광해군의 대북 정보 창구였었고 후금 외교 창구였었다.

두 사람은 광해군의 의중을 받들어 대외정책을 일선에서 실천했다.

그들을 전격적으로 처치한 것은 분명 반 후금과 친명 정책을

표방한 인조반정 세력들이 명을 의식한 조처였다.

실제로 후에 조선과 가까운 곳에 주둔하고 있었던 명군 지휘관들은

이들을 처형한 것에 대해 “ 통쾌한 일‘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었다.

광해군의 뜻을 받은 이들이 명군들의 미움을 받아가면서도 

후금에 밀착해서 외교 업무와 정보 업무를

얼마나 밀도 있게 진행했는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가공한 군사력을 갖춘 이웃을 자극하고 또 이들을 다룰

외교 루트를 스스로 차단해버리고 정보 라인을 폐쇄했으니

도대체 이성을 가진 정치 세력이 할 짓이 아니었다.
인조가 대 후그 정보 루트를 차단한 것은 스스로 눈을 감고
소경이 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인조 조정 패거리들은 이웃의 강적을 겁 없이 자극하면서도

아무런 군사적 방어 준비는 하지 않아 병자호란 때 적의 바람 같은

기습 남하를 눈 감고 당함으로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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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의 몰락 뒤 점점 괘씸해지는 조선의 태도를 보며

후금은 칼을 갈기 시작했다.

이 괄의 난후 후금으로 도주했던 조선 망명인 문제를 두고
조선과 갈등을 빚던 후금은 드디어 1627년 3만 병력으로

국경선을 넘어 의주와 안주 곽산등을 습격해서 단숨에
초토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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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앞글 '비운의 조총수 5,000 인'에서 말했듯이 정주 목사와
곽산 군수와 처첩들은 홍타이치 둘째 왕자 장막에 끌려가
갖은 난행을 당하고 더해서 여진족처럼 변발을 하고 항복했던
두 부사는 부대이동 때 처첩이 탄 말의 고삐를 잡는 마부가
되는 수모를 당했다.

처의 고삐를 잡은 곽산 군수 박 유건은 처의 정절을 지키지 못함을

나무랐고  마상의 처는 충의를 지키지 못한 그를 비난하며

서로 말다툼을 해서 주변에 구경꺼리를 제공했다.

새 정권의 후금 배척 정책에 충실했던 두 변방의 관리들은

후금의 원성을 많이 샀기 때문에 비인간적인 응징을 당한 것 같다.

제일 전방에 노출이 되어서 후금에게 잘 알려진 의주 부윤은

죽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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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한 뒤 장님처럼 후금을 백안시 했던 인조는 후금의
실력행사에 놀라 재빨리 강화도로 도주해서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후금군은 더 이상 남하하지 않고 대신 사신을 보내

인조를 협박했다.

별다른 실력이 없었던 인조는 강화도 연미정에서 후금과
맹약을 맺는다.

삼전도 굴욕의 예고. 정묘호란 뒤 맹약을 맺은 강화도
연미정. 강화 팔경의 하나로 바다건너 개풍군과
오른쪽으로 한강 어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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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굴욕적인 맹약이었다. 앞으로 후금에 세폐도 바치고 
형으로 모시고 착실히 모시겠다는 내용이었고 
백마를 잡아 피까지 마시면서 한 약속이었다.

속된 말로 꼬리를 땅에 착 붙이고 굴복해버린 것이다.

이 조약을 맺은 뒤 후금은 이 정도면 조선의 버르장머리를

충분히 고쳐 주었다고 생각하고 철군하였다.

이후 조선은 표면적으로는 명과 후금 두 나라를

함께 모셨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후금에 대한 원한과 혐오감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고 굴욕적인 조약을 철폐하라는 상소가 올라오는 등

조선의 인심이 뒤숭숭하였다.

이러저러 하면서 조선과 후금사이 별다른 일이 없이

십 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묘호란으로 혼이 나서 꼬리를 내리고 납작 엎드렸던

인조와 그 주변 인간들은 또 다시 살금살금 꼬리를 올리고
후금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오랑캐에게는
고개 숙이고 살고 싶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오랑캐가 못마땅해서 '맞짱'을 떠보겠다면
전쟁 준비를 단단히 했어야 했다.
오랑캐는 엄청난 군사 강국이었기 때문이었다.

수나라나 당나라와 맞선 고구려가 그랬었고 몽고와 글안과
맞선 고려가 그런 '맞짱'상황에 돌입하면서 챙긴 것이
국방력 강화라는 전쟁 준비였다.

하지만 반 후금 기치를 목청껏 외치던 조정의 무리와
인조는 아무런 국방력 강화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자신들이 도망칠 강화도에라도 단단히
방어대책을 강구해 놨어야 했다. 그런 것도 없었다.

광해군이 후금과 평화 공존을 모색하면서도 내밀히 후금
철기병들을 대적할 최적 무력수단으로 조총부대를
육성했던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인조 집권 세력을 천치들의 집단이라고 하는 것은 그 이유를
여기서도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슬슬 변화해가는 조선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후금의 내심도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던 것도 사실인 듯하다.

드디어 누르하치의 제위에 오른 여덟 번째 아들이

황제의 자리에 앉아 청(淸)이라는 국호를 반포하면서

곪아 오던 갈등이 터져 버렸다.

1636년 봄에 마지못한 체면치레로 후금에 파견되었던
춘신사[春信使] 이 곽과 나 덕현이 일을 저질렀다.

이 때 홍타이시가 국호를 대청[大淸]이라 하고 중국 황제와 같은

동격인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등극식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막무가내로 참석을 거부하였다.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는데 오랑캐 족이 황제를 칭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편협한 생각에서였다.

체면을 구긴 청 신하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등 봉변을 겪었지만

이들은 목숨을 걸고 즉위식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했다.

심양의 청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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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식 참석을 거부했지만 청은 이 두 사람에게 조선의
왕에게 보내는 답서를 주었다.

답서에 홍타이시가 황제를 칭하는 구절이 있었다.

그런 불온 국서를 도저히 본국에 가지고 갈 수없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은 조선의 국경을 넘기 전 그 답서를 국경을 지키는

청군에게 되돌려 주고 왔다.

그리고 돌아와서 전말을 보고하자 평안 감사는 한술 더 떠서

조정에 파발마를 보내어 그런 불손한 답서를 받은 두 사람을

참수하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이 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두 사신이 저지른 사고는

청 태종과 청 조정에 준 쇼크는 대단한 것이었다.

비록 하급 관리의 해프닝이었지만 이 답답한 두 사람들이
청 황제를 공개적으로 부정했던 오만방자한 행위에서
그간 숨겨졌던 조선의 반청[反淸] 정서를 실감 있게
읽어 버린 것이다.

이때 청 태종과 핵심 측근들은 조선을 재차 손보기로 한

방향으로 결심을 굳혀 버린 것으로 생각된다.

어차피 본격적인 명 정복을 위한 본격적인 전쟁에 앞서

후방의 후환이 될 수도 있는 괘씸한 조선을 두들겨 패서

무력화 시킬 필요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꾹 참고 몇 달 뒤 인조의 왕비인 인현왕후가
죽자 이를 조문하는 조문사를 보냈다.

조문사로 임명된 사람들이 특이했다.

청 군부의 실세들인 용골대와 마부대였다.

이미 군사적으로 침공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청이 두 장수를 침공로 정찰을 목적으로 파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조와 조정은 완전히 눈이 멀어있었다.

두 장수의 접대를 현역 대신이 아닌 은퇴 신하들을 불러내

접대하게 하였다.

사신들은 왕비의 조문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조의를 표하는 것이

그 때의 풍속이었다.

조선은 두 사람을 건물 내가 아니라 야외인 궁궐 서쪽

건청문 앞의 다리에 장막을 치고 조문 제사상을 차렸다.

잔치 집에 온 거지에게 문 밖에 상을 차려주는 것과 꼭 같았다.

굴욕을 참고 두 장수가 일단 제례를 하던 중에 장막이 무너져

버렸다. 큰 실례였다.

더구나 장막 가까운 곳에서 어영청 조총수들이 훈련을 시작했다.

모두 후금에 앙금을 가진 조정의 무리들이 꾸민 철없는

농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사들의 집결을 본 용골대와 마부대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숙소로 도망치고 말았다.

한편 이들이 와 있는 동안 대신 홍 익한을 비롯해서
철없는 성균관의 유생들은 연이어 상소를 올려 두 오랑캐들의
목을 치라고 아우성을 쳤다.

더 이상 미룰 수없다고 생각한 이들은 숙소를 이탈하여
민간인들의 말을 빼앗아 타고 북쪽으로 도주해버렸다.

한양 도성내를 질주해서 벗어날 때 말꼬리 같은 변발 머리를
흔드는 오랑캐가 말을 달리는 것을 본  아이들이 뒤쫓으며
돌을 던졌다.

이들이 도주한 것을 알게 된 조정이 곧 바로 뒤쫓는 사신을
보내서 돌아오기를 청했지만 이들은 들어줄리 만무였다.

조선의 천대와 위협을 느낀 이들이 청의 수도인 심양으로 돌아가

청 태종에게 얼마나 악의와 결의에 차서 조선 정벌을 건의했는지
알만하다.

한편 명을 내쫓아 버리고 욱일승천(旭日昇天)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청을 화나게 해놓고도 인조는 결정적으로
천치 같은 짓을 했다.

8 도의 관찰사들에게 비밀 교시를 내려 정묘호란 때 청나라와
굴욕적으로 맺은 형제의 맹약을 무효화 한다고 했었다.

이 교시가 고스란히 청에 들어가고 말았다.

청의 태도가 험악해져 가자 인조는 역관을 청에 보내

사태를 정탐해오라고 지시했다.

청 태종은 인조에게 답서를 주고 11월 15일 까지 심양에

왕자와 대신을 보내 정묘호란 때 맺은 화의를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침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청 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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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인조에게 보낸 청의 답서를 보면 청군의 군사적 목표와

작전이 확실히 들어난다.

“ 귀국이 많은 산성을 쌓고 있지만 우리는 큰길을 따라

   바로 진격을 할 것이오. 그렇다면 그 산성으로 우리를 막아낼 수

   있겠소? 귀국이 믿고 의지하는 것은 오직 강화도뿐인데
   만약 내가 조선의 8도를 다 유린한다면 그 작은 섬 하나를
   가지고 어찌 나라라 말할 수 있겠소 ?“

한마디로 한다면 청군이 군사를 일으키면 산성 따위는 무시하고

곧 바로 강화도를 목표로 진격하겠다는 것이었다.

청 태종의 협박장을 받고도 무능했던 인조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청은 드디어 조선 침공의 군을 일으켰다.

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리고 조선에서 어이없는 수모와 위협을 당한 악에 받쳐 

용골대와 마부대는 청 태종이 답서에서 자신만만하게 밝힌

그대로를 실천했다.

바로 이해가 병자년이었다.

나는 조선의 조야에 분수를 모르고 청을 배척하는 기운이
팽배했던 이유 모를 허장성세(虛張聲勢)가 인조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되었기 때문이었고 이런 전쟁을 불러왔던 것은
인조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뒤 남한산성 포위와 그 뒤에 행한 인조의 행동을 보면

위기의 군주다운 단호하고 명확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암둔(闇鈍)하고 용렬한 처신을 해대다가 사태를 최악으로

몰아갔던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그가 광해군처럼 현실을 직시하고 강하게 후금 경계의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더라면 조야가 그렇게 초여름 개구리 울 듯

친명 배청의 의견들을 뱉어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을 척화파라 불렸다. 병자호란 때 개망신을 당한 인조는

그 때부터 180도 전환하여 척화파를 배척하기 시작했다.]

강화도 짓밟은 몽고군
                                   - 제  2 편-


바야흐로 병자호란이라는 전쟁이 한겨울 섣달 초순 얼어붙은

조선에 들불처럼 몰아 붙여졌다.

조선이 청태종의 화의 사절단 파견을 미적미적 늦추어 시한을
못 맞추자 드디어 1636년 12월 9일 용골대와 마부대는 최정예
철기병단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넜다.

그리고 의주-한양 대로를 쏜살같은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의 성을 공격하거나 보급대를 기다리느라 지체하지 않고

오로지 전력을 다해 남으로 달리기만 했다.

기동목표는 조선 왕이 도주할 때 택할 한양과 강화도 사이의

탈출로 차단이었다.

한양에서 망신스러운 수모를 당하고 도망쳤던 용골대와 마부대는

복수심에 불타서 주야 최소의 휴식시간과 수면시간만을 가지면서

정신없이 달리기 사흘 만에 한양 교외인 교하에 도착했다.

한국 전쟁때 지도지만 용골대의 침공로를 짐작해볼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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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번개 같은 기동이었다.

조정에 이때서야 전방의 김자점이 보낸 청군 침입의
장계가 도착했다.
내습한 적군과 내습을 보고하는 보고서가
같이 도착한 것이다.

이 용골대와 마부대의 기동은 현대전에서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북한이 기계화 부대를 남한을 침공하고 서울 도착까지
사흘이나 걸렸는데 이들은 혹한기에 압록강 국경에서 한양까지
단 사흘에 주파해버린 것이다.

용골대와 마부대의 비상한 기동은 현대의 기계화 부대로서도
성취하기 힘든 일이다.

오직 그들의 치밀한 정찰과 조선군의 무능, 접전을 회피한
기동로의 정확한 선택이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이다.

청군의 바람 같은 기동 기습은 전락 전술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왔다.

소수의 기병으로 조선의 심장으로 치고 들어오자 조선은

그냥 붕괴 되어 버린 것이다.

조선은 단지 80명으로 어정쩡하게 기습을 시도했다가
고양에서 전멸 당한 것이 유일한 반격이었다.

초기의 청군 병력은 불과 수천 기에 지나지 않았으니 이때

조선이 정확하게 정찰을 실시하고 치밀한 전술로 다부지게
기습해서 침략 청병을 초전 박살을 냈다면 병자호란의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지도 모른다.

조선 조정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공황에 빠져 갈팡질팡하는
사이 이미 승패는 끝이 나고 있었다,

북한군 탱크 두 대와 일개 소대의 서울시내 침입으로 서울의
방어선이 붕괴했던 6.25사변의 비극이 이미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준비가 없었던 조정은 입에 거품을 물고 피난에 몰두했다.

인조는 당연히 강화도로 피난하고자 했다.

그러나 인조는 가는 도중 남하한 적에게 피습당할 염려가 있다고 

강화도 대신 남한산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조의 행태를 보면 무척 겁이 많고 심지가 굳지가 않았다.

자신은 맏아들 소현 세자와 함께 철옹성같이 보이는 남한산성으로

가면서 다른 궁궐 식구들은 모두 강화도로 보냈다.

강화도의 옛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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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신하들의 가족들이 합세해서 대단한 숫자가 되었다.

자기는 위험해서 못 가겠다는 강화도에 다른 혈족들을 보낸 이유를

알 수가 없지만 이들은 청군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강화도로 대피했었다.

인조의 아주 잘못 된 결정인 남한산성 행은 겁 많은
그의 기우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강화도 피난이 논의 되자 영의정 김 류의 아들 김 경징이

강화도 방어 사령관인 체찰사로 지명되었다.

아무리 봐도 아버지 김 류의 입김이 느껴지는 인사다.

역사는 임금에 그에게 의견을 묻자 그는 무능한 아들의
능력을 극찬하면서 적극 천거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 경징은 반정공신이고 영의정이 아버지 덕에 한성
판윤까지 되었지만 국가 위난 시에 큰 일을 맞을 위인은
절대 안 되었다.

그런 그에게 강화도 방어 임무가 주어진 것은 김 류와
김 경징 가문의 모든 가족들이 강화도로 무사히 피난시키고자
하는 개인적인 사심(私心)이 숨어 있었다고 보겠다.

이 결정이 그들 가문을 풍지 박산 낼 것을 몰랐던 김 경징은
좋아라고 시중의 삭말을 50마리나 빌리고 수많은 수레를
동원해서 집안 종들까지 포함한 모든 식구들을 냉큼 강화도로
피신시키고 말았다

너무 많은 말들을 싹쓸이 하는 바람에 한양 도성에서 말을

빌릴 수가 없었다.

자기 집안 패거리의 일당을 이사시킨 김 경징은 한양과
주변 부락의 수많은 백성들은 강화해협에 몰려와 강화도로
건너오기를 애원했지만

김 경징은 이를 무시해버리고 입도[入島]를 금지하였다.

모든 사람을 입도시키면 섬의 식량이 쉽게 바닥이 나기 때문에

그런 수를 쓴 것이다.

강화도로 온 사람들은 일반 백성들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앞에서 말 한대로 궁궐의 많은 왕족들도 강화도까지 왔지만

건너가지도 못하고 해협 통진 쪽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용두돈대에서 바라본 강화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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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로 급히 피난을 떠난 소현 세자의 부인 강빈,
소현 세자의 아들 [世孫], 인조의 다른 아들들인 봉림대군과
인평대군, 공주와 부마, 그리고 이들을 시중드는
궁인[宮人]들이었다.

인조와 그의 장남, 소현 세자만 빼고는

전부 강화도로 왔다고 할만한 궁궐의 대 이주였다.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하기 전, 전 우의정 김 상용에게

이들과 신주를 강화까지 잘 보위하고 돌봐주도록 지시를 했었다.

[김 상용은 척화파의 거두 김 상헌의 아홉살 위 형이다.]

이들은 청병의 기습을 받지 않고 무사히 강화까지는 왔으나

강화섬으로 들어 갈 수가 없었다.

김 경징이 궁궐 식구가 도착했는데도 꼼짝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춥디추운 이틀을 물가에서 지낸 왕족들도 지쳤다.

드디어 좁은 가마 속에서 이틀을 지낸 소현 세자 부인

강빈이 고함을 질렀다.

“경징아! 경징아! 네가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

답답한 가마 속에서 떨며 이틀을 지냈으니 악을 쓸 만도 하다.

20대의 강빈은 40대의 신하 이름을 함부로 부를 만큼 기가 무척

드센 사람으로서 나중에 다시 역사의 태풍 속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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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빈은 보기 드물게 야무진 여자였다.

부부가 완전 의심암귀[疑心暗鬼]의 정신병자가 된 인조에

의해서 비명에 가지 않았더라면 명성왕후 뜸떠먹게 활달한

치마 바람을 날릴뻔 했었다.그 녀는 소현세자와 함께 심양에서

인질 생활을 할때도 이재(理財)의 수완을 발휘해서 재산을
모았었다.

귀국한 소현세자를 청의 밀명을 받고 왕위를 찬탈하는 음모를

가졌다고 의심한 인조는 그를 독살했고 - 표면적으로 학질에

걸려 죽었다고 되어 있지만 그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뒤 자기의 총희(寵姬)조 소용과 대립하던 강빈에게 약을 내려

족이고 아들인 세 명의 왕자를 제주로 유배보내 그중 두 명을

곧 죽게 만들었다.

소현의 집안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버지의

손에 전멸을 해버리고 폐문해 버리고 말았다.

강빈의 어머니와 네 남자 형제들도 미친 인조에게 죽었다.

사약을 마시고 죽은 강빈의 시체를 금부 도사가

가마니에 둘둘 말아 시구문 밖으로 운반할 때 인조의 잔인함에
치를 떨던 백성들이 다 거리에 나와 울었다.

숙종 때 복권되었고 다시 안장한 그 녀의 묘는 광명시에 있다.
그녀는 조선 500년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궁중
여인중의 한 명이다.

지금 인기 연속극에도 그 아들 셋째 이 석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네 살 때 아버지와 엄마를 잃고 유배를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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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놀란 김 경징은 왕족들을 급히 섬 안으로 모셨다.

왕족을 제외하고 해변에서 방황하던 나머지 백성들은 곧
침공해온 청 철기병들에게 철저히 유린되었다.
청병들은 이 죄없는 양민을 죽이고 능욕하고 납치했다.

강화성내로 왕족들이 들어 왔지만 정작 필요한 식량과
방어군은 태부족이었다.

섬을 방어하는 병력이 단지 1,000명 수준이었다

여기서 인조내지 조선 조정의 얼이 나간 정신 상태를 보고가자.

병자호란 전후해서 그가 보여준 행태는 참 한심한 수준이었다.

상황이 어떻다는 것에 대해서 뭘 몰랐고, 알았어도 하지를
않았었고 일이 터진 다음에는 빠른 판단 대신 어찌할바를
모르고 갈팡질팡했다.

광해군과 달리 그는 청나라가 얼마나 강한지도 몰랐고
청의 용골대가 천대를 받고 청으로 도주한 뒤에 청 태종으로부터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받고도 아무것도 하지를 않았었고
남한산성으로 도주한 뒤에도 청병(淸兵)을 공격하기 위한
거국적인 작전 지휘를 위해서 적극적인 남한 산성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었다.

인조는 만사 제치고 강화도로 갔어야 했었다. 
적이 한강을 도강 했다면 이를 회피해서라도

악착같이 강화도로 피신해야 했었다.

누란의 위기에 처한 그때 청병의 습격 가능성
운운할 처지가 아니었다.

강화도는 완전 포위가 가능했던 남한산성보다 훨씬 넓고
장기전의 경우 농사를 통한 자급자족도 어느 정도 가능했었다.

배를 이용하여서 외부로부터 보급을 받을 수 있을 뿐 더러
조선 팔도에 작전 지시를 내릴 수가

있었고 유사시 배를 이용해서 탈출도 가능했다. 

땅이 넓고 바다로 전국 어디와도 통할 수가 있어 보급과

작전 지시가 여러모로 남한산성보다 열배는 나은 곳이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던 가을부터 강화도에 가을에 한양으로

운반하는 세곡을 일부 저장하고 군대 3-4만을 주둔시키고서

바다 해변을 따라 요새를 구축했더라면

강화도나 남한산성의 비극은 없었으리라고 본다.

이런 강화도 요새화 건의가 윤 황이라는 신하로부터 올라왔으나

인조는 우유부단하게 깔아뭉갰었다.

인조는 강화도로의 피난이 위험해지자 남한산성으로 피난했는데

그때 그를 따라 한양과 경기도 감영의 병력 12,000명이 같이

산성으로 들어갔었다.
[산성에는 단지 한달분의 군량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대와 군량이 강화도로 갔더라면 저항은 휠씬 끈질기고
 길게 할 수있을 것이다.]

인조가 47일간 피신해 있었던 남한산성 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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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으로 보면 참으로 이상적인 처신을 조선이 해준 것이라 하겠다.

조선의 수뇌부들이 좁은 강화도와 남한산성에 집결해 주었으니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급속 남하한 청군의 습격이 있을지 모른다고 겁 먹고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것부터 바람직하지 않았지만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다음날 인조는 주변의 권유로 다음날 강화도로의 탈출을
다시 시도했었다.

그때 남한산성 주변에 적정은 경미했었다.

새벽에 길을 떠났지만 그날 눈이 오고 길이 미끄러웠다.

왕이 탄 말이 미끄러지고 쓰러지자 그는 할 수없이  눈길을
한참 힘들게 걸어 가다가 돌아와 버렸다.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팔다리가 부러져도 강화도로 탈출했어야

했는데 고생을 안 해 봐서인지 조금의 불편함도 못 견디는

듯했다.

후에 성에 돌아온 것은 청군에게 잡힐 것이 두려워해서라고
했지만 그때 비상 상황은 그런 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중에 김 류, 이 성구등의 신하들이 군대 지휘력이 있는 장수
10여명을 이끌고 성을 빠져나가 강화도나 남으로 가서
전쟁 지도를 하라고 여러번 상소를 올렸었다. 

하지만 인조는 신하들을 두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나가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하며 이런 건의를 외면하였다.

말도 아닌 소리였다.

탈출하는 일이 겁이 나고 그 고생을 감내할 일이 싫었기
때문이리라.

남한산성이 포위 된 뒤에 팔도의 군사들이 한양 주변으로
몰려 왔지만 통일된 핵심 지휘부가 없으니 대체로 사생결단하고
싸우려는 부대가 드물었다.

남한산성 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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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가 목숨을 걸고 남한산성을 탈출해서 이들 8도군을

통합 지휘했더라면 삼전도의 굴욕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고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강화가 되었을 것이고 조선의 피해도

훨씬 적었을 것이다.

조선이 청에게 굴복하고 백성들에게 뿌린 유시에서는

한심한 자기변명으로 일관했는데 나약한 것은 둘째 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배임의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겠다.

강화도의 방어를 책임진 강화도 방어 사령관격인 사람인
체찰사 김 경중이 있었고 또 부사 이 민구가 있었다.

그 외에 강화유수인 장 신이 있었다.

이들 기존 병력에 연락을 받고 충청도에서 달려온 충청수사

강 진흔이 합세했다.

이들이 보호하고 있는 왕족들 역시 남한산성에 집결했던 인조와

신하들만큼이나 청군이 노릴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섬을 지킬 부대도 단지 천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식량도 부족했다.

김 경징이 군사를 안다면 병력 확충과 식량 확보,
그리고 긴급 피난 의 비상대책에 강구에 몰두했어야 했는데
그는 부대를 여기 저기 나누어 배치하고 강화의 나루에
경계병 정도만 배치하고 한일이 별로 없었다.

해협건너 육지에 정보요원들을 수시로 파견해서 돌아가는 상황의

정보라도 열심히 수집했어야 했는데 이 자는 퍼져 앉아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만 마셨다.

집안 식구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서 아무 군사 지식도 없는

아들을 강화도 체찰사로 임명했던 김 류의 이기주의는

강화도 방어에도 배임의 어이없는 것이 끼어들게 하였다.

이런 한심한 방어 사령관의 작태를 보고 서울에서 피난 온
중신들의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감히 인조 조정의 실세
김 류의 아들에게 대놓고 뭐라하는 중신은 없었다.

보다 못한 노신 김 상용이 이자의 행태에 점잖게 힐문하자 

그는 터놓고 빈정댔다.

“ 피난 온 처지에 감히 참견하시오?”

심지어 방어 사령관이 술만 마시는 것을 보다 못한 봉림대군이

나서서 뭐라고 하자 그는 말했다.

“위급한 때에 젊은 대군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가 있습니까?”

청의 병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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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징은 강화도의 난공불락의 요새임을 너무 과신했었다.

이미 무적 몽고군의 침공 때 이 점이 증명되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러나 그 때는 무신 정권 수반 최 우의 지휘 아래
고려 수도 송도의 모든 역량을 강화도에 집결해서 강화도내
방어 병력만 해도 수만이 되었고 몽고군의 침공이 예상되는
김포 반도에도 첩첩의 방어선이 쳐 있었다.

그리고 바다를 제압하기 위한 막강한 수군이 있어서 몽고군은

강화도의 건너는 작전은 감히 생각도 못했었다.

자칫 배를 띄웠다가 육지와 바다에서 양면의 공격을 받았을
것이고 설사 강화도에 상륙했다 해도 고려 수군에 의해

보급로가 끊겨 증원병과 식량과 무기를 추진할 수가 없었다.

수전에 서투른 몽고 병들은 이 문젯점들을 익히 알고
감히 강화도를 넘겨보지를 못했다.

최 우는 이곳에서 8도의 세곡을 바다를 통해 받아가며

삼십 년간을 항거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대몽고전 때 사실 강화도는 부인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그러나 김 경징이 들어갈 당시 강화도에 수비 병력이 태부족이었다.

도강을 막을 충분한 병선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병자호란 때는 설사 수군을 동원했다해도
청군은 항복한 명군으로부터 입수한 불랑기라는 대포가 있었다.

이 포는 남한산성을 공격하는데도 앞장을 섰었다.

좁은 강화 수로에 들어온 조선 병선에 마구 포격을 해댄다면

피하지 못하고 두들겨 맞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대로 되었다.]

  강화도 짓밟은 몽고군 
                            - 제 3 편-

김 경징이 군사적인 소양이 있었다면 몽골 항쟁 때와 달리

강화도, 아니 강화 해협이 아무런 방어물이 되지도 못하고
강화도가 전혀 방어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야 했다.

술만 마시고 자기 식구들만 챙기던 김 경징에게도 불길한
정보는 날아왔다

청군이 강화도를 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었다.

감히 난공불락의 요새 강화도를 그들 오랑캐가 새처럼 나는
재주가 없는 바에야 어찌 침공 할 수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김 경징은 그저 강화도 안팍에서 울리는 비상벨 소리에
귀를 닫아 버렸다.

그렇게 안일 무사했던 그에게 저승사자 방문을 알리는 것 같은

첩보가 보고 된 것은 1637년 1월 21일 이었다.

통진에 나가 있던 김 적이 급히 보고했다.

대군의 적이 수레에 작은 배들을 싣고 진군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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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군이 강화 공략에 동원한 선박만 80여척이었다.
개전 전부터 강화공격을 염두에 두고 심양에서 목수들을
데리고 침공했었다. 그들은 조선 민가를 두들겨 부셔서
얻은 목재로 배와 수레를 만들었다.나머지 배들은
임진강과 한강의 낚싯배들을 징발해 수리한것들이다.

그리고 이들 도강 부대는 청에 항복했던 명의 수군 지휘관
공유덕(孔有德)과 경중명(耿仲明)이 지휘하었다.
청은 조선의  모든 헛점을 찌르는 작전을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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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얼어 있는데 감히 어찌 배를 타고 건넌다는 말이냐?”
김 경징은 화를 내며 이 정보 보고자를 군심[軍心]을

어지럽힌다고 목을 베려고 하였다.

하지만 적은 해협의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언 바다가 녹아 배로 도강을 할만하자 드디어 출동한 것이다.

지척에서 술만 마시던 김 경징만 해협이 배로 건느게 될만큼
녹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

갑곶의 감시병으로부터 적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긴급한 보고가
다시 올라왔다.

갑곶돈대에서 본 강화대교. - 강화대교를 건너자 마자 우회전하면
갑곶돈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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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원할 군사가 몇 명 되지 않았다.

봉림 대군까지 나서서 방어군을 모집했지만 다 도주하고

몇 명이 남지 않았다.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병선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군뿐이었다.

김 경징은 유수 장신에게 광진에 정박된 병선을 타고

갑곶으로 가서 적을 막으라고 했다.

장신이 갑곶으로 출동하고 충청수사 강 진흔도 소속 병선 7척을
거느리고 달려와서 적이 도해하려는 갑곶에서 격전이 붙었다.

수사 강 진흔이 투지 넘치게 싸워서 바다에 이미 띄운 적선
몇 척을 격침시키고 적도 수십 명을 죽였다.

청군은 해변에 항복한 명군으로부터 입수한 불랑기(佛狼機)라는
서양식 대포를 설치 난사하고 어지럽게 화살을 쏘았다.

불랑기- 포루투갈 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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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진흔의 병선 수십 발의 포탄을 맞아 수십 명이 죽었고
강 진흔도 몸에 여러 개의 화살을 맞았지만 그는 기세를
떨어뜨리지 않고 적선을 공격하여 여러 척을 격침시켰다.

그러나 정신은 뒤에서 관망하고 있다가 강 진흔이 대적하라고  
호통을 쳐도 접전하지 않고 병선을 돌려 남쪽으로 내려가
강화성으로 도주해버렸다.
[강 진흔은 분투했었다.
그러나 전후 적의 월강을 막지 못했다고 처형되었다.
역사는 그의 죽음이 억울한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적은 정 신이 도주하고 강 진흔의 병선을 불랑기로 제압하자

배를 다시 물에 띄어 강화 해협을 건넜다.

선두 도강선은 강화도 해변에 무사히 도착하고 해안에 뛰어 올라간

첨병이 아무런 방어 조선 병력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흰 기를 하늘높이 흔들어 후속 도강선들을 재촉했다.

드디어 청병들이 교두보를 확보하고 대군의 청병들이
도하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강화도의 육상 병력이 반격했지만 그 실제 병력은
백 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 병력이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강화도 방어군의 실제 병력이었다.

백여 명을 인솔한 강화도 중군 황선신이 지금 광성보의
진해루 아래에서 전력을 다해 싸웠지만 적 세 명을 죽이고
중과 부족으로 전사했다.

[ 황 선신의 우국 충정을 기리는 비가 갑곶 돈대에 있다.]

이 백여 명의 병력이 김 경징이 난공불락이라고 믿었던 강화도

방어를 위해서 유일했던 저항 주체였다.

청의 대군이 강화도에 별 문제없이 상륙한 것을 보고
기겁을 한 김 경징은 말을 달려 포구로 가서 앞 바다에 있는
병선으로 뛰어 올라가서 도주했다.

바다에서 비겁하게 도주했던 장신은 강화성으로 들어와서
성문을 닫아 걸고 도망가는 자는 처벌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리한 허세였다.

성을 지키는 병력도 뻔한데 압도적인 청군에게 죽임을

당하라는 이야기였다.

많은 군졸들이 도망쳤다.
강화해협을 건넌 청병들은 단 두시간만에 허술한 강화성을
포위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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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력이 보잘것없는 강화성을 포위한 병력의 태반이

청군의 연합군격인 몽고 병이었다.
[그리고 상륙 선봉부대등 한족부대도 있었다.]

몽고는 그간 여진족과 내왕이 있어왔는데

누르하치가 일어난 뒤 동업자적 입장에서 열심히 후금에

협조했다.

지도층끼리 혼인도 하고 병력과 마필도 후원했다.

이번 조선 침공 때 몽고는 침공병력 12만명중 3만명의 병력을
제공하여 청군과 협동 작전을 폈다.물심양면으로 증오스러운

명의 타도에 협조했지만 청은 중국을 정복한 뒤에

몽고에 아무런 정복의 전리품도 내주지 않고 교묘히 탄압했다.

몽고족들은 속은 것을 깨닫고 몇 번이나 반기를 들었지만

청에 의해 모두 탄압 당했다.

여진족들이 교활 음흉하다는 오래 전해져 왔던 속설은 속았던

몽골족에 의해서 전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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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공격 총 사령관은 누루하치의 아홉 번째 아들인
예친왕 도르곤이었다. 

그는 성을 포위하고 위력 시위 아래 봉림 대군을

불러 항복을 설득했다.

이미 남한산성에 항복의 내부 방침이 정해진 것을

알고 있었던 봉림 대군은 미약한 병력으로 지킬 수도 없는

강화성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항복을 했다.

몽골군을 비롯한 청병들은 말을 탄 봉림 대군과

아홉째 아들이 선도하에 성에 무혈 입성하였다.

성이 함락의 순간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소현세자 부인

강빈의 동작은 아주　빨랐다.

그 녀는 몰래 내시와 측근들을 동원해서
세손을 교동도로 도주케 했다.
그녀는 변장을 하고 성내 여염집에 숨어 버렸다.

이 섬에서도 청군의 수색이 있을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자

내관들은 세손을 데리고 배로 충청도의 당진까지 피신했다.

나중에 비극의 히로인으로 운명을 끝냈지만 강빈은
역시 기민하고 똑똑한 여인이었다.

남한산성에서 우물쭈물하며 탈출을 미루다가 삼전도의
망신을 당한 인조의 소심하고 비겁한 행동에 비교된다.

강화도에서 강빈이 구해냈던 세손 이 석철은 나중에 머리가
돌은 인조에 의해 아버지 소현 세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어머니 강빈이 사약을 받고 죽은 뒤 열두살의
고아로서 다른 두 형제와 함께 제주도로 유배되었었다

제주도 유배 몇 달 뒤 두 번째 동생 이 석린과 함께
의문의 죽음을 연달아 했다

4살 된 막내만 살아남아 오랜 유배생활을 하다가 효종 7년에

풀려나 경안군이 되었지만 일찍 죽었다.

인조는 왕권 보위를 위해서 이런 잔인한 짓으로 큰 아들
집안을 모두 전멸시켜놓은 비인간적인 짓을 하고
단 2년간 왕노릇을 더 했다.
왕위는 봉림대군이 이어 받았는데 그가 효종이다.

이 강화성의 함락과 함께 중신과 사대부 가문의 여자들의
자살이 뒤따랐다.

성이 적에게 함락할 것이 뻔해지자 왕실 가족을 모시고 왔던

김 상용이 폭약 위에 올라가 불을 붙이고 자폭했다.

그의 자결을 본 두 명의 중신들, 김 익겸과 권 순장이

“ 대감만 좋은 일을 하십니까? 같이 갑시다.”

하고 죽음을 같이했다.

김 익겸은 집권한 서인들의 학문적  지도자

김 장생의 아들이고  구운몽을 쓴 김 만중의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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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 장생은 광해군 때 정권을 잡고 휘둘렀던 대북파의
정신적인 지도자였던 정 인홍과 같이 인조반정을 주도했던
서인들의 멘터였다

김 만중은 난이 끝나고 배편으로 서울로 돌아가던 어머니의

유복자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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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들의 처와 첩중에 적에게 능욕당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숫자가 10여명이 넘었다.

하지만 청병의 손에 넘어가서 납치된 부녀자들도 숱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서 강화도 방어 부사령관격인 이민구의

처와 첩은 심양으로 끌려가면서 숱한 난행을 당했다.

겁탈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대부 집안 여자들

중에 방어 사령관 김 경징의 가문의  비극은 극치를 달리는

것이었다.

김 경징의 할아버지이며 영의정 김 류의 아버지 김 여물은

장수로서 임진왜란 초에 신립장군과 함께 충주 탄금대에서
적병을 다수 죽이고 물에 뛰어들어 자결한
김 여물 장군이다.

안산소재 비극의 김 류 가문 4대 며느리들을 모신
사세 충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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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징은 강화도로 집안 식구들을 피신시킬 때 할머니이며

김 여물 장군의 부인과 김 류의 부인, 그리고 자신의 부인과

김 경징의 아들 김 진표의 아내등 김씨 집안의 며느리들이
모두 포함되었었다.

성이 청의 손에 떨어지기 전 아들 김 진표는 아내에게
자살을 강요하였다.

손자 며느리가 자살한 것을 본 김 여물의 아내, 김 류의 아내,
김 경징의 아내등 4대 집안 며느리들이 모두 자살을 했다.

[이들 4대 열녀를 기리는 정문[旌門-열녀문]이 안산시에 있다.]

집안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능력이 안 되는 아들을 강화도
체찰사로 임명했던 김 류는 집안이 아주 거덜 나 버린 것이다.

배임과 비겁의 행동으로 강화도를 함락 당하게 방치했던
김 경징은 호란 뒤에 역시 강화 유수 정신과 함께 처형당했다.

죽음을 통고 받은 김 경징은 목 놓아 울어 그의 최후를 
볼품없이 장식했다.

그의 아버지 김 류도 남한산성 방어 사령관이 체찰사였으나

못날 실수를 자주 저질러서 그를 처벌하라는 상소가 여러 번

올라왔으나 인조가 듣지 않고 덮어 버린 덕에 김 류는 목숨과

지위를 보전했지만 아들의 죄가 원체 컸던지라 그로서도

김 경징을 구해내지 못했다.

청의 9왕자는 봉림 대군의 항복을 받은 그 다음날 봉림, 인평등

두 왕자들을 데리고  강화도를 떠났다.

강화 침공 청병은 군기가 잘 서있어 비교적 덜했지만

몽고병들은 약탈과 방화와 겁탈의 만행으로 강화도
전역을 휩쓸었다.

그 3백년 자신들의 조상이 무척이나 발을 감히 들여 놓지 못했던

강화도를 점령한 잘난 후예인 자신들의 훌륭함을 마음껏
과시했던 것이다.

몽고 군대는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내려와 항복을 하고
서울의 창덕궁으로 돌아 온 뒤에도 약탈의 무대를 한양으로
옮겨 무제한의 약탈을 계속했다.

조선의 하소연을 들은 용골대가 이들을 한양성 밖으로
철수시킨 뒤에야 한양 성민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있었다.

몽고군은 조선 밖으로 철수하면서도 약탈을 계속했었고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조선군대와 전투까지 했었다.

마치 고려를 점령하지 못한 조상의 한풀이를 하는듯했다.

남한 산성 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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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인조는 강화 섬이 함락되고 열흘을 못 버틴

1637년 1월 30 일, 지금 한강변인 삼전도에 내려와 진흙 땅위에서

청태종에게 세 번 절하고 이마로 아홉 번 땅을 찍는 굴욕적인

삼궤구고를 하고 무조건 항복을 했다.

천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 것도 모르던 우물 안 개구리
가 되어  명분을 찾아 실컷 저지른 친명 반청의 도도한
돈끼호테식 만용은 민족을 개망신 시키고  역사에 자신을
어리석은 군주의 모습으로 각인 시킨 뒤 끝장이 났다.

인조와 그 측근들의 현실감 부족과 무능이 빚은 결과는 참혹했다.

7년을 끈 임진왜란과 달리 병자호란은 실제 불과 2개월밖에
지속되지 않은 단기 전쟁이었다.

12월 초 용골대와 마부대의 전격전 진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었고

인조가 1월 30알 볼쌍 사납게 삼전도에서 무릅을 꿇은 것으로
전쟁은 끝났다.

청 태종에게 아주 고맙게도 인조가 조선의 머리되는 부분을

남한산성과 강화도 두 곳으로 몰아 준덕이었다.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삼전도 비. 원래는 인조가 삼궤구고를
한 한강 나룻터에 있던 것으로 일제 때 이 장소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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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 두 달간 야만스러운 청병은 엄청난 약탈과
살육을 자행했지만 실제 만행은 전쟁 후에 더욱 크게 진행되었다.

청은 전투 중에 대단히 많은 조선 사람들을 포로로 잡았다.

돈이 많아 보이는 선비나 [돈을 받고 풀어줄 인질들] 젊은이

[노동력이나 군사력으로 쓰기 위한 남자들] 그리고 많은

조선 여자들이었다.

심양의 노예 시장에서 팔아먹기 좋은 상품감으로서도

인질들은 경제적 가치가 있었다.

인질의 숫자가 얼마나 되었는가는 항복 후  청나라 진중을
방문했던 조선인 관리들이 본 바에 의하면 청 병력의
무려 절반이나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 이 인질들을 먼 심양까지 가서 막대한 돈을 주고 

사오느라 가산을 탕진한 집안도 적지 않았다.

인질들은 청 태조에게 항복하고 한양 궁궐로 귀성하는
인조를 보고

“ 마마! 쇤네들을 버려두고 가시나이까?”

하면서 슬피 울었지만 제 목숨 챙기기에도 급급했던 인조가

그들을 구할 방법은 없었다.

병자호란은 한국 여성사에서 최악의 비극이었다.

청병들은 닥치는 대로 젊은 여자를 포로로 붙잡아서 난행을 해댔다.

집안의 며느리들이 모두 죽고 아들도 사형을 당한
영의정 김 류는 그 첩의 딸을 납치당했다.

그가 용골대에게 돈을 원하는 대로 준다고 했는데도 용골대는

못들은 척했다.

청은 병사들에 의한 인질 확보를 조선 침공 전에 참전
동기 부여차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즉 청군 전체가 인신매매단 이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많은 인질들의 식량을 조달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야만적인 야성이 청나라 군대의 전투력의 근간이었다.
그 야성을 다 잃어버린 19세기의 청병은 서방 군데에 두들겨
맞고 일본에 짓밟히는 오합지졸이 되었다
- 서구식 군사 훈련을 받는 청국 말기의 청나라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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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염집 아낙은 물론이고 시집도 못간 젊은 처녀들을 잡아서

진중에 감금하고 마구 강간했고 일부는 조선의 애원으로
석방하기도 했지만 그중 상당수를 북으로 끌고 가며
성의 노리개로 삼았다.

이들 여인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슬프디 슬픈

사연은 오래 계속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조선의 거듭된 애원에 여인들이 많이
돌아왔지만 몸이 망쳐 질대로 망쳐진 뒤였다.

여자의 정절이 목숨처럼 중시되었던 시대 이 불쌍한 여인들은

도저히 남편에게 받아 들여 질수 없는 존재였다.

현실감있게 화의를 주장해서 주화파의 거두로 알려진 최 명길이

이들을 눈 감고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상소를 올렸고 인조가

귀국한 여인들에게 목욕을 하는 정신의식[淨身儀式]을
행하게 한 뒤 귀가 시키는 조처를 취했지만 그런 눈 감고
아웅하는 의식을 했다고 해서 여인들을 받아 주는 통 큰
남편들은 드물었다.

오랑캐들에게 오랫동안 능욕을 당하고 아이까지 낳은 후

버림받아 돌아온 여인들은 남편은 물로 친정에서도 외면 받아

비참한 삶을 살다 일생을 마치기도 했다.

이렇게 원치 않았던 오랑캐의 씨앗은 호로[胡虜]자식이라

불렸고 이 말은 현대 후레자식이라는 어원이 되었다.

[홀어미 자식이라는 말이 근본이라는 말도 있다.]

그 당시 조선사회 역시 그렇게 인간미 있는 문화는 없었다.

조선에서 버림받은 여인들은 다시 청국으로 돌아가

서로 모여 살면서 이국에서 고달픈 삶을 마치기도 했다.

오랑캐 땅에서 고향에 돌아온 비극의 여인들은 환향녀[還鄕女]

라고 불렸는데 혐오와 경원의 대상이 되었고 이 말은

오늘날에도 통하는 정조 없는 여인들을 부르는 화냥년의

원어가 되었다.[다른 이설(異說)도 있음을 밝혀둔다.]

현재 사가(史家)들은 비록 여러 문젯점이 있었으나 광해군을
조선 왕조 500년간 대외 외교를 가장 솜씨 있게 펼쳤던
최고의 외교 군주로 지명함에  망설이지 않는다.

그가 계속 집권하고만 있었으면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없었을 것이고 백성들의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무능함과 변태스러움을 여실히 들어 낸 인조는 조선 왕조

최악의 왕 중 한명으로 지명함에 이의가 없다.

광해군을 타도했던 서인 패거리가 손에 쥐어 준 왕위는
그가 앉아서는 안 되었던 중책중의 중책이었다.

병자호란은 단 한명의 무능과 무지가 민족에게 얼마나 거대한
비극을 앉겨 줄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역사의 교훈이다

[밝은미래(정진자)]

좋은글 감사합니다. 시간나면 찬찬히 읽어볼랍니다. ㅎ

[야크(김재홍)]

좋은글입니다.
이토록 추하고 비겁한지도자들이 이 땅에머물러양반입네
하고 턱밑에난 몇오라기 털을 어루만지며 거드름을피웠을것을상상하면
저절로낯이 붉어져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