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공부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이 번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여고시절 세계사 수업의 기억과, 이후 책과 영화 속에서 접했던 중부유럽의 조각 지식들을 꿰 맞춰가며 보고 듣느라 노쇠된 내 머릿 속이 고생을 좀 한다.
'동쪽의 나라'라는 뜻의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왕가의 속령이 된 후 강력한 절대주의 국가를 형성하여 중부 유럽을 오랫동안 지배하였고 20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수도 비엔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750년 영광의 도읍지로 과거 화려한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 오페라극장, 대학등의 웅장한 건물로 가득하다.
간 밤엔 음악회로 늦은 하루 일정을 마치고, 오늘 아침도 풍성하고 행복한(식구들 끼니 걱정 안하니) 호텔조식을 우아하게 즐긴 후 천천히 시작한다.
빈소년합창단, 카페 자허, 비엔나커피, 요한스트라우스,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의 모태가 된 빈의숲, 오페라하우스.....
먼저 합스브르크왕가의 여제(女帝), 마리앙트와네트의 어머니인 마리아테레지아의 위용이 드러나는 1000개가 넘는 방이 있는 '쉘부른 궁전'에서 부터.
**쉔부른궁전- 합스부르크왕가의 여름궁전 - 내부는 촬영금지. 마리아테레지아가 수집한 동양자기와 칠기,
페르시아의 세밀화는 우아하고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 약 1.7 제곱Km에 달하는 왕궁의 정원**
**아무리 봐도 웃음이 난다. 긴 여행길에서 하나같이 불편한 치마차림이라니... 더군다나 초가을 날씨에 스산한 바람까지 부는 날, 발 밑의 낙엽을 보라.
왈츠의 본 고장에 왔으니 한 번 춰봐야하지 않겠나?
하여 아침부터
이러고 나서서
빈의 거리를 쏘다니고 있는 중이다.
자꾸 우습다.**
** 그대들은 비엔나 왈츠 학교에서 왈츠의 기본기를 훌륭히 습득하였으므로 이 수료증을 줍니다 짝.짝.짝**
** 스텝이 얽혀 웃느라 시간 다보내놓고도 좋댄다.**
**위와 같은 사연이 있는 줄 모르고
치마자락 펄럭이며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납자닥한 얼굴의 한 무리의 아줌마들을,
현지인들은 동양에서 원정 온 짚시쯤으로 본 건 설마 아니겠지? 에이, 그래도 나름 멋을 낸건데.....^^**
오스트리아가 과거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오랜 시간 중원을 지배하며 방대한 역사를 가진 나라인줄은 몰랐다. 로컬 가이드를 하루 왼종일 따라다니며 들은건 많은데 내 머릿 속 접수도 이미 통제를 벗어난듯, 내가 하는게 아닌 것 같다.
** 성 슈테판 성당**
137m에 달하는 첨탑이 있는 거대한 사원으로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양식 건물로 65년간의 공사기간으로 완성되었으며 지하묘지에는 흑사병으로 죽은 2,000구의 유골과 합스부르크왕가의 유해를 보관하고 있다.
모짜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이곳에서 있었기에 더욱 유명해졌다.**
한 때 우리에게 맛으로도 폼으로도 즐기던 '비엔나커피' 라는게 있었다.
거품이 잔뜩 올려져 달콤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던.
여기 비엔나에 비엔나커피는 없다.
여기엔 아~~주~~유명한 '멜랑지'만이 있다.
**케른트너 거리 노천 카페에 앉았다. 주문이 들어오고...우아하게 '멜랑지!' 라고만 속삭이면 되는데
그만 나는 눈만 내리뜨고 외면하고 있다.**
**쇼핑의 천국 케른트너거리 ** **성 슈테판사원 앞 광장**
비엔나에서의 일정이 지나간다.
차곡 차곡 쌓여가는 여행의 흔적.
자, 이제 이 여행 일정 중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곳으로 간다.
가벼운 흥분.
3시간 30분 쯤을 달려~ 국경을 넘어 헝가리 부다페스트다
글루미썬데이, 회색 빛 안개도시 , 다뉴브(도나우)강....
**우리나라 육게장(조금 부족한 사게장?쯤) 맛의 글라쉬스프와 헝가리 전통 오브다화덕요리가 오늘 저녁**
드디어 꿈에서도 보지 못했던, 사진과 영화 속에서만 허락되었던 다뉴브강과 부타페스트의
야경이 내 눈 앞에 펼쳐질것이다.
**어둡기전 만난 다뉴브강과 부다페스트국회의사당...드디어 하나 둘씩 불이 켜지고**
**유람선에서 바라본 '세체니다리'. 영화 속 '안드라스와 일루나'가 아직도 저기 어딘가에 서 있을것 같다. 자신이 만든 곡 '글루미썬데이' 악보를 찢어 저 다뉴브강물에 던졌다던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란 요한슈트라우스곡은 지금 저 강물을 보고 붙여진건 아니었을까.
우리 서울의 한강은 어찌하여 몇% 소수를 위한 아파트와 고층 건물로 그 아름다움을 잃었는가.
우리가 세 낸 다뉴브강 위 유람선상에서 낮에 배운 왈츠를 복습하다.**
부다페스트의 밤은 불빛과 함께 깊어간다.
첫댓글 와우! 왈츠도 배우고 부럽당. 난 글루미선데이나 찾아 들어야겠다. 주인공 남자의 불안정한 눈빛과 여주인공의 맑은 눈빛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