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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자로 이름패를 쓰는 의원은 32명으로서 한나라당 29명(공성진, 권철현, 김기춘, 김덕룡, 김명주, 김무성, 김영선, 김용갑, 김재원, 김정부, 김학송, 맹형규, 문희, 박계동, 박종근, 서상기, 안상수, 유승민, 이강두, 이방호, 이성구, 이종구, 이한구, 이혜훈, 장윤석, 전여옥, 최병국, 최연희, 허태열) 민주당 1명(이정일), 자민련 1명(김학원), 무소속 1명(류근찬) 이다.
한자로 이름패를 쓰는 이유를 들어봤다.
전여옥 의원 : 제가 한자로 명패를 쓴 것은 제 개인보다는 저의 아버님(현재 79세)께서 한자로 쓰길 원하셨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할아버지께서 지어준 이름인데 사실 저의 아버지가 여러 가지로 고르고 고른 한자로 지은 실제 작명자(?)였기 때문입니다. 아버님은 제 이름에 무척 애착을 갖고 '한자를 꼭 써야 네 이름은 의미가 전달 된다'고 강력히 말씀하셔서 웃으실지 모르나 '효도차원'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저를 낳고 기르신 아버님 소원이니까요 - 글쎄- 다음에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그때 저의 아버님이 허락하시면 저도 한글로 쓸까 합니다.
안상수 의원실 : 15대 국회의원시절인천 계양의 안상수 의원(현 인천광역시장 안상수)과 동명이인인 이유로 혼란을 피하고자 한자로 쓰고 있습니다. 명함은 혼란을 피하고자 한문과 혼용해서 쓰고 있으며, 선전 벽보 등에는 한글로 사용하였습니다. 동명이인이 있는 관계로 이에 대한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가급적 한글사용에 힘쓰도록하겠습니다.
공성진 의원: 중국은 한국의 운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한자교육이 다음 세대의 번영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자 이름패를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미래세대가 세계화에 발맞추어 나아가기 위해서 중국어와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봅니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한자에 익숙하지 않다는 의견을 참고해서 그 당시의 선전벽보와 명함에는 한글을 사용했습니다. 앞으로는 한글과 한자를 병용할 생각입니다.
지방자치단체 의회 가운데서는 경기도의회가 가장 먼저 한글로 이름패를 바꾸고 이어서 인천시의회, 올해엔 서울시의회와 동대문구 의회도 한글로 바꾸었다. 그 밖에 한글로 이름패를 바꾼 지방의회도 여럿이다. 그러나 아직도 종로구의회, 영등포구의회들 더 많은 지방의회가 한자 이름패를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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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보듯이 아직도 국회의원 보람(뱃지)와 국회 깃발과 본회의장과 정문에 붙은 글씨는 한자로 國자를 썼으나 或자로 보인다.17대 국회에서 여러 의원이 한글로 ‘국회’라고 바꾸자는 국회 규정안을 운영위원회에 냈으나 아직도 그대로이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과 국어기본법 통과에 앞장섰던 이계진(한나라당 원주)의원에게 국회 보람과 깃발 등에 쓴 ‘國 ’자를 한글로 바꿀 수 없는가 물었더니 “안타까운 일이다. 할 일이 너무 많다. 지금 인천공항 명칭을 인천세종공항으로 바꾸는 일을 추진하는 데 힘들다.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해결하자.”라면서 앞으로 우리 말글이 점점 빛날 것이라고 말한다.
17대 국회엔 김근태, 김재윤, 김한길, 김형오, 노회찬, 손봉숙, 신기남, 이계진, 임종인, 정청래 의원 등 한글과 우리말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국회의원이 많고 이분들이 애쓰기 때문에 전망이 밝아 보인다.
행정부와 공무원의 말글살이 실태
공무원들이 지난날은 한자를 좋아하더니 이제는 영어를 좋아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건국 초기 공무원들은 일본어를 국어로 배운 일제 세대가 주축이었는데 요즘은 미국 유학을 다녀오거나 국어보다 영어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자란 이들이 주축이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거 같다. 정부기관 부서 이름도 테스크포스트팀, 미디어팀 처럼 영문으로 짓기도 한다. 교육부는 영어 조기교육을 확대하고 영어로만 교육하는 영어 몰입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대기업과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하겠다면서 영어 바람을 일으켜서 학생은 말할 거 없고 일반 국민까지 영어 열병을 앓게 했다
국어 정책, 국어 교육정책이 바로 서고 공무원의 정신 자세가 바로 잡히지 않으면 우리 말글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글단체는 지난 수년 동안 공문서부터 바로 쓰게 하려고 국어기본법을 만들고 정부 기관에 국어책임관을 두게 했다. 국어책임관은 국어기본법(법률 제7368호)와 공문서 사무관리규정 (대통령령제 14989호)에 근거한 공문서 바로 쓰기 규정을 잘 지키게 하려고 중앙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두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 몫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 문광부와 교육부 국어책임관을 만나 그 상황을 자세히 취재하려고 여러 번 연락했으나 만날 수 없었다.
국립국어원은 정부 각 기관의 국어 책임관이 잘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국어단체연합 사무총장 이대로를 책임자로 2006년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네 달 동안 정부기관 27개 중앙부처와 16개 지방자치단체의 누리집 국어 사용 실태 조사를 했다. 그 조사를 맡아서 한 장은혜(문장사협회 총무)님에게 그 실태를 물어봤다.
“조사 내용은 외래어와 외국어 사용 실태, 한글 맞춤법 지키기, 낱말과 문장 호응 관계 등이었다. 대체로 누리집 문장은 한글로 쓰기 규정을 잘 지키지만 외국어를 혼용하는 일이 자주 있고, 외국 말투와 한자말을 많이 쓰고 있다. 또 공공기관 내부 문서는 아직도 한글로 쓰기로 한 법과 규정을 잘 지키지 않고 있다. 쉬운 우리 말투와 쉬운 낱말을 골라 쓰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라며 공무원들이 바른 말글살이를 하겠다는 의지를 더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국어 교육 강화에는 쥐꼬리만큼 예산을 쓰면서 영어 조기교육 추진을 위해서는 수백억 원 예산을 쓰고 있다. 정부 발표문과 대학 교수들과 논설위원이 신문에 쓰는 글부터 잘못되어서 그 글을 교정해주는 일에 열심인 재야 국어학자 이수열 선생은 " 우리 말의 앞날이 걱정된다. 더욱 웃기는 일은 국어 교과서가 잘못된 문장으로 되어있는데 그 교과서는 바로잡지 않으면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시키고 수학과 과학도 영어로 가르치겠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학생과 국민이 제 나라의 말보다 영어를 더 중요시해서 나라 말과 겨레 얼이 흔들리는 판인데 겨레의 앞날이 몹시 걱정된다."라고 한숨을 쉰다.
시민단체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김경희 김수업 김정섭 이대로)는 이런 교육인적자원부를 2006년 한글날에 '우리말 으뜸 훼방꾼'으로 뽑아 그 잘못을 알려주었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며칠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제주도 특별자치구에서 영어로만 수업하는 학교를 세우겠다고까지 발표한다. 우리말을 걱정하는 국민의 소리는 비웃는 꼴이다. 그래서 교육인적자원부 국어책임관은 그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가 알아 보려고 여러 번 전화를 하고 통하고 싶다고 부탁해도 피한다. 아마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 국어정책과와 국립국어원은 오래 전부터 이런 공무원의 국어 경시 태도와 우리말을 잘못 쓰는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국어순화 자료집도 만들어 각급 기관에 돌리며 바른 말글살이를 하자고 하지만 대부분 정부 기관 공무원들이 이를 무시한다. 그리고 외국어와 어려운 일본 한자말을 그대로 계속 쓰고 있다. 나라 밖에서 외국인들은 우리말을 배우려고 애쓰는데 제대로 된 교재 하나 없다. 그리고 나라 안 공무원들은 제 나라의 말을 바르게 쓸 줄 모른다. 경제도 세계 10위 권이고 언어도 10위 권인데 제 나라의 말은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하지 않고 스스로 우습게 여기고 있다.
사진: 서울시 구호 하이서울이 들어간 광고물
이명박씨가 서울시장 때 서울시 구호를 'Hi Seoul'이라고 정하고 서울시 건물과 차량, 문서와 광고판 등 곳곳에 선전한 일이 있다. 이게 좋은 일인 줄 알고 전국의 지방 자치단체도 여기저기서 따라서 이런 영문 구호를 만들어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선전하고 있다. 대구는 Colurful Daegu, 대전은 It's Daejeon이란 영문구호를 만들어 선전한다. 서울시가 그러니 그 산하 지방자치단체인 구청까지 그러고 있다. 동대문 구청은 Eastco 란 구호를 만들어 세금으로 선전하고 있다. 공문서 하나 제 나라 말글로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말이다. 참으로 한심한 공무원들이다.
이번 취재 과정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아직도 정부 기관이 민원서류나 국민을 상대로 한
공문서는 한글로만 쓰지만 내부문서나 회의 자료들은 한자로 혼용하거나 제목은 예전과 같은 한자말로 쓰고 있었다. 한자로 이름을 쓰고 문서 제목을 써야만 권위가 있어 보이고 무게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간부 공무원이 많다는 표시요 우리 말글을 살려 써야 한다는 의식이 부족하다는 증거였다.
정부와 공무원, 정치인이 우리 말글의 중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먼저 바른 말글살이를 하고 말글 관련 법과 규정을 지킬 때 우리나라 말글이 살고 빛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아직도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제 나라의 말과 글보다 남의 나라 말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엔 한글보다 한자를 오늘날엔 우리말보다 미국말을 더 섬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영어 마을을 만들기 바쁘고, 정부가 특구를 만들고 거기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려는 움직임이 그런 얼빠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속담이 있는데 정부는 영어 열병을 일으키고 그 열병, 외국 조기유학 비용을 줄인다고 이 땅을 영어 땅으로 만들겠다니 말이다. 선진국이 되겠다는 마당에 이런 얼빠진 현상이 판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어리석은 일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부동산 등기부등본이나 호적등본을 떼면 온통 한자였다. 그러나 이제 셈틀 시대가 되면서 모두 한글로 되어있다. 많이 좋아졌다는 말이다. 그래도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와 법제처 등이 우리말을 살리고 바로 쓰려고 애쓰고 있어서 절망은 하지 않는다. 아직 제 나라의 말과 한글을 무시하는 저항 세력이 있지만 우리 말과 한글을 사랑하는 국어관련 시민단체와 공무원들이 힘을 모아 더 노력하면 머지않아 우리 말글이 바로 설 날이 올 것이다.
공무원들이 지난날은 한자를 좋아하더니 이제는 영어를 좋아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기관 부서 이름도 테스크포스트팀, 미디어팀 처럼 영문으로 짓기도 한다. 교육부는 영어 조기교육을 확대하고 영어로만 교육하는 영어 몰입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영어 바람을 일으키고 모든 학생과 국민이 영어 열병을 앓게 하고 있다. 국어 정책, 국어 교육정책이 바로 서고 공무원의 정신 자세가 바로 잡히지 않으면 우리 말글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사진: 동대무구청 내부 회의 자료집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