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리산으로 들어와 살면서
가을, 그대를 만난것은 큰 행운이다
추석연휴가 길어지면서 나에게도 산에 갈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찾아왔고
하므로 일전에는 송이버섯 산행에 이여
며칠전 밤 줍기 동네산행을 하고 오늘은 중산리를 거쳐 참 이름 산을 헤메고 다닌 날
그러나 나름의 보람은 있었기에
가을, 그대가 왔음에 있어 나로서는 또 산 구석구석 돌아볼 기회를 얻었음이라
중산리 자연휴양림에 차를 주차하고는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사실 처음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을 때는 으름과 돌배가 있다고 하여
으름과 돌배를 채취할 요량으로 올랐으나 길을 잘못 들어 그만
엉뚱한 곳으로 오르게 되니
싸리나무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아무런 도구를 가지고 가지 못하여
그만 싸리나무꽃과 잎을 채취하여 오고 싶었으나 못하여 다음을 기약하고 계속 오르는데
앗 이런 짚신나물이 눈에 띄인가 하여 화단에 심어볼까 하고 뿌리째 캐왔으나
산을 헤매는 동안 너무 시들어 버렸다
하여 우선 병에 꽂아놓고 살려보기로 하였으나 살아날 수 있으려나 의문이다
짚신나물은 장염에 특효라 하니 아니라면 말려서
장염 잘 걸리는 나를 위해 말려놓기라도 해야겠다
그렇게 산을 오르게 되니
그야말로 참나무 군란지를 만난다
겨울에는 겨우살이께나 달릴법한 참나무 군락지 그에 죽은 참나무에서는
표고버섯이나 운지버섯을 만날까 기대를 하였지만
워낙 가물어 그러한가 독버섯도감에서나 봄직한 버섯류들만 우후죽순이다
그리고 참나무 아래는 도토리들이 여기저기 상당히 널려있다 하여
도토리라도 주워다가 녹말을 만들어 도토리묵을 쑤어먹을까 하고 줍는데
남편은 길을 재촉한다
그렇게 도토리를 마구 주어가니까 멧돼지들이 먹을것이 없어 인가로 내려오는 것 아니냐고
그냥 냅둬야 멧돼지들이 먹을것 아니냐는 것
하지만 에효 토끼나 다람쥐라면 모를까 그 큰 덩치가 저깟 도토리 몇알로 양이나 차겠느냐
내 생각, 하여도 어찌나 도토리들이 아니 상수리라 해야 하나
많은지 자꾸만 줍게 된다 하여도 아직은 묵 쑤어먹을만큼은 줍지 못했다
다음에 올라가서 좀 넉넉히 주워올 생각이다
그렇게 또 길도 아닌산을 길을 내며 오르는데
오 이것은 어디서 많이 봤더라 그래 약초도감책에서 참 많이 본것인데
퍼뜩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하여
사진만 담아와서는 책을 통하여 찾아보니 노루발이라네
그에 그 약초로 사용한다 하니
앗 이런 노루발 군락지를 보고는 그대로 내려온것이다
하지만 배운것 하나 있음이라
노루발이 어디에서 많이 자생하는지 배울 수 있음이니 이만하면 약초산행 탐색전에
보탬은 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노루발은 이뇨제나 강장, 진통 지혈약으로 쓴다 하며
뱀이나 벌레 또는 개에게 물린 부위에 짓찧어 붙이면 낳는다 하니
촌에 살면서 흔한것이 뱀이요 벌레요 개인것 하여 비상약으로 집안에 두면 유용하게 쓰일때 있을것 같다
활엽수가 우거진 곳이다 보니
싸리버섯도 곳곳 눈에 띄인다 하지만 남편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서둘러 길을 만들어
가기 바쁘다 하여 뒤쫗느랴 나는 허둥거려야 한다
하기사 정오 넘어 한시무렵에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으니
길도 아닌 곳을 곳곳 헤매며 다니는데
괜스레 길을 못 찾게 되면 큰 낭패를 당하기 쉽상이니 남편의 마음은 급하기 한량 없었음이라
그래도 소나무 군락지가 바로 곁인데
송이 몇 개라도 따서 내려가야지 않을까 싶어 나는 자꾸만 소나무 군락지로 눈길이 돌려진다
그러다 보니 보이는것은 그저 싸리버섯뿐이다 그마저도
몇 채취하지 못했다
남편의 길이 자꾸만 앞서가기에
이쯤에서 나는 투덜이가 되여간다 투덜 투덜 각개전투 하는것도 아니면서
뭐한다고 그리 빨리 간다냐 생소한것들은 사진도 담아가며 가야 하는데 써글
어째 내 서방이나 남의 서방이나 산에 올랐다 하면
그저 무슨 각개전투 하는것마냥 아니 극기훈련 하는것마냥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그저 주변을 살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무작정 앞서가기만 하는것인지 에이 내가 담력을 더 길러서
혼자 다니던가 아님 사진 담기 즐기고 주변 풀 살피기 즐기는 이은하씨
산청으로 입성할때까지는 산에 가질 말던가 해야겠다
그렇게 길도 아닌곳을 오르고 또 오르다가 더 이상 오르다가는 천왕봉까지 올라가야 할것 같다며
남편은 산 능성에서 앞뒤를 살펴본다
이쯤에서 길을 내면서 내려가자
그러지 않으면 아마 천왕봉까지 올라가야 할판이다
어둡기전에 길을 내여 내려가지 않으면 산속에서 밤을 보내야 할 것이야 한다
하며 그야말로 다래덩굴 으름덩굴 조릿대숲속 바위산을 요리조리 길을 만들어가며
덩굴 우거진 산속을 내려오다가 어느 계곡가 그러나 말이 계곡이지
워낙 가물어 그러한가 계곡 흔적만 남아 험준한 바위들만 있는 곳을 지나니
그래도 다소 숲이 아닌 나무들만 있는 그런데로 걸을만한곳을 만난다
그 곳에서 고로쇠줄기를 만났다
아하 그래 고로쇠줄기를 보니 왜 그리 반가운지 민가가 그리 먼곳이 아니란 생각에
고로쇠줄기 따라 내려가다가 우산나물 군락지를 만난다
이 또한 우산나물같은데 같은데 하면서도
확신이 안 서게 되여 그만 사진만 담아오게 된다
와서 책을 찾아보게 되니 흠미야 이 또한 약초로서 타박상에 좋다 하네
이런 이런 산에 다니다 보면 자주 타박상을 입게 되는데
그래 이제는 찾아가라 하면 찾아갈 수 있는 산
다음에 산행을 하거들랑 괭이 하나 들고 가서 캐오리라 마음안에 심어본다
그래도 나름 몇 가지의 약초 군락지를 만났음이라 그에
산에는 몇몇 약초를 알게 되였고
또한 다음 산행때는 돌배와 으름덩굴과 소나무와 참나무를 타고 올라간 내 팔뚝만한 담쟁이덩굴과
싸리나무 군락지를 찾아 연장을 제대로 가지고 갈 희망이 생겼음이니
그로서 4시간의 약초탐색산행의 만족을 느끼며 내려오는데 흠미야
이것은 또 뭐래 어찌 어찌 고로쇠줄 따라 내려오는데
철망이 쳐저 있는 밭가를 만난다 그러나 밭에는 풀밖에 없음이고
그에 밭곁 계곡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며 아랫마을에서 사용하는지
계곡물 받아내리는 커다란 호수를 만난다
저 철망을 어찌 넘어갈꼬 그리고 저 풀밭에는 뱀이라도 나타나면 어쩌누 하는데
남편이 스틱으로 풀을 헤쳐가며 앞서간다
그렇게 철망을 타고 넘어 내려서니 와우 이것은 또 뭐래
말로만 듣던 천왕할매상
바로 천왕사에 모셔저 있는 천왕할매상을 만나게 된다
천왕할매에게 합장하여 인사를 드리고 내려와보니
와우 우리차는 더 높은곳에 주차하여 놓았음이라 하느수 없이 또 타달타달 걸어 올라가 차를 끌고 내려오다가 그만
도꼬마리 군락지를 만난다
이런 이런 그렇지 열매가 벌써 맺혔네
그러나 아직 익지는 않았다
축농증, 비염, 관절염에 좋다 하니
다음주말에는 도꼬마리 열매를 채취하러 가야겠다
그리고 도꼬마리 곁 밤나무 세그루
알밤들이 마구 쏟아저 있으나 아무도 줍는이 없는지 아니라면 계곡 험준한곳이라 그러한가
밤들이 제법 많이 쏟아저 있는것이라 하여
남편과 나는 밤 줍느랴 1시간여를 소비했다
그런데 밤알이 어찌나 굵은지
몇 알 줍게 되면 주머니로 가득이다
하여 카메라 든 베낭에 마구 마구 담아놓으니
자그마치 8키로나 되는 것
그에 두알만 줍게 되면 손바닥으로 가득
이렇게 커다란 밤은 또 처음 본다며 신기하고 신나서
어둠이 자글자글 찾아올때까지 밤 줍는 삼매경에 푹 빠진 우리 부부는 그만 배가 고파
철수하였다
오늘의 수확이라봐야 내려오다가 주운 밤이 전부이지만 덕분에
어떤곳에 어떤 약초가 자생하는지
또한 약초에 대해 몇 가지를 더 알게 되였음이라
이로서 오늘의 약초탐색 산행의 결과는 80점짜리다
첫댓글 정말 수고많이 하셨네요...
오랜만에 보는 천왕할매상. 사진으로나마 봤으니 좋은기운이 일어났으면합니다.
역시 약초산행이란 쉬운게 아니군요
넵 초보자들한테는 특히나 산이 위험하지요
자칫 길이라도 잃게 되면 산속에서 헤매야 한답니다
지리산 산행할때는 천왕할매에게 꼭 인사드리고 올라가야 사고가 없다고 하여 저도 법계사 올라갈때 인사드렸었지요.^^
산아래는 워낙 산속을 찬찬히 살피고 다니는 것이 취미인지라 같이 다니면 카메라 가방도 들어주고 참 편한데 다른 동행인과 함께 하면 그야말로 전진하기에 급급하니 사진찍고 관찰하기 참 어렵더군요.
어치님 마음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그렇지요
에이 다음부터 이은화씨네하고 댕겨야지
영 안 되겠어요
무슨 전투모양 암것도 살필 여유를 주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