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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활을 구입한지 2 개월째에 접어들고, 인제는 웬만큼 당기고
쏘는 일이 가능해지자 본격적인 활 수련에 앞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것이 < 제활의 최대성능 > 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늘 궁금했었던 일이라 확인하지않고는 온몸에 좀이 쑤실 지경이더군요.
하지만 무턱대고 쏘아본다면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화살의 분실로
인하여 측정자체가 불가능하겠지요.
그래서 몇시간을 연구한 끝에,
아.......그렇다 !! 하고는 제 무릎을 탁~ 쳤습니다.(아이디어 떠오름)
그것은....운동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과녁으로 설정하고 운동장
한가운데에다 제가 만든 과녁을 세워두는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과녁에서 100 미터 떨어진곳까지 물러선다음
과녁을 향하여 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녁부근에 떨어지면 그 다음엔,
200 미터 거리에서 쏘고, 그래도 과녁까지 간다면 300 미터, 400 미터....
이렇게 100 미터 단위로 멀어지면서 쏘고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쏘면 웬만큼 잘못 쏘더라도 운동장안에 떨어진 화살이 어디로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또한, 운동장은 단단한 흙이라 화살 파손도 없이 적당히 박힐것 같고.....
그런데 운동장에서 멀어져가더라도 운동장 중앙의 과녁이 잘 보이는
그러한 조건을 가진 운동장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내를 벗어난 외곽지대를 물색하던중,
드디어 한 장소를 찾았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저곳은 영산강 상류하천인데 하천변의 쓸모없이 넓은 땅에다
운동장을 길게 만들어 축구장을 연이어 여러개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지금 사진에서는 축구골대가 3~4 개 보이는데 실제로는 5 개의
축구장이 연이어져 있습니다.
맨끝의 축구골대는 너무 멀어서 사진상으로는 안보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기다란 띠모양은 고가도로 인데 바로 그밑까지
운동장입니다.
거리를 재어보니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 총 400 미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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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실험을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저 넓은 운동장에 사람 그림자도 얼씬거리지않을 한가한
시간대에 실험을 하여야했고,
거리 재는것 역시, 제 자동차나 바이크의 적산 거리계는 100 미터 이하의
단위는 잴수가 없어서 오랫동안 쳐박아두었던 제 산악자전거를
끄집어 내었습니다.
산악자전거에는 10 미터 단위까지 잴수있는 적산거리계가
부착 돼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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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실험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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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00 미터 지점을 산악자전거로 잰다음 과녁을 향하여 쏘았습니다.
쏠때는 떨어지는 낙차를 감안하여 과녁의 2~3 배 높이를 향하여
쏘았는데 단 한발 쏜후에 가서 확인해보니,
과녁보다 약 20 미터 뒤쪽에 박혀있었습니다.(120 미터 날아감)
그래서 이번엔 200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두번째 화살을 쏘았습니다.
이번엔 큰폭의 낙차를 감안해서 상당히 높이 치켜들고 쏘았습니다.(약 20도 각도)
쏜후에 다시가서 확인해보니, 과녁 바로 뒤쪽 우측옆에 떨어져있었습니다.
(210 미터 날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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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망의 300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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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녁에서 300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과녁을 쳐다보니 웬지 가슴이
조금 떨리면서 긴장이 되었습니다.
과녁은 저~ 멀리 깨알만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깨알만한 과녁을 향하여 정조준 한다음, 그위치에서
그대로 위쪽으로 높이 치켜들었습니다.
약 45도 각도라는 생각이 들자 저 푸른 창공을 향하여
함차게 발사하였습니다.
쉬~유~우~우......
화살은 하향곡선을 그리기도 전에 순식간에 나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때의 그 감동이란......저는 속으로,
<과녁은 한참 넘은것 같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헌데.....그 감동이 잠시후 실망으로 바뀔줄이야.......
저는 화살이 날아갔던 지점을 향하여 갔습니다.
한참 가다보니 과녁 못미친곳에 웬 반듯하고 가느다란 막대하나가
저멀리 서있는게 보이는것입니다.
아니.....저게 혹시 방금 그화살?.....설마? 하면서 가까이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방금 쏘았던 그 화살이 박혀있었습니다.
거리를 재어보니 과녁에서 30 미터 못미친 지점이었습니다.
그러니까.......총 270 미터를 비행한 셈이었습니다.
아니......? 컴파운드보우가 300 미터도 못날다니...?
50 미터 거리에서 쏠때보면 거의 직선으로 날아가는게 500 미터도
훌쩍 넘을것처럼 보였는데.....
그러고보니.....20도 각도로 올려쏜것과, 45도 각도로 올려쏜것과는
불과 60 미터 차이밖에 나지않는다는것도 확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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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의 사랑스러운 애마? 는 270 미터에서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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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여기까지 읽으신 독자여러분들께서는,
에게....<블랙맥스 2> 의 성능이 고작 이정도였나...? 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시다면 그건 <섣부른 속단> 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이 실험의 결과는 <블랙맥스2> 가 약한게 아니고,
활의 주인인 제 자신의 힘이 <고작 그정도> 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무슨 뜻인가.....하면,
현재의 <블랙2> 는 저의 나약한 몸에 맞추어서 세팅되어있다보니
더이상 약해질것이 없을정도로 너무도 나약해진 상태로 되어있기때문입니다.
우선....60 파운드 활을 최대한 풀어서 50 파운드로 낮추어진 상태인데,
그것도 힘들다하여 캠도 힘이 훨씬 덜드는 캠으로 교체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궁력이 좀 있다> 는 분들의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의 제 활은 거의 장난감 수준의 힘으로 세팅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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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목표를 세웠습니다. <물론...최대사거리 측정할때만>
앞으로 궁력을 열심히 키워서 1~2 년 안에,
1. 현재의 50 파운드를 60 파운드로 최대한 올려서 조정하고,
2. 당기기가 훨씬 힘든 감쇄율 50 % 짜리 캠으로 교체하고,
3. 화살을 현재의 30 그램이 아닌 20 그램 정도의 최대한 가벼운 화살을 사용.
위의 3 가지 조건을 갖추고 다시 재 도전한다면......아마도,
현재의 270 미터를 훌쩍 넘어 400 여 미터에 거의 육박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그때를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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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일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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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의 이 실험을 통하여 한가지 깨달은게 있습니다.
<화살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느냐> 하는것은.... 활의 성능에 앞서,
근본적으로는 <활을 쏘는 사람의 힘> 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당기는 힘<궁력> 이 센 사람이 더 멀리 화살을 보낼수
있는것 같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치 였지만,
전 지금까지 활의 성능만 좋다면 힘이 약한 사람이 쏴도
원하는만큼 멀리 나가리라.....생각했었지요.<소총처럼...>
허지만 아쉽게도 아무리 활의 성능이 좋고 쏘는 기술이 출중하다해도
저 처럼 50 파운드도 겨우 힘겹게 당기는 사람이라면 원하는만큼
멀리 보내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체중 57 키로그램의 현재의 제 육체 한몸의 힘으로 <어떤 물체> 를
던져 보낼수있는 최대거리가 270 미터라는게 입증이 된 하루였읍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 실험을 통하여 제 자신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게 되었으며,
언젠가는 400 미터 이상도 날려 보낼수있는 힘을 기르기위하여 당분간은
정밀,정확도 습사와 궁력향상에 힘써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끝으로 저의 이 <실험하는 정신> <도전하는 정신> 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신다면 더없는 영광이 될까 합니다.
- 광주에서 한 얼-
* 위 사진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관계로 저의 장비 일체는 찍히지않았습니다.
첫댓글 탐구정신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동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항상 안전에 주의하시고, 즐겁게 습사하시기 바랍니다.
감동적이었다니....쑥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 부지런함과 열정은 아마도 우리카페 동호회원들 중에서는 아무도 따라갈 사람이 없을것 같습니다. 한얼님을 보고있노라면 말 그대로 불꽃같은 열정이 저절로 느껴집니다. 올려주신 글 정말 잘 보았습니다.
허접초보한테 너무 과분한 말씀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근데 궁금한데요? 활을 그렇게 멀리 쏠 필요가 있는지요.... 전 쏴보니 컴으론 50미터 이상은 무의미 한것 같던데... 혹 나중에 국궁하실려고 미리 연습하시는지?....
<멀리나간다는 그자체는 별로 중요하지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된 여러가지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멀리나가는 활은 짧게나가는 활에 비해 파괴력이 월등합니다. 예를 들어, 20 미터 전방에 있는 멧돼지를 쏘았을경우 300 미터 나가는 활로는 잡을수있지만 최대거리가 50 미터인 활로는 맞출수는 있어도 잡기는 힘들지요.
또한예로, 약한활은 표적을 겨누고 20미터,30 미터,...50 미터등에 발사했을때 각각 조준점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서 정확히 맞추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쎈활은 약간의 조준점 변화만으로 정밀사격을 할수가 있지요.
예를 들자면, 더 있겠지만...생략합니다. 결론적으로 무기는 약한것보다는 강한게 좋고...그걸 측정하는 기준으로 멀리쏘기를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군대무기에도 최대사거리를 중요하게 여기지요.
거의 한편의 소설을 읽은것 같습니다 활을 쏘는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는 궁금증이고 제 장비에 대해 그정도는 알고있어야할것 같은데 실천하기는 정말 쉽지않은데 실험정신과 도전에대한 불굴의 의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국궁도 멀리쏘기 경기가 있고, 제가 아는 사람은 대회기록은 아니지만 400 미터 보낸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