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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__민주화엘리트586---19
뚱보강사 이기성
251__ 민주화 엘리트 586
페친 Choi Seung Woo님이 올리신 글. ‘남자는 일편단심이고, 여자는 바람둥이다’. 여자는 누구를 좋아하나? 유치원 때: 여자는 잘 놀아주는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초중생 때: 여자는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 여자는 운동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대학생 때: 여자는 자상한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사회 나와서: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2021년 4월 1일자 [조선일보]의 사설. “선거공작 주역은 땅 투기, 임대차법 주역은 ‘내로남불’, 끝없는 악취”.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 핵심 피고인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맹지를 사들여 수억 원의 차익을 얻은 사실이 드러났다. 송씨는 2014년 12월 울산시 교통건설국장 재직 시절 아내와 함께 울산 배밭을 4억 3000만 원에 사들였다. 4개월 뒤 울산시가 여기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주택 건설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당시 송씨는 주택 건설 인허가 상황을 모를 수 없는 위치였다.
당연히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샀을 것이다. 2019년 6월에는 울산시가 그 땅 바로 옆에 도로를 내는 사업비로 북구청에 20억 원을 내려보냈다. 울산시는 북구청이 신청한 8개 사업 중 이 도로 등 2개에만 교부금을 줬는데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는 꼬리표까지 붙였다고 한다. 당시 도로·건설 업무 총괄은 경제부시장으로 영전한 송씨였다. 땅값은 5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 송씨는 2019년 12월 차익 3억 6000만 원을 얻고 땅을 팔았다. 총선 출마를 위한 재산 신고를 5일 앞둔 시점이었다. 송씨는 “지인이 사자고 해서 산 것” “교부금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 말을 누가 믿겠나?
울산 선거 공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친구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나서 선거 공작을 벌인 사건이다. 청와대는 야당 후보 관련 첩보를 경찰에 넘겨서 수사를 지시하고 경찰은 야당 후보가 공천장을 받는 날 사무실을 덮쳐 압수수색을 했다. 하명 수사가 이뤄지도록 야당 후보 관련 첩보를 청와대에 넘겨준 사람이 송씨다. 송씨는 첩보를 청와대에 넘기고 경찰에 나가 가명으로 참고인 진술까지 했다. 송씨는 청와대 행정관 등과 선거 공약을 협의하기도 했다. 선거 공작의 핵심 인물인 것이다. 대통령 측근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져 있다. 송씨는 선거 공작의 대가로 경제부시장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자기 땅 옆에 도로가 생기고 땅값이 치솟았다. 선거 공작 혐의로 함께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도 2009년 배우자가 경기도 용인 임야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선거 공작 범죄 뒤로 부동산 투기의 악취도 함께 풍겨 나온다.
권력을 쥐고 돈도 갖고 싶은 ‘586’
전·월세 인상률 상한선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법을 대표 발의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 통과 한 달 전 자기 소유 아파트 임대료를 9%가량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 아파트 임대료를 올려놓고 법을 통과시킨 박 의원은 방송에 나와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에서 임대차법을 주도한 김상조 전 정책실장도 법 통과 하루 전 자기 집 전세를 14%(1억 2000만 원)나 올렸다. 국민은 임대료 못 올리게 막아 전·월세 구하기도 어렵게 만들면서 자신들은 미리 챙길 것을 다 챙긴 것이다. 이해찬 대표 소유 농지는 여당 대표가 된 이후 계획에도 없던 나들목이 주변에 생겨 땅값이 올랐다. ‘지분 쪼개기’ 땅 구입 등으로 투기 의혹을 받는 여권의 국회의원·자치단체장만 10명이 넘는다. 악취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경향신문] 2021년 4월 3일자의 ‘박성민의 정치 인사이드’ 제목은 [권력을 쥐고 돈까지 갖고 싶었던 ‘586’의 시대는 종말로 향하고 있다]. 21대 총선 압승으로 ‘주류 교체’의 승기를 잡은 듯 보였던 민주당이 불과 1년 만에 다시 광야로 내몰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조국 사태’로 도덕적 상징 자본을 잃었고, ‘LH 사태’가 터지면서 적폐 청산의 유통기한도 끝났다.
‘민주화 엘리트’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학생운동권의 지도부였던 일부 엘리트들은 20대부터 엄청난 상징 자본을 얻었다. 그 후 30년 이상 정치적 엘리트의 삶을 누렸던 그들의 시대가 종말을 맞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화 엘리트의 페르소나(탈, 가면)가 벗겨진 것은 아이러니다. 역시 역경을 이기긴 쉬워도 풍요를 이기긴 어려운 것인가?
2019년 9월 박성민은 ‘조국의 위기, 여당의 오판, 정치의 몰락’이란 칼럼에서 “한국의 대표적 셀럽(유명 인사)이자 ‘강남 좌파’의 상징인 조국 때문에 온 나라가 사실상 내전 상태다…겉으로는 개혁이나 정의 같은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어도 속으로는 전략 자산을 총동원한 ‘586 엘리트’의 기득권 전쟁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2011년에 <강남 좌파>라는 책에서 강남 좌파 논쟁의 본질은 ‘이념’이 아니라 ‘엘리트’ 논쟁이라고 날카롭게 통찰했다… 강남은 모두가 갖고 싶고, 닮고 싶은 세련된 매력을 상징한다. 학벌, 부, 권력을 모두 가진 사람이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순간 ‘강남 좌파’라는 이 시대 최고의 상징 자본을 손에 넣었다.
조국 사태는 강남 좌파와 586 엘리트가 오랫동안 감춰온 위선과 욕망의 민낯을 드러냈다… 통찰은 부족하고, 성찰도 없으니 ‘현찰’만 쫓는 게 586 엘리트가 세상을 사는 방식이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한다. 강남 좌파든, 강남 우파든 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 0.1%의 엘리트가 사는 방식이 문제의 핵심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만 해도 ‘깨끗하지만 무능한 진보’와 ‘유능하지만 부패한 보수’의 프레임이 작동했지만 지금은 둘 다 무능하고 둘 다 부패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사랑하면 행복하고, 못 가진 것을 사랑하면 불행하다”는데 보수·진보를 떠나 엘리트의 불행은 ‘못 가진 걸 사랑한’ 욕망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9월30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했다. 세상 누구도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더욱 그렇다. 부와 권력을 손에 넣은 그가 도덕까지 가지려고 한 것은 지나친 탐욕이었다. 그가 만일 “나 이명박은 어려서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뭐든 했다. 건설회사의 대표로 일할 때도 요즘 기준으로는 용인되기 어려운 수단과 방법도 동원한 것이 사실이다. 그때는 모두가 그렇게 살던 시절이었지만 이제 와서 보니 부끄럽다. 그러나 내가 비록 도덕적으로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 한 것만은 자부한다”고 했다면 덜 미움 받았을 것이다. 이명박의 가장 큰 죄(?)는 마땅히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도덕적 권위마저 가지려 한 것이다.
‘586 민주화 엘리트’들은 이명박과는 반대로 도덕, 권력, 돈의 순으로 상징 자본을 쟁취했다. 그들 역시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갖지 못한 것에 집착했다. 이미 권력, 정의, 명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돈마저 갖고 싶었다. 양귀자의 소설 제목처럼 금지된 것을 소망했다. 그들이 금단의 과실을 따 먹는 순간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지지자들은 부패의 상대적 크기로 옹호하는 모양이지만, ‘586 민주화 엘리트’들은 도덕을 상징 자본으로 정치를 했기 때문에, 그건 일종의 사기죄다.
25년 전쯤 라디오에서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으로 문장을 만들어보라는 진행자의 주문에 한 청취자가 “일본은 독도가 그려진 지도는 가질 수 있으나 독도는 가질 수 없다”고 재치 있게 답해 우승을 차지했다. 사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직업적 정체성이 강한 사람은 직업윤리도 엄격하다. 이미 오래전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는데, 놀랍게도 아직도 개혁의 주체인 양 행세하는 586 민주화 엘리트들은 무능·위선·부패의 상징이 됐다. 미래에 대한 통찰이 없고, 현재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으니 정치는 허구한 날 과거와 싸운다… 4·7 재·보선도 과거와 싸우고 있다.
586 민주화 엘리트들은 더 이상 ‘재야의 선비’도 아니고, ‘개혁적 사대부’도 아니다. 그저 돈과 자리만 탐하는 ‘타락한 양반’일 뿐이다. 정치는 비즈니스가 됐다. 제사장과 선지자의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들도 모두가 돈과 권력을 찾아 부나방처럼 날아든다. 모두가 ‘업’에는 관심 없고, 오직 ‘직’에만 눈독을 들인다. 정체성이 약하니 윤리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다. 이미 오래전에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는데도 아직도 개혁의 주체인 양 행세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민주화 엘리트들의 약속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정신적 권위의 몰락과 민주주의 시스템의 붕괴로 돌아왔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지식인, 언론, 시민운동가, 학자들은 침묵을 넘어 부끄러움도 없이 어용과 사쿠라를 자처한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우석훈 교수, 김세연 전 의원과의 대담집 <리셋 대한민국>에서 “근대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작동원리가 삼권분립인데 그중 사법부는 과거에 벌어진 사건들을 심판하고, 행정부는 현재의 일을 처리하고 오직 입법부, 즉 정치만이 내일을 준비하면서 미래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는 일을 한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정치가 100년 전 토착왜구와 빨갱이 타령이다. 미래에 대한 통찰도 없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으니 과거를 놓고 싸운다.
‘조국 사태’로 도덕적 상징 자본을 잃었고, ‘LH 사태’로 적폐 청산의 유통기한도 끝났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알려진 영국의 E. H. 카(EDWARD HALLETT CARR, 1892-1982)는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고 했는데 LH 사태는 이미 널리 퍼진 유증기에 불을 붙였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 동안은 야당이 정권을 비판하면 “다 맞는 말인데, 당신들이 할 말은 아니지”라는 반응을 보였던 사람들이 지금은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을 비판하는 민주당에 그 말을 그대로 돌려준다.
경영 전략가인 미국의 짐 콜린스(Jim Collins, 1958~)가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말한 5단계로 민주당의 위기를 설명해보자. 그는 한때 세계 시장을 지배했던 위대한 기업의 몰락을 1단계: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3단계: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4단계: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5단계: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로 구분했다. 기업으로 본다면, 민주당은 3단계를 넘어 4단계로 진입 중이다. 국민의힘도 여전히 4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4월7일 누가 승자가 되든지 그 결과가 내년 대선의 결과를 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주류 권력을 향한 새로운 도덕적 쟁투가 시작되려고 한다.
2021년 4월 1일자 [조선]의 김형원 기자 보도. 집 15채 싹쓸이 LH직원, ‘김현미 표창장’으로 재취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직원 A씨가 전국 각지에서 공급주택 15채를 사들인 시기에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장까지 받았던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새만금개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는 LH에 재직하던 2012~2017년 본인·가족 명의로 수원, 동탄, 목포, 대전, 논산, 포항, 창원, 진주 등지에서 LH공급 주택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LH 공급 주택 취지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 기여’다. LH 측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오히려 2017년 12월 29일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은 A씨에게 “귀하는 평소 맡은 바 직무에 정려하여 왔으며 특히 국토교통업무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표창장 받기 한 달 전에도 A씨는 모친 명의로 대전의 LH공급주택을 순번추첨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018년 A씨는 LH 내부 감사에서 분양 내역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어 감봉 2개월의 징계수위가 잠정결정 됐지만 표창장을 수여받은 것으로 인해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으로 감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가 내려지자 A씨는 이듬해인 2019년 또 다른 공기업인 새만금개발공사 경력직으로 재취업했다. 당시 경쟁률이 11 대 1에 달했지만 A씨는 LH 징계내용은 감추고, 지원서에 ‘김현미 표창장'을 첨부하면서 합격했다. 새만금개발공사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A씨가 재취업 할 당시에 김현미 장관이 현직이었다. 이 때문에 ‘김현미 표창장’이 재취업에 적지 않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공사 안팎에서 나온다.
A씨는 새만금공사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포항, 창원, 진주, 대전 소재 주택은 저와 모친이 실거주 목적으로 취득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합 7채에 달하는 이들 주택을 모두 실거주 목적으로 사들였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 외 (8채)주택은 월세 등 임대 수입 목적으로 샀다”며 “현 정부 시책에 따라 보유 중인 주택들은 다수 처분(목포 3채, 수원 1채)했고 지속적으로 처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토부 산하 25개 공공기관 채용실태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권익위 한삼석 부패방지국장은 “LH직원 사례처럼 공직자가 부패행위로 징계를 받고 나서도 다시 공직자로 재취업하는 것은 국민의 공직 신뢰를 훼손하므로 관련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공직기강이 뿌리부터 썩은 상황에서 LH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은 예견된 참사였다”면서 “부동산 적폐를 탓할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적폐임을 인정하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 20201년 3월 31일자.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제목은 ‘김어준 없는 아침이 두려운 사람들’. “김어준,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우십니까? 이 공포를 이기는 힘은 우리의 투표입니다. 오직 박영선! 박영선입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SNS에 올린 글이다. 왜 그들은 김어준(‘뉴스공장’ 진행자) 없는 아침을 ‘공포’라 부르는 걸까? 어쩌다가 서울시장이 고작 김어준의 밥그릇이나 지켜주는 자리로 전락했을까?
과거 가장 객관적인 오디오 방송 ‘나꼼수’로 인기를 얻었던 김어준이 지금은 그 반대가 되었다. 지난 2011년 김어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박원순 후보에게 “시장 되면 저에게 교통방송을 달라”고 농을 했단다. 이 농담은 5년 뒤인 2016년 정말 현실이 된다. 그렇게 시작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제4기 방송통신심의위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이 되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조사에서 ‘뉴스공장’은 경쟁 프로그램 중 유익성·신뢰성·중립성·시의성·흥미성의 5개 항목 모두에서 최하위. 특히 공영방송의 생명인 ‘중립성’은 54점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87점)나 ‘김종배의 시선집중’(84점)에 30점 이상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TBS의 총예산 505억 원 중 77%는 서울시가 부담한다. 서울시에선 2019년 라디오 홍보예산의 43%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배정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작년 라디오 광고의 47%를 TBS에 주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3년간 라디오 홍보비의 54%, 서울시교육청은 42%를 ‘뉴스공장’에 집행했다. 4기 방심위 출범 이후 ‘뉴스공장’이 받은 6차례의 제재는 사유가 모두 ‘객관성 위반’. 그동안 노골적으로 당파성·편파성을 추구해 왔다는 얘기다. 이렇게 정부와 지자체와 교육청이 손을 맞잡고 민주당의 ‘프로파간다(선전 선동) 머신’을 지원해 왔다. 전파든 세금이든 공공재를 이렇게 사유화해도 되는가?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그의 당파성을 공공연히 찬양한다. “김어준이 민주당을 위해 큰일을 한다.” 과거에 언론인의 표상은 손석희 JTBC 사장이었으나, 지금 그들의 영웅은 김어준. 그 동네의 지적·도덕적 수준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위기는 이 커뮤니케이션의 왜곡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즘 나는 눈이 나빠서 책을 못 봐. 대신 유튜브를 봐. 김어준이 하는 유튜브는 다 봤어.”(이해찬 전 대표) 집권여당의 대표가 책은 안 읽고 음모론 유튜브나 보고 앉아 있다. 대표가 이 지경이니, 의원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다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어준의 ‘세례’를 받으려고 안달이 났단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대중의 흥분을 차가운 이성으로 거르고, 그들의 거친 언사를 정제된 언어로 정식화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의 586 실세는 김어준의 선동방송을 통해 대중을 늘 정치적 흥분 상태로 몰아넣고는 그들의 분노를 당의 안팎에서 헤게모니를 구축하는 데 활용해 왔다. 민주당의 위기는 구조적인 것이다. 이해찬 전 대표 이래 민주당은 권리당원 제도로 김어준에게 세뇌당한 극성분자들 중심으로 정비되었다. 이들이 당내의 이견자를 배척하고 당밖의 비판자를 핍박하니 피드백 시스템이 마비될 수밖에. 그 결과 진보와 중도의 합리적 계층이 떠나버린 것이다.
정보를 움직이는 음모론
김어준은 음모론의 대명사로 통한다. 천안함 좌초설, 개표 조작설, 세월호 고의침몰설 등 그동안 그는 크고 작은 수많은 ‘음모론’으로 대중을 현혹해 왔고,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그것을 통치에 적절히 활용해 왔다. 그 결과 당·정·청과 지지자 모두 음모론적 사유에 사로잡혀 버린 것이다. 얼빠진 ‘음모론 교주’의 특이한 사고방식이 아예 국정마저 집어삼켰다. 검찰개혁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것은 ‘검찰 쿠데타’ 음모론.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사건에서 수사지휘권 발동의 근거가 된 것 역시 음모론이었다. 이는 검찰총장이 임기를 못 마치고 사퇴하는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
김어준은 특유의 음모론 모드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공격했다. 기자회견의 배후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투다. 박영선 후보가 2차 가해자들을 캠프의 전면에 내세운 것도 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능한 일이다. 음모론은 이렇게 시민의 로고스(이성)을 마비시키고 사회의 에토스(윤리)를 파괴한다. 보다 못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을 뗐다. 그는 “권력형 성범죄 때문에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는데도 선거 과정에서 2차 가해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무너진 로고스(상식)와 에토스(정의)의 회복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성과 지식인을 불신하는 반(反)지성주의는 선동가들의 공통된 특성이다. 그들은 이성에 대한 열정의 우위, 논리에 대한 직관의 우위, 사유에 대한 행동의 우위를 믿는다. 지식인은 현실에 논평이나 하며 대중에게 잘난 척이나 하지만, 자신들은 대중과 더불어 현실을 창조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반지성주의는 대중을 지성계로부터 차단한다. 대중은 우중(愚衆)이 된다. 이를 제지해야 할 지식인들마저 거기에 굴복해 버렸다. 이 나라의 대표적 ‘어용지식인’은 김어준을 “천재”라 추켜세웠다. 그러니 합리적 담론 대신에 선전선동이 공론장을 점령할 수밖에. 하지만 그게 오래 가겠는가?
지금 40~50대는 여론의 ‘섬’이 되었다. 이들은 대학시절에 접한 운동권식 사고와 어법에 친숙하다. 반면, 운동권 문화를 모르는 20~30대는 다른 정치성향을 보인다. 박영선 후보는 그런 그들의 부족한 역사의식을 탓한다. “20대는 과거의 역사에 대해 40대와 50대보다 경험치가 낮지 않나?” 상징적으로 말하면 지금 민주당을 지탱하는 것은 ‘전대협·한총련 세대의 연합’이다. 그중 40대는 거의 10년 동안 김어준에게 뇌를 폭격당해왔다. 이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면 정권은 레임덕에 빠지고, 정권 재창출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김어준 없는 아침이 그들에게는 ‘공포’로 느껴지는 것이다.
급했나 보다. 상왕이 돌아왔다. 이해찬 전 대표가 제일 먼저 찾은 것도 김어준. 그의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거의 이긴 것 같다.” 패망의 순간까지 세뇌된 독일인들은 전세를 역전 시킬 기적의 무기(Wunderwaffe)를 믿었다. 민주당의 무기 분더바페는 ‘샤이 진보’다.
김어준을 어찌할 것인가? 순수 공익의 관점에서 김어준의 방송은 퇴출당해야 마땅하다. 자정은 불가능하고, 방통심의위의 구성상 왜곡·편파 보도의 견제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옳다고 해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제 퇴출은 보기에도 좋지 않고,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 순수 정략의 관점에선 그를 내버려 두는 게 좋다. 당·정·청과 지지층을 초토화시켜 민주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그다. 대선을 앞두고 그가 말아 먹을 게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는 민주당의 엑스맨, 아니 엑스 슈퍼맨이다. 더 좋은 것은 민주당에선 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사과를 한다. “정책도 정책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정부, 여당의 잘못된 자세였다.” 네거티브를 해도 지지율이 안 오르나 보다. 민주당은 반성과 자성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민주당의 말을 믿지 말고 ‘조국 전 법무장관’이 한 말을 들으라.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아라. 파리가 앞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할 때고,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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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2021년 4월 1일자 [조선일보]의 사설.
[참고]
[경향신문] 2021년 4월 3일자.
[참고]
2021년 4월 1일자 [조선]의 김형원 기자 보도.
[참고]
[중앙] 20201년 3월 31일자.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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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__ 민주화 엘리트 586, 이기성 한국전자출판교육원장, 경기60회칼럼, 뚱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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