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플 매치_막상막하 겨울냉면 대전(大戰)
살얼음 동동 떠 있는 육수 속 얌전히 놓인 사리가 식욕을 당기게 하는 평양냉면, 빨간 양념 살짝 얹어 보기만 해도 ‘꼴깍’ 침 넘어가는 매콤한 함흥냉면.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줬던 착한 메뉴들이다. 하지만 냉면을 즐기는 마니아들은 ‘추운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고 주장한다. 냉면 마니아들의 주장이 맞는지 한번 확인해볼까. 이냉치냉(以冷治冷)! 동장군의 맹위도 잊게 할 우리 동네 맛있는 냉면집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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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_한우사태와 동치미국물이 조화 '강서면옥 신사점'
‘강서면옥 신사점’은 중구 서소문동에 있는 ‘강서면옥’의 분점이다. 강서면옥은 1948년 평안남도 강서지방에서 문을 연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정통 이북식 냉면 맛을 인정받아 19xx년 남북적십자회담 때 북측대표단에게 냉면을 제공하기도 했다. 본점 주인 김진형(78)씨의 큰딸 선우민숙(51)씨가 고집스러운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2005년 10월 신사동에 문을 열었다. 강원도 메밀과 전분을 알맞게 섞어 만든 구수한 면발, 한우 사태를 푹 곤 국물과 동치미를 섞어 시원한 육수가 일품이다.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9500원)은 황토빛깔의 맑은 육수에 동치미무 두쪽을 받침 삼아 도톰한 편육 두쪽, 배, 오이, 달걀 순으로 올린 고명이 푸짐하다.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육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소 밍밍한 이 집 육수 맛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두어 번 먹어보면 이 집 냉면 육수 맛이 절로 생각난다는 것”이 단골들의 평이다. 주인 선우민숙씨는 “육수에 겨자와 식초를 치지 않고 면을 한입 가득 베어 문 후 육수를 들이켜는 것이 평양냉면의 참맛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면발이 적당히 쫄깃하면서도 잘 끊어지기 때문에 가위로 자르지 않고 먹는 것이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는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메밀 면은 10분만 지나도 뭉쳐버리기 때문에 포장과 배달을 하지 않는단다. 냉면에 곁들여 나오는 아삭한 동치미무절임과 열무김치는 자박한 국물이 있어 심심하면서 시원하다.
선우민숙씨가 직접 개발한 이곳의 김치말이 냉면(9500원)도 별미다. 육수와 김칫국이 연하게 섞인 맛이 조화를 이룬다. 쇠고기를 넣어 바삭하게 부친 녹두빈대떡(1만원)이나 아이 손바닥만 한 만두알(1개 2500원)을 곁들이면 냉면과 궁합이 잘 맞는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명절 전날ㆍ당일 휴무). 강남구 신사동 645-30. 문의 (02)3445-0092 / 글= 김찬주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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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_쌉쌀하고 매콤한 맛 '청수칡냉면'
백석동 이마트에서 호수공원 방면으로 가다 보면 14년 전통의 ‘청수칡냉면’을 만날 수 있다. 칡 특유의 쌉쌀한 맛에 청수칡냉면의 특허 받은 공법으로 만든 쫄깃한 면발과 육수, 양념장이 어우러져 한겨울에도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단골 전보경(29ㆍ대화동)씨는 5년간 미국 유학생활 중에도 이 집 칡냉면 맛을 잊을 수 없어 내내 그리워했단다. “유학생활 마치고 2월에 귀국하자마자 처음 찾은 곳이 청수칡냉면이었어요. 겨우내 냉면만 먹은 것 같아요(웃음).” 전씨가 꼽는 이곳 추천 메뉴는 비빔냉면 같은 ‘칡물냉면’이라고. “이곳 칡물냉면은 육수 위에 양념장을 뿌려 내는데 맵지 않으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별미랍니다.”
청수칡냉면 주인 박승철(53ㆍ가좌동)씨는 양념장 맛의 비밀은 바로 고춧가루에 있다고 살짝 귀띔한다. 1996년 청수칡냉면을 개업한 이후 지금까지 안동 고춧가루만 고집한단다. “매년 10월이 되면 제가 안동으로 직접 가서 3000근 정도의 고춧가루를 사옵니다. 말리고 빻아 냉동 보관한 고춧가루는 일년 내내 쓸 수 있어요.” 육수는 국내산 육우의 양지 부위를 7~10시간 푹 우려내 맛을 낸다. 칡물냉면에는 얼린 육수를 곱게 갈아 넣어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하다. 또한 고명으로 올리는 오이는 구례산 오이를, 회냉면에는 냉동 가오리를 사용한다.
올해 초 대화동에 2호점을 낸 청수칡냉면은 한여름에는 번호표를 받고도 기다려야 맛을 볼 수 있을 정도란다. 하루 2870그릇을 판 적도 있다고. 주인 박씨는 “몇 해 전 암투병 중인 노모를 위해 두어 달 냉면을 포장해가던 남자 손님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오랜 시간 한곳에서 영업하다 보니 여중생, 여고생이던 손님들이 성장해 이제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풍경도 볼 수 있다”고 전한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1000원씩 할인해 준다. 회냉면 6500원, 비빔냉면ㆍ물냉면 각 6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일산동구 백석동 1411번지. 문의 (031)906-7888 / 글 최진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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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_3대째 이어져온 한결같은 맛 '평양면옥'
차가운 날씨에 눈까지 내렸던 지난해 12월 말, 이런 날 냉면 먹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서현동 ‘평양면옥’에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엄마, 아빠 손잡고 온 아이들부터 흰머리 성성한 어르신까지 상에 올린 음식이라곤 멀건 김치와 무절임, 냉면이 전부인데 연신 만족스러운 표정들이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 따라 몇 번 와서 먹다 보니 이젠 제가 이 맛에 중독되고 말았네요.” 고향이 이북인 할아버지 덕분에 평양면옥 평생 단골로 등록됐다는 김성호(38ㆍ분당구 구미동)씨. 시중 냉면의 화려한 맛에 길들여진 덕분인지, 처음 이곳 냉면 맛은 ‘맹맹함’ 그 자체였단다. 그도 그럴 것이 메밀과 전분이 8:2의 비율로 섞인 면발은 허벅허벅하고, 아무것도 가미하지 않은 육수는 담백하다 못해 싱겁게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손님들의 항의를 받기도 하지만 주인 서금순(54)씨는 그 맛을 포기할 수 없단다. “시할아버님 때부터 평양에서 냉면집을 하셨어요. 시어머님은 늘 제게 평양냉면 고유의 맛을 지키라고 당부하시죠. 물론 손님들도 그걸 원하시고요.” 시어머니 손맛을 이어받아 분당에 자리 잡은 지 올해로 7년째. 그 시간을 하루같이 서씨가 철저하게 체크해온 것은 면 만드는 재료의 배합과 육수 맛이다. “메밀 맛은 예민해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배합률도 달라져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 면이 끊기고 퍼지기 때문에 주문 들어오는 즉시 바로 뽑아내야 하죠.” 이런 정성 때문일까?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냉면 마니아들 중에서 ‘평양면옥 면발이 특히 좋다’고 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소한의 양념만 넣어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것도 서씨만의 노하우. 양지와 사태를 넣어 푹 끓인 국물을 2~3일 흐르는 물에 중탕으로 식혀 만드는 육수나 숙주를 듬뿍 넣은 만두의 맛이 담백한 이유도 다 그 때문이다. “더도 말고 딱 5번만 먹어보면 이 맛을 잊지 못할 겁니다.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게 딱 고향의 맛이에요.” 평양면옥 원조 단골 신효섭(76ㆍ용인시 성복동)씨의 당부다. 냉면ㆍ만둣국ㆍ만두 각 8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분당구 서현동 194-2번지. 문의 (031)701-7752 / 글 이승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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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ㆍ양천_찬 육수에 '한번 더 말아먹는' 별미 '이조면옥'
강서구와 양천구 주민 중 냉면을 즐겨 먹는 이들에게 ‘맛있는 냉면집’을 물으면 대체로 추천하는 곳이 ‘이조면옥’이다. 지난 1993년 문을 연 후 같은 자리에서 냉면 하나만으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이조면옥은 함흥냉면 전문점이다. 주문을 하면 손으로 치댄 고구마 전분 반죽으로 면을 뽑아낸다. 쫄깃하고 가느다란 면에 매콤한 양념이 더해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냉면과 함께 내는 따끈한 육수를 한 모금 마시면 한겨울 추위가 싹 달아나는 듯하다. 특히 이 집 육수는 사골을 오래 우려내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손님 한 사람당 한 주전자쯤 거뜬하게 마실 만큼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회냉면(7000원). 16년간 이조면옥의 주방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제남(46)씨는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냉면 위에 얹어 내는 홍어회의 신선도와 새콤달콤한 양념이 맛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쇠고기를 갈아 넣은 양념장, 그 위에 얹은 오이ㆍ달걀 고명과 홍어회 등이 자아내는 맛을 느껴본 손님들은 대체로 이곳 단골이 된다고. 이조면옥에서 회냉면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법! 바로 따로 주문하면 무료 제공되는 찬 육수에 있다. 우경희(28) 이조면옥 매니저는 “회냉면을 절반 정도 먹은 후 찬 육수를 부으면 시원한 물냉면으로 변신한다”며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더해져 보통 물냉면과는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추천한다. 이조면옥에는 180석이 넘는 테이블이 여유롭게 배치되어 있는데다 넓은 주차장도 갖추고 있어 가족이나 단체 손님들이 찾기에 좋다. 가게 한가운데 있는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바(bar)를 만들어놓아 혼자 오는 손님도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게 했다. 5년 전부터 별관에서 선보이는 숯불갈비(1인분 1만1000원)와 갈비탕(8000)도 인기 메뉴. 추위로 체력과 저항력이 약해지기 쉬운 겨울, 가족과 함께 숯불갈비로 몸보신한 뒤 매콤한 회냉면으로 입가심하는 것도 좋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양천구 신정2동 118-1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6번 출구 도보 2분). 문의 (02)2654-9530 / 글 박계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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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행복플러스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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