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최저임금, 두달간 줄다리기 본격 시작

[장폴]

최저임금, 두달간 줄다리기 본격 시작

오는 28일 첫 전원회의…주40시간제 따른 임금보전도 논의

오는 28일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다음해 1월부터 12월까지 적용될 최저임금 액수를 놓고

노사정이 두달여 동안 줄다리기를 벌이는 대장정에 나서게 된다.

최저임금제도 자체가 저임금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인 만큼

이를 둘러싼 노사 간의 협상은 해마다 매우 치열하게 벌어졌다.

지난해에도 최저임금위원회는 협상에서 논란만을 거듭하다

노동계 위원들이 결국 모두 퇴장한 채 공익 및 경영계 위원들만의 투표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이에 대한 양대노총과 참여연대 등의 반발도 끊이질 않았다.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 결정과 함께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 왔던

‘주40시간제’에 따른 최저임금 보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 2005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는 여성연맹 소속 청소용역 노동자들. 

올해도 최저임금 협상 쉽지 않아

올해도 최저임금 협상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의 의미를 강조하며 임금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와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경영계의 논리가 예외 없이 올해도 첨예하게 부딪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법에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노동생산성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소득분배율 등 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노동계는 생계비와 유사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강조하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인 이상 전 산업 정액급여의 50%’을 최저임금의 기준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5인 이상 사업장 상용직 노동자의 평균 정액급여가 175만6,329원이었던 것에 비춰봤을 때

올해 노동계가 제시할 최저임금은 약 87만8천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양대노총은 올해 결정되는 최저임금이 2007년 1월부터 12월까지 적용되는 만큼

올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등 변동 상황을 계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경영계는

노동생상성과 경제상황, 중소기업의 지불능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예정이다.

한국경총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보다 더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주40시간제 따른 보전방안은 마련될 듯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300인 미만 사업장이 300인 이상 사업장보다 최저임금이 더 높은 현상이 일부 발생했다. 실제 통계나 자료로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지만 이론상으로는 확실히 그렇다.

최저임금이 법률상 ‘월급’이 아닌 ‘시간급’이나 ‘일급’으로 고시되고 있기 때문에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이 깎이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들이 단시간 근로자 및 영세사업장의 노동자, 중소기업의 기간제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노사 모두 이같은 노동자들의 실제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면 문제 해결에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 고시한 이후 본격적으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7월 최임위는 최저임금을 ‘시급 3,100원’, ‘일급 24,800원’으로 고시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70만6백원이다.

그러나 ‘주40시간’만을 일 했을 때는 한달 최저임금은 64만7천9백원으로,

2005년 월 최저임금인 64만1,840원보다 불과 6천원이 오른 꼴이 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7월 100인 이상 사업장은 물론 주40시간제가 전 사업장에 도입되는 오는 2011년까지 계속 반복될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의 실질적인 삭감을 가져오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어 노동계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최임위에서는 전원회의에 앞서 노사정 실무자들로 구성된 최임위 연구위원회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아울러 △시간단축에 따른 차액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보전

△시급+월급을 고시하여 두 임금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방안 추진

△최저임금 심의 시 최저임금 삭감분에 대한 보전내용 반영

△공공부문 하도급업체(청소용역 등)의 경우 업종별 월 최저임금 별도 책정 등

4가지 방안을 전원회의에 보고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같은 4가지 방안은 최임위 연구위원회의 합의를 통한 것이 아닌,

노사정 각자가 내놓은 방안을 그대로 전원회의에 올린 것에 불과해

본회의에서도 진통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가 문제 해결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고

경영계도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서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노동계는 4가지 안 중 차액보전이나 월급을 고시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경영계는 업종별로 따로 대책을 마련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