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 앞에서 34번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으로 환승하러 왔습니다.
휘찬이의 목표는 산에서 내려와 버터링쿠키에 우유를 먹는 것, 이것으로 산에 가자고 꼬셨습니다.
순천의 버스 체계는 그 노선을 다니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모를 정도로 복잡합니다.
서울은 광역과 지선의 환승 체계가 있어 그 넓은 데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순천에서 버스를 쉽게 탈 수 있는 것은
우리 동네 오는 버스, 어디가도 광고하는 정원박람회장, 가장 많이 다니는 77번 정도입니다.
어디서 왔는지 아가씨 둘이 정류장에서 버스 간격이 120분, 180분도 있는 것을 보고 '미쳤어~!'라고 합니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순천 모 후보에게 제안 했던 마을버스.
광역노선을 이어주는 마을버스를 순천에서는 언제나 이뤄질 수 있을까?
구기마을에서 금산가는 버스가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할머니.
낙안읍성에서 탈 수도 있다고 기사가 이야기를 했는데, 별로 친절해서 그냥 네이버를 믿고 끝까지 갑니다.
버스에서 낙안읍성에 간다는 예비역 학생 두명을 만나 짧은 진로 담화를 했습니다.
둘이 이야기 하는데 어디 현장직이 3년만에 연봉 3천이기는 한데 주말도 못쉬고 힘들다고 한다더라...
이야기 끝에 전공이 뭔지 묻고 특별히 준비한 것 없으면 우리나라 사람 공통적성인 프로그래머를 안내해 줬습니다.
JAVA프로그래머 생각해 보라고, 어려운 수학도 아니고, 5개월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요즘 대학생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생활비 마련해야지 취업 걱정해야지... 취업 전에 진로 - 방향이 먼저입니다.
구기마을이 종점이네요.
시골버스를 타보면 한 참 어르신들이 젊은 기사에게 상당히(?) 존대를 합니다.
옛날에는 버스기사님이 귀하던 시대가 있었지요.
제가 어릴 때 할아버지와 살았던 시골에는 버스가 하루 한 대 들어왔습니다.
그러면 마을에서는 기사에게 숙소와 저녁, 아침식사까지 차려주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인데도,
시골버스에서 노인들 일어난다고 빨리 못탄다고 큰소리 치는 기사님을 종종 봤는데,
좋은 말 할 때 고쳤으면 합니다.
순천시와 회사에서 교육으로...
순천 버스에서 내려 좀 막막한 상황 일단 비장한 마음으로 사진 한장.
8살 아들 녀석이 한 방에 찍은 사진 제법이네요.
아까 사진, 배가 너무 나와 살짝 힘을 줘 찍었습니다.
구기 종점 앞에 '담배'라고 붙여진 가게를 찾아 버스 타는 걸 묻자,
가게 할아버지와 모든 손님의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한가함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바뀔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 시간 반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
어른들과 막걸리 합석을 시작 합니다.
이 쯤 되면 배는 산에서 막걸리로 방향이 바뀝니다.
뭐 꼭 금산엘 가야하나? 다음에 가도 되고,
여기 엄니, 아저씨들 보다 금산이 좋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는 일...
첨 본 객을 보고 아들처럼 대해주고 반찬도 챙겨주는 분들과 잠시나마 마음이 좋아지네요.
아주머니들은 막걸리에 사이다는 조금씩 타서 먹고 나도 그렇게 먹어보라고 권하는데,
제법 시원하게 넘어갑니다.
시골에서는 술 한잔씩 해야한다는 아저씨의 이야기.
읍내 다녀올 때 한 잔씩 하면 운전을 해야하니 주위에서 걱정을 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술을 통해서든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음주운전의 안전문제와 놀이문화의 충돌을 어떻게 풀어 낼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시골은 대리운전도 없잖아요. 시골이 몇 달 살 수 있는 식량과 돈을 쌓아 둔 것도 아니고
대안은.....? 대중교통! 편리하고 언제나 할 수 있는 대중교통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저씨가 알려 준 것이지요. 차 안 가져와 좋겠다는 이야기 들으면서.
막걸리 두병에 하드 두개, 과자 몇 개 9600원 나왔네요.
계산할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거기에 맞춰 쫀쫀해 진다는 것.
과자 빼고 젓갈, 감자, 김치는 써비스입니다. 벌교라, 담뱃집 젓갈도 맛있습니다.
담배가게 앞 우산각에서 한 컷.
벌교까지 한시간 반은 걸릴 거고, 인도가 없어 위험하다는 엄무니들의 만류에도 걸어가기로 결정.
초록색 옷 입은 어무니가 인사하고 출발하는데 잠깐 기다리라며 생수 한 통 사서 쥐어 주시네요.
이 동네 저쪽에서 건강원을 하는데 지날 일 있으면 또 들르라는 당부를 합니다.
벌교까지 힘찬 출발을 위해 화이팅!
STOP 고리
GO 벌교
쫄지 않고 뚜벅뚜벅 가는 휘찬이.
흰선의 오른쪽 끝을 밟고 가라고 하고 뒤 따라 갑니다.
벌교 상무자동차학원.
시간은 고통까지도 경험으로, 추억으로 승화시켜줍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오너는 최고급 승용차를 타야한다는 신념은 어떤 의미인가요?
앗, 방사능 오염 콩?
어떤 나무 열매 같은데 콩처럼 생긴게 두 겹, 세겹으로 들어있습니다.
바로 휘찬이가 방사능 공장이다고 가르킵니다.
일단, 의심도 창의성 중 하나입니다.
과학은 가설을 세우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습니다.
벌교 가는 길 등도 적시고
머리도 적시고
가다가 수도를 만나, 아예 흠뻑 젓어 보고.
작지만 단정하게 꾸며진 집, 선비같은 단정한 분이 살 듯, 들어가 보고 싶어집니다.
'나'를 소개할 때 어디 누구, 어디 회사를 소개하는데 자기의 생각과 자는 집, 옷이 자기의 생각입니다.
메이커 옷을 입고 메이커 아파트에서 사는 요즘의 우리...
도시에서 한 걸음 나오니 개성있는 삶이 펼쳐집니다.
저기 정자에서 쉬면서 할머니들에게 '독도는우리땅' 웅변도 보여주자고 하니 휘찬이 생각이 복잡해 집니다.
할머니들이 젓은 옷을 벗으라 해 말려주고.
휘찬이는 감사의 맘으로 장기 자랑을 합니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리 외로운 섬하나...'
이 웅변은 예삐가 죽는 내용까지 넣으면서
무엇인가를 지키고 사랑하려면 잘 알고 실천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두 번은 들어야 내용이 이해가 갑니다.
철호형이 보면 또, 19금 걸꺼 같네요.
한 분, 한 분이 우리 가까운 형, 동생의 어머님과 닮았습니다.
봉림마을 앞에는 봉림다리, 홍교다리, 소화다리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200호가 넘었고 다리 아래는 모래밭이 있어 목욕도 하고 고기도 많이 잡혔다고 그럽니다.
걱정인지 기대감인지, 보이는 것인지
술먹고 집에 들어가더라도 설겆이도 좀 하면서 각시에게 잘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다 서방이 좋았던 시절의 이야기도 돌아가면서 합니다.
옛날 일제시대 순사들이 사람들 괴롭힌 이야기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네요.
정자 파노라마 사진
동네 슈퍼에 소주 받으러 갔는데 할머니 계산기가 '주판'입니다.
10여명 할머니들이 모이고 보니 성격이 제 각각입니다.
그래도 많이 모이고 하는 것 보면 나름 내공이 있는 모임입니다.
조금씩 차이가 나도 말도 아끼면서 잘 합의를 하네요.
홍교다리 위 강태공 아저씨
문절구도 잡히고, 잉어, 장어도 잡힌다고 합니다. 자연산 민물장어는 1kg에 18만원이 시세.
자연산 장어는 다친사람이 몸만드는데 쓰이기도 한답니다.
오랫만에 원조 포터를 봐 반가워 한 장.
바닷가인데도 상태가 제법이네요. 언듯 계산해도 20년은 넘어갑니다.
이 포터를 탓을 때 꼭 승용차처럼 부드러웠죠. 엔진소리 좋고, 고속주행, 쿠션 좋고.
옷은 10년이 넘으면 유행이 돌아오고. 차는 20년엔 고물, 30년엔 골동품이 됩니다.
사람도 60, 70이 되면 더 대우받을 수 있는 세상은? 요즘엔 답을 알 것 같아요.
뭔, 포터만 쭉 있어서 다시 한 장.
저기 보이는 반 주차장 반 인도가 우레탄입니다.
할머니들 무릅 안좋을까봐 걱정되서 우레탄을 깔았을까요?
나물 널어 논 것을 보면 통행자 수가 보입니다.
이 우레탄 보도 블럭의 정체는 대충 대충 겉을 덥어 논 것입니다.
순천에도 하루 종일 사람 2~3명 지날 것 같은 인도 이렇게 갈아엎는 곳 많습니다.
그나마 한 명은 촬영하러 간 사람일 겁니다.
문집?
1. 벌교문학회의 집
2. 벌교문학 모음집 제작하는 곳
3. 벌교에서 문짝만드는 집
4. 다 아니다!
채동선이라는 분은 누군지? 벌교와는 다른 분위기.
일제시대에서 7~80년대까지 한국의 근대, 현대를 지나오다가 확~ 달라지는 관공서입니다.
일부러 옛날 느낌 내는 거 따로 있고, 생각없이 돈 바르는 거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기술로 승부하는 범진공업사.
아직 운영하는 곳입니다. 어느 간판보다 정겹고 선명합니다.
요즘에는 지자체마다 돈을 들여 이런 간판을 현대식 간판으로 바꾸는 일을 합니다.
현대화를 이겨내지 못한 슈퍼 - 마음이 쭉 빨려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장과 모텔의 차이는?
금융조합입니다.
일제시대 최신 관공서 양식으로 잔뜩 멋을 부려지었고
선량한 주민 수탈의 상징이라고 써 있습니다.
허물어져가는 상가, 지방도시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느 풍경입니다.
한국일보벌교지국, 계두리사무소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지는데요?
관공서의 획일적인 미화작업이 물씬 풍기는 거리입니다.
어디다 쓰고자 하는 것인지...
이러한 서툰 행정까지 다 더해서 벌교가 아닐까요?
차라리 예산 없으면 도시가 덜 다칠 것 같아요.
'언제 나와요'를 몇 번 물은 휘찬이에게 드디어 벌교역이 보입니다.
실제 운영하는 분식, 튀김, 김밥집입니다.
요즘 김밥 천원이면 전국에서 몇 번째 안에 들겠죠?
다 도착했다고 사진 한 번 찍자는 말에 기꺼이 만세를 불러주는 휘찬이.
사람은 적지만 깨끗하고 편안한 벌교역 구내,
기차 이용객 뿐만 아니라 벌교 주민과 여행각의 쉼터로도 그 역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무장조직?
버스 기다리다, 아이들의 도움으로 휘찬이에게 사격 연습을 시켜보고 있습니다.
벌교에 오면 어물전이 크게 있습니다.
꼬막에서 낙지, 문어, 횟감 등 싱싱하고 다양합니다.
이 거리 앞으로 횟집도 잘 찾으면 소박하고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집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파장입니다.
벌교 상업고등학교 공사중입니다.
토목 공사와 함께 관공서 고치는 것도 걱정입니다. 과연 그럴만해서 새로 짓는 것인지
이 공사중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잘 보살펴 줬는지...
순천 출발해 벌교 공용터미널 앞 정류장까지 7시간 정도의 여행이었습니다.
이제는 벌교에 와도 쓱~! 지나가지 만은 않고 좀 더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휘찬이는 이미 방향이 바뀌고 지칠만도 한데
중간 중간 '산에 언제가요' 하는 집요함을 보여줬지만,
도착했다고 하니 또 한번, 포토라인에 서 줍니다.
첫댓글 잘봤음. 의외로 재밌네. 안볼려다가 그래도 그냥지나치기가 아쉬워 열었는데. 좋았음. 독사가 이렇게 글도 잘썼나? 사진 배치도 좋고, 스토리가 사진따라 잘 이어져서 무척 재밌음. 또 기대해지는구먼.
저도 재미 나게 잘 읽었습니다. 버스 타고 가니 외국 여행보다 더 재밌네요.......간판 보는 눈이 있으신 듯..
댓글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고맙습니다.
이충현님 아주 평소 물뱀으로 봐 주셔서... 앞으로 기대할 일만 남은 듯 합니다.
장용창님 우주여행에 외국여행은 포함 되는 것 같습니다.
사진이 안보여요~~ 이렇게 멋진 여행을 하다니, 정호 선배는 가끔 훌륭한 구석이 있어요. ㅋ
진짜 사진이 안보이네요. 웹 전문가에게 물어봐야겠네요.
@류정호 네이버 블로그는 링크를 허용하지 않아요. 다음 블로그라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