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처지다'를' 뒤쳐지다'로 쓸 때가 많아 퇴고를 할 때 자주 고치곤 한다. 헷갈리지 않을 방법이 없을까.
낱말의 뜻을 살피면 그다지 헷갈릴 일도 없다. '뒤쳐지다'는 '뒤치다'에서 왔고, '뒤처지다'는 '처지다'에서 왔다. 그러니 물건이 뒤집혀서 젖혀질 때는 '뒤쳐지다'라고 쓰고, 자꾸 뒤로 처질 때는 '뒤처지다'라고 써야 한다.
하긴 자꾸 뒤처지다 보면 자신이 뒤쳐져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물건처럼 여겨지기도 하겠다. 써 놓고 보니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어서 괜스레 씁쓸해진다. 뒤쳐지지 않고 제대로 서야만 뒤처지지 않겠지. 하지만 어떨 땐 그냥 뒤쳐진 채로 배를 드러내 놓고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서 볼콘스키가 그랬던가.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고 누운채로 파란 하늘을 쳐다 보았지 아마.
참고 도서 : 《동사의 맛》 김정선 지음
첫댓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어릴적 아빠의 책장에 묵직하게 꽂혀있던 책이라 그 분량과 두께에 지레 질려서 아직도 읽을 염두를 못내는 책입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읽은 고전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열하일기]가 다 인듯하네요.
"고전은 다 읽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고전 평론가(?) 고미숙선생이 얘기했는데...^^;;
이미 심적으로 뒤쳐져서, 우리 문학회 수필가님들에게는 한참이나 뒤처져있음을 아는 데도 영 심기일전하질 못하네요. ^^;;
"언젠가는..."이라는 말로 나를 늘 위로하기엔 이미 나이가 올해 60이 되었습니다.^^
다리아님,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겸손의 말씀입니다
'뒤쳐지다'는 그냥 틀린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뜻이 있는 말이었군요. 공부하면 할수록 아는 게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완전 반대입니다. 정말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걸 깨우치게 됩니다.
모두 애중샘과 똑같은 생각일걸요? 세상에 모르는것 천지죠. ㅎ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다 보면 때론 모든게 뒤쳐져 있을 때 '인생 뭐 있어?'라며 느긋하게 쉬어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