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WKBL 선수들은 오늘도 치열한 하루를 보냈네요. 선두 우리은행(12승 3패)과 BNK썸(5승 10패)의 대결입니다. 매 라운드마다 1패씩 적립(?)하며 빈틈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은행이 오늘은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저는 KB스타즈 팬으로서 BNK의 ‘매서운 바닷바람 같은’ 한 방을 다시금 바라봅니다.
오늘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 Today's 게임 리뷰
BNK의 ‘코트 위 사령관’ 안혜지 선수 연속득점으로 시작된 1쿼터. 홈팀 우리은행은 3분 가까이 숨을 고르다, 외국인선수 그레이를 활용한 득점이 뒤늦게 나왔습니다(7대4).
여기저기서 세 차례나 블록을 당하면서도, BNK 선수들의 도전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은 칭찬해줄만 했습니다. 비록 박혜진 선수에게 외곽슛을 내주는 등 우리은행쪽 득점만 올라갔어도요(16대5). 이번에는 반대로 BNK팀이 한참 정체되어 있다가, 쿼터 중반 교체 투입된 구슬의 막판 연속득점으로 16대9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2쿼터도 BNK팀의 출발이 좋았습니다. 김진영 선수의 3점포가 시작부터 터졌고(16대12), 쿼터 3분 38초를 남기고는 구슬의 3점슛으로 22대21까지 추격에 성공했습니다. 이어서 쿼터 종료 21초를 남기고는 김시온 선수도 이 외곽행렬에 가담하며 26대24. 하지만 노련한 박혜진 선수가 작전타임 후 전반전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면서 28대24로 마친 전반전입니다.
3쿼터 1분 14초만에 터진 단타스 득점(30대26 시점), 그리고 2분 12초만에 나온 박지현 선수의 중거리슛(32대28 시점). 모두 두 선수의 오늘 경기 첫 득점이었습니다. 전반 양팀의 점수가 각각 30점을 못 넘겼으니, 경기 흐름이 어땠는지는 대충 짐작이 되시죠?
홈팀 우리은행은 전반적으로 슛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3쿼터에도 그레이 선수의 연속된 풋백 득점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는 장면이 많았고(쿼터 종료 3분 30초 남은 시점 장면 등등), 박혜진 선수의 '마음먹은' 외곽에서의 지원도 번번히 림을 외면했습니다.
반면 열심히 뛰면서도 마무리가 아쉬웠던 BNK 선수들은 기어코 열매를 맺었습니다. 쿼터 중반, 안혜지 선수의 어시스트 2개가 진안에게 향하면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고(34대34), 또 역전입니다(왼쪽에서 진안의 노마크 미들슛 성공, 34대36).
40대38로 맞이하는 4쿼터! BNK는 다시 한 번 ‘우리은행이라는 대어’를 잡아낼 수 있었을까요?
4쿼터 1분 만에 다시 역전(42대43)을 만들어낸 김진영 선수의 3점포가 있었지만, BNK가 힘들었습니다. 쿼터 중반에 우리은행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기력이 제대로 살아났거든요. 최은실 선수의 미들슛 & 3점포(47대43), 김정은 선수도 꾸준한 활약(49대45), 그리고 스틸 후 단독속공을 득점으로 마무리한 박혜진 선수도 있었습니다(51대45).
하지만 BNK의 젊은 선수들이 확실히 성장했나요?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멀리 뒤처지지 않고 한 발자국 뒤에 따라붙어 있었습니다. 계속 5점차 안팎이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찬스를 BNK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쉬운 슛을 계속 놓치고, 리바운드에서도 밀렸습니다. 이는 BNK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는 의미이고, 경기 종료 2분 안쪽으로 들어온 시점에 리드를 되찾아왔습니다(단타스 득점으로 53대54).
계속되는 경기. 김소니아는 재차 시도한 외곽슛 기회에서 어이없는 3점슛 에어볼 후 교체아웃되고, 이어서 그레이는 샷 클락-바이얼레이션을 적립했습니다. 그사이 안혜지 선수는 영리하게 얻어낸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최종점수는 55대56! BNK의 승리입니다. 우리은행은 수비리바운드 후 주어진 마지막 공격기회 4초에서도, 그레이가 힘들게 올려놓은 공이 림을 외면하며 패하게 되었습니다.
■ 짚고 싶은 포인트 (한 마디 더하기!)
전체적으로 BNK선수들의 슛 정확도가 좋았습니다(2점슛 성공률 40%(19/47) 대 46%(18/39), 3점슛 13%(2/15) 대 28%(5/18)). 리바운드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30개 대 33개). 그레이와 박혜진, 김정은을 각각 19-13-8득점으로 묶고 승리를 챙겨갔습니다.
가드 안혜지의 어시스트(8개)는 정말 동료들의 쉬운 득점으로 이어졌습니다(중계를 보고 있으면 정말 쉬워보이는데, 이만한 센스에 패스를 하는 선수가 리그에 거의 없거든요...). 3쿼터 중반, 진안 선수도 살려주고(8득점, 2점슛 4/9), 단타스(14득점 13리바운드)도 챙겨주고! 여기에 3쿼터 때 노마크 3점슛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던 김진영 선수(10득점)의 절치부심, 4쿼터 때 활약도 칭찬해주어야겠습니다.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도전, 그리고 그를 끝까지 믿어준 BNK벤치의 합작 결과물이었습니다.
[관련보도, 오마이뉴스] 결승골 도움에 쐐기 자유투까지, BNK의 '작은 거인' 안혜지 (20.01.02)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47&aid=0002251822
반면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통산 201번째 승리는 다음으로 미뤄야했습니다. 그레이 선수의 마무리 능력은 오늘 좋지 못했고(2점슛 5/12), 다른 국내 선수들도 힘겨웠습니다. 주어진 공격시간 24초를 거의 다 써가면서, 부정확한 자세에서 겨우 겨우 슛을 던지는 장면이 오늘 많이 보였습니다. 상대의 수비가 좋았다고 볼 수도 있고, 스스로 체력 저하와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들 수도 있겠습니다.
노련한 감독과 선수들인만큼, 금방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곧 재정비하겠죠?
중요한 건 오늘 BNK가 승리를 거두면서 '우리은행과의 시즌 맞대결 전적'을 2승 2패에 맞췄다는 부분입니다. 확실히 우리은행에게는 위기! 여기에 따라붙는 KB스타즈 등등 나머지 5개 팀에게는 기회입니다. 이번 시즌은 확실한 강자도 약자도 없어 더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 Today's Photo
우리은행의 박혜진, 그레이, 김소니아 선수(왼쪽부터). 오늘 열심히 뛰어줬지만, 결과는 아쉬웠습니다.
'경기 MVP'로 선정된 안혜지 선수에 이어 진안, 김진영 선수까지! 어렵지만 중요했던 경기를 제대로 잡아냈습니다.
코트 위에 쓰러진 김진영 선수를 일으켜 세워주는 유영주 감독, 이번에 정말 제대로 썸 돌풍을 일으키나요?
오늘도 우승을 한 것 같은 기쁨, 승리! BNK 선수들 축하합니다. (feat. 위성우 감독님, "하... 오늘 참 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