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696억원의 차액이 어떻게 해서 생긴 겁니까?” 지난해 9월 국정감사가 끝난 후 국회 정무위 J의원 보좌진은 네트워크마케팅(이하 네트워크) 업계의 상반기 회계자료를 보고받고는 발끈했다. 국정감사 기간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를 통해 제출한 매출액과 국정감사가 끝난 후 네트워크 업체들이 직접 제시한 매출액에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1위인 한국암웨이의 매출이 국감 당시에는 5,449억원이었으나 국감이 지난 후에는 4,753억원으로, 무려 696억원의 차이가 나 있었다. 국감 당시보다 매출이 훨씬 줄어든 것.
회계투명성을 자랑하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국암웨이는 “오더(주문) 신고 기준에서 생긴 착오”라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오더 기준이라고 해도 매출 신고 편차가 너무 커 여러모로 의문점이 남았다. 보통 국정감사에 보고되는 네트워크 업체들의 매출액은 업체-공제조합-공정위-국회의 루트를 통해 보고된다.
만일 국감에 보고된 매출 등 회계자료가 틀릴 경우 허위보고가 돼 국정감사 자체가 엉터리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반면 업체가 공제조합과 공정위를 통하지 않고 국회에 제출한 매출이 정상적 매출이라면 공제요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누락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일부 업체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결국 이 문제는 업체·공제조합·공정위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얼렁뚱땅 넘어갔다. ‘국회 모독’으로 줄줄이 문책을 당할 수도 있는 대형 이슈가 흐지부지된 것. 한국암웨이의 상반기 매출보고 차액 696억원은 두고두고 의문을 남겼다.
암웨이의 매출을 둘러싼 공방은 최근 네트워크 시장의 변화기류와 무관치 않다. 네트워크 업계는 올해 국내 네트워크 역사에 최대 이변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며 국내 네트워크 시장의 최대 강자로 군림했던 한국암웨이의 아성이 무너질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국에서 암웨이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각변동의 조짐은 지난 상반기에 실제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2위에 올랐던 제이유네트워크가 지난 상반기 매출에서 한국암웨이를 추월한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제이유는 지난 7월27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8차 전진대회’에서 올해 상반기 실적 9,000억원을 기록해, 목표치 1조5,000억원의 60%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암웨이의 매출(1조548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연말에는 한국암웨이를 제치고 1위가 되는 것은 떼논 당상이다. 이에 대해 한국암웨이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홍보부 이용일 차장은 “제이유의 매출이 급상승했다는 말은 이곳저곳에서 접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여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업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 시장에서 토종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한국암웨이의 추락은 오래 전부터 예견돼왔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지난해 매출액 분포에서도 한국암웨이와 국내 대표 토종업체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한국암웨이가 전년 대비 1,183억원이 감소한 1조5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제이유네트워크는 전년 대비 1,477억원이 증가했기 때문. 3위인 하이리빙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던 것.
원포원 전략의 허실
네트워크 전문가들도 한국암웨이의 뒷걸음질은 경기불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암웨이의 제품, 마케팅, 소비형태 등이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암웨이가 겉으로는 ‘소비생활주식회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팔려나가는 제품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판매에 한계가 있다는 것. 하이리빙이 라면, 쌀, 치약, 우유 등 생활필수품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가품 위주의 제품보다는 저가 위주의 제품이 잘 팔려나가면서 소비자들이 암웨이보다는 제이유나 하이리빙의 제품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암웨이가 취급하는 660여종 중 약 360여종은 미국 본사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나머지 300여종은 일명 ‘원포원(One for one)’ 전략으로 국내 제조업체와 제휴를 맺고 판매하고 있다. 원포원 전략은 암웨이가 대표적 성공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현지화 판매방식이다. 한국암웨이의 판매형태로 보면 고가인 미국 현지제품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고, 수량으로는 국내 기업에서 제조하는 원포원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암웨이 사업자 그룹 일부에서는 ‘원포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원포원은 “암웨이 제품을 팔기 위한 요식행위”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작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주로 원포원 제품인데, PV(총매출이 아닌 수당지급 분)가 적기 때문에 결국 고가의 암웨이 자체 생산제품인 건강기능식품과 정수기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암웨이 회원들은 PV를 올리기 위해 평상시 소비를 훨씬 초과해서 지출이 많아지고, 몇 십만원 벌어서 제품을 구입하고 또 사업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암웨이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K씨가 내놓은 현지 제품과 원포원 제품의 비교분석 결과는 이러한 내용을 설득력 있게 나타내고 있다. 한국암웨이 IBO(개인 사업자) 및 멤버를 위한 ABN사이트(www. abnkorea.co. kr)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비교적 가격대가 비슷한 제품 몇 가지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선명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PV/IBO가격은 상품가격 대비 주어지는 PV포인트를 %로 표시한 것이다. 암웨이 글리스터 여행용 치약(1만5,400원)과 파스퇴르 제품인 아기골드 1(1만3,200원)의 경우는 PV포인트 차이가 각각 76%, 23%로 무려 3배 이상 난다.
대부분의 제품에서 암웨이 제품의 PV포인트는 제품가격 대비 평균 75%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국산제품의 PV포인트는 제품가격 대비 평균 23~25%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 고가의 제품이든 저가의 제품이든 그 비율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K씨는 “이것은 결국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같은 가격대라고 할지라도 암웨이 제품을 사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000원짜리 치약을 쓰던 사람들이 사업자로 나서면서 5,000원짜리 치약을 써야 하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K씨는 또 “암웨이가 직거래로 인한 광고비 및 유통원가를 사업자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물건 한 개 팔 때마다 사업자들에게 이익 분배한다는 명목으로 초기 물건값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지금 암웨이 방식은 1,000원짜리 물건을 1,500원에 사서 100원 돌려받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는 것.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같은 가격대의 제품에 대해서는 같은 PV를 부여해 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암웨이의 전직 임원인 K씨는 “암웨이가 겉으로는 사재기와 무리한 제품구입을 강요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 사업형태는 이를 복제하는 사업에 그치고 있다”라며 “암웨이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생필품을 암웨이 제품으로 바꿔쓰게 되고 매달 암웨이 제품을 꾸준히 소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PV를 올리기 위해 암웨이 제품의 과다소비를 할 수밖에 없고, 다운라인들 역시 이를 반복해야만 PV가 올라간다는 것. 결국 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사재기와 과다지출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연속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본사제품 우선원칙에 따라 PV가 높은것” 이라고 말했다.
제품 가격 수입가격의 2배 이상 폭리
한국암웨이가 미국 본사에서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제품 대부분은 수입가격의 2배 이상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류비용과 관세비용 등을 포함하더라도 미국 본사보다 20~30%가량 비싼 것. 일부 제품의 경우엔 동일한 제품인데도 최고 2배 이상 가격차이가 나기도 한다.
한국암웨이의 주력제품인 ‘더블엑스’의 경우 미국 본사 권장 소비자가격보다 1만원 가량 비싼 9만3,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트리 키즈’는 국내 판매가격이 6만2,400원으로 미국보다 2만9,840원이 비싸다. 이 밖에 대부분 수입제품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품군으로 보면 수입가격 3,800원인 기초화장품의 판매가는 2만2,000원이다. 또 수입가격 3,500원인 영양제는 무려 2만9,900원이 비싸다. 화장비누와 샴푸도 수입가보다 5,200원이 높게 책정돼 있다.
한국암웨이의 수입단가 대비 판매단가 문제는 지난 96년에 국회에서 공론화되기도 했다. 당시 자민련 소속 통상산업위원회 김칠환 의원이 통산부 감사에서 “외국 다단계업체의 평균 유통 마진율이 167%로 동종 국산품 유통 마진의 45%에 비해 3.5배나 높다”라고 주장하면서다. 김의원은 이때 “암웨이는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 94년부터 1억6,100만 달러를 본국으로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제품명이 동일한 제품일지라도 판매되는 지역에 따라 소비자의 체질이 달라 각 제품마다 제조과정과 구성원료가 다를 뿐 동일한 제품은 아니다”라며 “수입단가 대비 판매단가는 물류비 등을 고려해서 적정 단가를 책정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엔지오 등 소비자단체들은 “사업자들의 수당지급액을 늘리기 위해 제품가격을 높게 책정한다고밖에 볼 수 없으며, 동일 제품에 대해 약간의 보조성분만 바꾼 채 높은 가격를 매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은 지난 97년에 있었던 ‘세제 비화 사건’을 예로 들며 한국암웨이의 전적을 거론하기도 했다. 당시 사건은 한국비누세제공업협동조합(이하 세제조합)이 신문광고를 통해 “암웨이가 주방세제 디쉬드랍스의 성능실험을 하면서 국산제품과 비교 실험한 것은 날조된 것이고, 가격도 국산 범용 주방세제에 비해 3배나 비싸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조사에 나선 공정위는 소비자보호원에 의뢰해 국내 세제와 디쉬드랍스의 세척력을 실험했고, ‘소비자를 기만한 부당 광고행위’로 한국암웨이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암웨이는 자사제품이 환경친화적이어서 ‘UN 환경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고 광고했으나 환경단체에 대한 후원 활동으로 UNEP(유엔환경계획) 북미주 사무소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암웨이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어겼고, 소비자단체는 제품불매운동에 나서면서 큰 파장이 일었었다.
전세계 암웨이 지사 중 매출액 기준으로 일본, 미국에 이어 3위권에 올라 있는 한국암웨이. 지난 91년에 한국시장에 진출한 후 부동의 1위자리를 지켰으나, 지금 암웨이는 국내시장에서의 맹주자리를 내주어야 할 판이다. <정락인 기자, freedom@joongang.co.kr>
중앙일보 <비즈넷타임스> 2004. 10/11일자
다국적 기업 암웨이의 국내 현지법인 한국암웨이가 외국기업으론 지나치게 많은 배당금을 해외로 송금한 사실이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사업자들에게 돌아가는 후원수당은 상대적으로 적어 한국에서의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암웨이 주주들의 호주머니만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암웨이가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2003년 회계연도(2002.9.1~2003.8.31)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매출은 9,620억원에 달했다. 이 중 2,906억원을 사업자들에게 후원수당으로 지급, 후원수당을 제외하고도 올린 순수매출은 6,714억원으로 매출 2위인 J사보다 3,400억원이 많았다.
특히 당기순이익 601억원 전액이 100% 출자사인 유럽 암웨이에 고스란히 배당됐다. 배당금은 1주당 2만7,604원으로 액면가(1만원) 대비 배당률은 무려 276%나 됐다. 전년도는 이보다 56%가 많은 332%였다. 한국암웨이가 암웨이의 전세계 80개 지사 중 미국, 일본에 이어 매출 3위의 알짜배기 지사로 불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투자금액의 3배 이상 배당받아
이에 대해 공인회계사 S씨는 한국암웨이의 배당금액을 ‘천문학적인 수치’라고 표현했다. S씨에 따르면 “한국암웨이의 독점출자사인 유럽암웨이는 217억원을 투자한 후 매년 자본금의 세 배 이상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며 “보통 국내 기업들이 20~30%의 배당률이면 장사를 잘했다고 보는데, 한국암웨이의 경영실적은 실로 놀랄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암웨이는 또 주주배당금 외에 기술도입료 등으로 암웨이 관계사에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액 중 배당금 외에 상품수입(1,928억원)과 기술도입료(57억원) 명목으로 특수관계자인 ABGIL(Access Business Group International Limited)에 1,985억원을 지급한 것이 그것. 반면, 상품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1억4,000여만원에 불과했다.
한국암웨이는 ABGIL(Access Business Group International Limited)과 기술도입 계약 체결 당시의 30만 달러(약 3억원) 등 매년 매출액에서 후원수당을 공제한 금액의 1% 또는 4%를 기술도입료로 지급하고 있었다. 2003년 회계연도의 경우 한국암웨이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6,714억원(후원수당 제외) 중 2,586억원(38.5%)이 배당금 등의 명목으로 해외로 빠져나갔다. 이에대해 한국 암웨이 관계자는 “금감원에 공시된 내용과 배당금 지급률 등은 신고한 그대로다” 라며 “다만 경영성과와 연관한 배당금 등의 문제는 재무부서의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암웨이의 배당금 지급규모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네트워크 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 네트워크 업체인 뉴스킨 사가 전액 출자한 엔에스코리아의 경우 2003 회계연도에 62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배당률이 100%를 넘고 있으나 한국암웨이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국허벌라이프의 배당률은 이보다도 훨씬 적은 3.5%에 그쳤다.
엔에이코리아도 뉴스킨 사와 라이센스 및 판매계약으로 매년 매출액의 4%를 기술사용료로 지급하고 있었다. 또한 뉴스킨 사의 계열사인 뉴스킨MG와 경영자문 서비스 계약을 체결, 경영자문 서비스료를 지급했다. 이러한 명목으로 2003 회계연도에 지급된 금액은 50억원으로, 한국암웨이의 2.5% 수준이다. 미국 허벌라이프가 지분 100%를 소유한 한국허벌라이프는 기술사용료 등으로 총 127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의 경우엔 배당률이 ‘0’에 가까웠다. 하이리빙이 유일하게 140%의 배당률을 나타냈을 뿐이다. 지난해 매출 2위에 오른 제이유네트워크는 당기순이익이 1억7,000만원에 그쳐,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탓에 배당을 하지 못했다. 4,5위인 다이너스티와 앨트웰은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배당을 하지 못했다. 양사의 2002 회계연도 배당률은 다이너스티(20.9%), 앨트웰(20%)로 한국암웨이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고려한백인터내셔날과 아이쓰리샵은 매출이 신장하기는 했으나 역시 무배당이었다.
한편 국내 유통물류 또는 생활용품 제조기업의 주식 배당률은 50%를 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12%), LG홈쇼핑(40%), 한진(8%), LG생활건강(4.82%), 풀무원(15.2%), CJ(35%)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배당률이 한국암웨이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 에 대해 회계사 S씨는 “국내 기업들의 배당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만큼 한국암웨이의 주식배당률이 높은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원수당 지급액 법정 상한선에도 못 미쳐
그렇다면 한국암웨이의 사업자들은 얼마만큼의 후원수당을 받았을까? 한국암웨이에서 약 5년여 정도 회원으로 활동했던 전직 에메랄드급 IBO(독립자영사업자, 이하 사업자) K씨는 암웨이의 보상 플랜에 대해 “돈은 많이 벌지만 후원수당은 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암웨이는 지난 1991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지금까지 10년 넘게 연간 1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사업자들에게 지급되는 후원수당은 매출에 비해 현저하게 적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암웨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언했던 ‘매출의 일정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말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후원수당이나 각종 장려금, 원포원, 사회봉사활동 등이 실상은 크게 부풀려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암웨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매출액 대비 후원수당 수령액도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매출이 높고 배당률이 높은 만큼, 개인사업자들에게 지급되는 후원수당도 그에 상응해서 높을 것이라는 것. 그러나 실제 제무재표나 공정위 발표 등에서 나타난 사업자 후원수당은 상식을 깨고 있었다. 한국암웨이와 비교해 매출이 현저히 떨어지는 국내외 업체들보다 후원수당이 적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2003년도 다단계판매업자의 주요 정보공개’에 따르면 한국암웨이의 전체 사업자수는 108만명으로 2위인 제이유네트워크보다 무려 96만명이 더 많았다. 반면 사업자들에게 지급된 후원수당은 31.7%로, 공제조합에 가입된 102개사 중 64위에 머물렀다. 상위 10위권의 업체 중에서는 6위, 외국계 업체 4개사 중 3위에 그쳤다. ‘고 매출=고 후원수당’이라는 등식이 한국암웨이에겐 적용되지 않은 것. 현행 방문판매법상 지급 상한선인 35%를 넘기지는 않았지만, 타사에 비해 지급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로 전체 사업자 108만명 중 후원수당을 수령한 사업자는 42만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6명은 후원수당을 전혀 받지 못해, 1년간 수입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후원수당을 수령한 사업자도 연간 수령액이 평균 79만원으로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쳤다. 상위 10개사 중 제이유네트워크(479만원), 한국허벌라이프(374만원), 엔에스이코리아(174만원), 고려한백인터내셔날(86만원)보다도 적었다.
현재 한국암웨이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는 J씨는 “사업자들이 끼니도 굶어가며 제품을 판매하면, 회사는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후원수당을 최대한 지급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상대적으로 후원수당이 낮은 것을 보면 ‘번 만큼 사업자에게 환원하겠다’라는 약속이 무색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후원수당의 지급률이 높고 낮은 것은 수치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라며 “지급 금액으로는 우리가 가장 높다”라고 말했다.
회계사 S씨는 “한국암웨이의 후원수당과 높은 배당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후원수당 지급 확대, 제품단가 인하 등의 조치가 충분히 가능한데도, 이를 적절하게 분배하지 못한 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락인 기자, freedom@joongang.co.kr>
중앙일보 <비즈넷타임스> 2004. 1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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