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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 TODAY WE DIE A LITTLE".....
(여러분,우리는 오늘 약간의 죽음을 경험할 것입니다.)
-1952헬싱키마라톤우승자 "에밀.쟈토펙"-
뭐! 쉬운말로하자면 죽었다구 복창하라는소리겠죠.
1600명이달렸습니다. 온몸을날려버릴듯한 바닷바람을맞으며,심장이터질듯한 가파른언덕길을 달렸습니다.혼자 유난을떨생각은 없습니다.1600명의 지독하게마라톤에 미쳐버린사람들중에는 분명 처음으로105리를달려보는 신고식을 처절하게,그리고아주 멋지게치루워낸사람도 있을것이고 단순히 완주기록만보더라도 제앞에는 저보다일찍 완주를한 10명의맹렬여성주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마라톤을시작한이래,가장 힘이들었었던 대회중하나로,그리고 가장많이걸었었던대회중하나로, 달린다는것에대한 공포와두려움을 처음느끼게해준대회중하나로,그리고....
그만큼이나 많은 또다른성취감을 느끼게해준대회중하나로 "포항호미곶마라톤"은 오래도록제기억속에 남을것입니다.한해의마라톤일정을 정리해보는의미로 참가를결정했었던 호미곶마라톤의참가기를 저혼자만의 느낌과소감으로 정리하여봅니다.
(1,대회전일 숙소에서의 에피소드(^^*))
집앞"타이거주유소앞"에서 임덕찬팀장님을오후14시30분에만나다.
날씨가 장난이아니다.팀장님도 나도 그저멍하니하늘을바라다보고있었다.팀장님의한마디"누가 호미곶대회날 아니랄까봐 바람한번 기가막히게 부는군"
가만히 마음속으로 출정장비를계산해본다. 상의:1,이어밴드.2,방풍용글라스,3,메리야쓰,4,검은색팀단체동계훈련복,춘천마라톤참가기념반팔쿨멕스,5,러너스코리아지급윈드브레이커. 하의:1.팬티2,검은색단체동계긴바지...뭐 이정도면 포항의바닷바람이 제아무리거세어도 그런대로 견딜만하겠지....
양주마라톤클럽의 회원님들을태운 승합차가도착한다. 초면이다.양마클에서그나마 면식이있는 박연호님은 현재한반도종주달리기에 도전하고있는 러너스.코리아 이보양사장님과 마산에서만나 동반주를하려고 금요일저녁에미리 내려가합류하기로하였고 동두천마라톤클럽의 일행도 미리몇분이 내려가계시다는 전갈이었다.
후에 알았지만 일행중에는 양주마라톤클럽(이하 양마클)의 새로선임되신 회장님과 사무국장님이계셨었고 당연히 차안에서의대화는 각자가 소문으로만 들었었던 호미곶마라톤에 관한얘기들이었고 똑같은목표로 똑같이출발하는 초면의사람들이었지만 마치 오래전에 알았었던사람들처럼 쉽게어울릴수가있었고 새로 선임되셨다는 양마클의회장님도 적당한농담과 포용력으로 대화를거드셨고 박식하신사무국장님은 차안의분위기를 주도하고계셨다.
의정부에서 한반도지도상의 호랑이꼬리부분에 해당된다는 포항까지내려가는머나먼길,고속도로는 막힘없이소통되지만 갈길이너무도멀고 우리일행은 달리는차안경상도어디쯤에접어들어 올들어 처음으로 첫눈을만나게된다.그리고 제법많은양의비를 만나게되고 날씨는갈수록 변화무쌍하다.한줄기햇빛,어두움,바람,비,진눈개비.다시맑아짐,그리고 바람,바람,바람,.....
휴대폰의벨이 연실울려댄다.박연호아우님이다. 지금 어디쯤왔냐며 숙소를미리잡아놓았다는것이었다. 거봉님에게서도 연락이온다.마침 거봉님의친척분의 결혼식이포항종합운동장앞 예식장에서 내일있기로하였고 거봉님은 고향어른들,부모님들을만나뵈려 바쁘게이동중이란다.
장장7시간여를 달려온포항,이미 어둠이내려앉았고 누가 의정부 그리고양주촌놈들 아니릴까봐 박연호아우와의 여러번의 전화통화끝에 포항시내를몇번이고 차로헤매다가 겨우반가운조우를한다.우선 런너스.코리아의 이보양사장님의 근황이궁금했는데 함께 마산에서진동까지 달려본바로는 이사장님의 컨디션이 약간은 부상이있지만 좋아보인다는 소식을접하니 반갑기그지없다.
저녁부터 해결하려고 예약된숙소를찾아 짐을풀고 간단히 저녁요기를하기로하고 나왔는데 날씨가정말 장안이아니다. 덜컥 두려움이앞선다.
숙소근처의 식당에자리를하고 뉴우스를보니 내일은 올들어가장추운날씨가 될거라나?
새삼출발시 3팀장님이 했었던말이 생각난다."누가 호미곶대회날아니랄까봐..."
그나마 작년에는 진눈깨비가 내렸었다는데 제발 바람이야바닷가니까 어찌할수없어도 진눈깨비는 내리지말아야할텐데....
언제나 시끌시끌하고 활기넘치는박연호아우의 제의로 간단히소주한잔씩(실은 그보다 더많은양)과 늦은저녁식사를하고 일행은두패로갈라져 각각의방으로향하는데 또다시거봉님에게서 전화가왔다.도착은 이미하였는데 집에있다가는 잔치분위기때문에 도저히술을 않할수가없으니 같이잠을 자고 내일바로 결혼식장으로 출발하시겟다는거였다.거봉님을 만나러 포항동국대병원앞으로 혼자배웅나가는길,바람이 어찌나심하고 날씨가추운지 포항시내인데도 인적이거의없다.거봉님의차에는 어머님이 챙겨주셨다는 겨우살이용김장김치며 사과등이 하나가득하다.새삼 찾아갈고향이 있다는것이 한없이부럽고 어머님의따뜻한사랑과정이 듬뿍느껴진다.
하루전먼저 도착한친구들과 전작이있었는지 양마클의 박연호아우는 술자리겸 저녁식사자리가 일찍파한것이 너무도 아쉬운눈치엿고 그점은나도마찬가지.뭐,의정부술꾼이 포항온다고달라지나? 맥주를몇병더사오네 어쩌네 의견끝에 3팀장님이점잖게 한마디거둔다."대회끝나고 과메기에 한잔씩걸치기로하고 오늘 너무먼길달려왔으니 이만자자"고.어쩔도리가 없다.괜히 우리두사람의 기분때문에 내일대회에뛸 일행들에게 지장을주어서는 않되지않겠는가!
결국아쉬움을 뒤로하고 소등,...헌데 온신경은바깥쪽의날씨로만 향한다.창유리를통해 느껴지는 바람소리가 예사롭지가않다.포항에서 해병대로근무햇던 후배얘기로는 포항날씨가 무척 변덕스럽다는데 혹시 내일눈뜨면 좋아질수도있겠지....
최초 코고는소리를 내기시작한것은 나의오른쪽에서 잠을청한 거봉님이었다.하기야 의정부에서 다시서울로,그리고 고향영주로,김천으로,포항으로 그먼거리를 누비고다니며 내내운전을하였으니 그럴만도하지.거봉님은 방의불이 소등이된지 불과몇분만에 가볍게 코를골기시작하는데 그런대로 자장가삼아 들어줄만하였다.
이때,
이소리를 일순간에 잠재우는소리가 있었으니....
이번에는 왼쪽이다.박연호아우다.헌데 그소리가 어찌나엄청나게 어두운방에서 우렁차게울려퍼지던지...
기가막힌듀엣이다.두명의 거구가운데에서 샌드윗치가된채로 고스란히 그소리를들을수밖에없었는데 어랍쇼. 이번에는 저쪽끝에서연호씨의 친구가 적당한 코러스를넣기 시작한다. 솔로에서,듀엣으로,그리고 이번에는 트리오로....
한창 졸음이쏟아지는 시간을 놓쳐버리면 다시잠을 청하기까지는 무지한시간이걸리는 나의수면습관상 오늘밤잠자기는애시당초 틀려버린것같다.
별하나,별둘,별셋,.......
스스로 최면을걸며 수면을청하려하건만 어림도없고 정말머나먼거리를 달려온일행은 방안의 가구가들썩일정도로 그소리는점점 더해진다.않되겠다.대회전 충분히수면을 취해도힘이드는데 이건아니다.부스스일어나 머리를반대쪽으로 두르고잔다.
그러니까 박연호아우의발과 거봉님의발쪽에 내머리를자리하고하니 한결소음이 덜해진기분인데 이번에는 유리창을타고들어오는바람이 너무도 차갑다.결사적으로이불을당겨몸에감는다.박연호아우는 아직젊으니 늙은내가 내몸챙겨야지...
개꿈이었다. 도저히 해몽이않되는 새벽녘,극히 짧은시간에잠이들었는데 글쎄,나와연호씨와 둘이서 신문지를덮고 노숙하는 꿈을꾸었다. 이거 뭐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아침에 일어나 꿈을얘기하니 모두가 개꿈꿨다고 단정을지어버리고 내가생각해도 의미를줄수없는 개들이나꾸는 꿈인듯싶다.
거봉님은 새벽에 내가잠자리를바꾸는모습을 보았다고한다.아마도 내잩은기침소리에 깨어났나싶어 미안한마음이들고 밤새나를 고문했던 박연호아우는 어디서구했는지 아줌마들이입는 때깔(?)곱고,꽃무늬가 시끌벅적하게수놓아진 "몸빼바지"를 챙겨입는다.
설마,저복장으로대회에참석하겟다는것은 아니겠지? 생각했으나 3팀장님의말로는 이미 올서울마라톤때에도 "몸빼패션"으로 숱한아줌마들을 까무라치게했다나,뭐라나.
그러고보니 제법편해보이기는한데 그큰덩치에 야실야실한몸빼를입으니 여엉 남사스럽기그지없는데 정작본인은 몸빼패션이 생활화가되었는지 아무렇지도않게 앞장을서며 배가고프니 빨리아침식사를 하러가잔다.(후에 이"몸빼"는 대회장에서도 또,대회장바깥에서도 숱한세인의 이목을집중시켰답니다)
요즘 연말이다해서 여러가지모임등으로 바쁜나날들입니다.
금주에도 직장회식,동창회등의일정때문에 금요일,토요일 피할수없는 술자리를하여야하고 이럴경우에는 아무리 술에욕심이많은저이지만 금주일요아침훈련에 참석하려면 정신바짝차려야할것 같습니다.
아울러 우리사랑방이야 어떻게해서라도 하루한번씩은 들러보려애쓰지만 장시간에걸쳐 글을올리기는 당분간 어려울것같다는 생각도해봅니다.낮시간에는 피.씨를 들여다볼시간도없고 퇴근후에도 씻고 식사하고 그러다보면 어느덧12시를넘어가기가 다반사인것같습니다.
저의 "성의없음"이 작용했다기보다는 저의요즈음의일정과 생활들이 괜스레연말이라그런지 무척 타이트하고 다소빡빡하게돌아가는듯한 느낌이들어서일거라고 이해를바라면서 호미곶대회의후기도 서둘러 정리마감하여 올려봅니다.
(대회전일아침)
호미곶,한반도의가장 동쪽끝에있는곳,
울산의 간절곶과함께 해가가장먼저 뜨는곳,
우선 포항시내를빠져나와야했다.거봉님이준비한 지도상의위치를보아도 이곳포항에서 해맞이광장까지는다소 거리가 있어보이는듯,
운전석 조수석옆에앉아잇는데 이제마악 떠오르는햇살때문에 눈이부시다.
그리 멀지않은곳에 해맞이광장이있고 저쪽바다끝에서 가장먼저 떠오르는 아침첫햇살이기때문에 도시에서맞는 우울한빛깔의 우중충한잿빛햇살과는 다르게 원초적이고 생동감이있는햇살이다.
"저곳이 포스코입니다"작년인천마라톤을 같이출발했을때에도 소상하게길안내를 해주던 3팀장님의손가락이가르키는곳에는 거대하고 힘이넘치는 포항제철의힘찬 굴뚝에서
검은연기가아닌 하얀수증기가 하늘로 하늘로 뻗어오르고있었다.
"아!영일만이닸!!"
우리일행의시야에는 갑자기차가운 겨울바다가 모습을나타내고 일행모두는 마치태어나서 처음보는 바다인양모두 차창유리창쪽으로 시선이향하는데 저마다 감탄사한마디씩....
거센바람과함께 차갑게일렁이는파도는 일순간에 숨이막힐듯한아름다움으로 그리고무한한경외심으로, 나같은"범인"이 근접하기힘든 성스러움으로다가온다.
이어 대한민국최대의 해병대의주둔기지가 속해있는도시답게 붉은바탕의노란색글씨로
여기저기 안내표시를해놓은 군시설물이보이고 3팀장님은 저기 동해고쯤에서부터가 반환점이고 이제부터가는길은 우리가달려야할코쓰일거라며 잘살펴보라한다.
두려웠다.
가도가도나타나는언덕, 언덕,언덕길,...
그칠줄모르게 더해가는바람,바람,바람들....그래서 얼마전들러본 대회공식홈에서는 호미곶코쓰를마치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기분이라고표현했다지?
아찔한언덕을 오르면 곤두박질하는내리막길이있고,
차안에서 언덕길을하나,둘,세어보던나는 마침내 그숫자헤아림이 덧없고부질없음을이내 깨닫고 시리도록푸른바다로 시선을돌리며 할말을잊어버린다.
대회게시판에서는 자신의풀보유기록에 3~40분늦을예상으로완주할 생각을하라는안내가있엇지?그렇다면 내가3시간17분이니 3시간4~50분?
그정도로날씨와 코쓰의고저와기복은 나의일반적인생각과상상을 뒤어넘고있었다.
"그냥, 파도가되어, 바람이되어 달려보리라."
대회신청을 하지않고 결혼식때문에포항을찾은 거봉님은감탄이 식을줄모른다."야!쥑인다.쥑여..."신이나셨고 몇번이고 수려한경관에 운전을하시면서도 신이나셨다.
"오늘,결혼식가지말고 그냥달려버려? 아니 10km라도 달려보고결혼식갈까?"
어김없는 마라톤중독자의모습 그대로였다(죄송).
과메기를해풍에건조시키는 덕장도모습을나타내고 그것이대나무인지,바닷가에서식하는 갈대인지는모르지만 거센바람에 위태하게허리를꺽으며 신음하는갈대군락지를벗어나며 멀리 풍력발전기의풍파모습이 언뜻시야에들어온다.
대회출발시각은10시,일행이대회장근처에 도착한시간은8시30분정도 ,이추위에체온과 체력을지탱하려면 무엇보다도속이든든해야했고 겨우조그만포구근처 제일먼저문을연
허스름한식당에서 된장국과 김치찌개를맛있게먹는데....
식당을찾아온 어느아주머니가 박연호아우의 몸빼를보시더니 대뜸얼마주고어디서샀냐며 5000원에팔라고하신다.아주머니의눈에도 몸빼의꽃무늬가 무척고왔나부다.
늦은식사를마치고 대회장에도착하니 가장먼저눈에들어오는것은 이제호미곶의 상징물이되어버린 "상생의손"이 바다한가운데에 우뚝서있고 마주보는곳에 육지의상생의손이서있다.
"새천년준비위원회가 1999년기획,영남대김승국교수팀이 3개월에걸쳐만들었다고한다.
높이5.5m,로 오른손은바다에 왼손은육지의 해맞이공원에두손이 마주보고있고 청동재질로서 "새천년에는 두손을잡고 더불어살아가는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를내포하는설치물이라한다.
역시매서웠다.차에서 내리기가망설여질정도로...그러나 달림이들의뜨거운열정과 달리고픈본능은 매서운바닷바람도 어찌할수가없는듯,아주 드물게 그바람속에서도 가벼운런.팬차림으로 몸을풀고있는 사람들이보인다.
대회게시판에서보았던 정보가 생각났다.아이디"향기부부"인마라톤부부께서 용품판매와함께 손난로를선착순700명에게 무상으로보급한다했지? 서둘러팀장님과함께 길다랗게줄을선행렬에합류해 소위손난로를받아보는데 우리가생각하는나로가아니라 비닐에포장된 미세캪슐형으로서 처음에는 그효과와신빙성,기능성에의심을 품지않을수없었지만 대회내내손난로는 실장갑속에서 따뜻한온기를품어주는 효용성을입증시켜주고도남았다.
가벼운대회출발전 스트레칭,
그리고 거대한축하불꽃과함께출발!!
올해가3회째인데 1회2회대회때에도 바람이너무거세 출발아치가넘어가고 포크레인으로 아치를지지해야하는 어려움을겪었었기에 올대회에는 과감하게출발선아치를 생략했다는 대회진행자의말은 현재불고있는바람으로보아서 충분하게수긍이가고도 남았다.
적어도 대회출발3시간전에 식사를마쳐야한다는 마라톤의기본율을지키지못하고 출발한시간전에급하게먹은 조반때문에 호흡이잡히지않는다.아니 설령호흡이잡히더라도 연이어나타나는언덕은 심장이터져버릴정도로 주자를기진맥진하게만든다.
맞파람때문에 달리고잇어도 앞으로나가는것인지 도무지 속도감을느낄수가없다.
하지만 오늘호미곶을찾아온 대부분의사람들이 한해마라톤의대미를 마감하는의미를두고 이먼곳까지달려왔음을 입증하듯이 모두가 너무도열심히,숙연하도록진지한모습으로 바람과싸우며 달리고있었다.
추위와바람때문에 손을호호불면서도 열심히응원을해주는어린자원봉사학생들과 무조건"이겨라! 이겨라!"를 외쳐주시는어르신네들,해병대원들의특유의 약간은오버된응원
,주자가 지쳐있을언덕의정상쯤에서 서투른몸짓이지만 손마이크를들고 춤을추며노래와격려를보내주시는 그린넷마회원님들의 열정적인몸짓이 없었더라면.....
하지만 너무힘이든다.다행히 무릎쪽의통증은 이번대회에서는전혀 조짐이없었지만 생전한꺼번에 이렇게많은고개를 달리며넘어본것은처음이기에 감당하기가힘이들다.
동해정보여고앞반환점, 우리를대회장까지실어주고 결혼식에참석하셨으리라고 짐작햇엇던 거봉님은반환점매트근처에서 미련을떨쳐버리지못하고 있다가 나를알아보고는얼른 "디지탈카메라"를들이내민다."에~라!!죽을때죽더라도 폼이라도잡아보자"두팔을벌리며잠시 멈춰서본다.
어차피 기록을염두에두지않고 참석한대회이니 급할것하나도없다.
"종선씨!어때? 코쓰장난아니지?"
"어휴~코쓰도코쓰지만 아침을너무늦게먹었나봐요. 호흡이잡히질않아요."
이제 절반을달렸다.
반환점을돌며 많은이들의얼굴을 접하게된다.싼타복장으로 대회에참석한 나금풍님,광화문5대코디이며 러너스코리아통신원인이준섭선배님, 달리는의사들 이동윤박사님,거봉님과함께 뉴욕마라톤을참석키로 예정되었다가 직장일때문에참석을 못하셨던 청주마라톤의오경택님은 모자에방풍글라스등으로 완전무장을한 나를 못알아보시는듯하다가 가슴에새겨진배번위에써진 내이름을보고는달리는중에도 무척반가워하신다.2001년동아마라톤때처음만났고 러너스코리아현판식때편집국앞마당에서 잠시몇마디나누어보았지만 참 사람이괜찮고 특별하게정이가는사람이다.양주마라톤클럽의 박연호아우는역시 현란한빛깔과무늬의 몸빼바지에 태극기로상체를감싸고 몇분의여성주자들과함께달리고있다.(혹시,작업들어간겨?ㅎㅎㅎ)
차라리....
차라리 걷는게수월했다.발의힘과근력도 바닥이난지오래였지만 가파른언덕갈의등정은 내딴에는달린다고달려보아도 제자리걸음을하는듯하다.처음부터 오버페이쓰는하질않았었지만 참많이도걸었다.
잠시 멈춰서서 바다를바라보았다.
한걸음만옆으로 옮기면바로 깊이를알수없는 검푸른바다다. 가만히보니 저멀리 파도위에점점히누군가 흰종이를뿌려놓았다.아니다. 그것은바람이너무거세어 활공을포기하고 수면위에 몸을맡긴체조용히휴식을취하고있는 갈매기의무리였나부다.
3팀장님도 걷고있었다. 잠시몇마디를나누며 같이걸어보다가 나때문에부담이될것같아 다시뜀박질을 흉내내어보지만 이내몇걸음뛰지를못하고 다시걷게된다.
그리고...그리고....
3시간51분을 꼬박채우고 나는다시 처음출발햇던장소로 와볼수가있었고 기진맥진한나에게 포항그린넷마의회원님들은 송구스럽게도 커다란타월을둘러주시고 의자에앉힌뒤 스피드칲을풀어주시며 따뜻한보리차를 권해주시며 어깨를주물러주신다.그따뜻함에 또주착없이눈물이 패앵돌려고한다.
참으로, 길었었던 여행이었다.
3팀장님과함께 서둘러옷을갈아입고 대회장옆학교에서 따뜻한쇠고기국을받아든다.
엉?과메기를준다고했는데...
허지만 먼길달려온시장기는 그것이과메기였든,찬밥한그릇이었든 쇠고기국이었든,가려보고 생각해볼여유없이꿀맛이었는데 가만히보니 완주자들손에 더러과메기와 포항산"참"소주한병씩들려잇는것이 아닌가?
(★과메기:청어나꽁치를 그늘에다내걸어 냉동과해동을 열흘에서보름정도 하면 껍질은꾸들꾸들해지고 속살은꾸덕꾸덕해지며 비린내가나지않으며 쫀득쫀득한맛이 고소하고담백한 겨울별미로서 미역이나다시마,김,쪽파,생마늘을곁들여 초장에찍어먹는다.
구룡포과메기는 또한 영양학적인면에서 영양분석표를보면 놀랄만하다.
등푸른생선에함유된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DHA는 혈압저하및 혈액중콜레스테롤저하작용,심근경색및 뇌근색방지,성인병예방에도효과가있으며 숙취해독에 효혐이있는 아스파라긴산,필수아미노산인 트레오닌과리진등이 다른식품에비해 풍부하게함유되어있다. 2003년4월호마라톤전문지 러너스코리아및,2003년12월10일한국일보참조)
조그만 학교의교실을빌려 참가자들에게무료로 제공하는 과메기시식장이왁자지껄하다.그냥 빈교실바닥에 판지를깔고앉아 가까운지인끼리어울려먹는 자리이지만 마음은넉넉하기한량없다.더구나 포항산소주"참"까지도 한병씩지급된다.
워낙 생선과 바다에서나는 수산물을좋아하는나이지만 과메기는참독특한맛이고 특히 입안에서쫀득거리며 씹히는맛은일품이다.
계석자리를잡으려 들어오는참가자들대문에 오랜시간자리를잡고있을수는 없었기에 대충먹던것들을챙기고 소주몇병더얻어들고 교실뒤잔디밭으로나오니 이제서야햇볓이 제법따뜻해지려한다.
3팀장님의직장동호회분들,동두천마라톤클럽의 최정문님,회장님,그리고충주마라톤때함께했었던 구면인분,양주마라톤클럽의회장님,사무국장님,총무박연호아우,등등이모여드니 또한바탕잔치분위기인데 이제 두번째로풀을달려보았다는 한분은 네발로잔디밭을설설기며 이제마라톤풀은 다시는않뛰겠다고 엄살이대단하신데 우리모두는안다.
약일주일만지나면 그생각이 다시바뀌리라는것을 경험으로....그리고연륜(?)으로....
우리는 즐거웠지만 옆자리는심각했습니다.
마라톤대회차털이 절도범이 다시기승을부리는모양인지 세워둔차창옆유리가 그대로깨져있고 피해자들은 옷도갈아입을생각도 못하고 멍하니있는 안타까운모습을 지켜보아야했습니다.이렇게 대회장의열기를,달리려고하는사람들의의지에 단번에찬물을끼얹는 차량절도범,각별히조심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후로 우리일행은 돌아오는길에 구룡포에들러 낮에대회장에서 맛을보았던 과메기및각종바다회를충분하도록 먹었으며 돌아올때에는각자가족들에게 줄과메기가몇축씩 들려있었습니다.
의정부에 도착한시각은 자정이넘어가고있엇고 이렇게나의올해의 마라톤여행도 아쉬움과많은 추억을간직한채로 기억속의한부분으로 자리하고 있엇습니다.
포항호미곶마라톤,
정말힘든만큼 즐거웠습니다.
아울러 런.티켓운동의발원지가 "포항그린넷마"에서 시작되었씀이 결코우연이아니었씀을 느끼고돌아왔습니다.
호미곶이여....
우리곁에,우리와함께 영원하라!!
( 2003,12,10 에버그린 김 종선)
첫댓글 연초에 카페운영계획및 활성화 방안에서 언급드렸던데로 앞으로는 비정기적으로 (대략 1주에 한번정도)과거에 제가 올렸었던 각종대회후기를 엎.로드,하여 수정없이 올려볼생각입니다. 단순히,과거를 추억해보자는 의미가아닌 좀더 많은분들의 참여를 바라는 취지에서 다시 올리게됨을 알리면서, 눈에거슬리는 오타와 적절치못한 문장구사,지켜지지않는 띄어쓰기등 하자가 많치만, 다시 읽어보는맛도 제법 괜찮군요 ㅎ
와우~실감나는 후기네요~요즘날씨에 딱이네요~~추운날 뛰는생각하면~~으~휴~~오싹~~ㅎㅎㅎ
이제야 글을 접합니다..롤러코스터 길이 직선으로 펴졌지만 언덕이 길어서 몹시 피곤하게 달렸던 작년 5월의 포항울트라대회가 떠오릅니다..13시간안에 들어오려고 기를 썼건만 7분을 오바했고..올해 다시 도전합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