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물류' 스타트업 인기
-IT로 무장, 아이디어 톡톡
-'배달의 민족'은 직접 배송
-쿠팡은 '로켓배달'까지
-생필품까지 OK
'서울 시대 유명 베이커리 빵을 당신의 집 앞에 배달해드립니다.'
'동네 편의점까지 나가기 귀찮으시죠? 컵라면, 생수도 사다 드립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빠르고 편리한 '생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분야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의 사업 무대는 항공.선박을 이용한 글로벌 시장이 아니라 오토바이 등으로 배달이 가능한 반경 수백m~수십km 지역이다. 소비자가 각종 제품,서비스와 접촉하는 마지막 지점, 이른바 '마지막 1마일'을 공략해 수익을 내는 것이 이 기업들의 목표다.
◇'도심 속 물류' 스타트업 봇물
국내 최대 배달 음식 중개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민라이더스'라는 새 서비스를 출시했다.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유명 맛집들을 자체 오토바이 배달원이 직접 찾아가 음식을 수령한 뒤 주문자에게 가져다주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현재 인기 음식점의 냉면, 초밥, 삼계탕, 수제버거 등이 주문 목록에 올라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음식 주문을 받아서 식당에 넘겨주는 차원을 넘어서 이젠 직접 배송까지 뛰어든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식료품 배달 업체 덤앤더머스까지 인수했다. 과일.채소.잡곡. 유명 베이커리의 빵 등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자체 배송 차량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고객의 문 앞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이용자들은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가맹 업주들도 배달원을 따로 고용하지 않고 부수입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음식과 IT, 물류를 결합한 푸드테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부탁해' 앱은 동네 편의점 물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편의점 CU와 제휴를 맺고 각종 생필품을 집 앞까지 배닳해주는 서비스를 지난 22일부터 시작했다. 1만원어치 이상을 사면 거리에 따라 1500~3000원의 배달비를 받는다.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는 "1인 가구가 늘면서 편의점 간편식이나 생필품을 소량 구매하는 수요를 반영한 서비슼"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 역시 자체 배송 직원 '쿠팡맨'이 주문 당일이나 늦어도 다음 날까지 소비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로켓배송'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선 '주문 2시간 내 배송'시범 서비스를 이달 중 시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쿠팡을 두고 "유통기업이 아닌 물류 기업"이라고까지 말한다.
◇IT에 아이디어 더해 시장 공략
물류 사업은 전통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대기업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IT와 아이디어를 결합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도심에서 소비자의 세세한 욕구를 맞춰주는 서비스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덤앤더머스는 6만여명의 회원이 고르는 100여가지의 서비스를 제각기 원하는 주기, 날짜에 맞춰 이른 아침에 정확히 아파트 문 앞에 배달해줘야 한다. 모두 상하기 쉬운 신선 식품들이다. 이 회사는 배달에 차질이 없도록 복잡한 주문. 배송 과정을 처리하는 물류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고객의 주문부터 배달까지의 전 과정을 전산화했다. 300여 대의 오토바이를 갖춘 배송업체와 계약을 맺고 ,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이 내용이 동시에 배송업체와 음식점에 전달된다. 오토바이 배차도 자동 완료된다. 중간에 콜센터를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전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이런 배달 서비스의 수수료는 한 건당 수천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해서도 수익이 날까. 덤앤더머스 조성우 대표는 "처음엔 한두 개 주문으로 시작하지만, 이것이 100개, 1000개로 늘려 정기 수요를 만들고, 점차 구매력을 키워 수익을 내는 것이지, 단순한 수수료 비즈니스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를 지향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