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서도 아름답게 욕망하라
ABC뉴스
서울지국장
조주희
‘ABC뉴스 서울지국장 겸 글로벌 특파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신 기자이자 모든 커리어우먼의 이상인 조주희 지국장의 정식 타이틀이다. 지금도 필드에서 맹활약하는 이 엄청난 타이틀의 외신 기자는 서양인에게 체력적으로 밀리지 않을 정도로 키가 크고 호탕한 여장부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눈빛 고운(조주희 지국장의 팬카페 이름) 여인이자 골프 구력 23년의 보기 플레이어였다. 자타공인 골프 애호가인 줄은 알았지만 골프 인터뷰 섭외에 “저 골프 좋아해요”라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는 쿨한 성격이다.
“골프는 나에게 행복감과 도전 의식을 자아내는 열정이다.”
일요일 오후, ABC뉴스 조주희 지국장의 인터뷰가 있는 날. “촬영 의상은 제가 만든 브랜드 골프복을 입고 갈게요.” 그녀의 골프 사랑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골프 웨어 브랜드까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조주희 지국장이 처음 골프를 시작한 것은 23년 전, 조지타운 대학교 2학년 때다. 일찍이 골프를 즐기신 아버지와 남동생처럼 골프를 치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만류로 한국에서는 공부만 해야 했다.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더 쉽게 접할 수 있어 골프를 시작하기에 유리했다. 무엇보다 ‘자의’로 시작하는 운동인 만큼 그녀 특유의 욕심과 열정이 생겼다. 원래 격한 운동은 싫어하는 편이고, 어떤 분야든 골똘히 생각하고 분석하는 성향 탓에 골프는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홀컵에 공을 넣기 위해 공이 굴러가는 코스를 정하고, 완벽한 샷을 만들기 위해 계획대로 잔근육을 움직일 수 있도록 컨트롤하는 것, 여기에서 희열을 느낍니다” 남들은 취미로 즐기는 골프지만 그녀는 조금 집요하다 싶게 집착한다. 그녀에게 골프는 성취하고 싶은 또 하나의 목표이자 도전 의식을 자아내는 열정이었다.
골프 웨어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었다. 너무 스포티하거나 캐릭터 가 있는 골프 웨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아예 직접 만들기로 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도쿄, 상하이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골프와 일상을 커버할 수 있는 3040 골프 웨어 브랜드 ‘라비오라(Laviaura)’를 일본에서 론칭했다. 친구들과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컬러인 ‘라벤더’의 어원을 담은 라비오라, 최고의 원단으로 기능성을 겸비한 의상을 선보이기로 했다. 도쿄에서 디자인하고, 상하이에서 생산하고, 한국 수입과 마케팅은 조주희 지국장이 맡았다. 지금도 한국 반얀트리 골프 숍에서 판매하고 있다. 네온 컬러 바지와 메시 소재로 포인트를 준 골프 웨어 차림의 조주희 지국장은 의상 덕분인지 참으로 유쾌하고 편안해 보였다. “시간만 되면 언제든 누구와도 골프를 즐깁니다. 하지만 일이 터지면 모든 스케줄을 캔슬합니다. 제 골프 일정은 북한이 좌지우지합니다.(웃음)” 일과 취미, 어떤 분야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녀의 욕망은 아름다웠다.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 역시 닮고 싶은 롤모델에 그녀의 이름을 추가했다.
무념무상, 나 홀로 골프 여행을 떠나다
2000년 설 연휴, 호주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하얏트 호텔로 혼자 휴가를 떠났다. 골프 구력은 오래되었지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때인 것 같아 작정하고 13박14일 일정으로 골프 휴가를 계획한 것. 오전에 4시간 레슨을 받고, 클럽 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혼자서 카트를 운전하며 골프를 쳤다. 동반자가 없으니 계획을 세울 일도, 플레이를 방해하는 것도 없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해가 저물 즈음엔 브리즈번의 선셋을 배경으로, 구경 나온 캥거루들을 갤러리 삼아 골프를 쳤다. 2주 동안 타점, 타법, 쇼트게임의 원리를 충분히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처음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3개월쯤 지나자 점점 스코어가 달라졌고, 보기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나에게 진정한 휴식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커리어우먼에게 잠시나마 마음을 비우는 건 절실히 필요한 일이고, 파워풀한 리프레시가 되어줍니다”라며, 다독이는 말도 잊지 않았다.
조주희 지국장이 추천하는 ‘7월 휴가 가기 좋은 골프 플레이스’
일본 나가사키 페닌슐라오너스골프클럽 소박한 어촌 풍경이 펼쳐지는 골프장이다. 나가사키는 제주도와 기후가 비슷해 7월에도 골프를 치는데 무리가 없다. 일본식 어묵 요리인 가마보코와 나가사키 짬뽕은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www.nagasaki-pogc.jp
하와이 마우이 카팔루아 카팔루아의 4개 코스 중에서 플랜테이션 코스를 가장 좋아한다. 남성적이고 어려운 코스지만 마우이 산과 바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조화롭게 펼쳐진다. 카팔루아 클럽 하우스에서는
햄버거가 맛있는데, 그중에서도 피시버거가 최고. http://kapalua.com/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