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샬라(inshallah)

아랍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사 중에 ‘인샬라’(신이 원하신다면)라는 표현이 있다. 이 인사는 흔히 한국인들이 ‘IBM’라 부르는 아랍인들의 인사의 첫 번째 표현이다. 인사를 이야기하는데 웬 컴퓨터 이야기인가 하고 의아해 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른다. 물론 이것은 컴퓨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영문자 ‘I’는 ‘인샬라’의 머리 글자이고, ‘B’는 ‘부크라’(내일), 그리고 ‘M’은 ‘말리쉬’ (걱정 말아라)의 머리글자인 셈이다. 이 세 가지 인사는 아랍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사들이다.
아랍인들은 미래의 일에 대해 언급할 때 ‘인샬라’를 규범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나는 내일 차를 사게 될 거야, 인샬라”, “내일 학교에서 만나자, 인샬라”라는 말은 “차를 사고 만나는 일이 내일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이 원한다면 이루어진다.”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무슬림들은 오직 알라만이 미래의 일을 알고 주관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 표현은 다분히 종교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 아랍인들은 시간과 약속 개념이 비교적 약한 편인데, 약속을 못 지키거나 시간을 어길 때 이 표현이 책임 회피나 핑계의 수단으로 외국인들에게는 인식되기 때문이다.
어느 아랍 국가의 영국 문화원에서 이 표현으로 인한 오해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한 아랍 여학생이 책을 복사하기 위해서 책을 대출 받으려고 했다. 영국인 직원이 “언제 책을 반납하겠냐.”고 묻자 여학생은 “3일 내에 돌려주겠노라.”고 말하면서 ‘인샬라’라 말했다. 영국인 직원은 반색을 하면서 ‘인샬라’라고 말하는 의도는 뭐냐고 말하면서 “오늘 내로 반납하라.”고 말했다. 결국 그 아랍 여학생은 10분 만에 책을 돌려줬다.
이 일화는 외국인이 이 표현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들 역시 아랍 세계를 여행하면서 아랍인과 약속을 할 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바로 ‘인샬라’이다. 내일 만나자고 아랍인과 약속을 하는데 상대방이 ‘인샬라’라고 답할 때, 그가 나올지 안 나올지 확신할 수 없다면 얼마나 답답한 일이겠는가? 이러한 일들은 아랍 세계에서 다반사로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이 표현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랍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인샬라’ 표현은 이슬람 전통에 의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슬람을 따르지 않았던 불신자들이 예언자 무함마드의 믿음과 정직함을 시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졌다. 첫째, 인간 영혼의 속성은 무엇이며 둘째, 인간의 출생과 죽음의 시기는 언제이냐? 그들의 속셈은 무함마드에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져 그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것이었다. 만약 무함마드가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는 난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무함마드는 당장 대답을 못했다. 그 다음날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3일째 되는 날에 그는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인샬라’라는 대답을 얻었다.
이 이야기는 구전에 의해 전승된 것이지만 ‘인샬라’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있다. 즉 인간 영혼의 속성과 죽음의 시기, 그리고 미래와 관련된 모든 일은 인간이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알라만이 알고 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미래의 모든 일들은 알라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주하’의 일화도 전한다. 이 이야기는 ‘인샬라’가 왜 사용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하’는 사람들 앞에서 당나귀를 살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인샬라’를 말하지 않는 그를 탓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야기는 ‘주하’가 도둑들에게 돈을 뺏김으로써 결국 당나귀를 사지 못하는 것으로 끝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한 의사가 매우 위독한 소년을 치료하는데, 진료가 끝나자 그는 ‘인샬라’라고 말하지 않고 소년이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의사의 경솔함을 탓했다. 이야기는 소년이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죽는 것으로 끝난다.
이슬람 전통과 ‘주하’의 이야기는 미래의 모든 일은 인간이 알지 못하며 다만 알라의 권능과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전해 주고 있다. 따라서 ‘인샬라’는 결코 무책임하고 핑계를 위한 표현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의 일이 알라를 통해 성취되기를 바라는 소망과 의지가 나타난 표현이다. 그러므로 아랍인들과 인사를 나눌 때 ‘인샬라’ 표현은 이슬람의 종교적 특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바쁘게 사는 우리에게 ‘인샬라’는 기다림의 여백과 같은 여운을 남기는 말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IN
첫댓글 작년에 도서관에서 무슬림에 대해서 DVD 영상물을 보면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옆집 건축일을 하던 아저씨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업을 하다가 돌아왔다며 그곳에서 살았던 일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한가지 생각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금주령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직접 만들어 마시거나 음료수 병에 바꿔 넣어 들여와서 마시곤 했답니다. 술을 마시다 적발되면 추방당하기도 하시만 외국인인 경우 눈감아 주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