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서울 재생이이, 서울 서 인저 퇴재상. 해 먹을 건 욱구, 그러닝개 그집말…, 인저 시골루 와서 살자구 인저, 그 부인허구 시골루 네러왔단 말이지. 그 과년단 딸이 있어. 그런디 인저 서울 사람허구 시골 사람허구는 인제 줄두 안 맞구(1)[주]신분상, 서로 어울리거나 통혼하기에는 격이 안 맞는다는 뜻. 서울 재상허구 시골 무지랭이(2)[주]무지렁이. 무식하고 어리석은 사람. 허구 맞덜 안하닝개 인저 사램이 귀해여. 시골 와서 살어두 사람을 볼 수가 웂어.
그러닝개 사람 귀경허기 위해서 낸다는 눔으 것이, 꾀를 낸다능 게 죽을 꾀를 냈어. ‘누구던지 그짓말 시 마디 허는 사램이먼언 사위를 삼는다아.’ 이랬어. 아아 그러닝개 그 참 재상에 재상가에 딸이닝개에 곡개두
[947 쪽]
질르구우. 재상에 사위가 되면은 팔자가 고치거던? 그러닝개 그 팔도 그집말허는 눔덜이 뫼 드는디이, 볕시런 그집말을 헤두 두 마디는 옳다구 허구서 시 마디…. 응, 두 마디는 그집말이라구 허구서 시 마디 가서 옳다구 혀. 끄트머리 가서. 그러닝개 사람은 아주 밀거니 쓰거니(3)[주](조수처럼) 밀거니 써거니. 허야아, 그 재상이(에) 사위될 사램이 웂어. 끄터머리 가서는 시 마디채 가서는 그집말을 핵건만은 옳은 말이라구 허니….
그러니 참 웬 외머리궂은 눔(4)[주]‘데설궂고 장난 좋아하는 놈’이란 뜻이라 했다. 하나가,
“댁이서 거집말을 시 마디 허먼 사위를 삼는다구 했읍니까아?”
“그랬네.”
그러닝개,
“제가 그집말을 좀 허러 왔읍니다.”
이거여.
“그래, 해 보소.”
“제가, 푸대를 수백 푸대 해 가지구 전라도루 바람을 치러(5)[주]사러. 갔읍니다.”
“그래, 그래서어?”
“아 바람을 치러 갔다 보닝깨 바람을 못 다 치구서, 오다 보닝개 은진 미력 잔딩이 가서 배나무 하나가 났는거이, 그래 전라도서 대를 하나 지인 눔 깃죽(6)[주]대나무 깃대.같은 눔 구해 각구 오는디. 은진 오닝개 은진미력 잔딩이 가서 배나무 하나가 났는디 배가 수- 수백 푸대가 열었다구. 그러닝개 그 전라도서 구해 각구 오던 대 막대기럴 미력 콕구녕이다가 쑤-욱 쑤시닝개 미력이 재채기럴 ‘칼-락’허닝개 배나무가 ’끈덩’허닝개, 그 배가 수 백 푸대가 쏟어졌읍니다 그려. 그래서 그 바람 치러 갔던
[948 쪽]
푸대에다가 다 그 배를 줏어 담어 각구서 아주 돈 쏘내기가 맞었읍니다그려.”
“야. 이게 그집말일세.”
“그럼 그집말 한 마디 했지요오?”
“그랬네.”
“돈 한 량 반 찌임 있이먼 고이기를 생전 먹을 수가 있읍니다 말여. 쇠고기를.”
“그 무슨 얘깅가?”
“한 량 찌임 주구서 쇠아치(송아지)를 하나 사요.”
“응. 그래서?”
“닷 돈 찌임 주구서 쇠구예(7)[주]구예는 구유를 가리키나 여기서는 송아지를 넣을 수 있도록 특수하게 만든, 구유 비슷한 외양간을 가리키는 말이다.를 하나 삽니다.”
“그래서?”
“그래 인저 쇠아치럴 그 구예에다가 딜여 놓구서. 그 먹을 것 좀 앞이다 이렇게 얼마구 놓구서는 문을 딸깍 장굽니다. 그러구서 그 쇠아치 궁덩이께다가 댑밤부리(대빨뿌리) 구녕마안하게 구애를 구녕을 뚫어 놉니다 말여. 그럴라치먼 바암꺼 크먼언 거기서 쇠아치가 커가지구서 인저 나갈 디가 웂으먼언 그 구녕 뚫어진 디루 버얼-건 고이기가 하룻저녁 자구 나가먼언 한 두서너 근이 나와서 매달렸읍니다 말여. 그눔 싹 벼다가 인저 장두 쪄 먹구 찌개두 해 먹구…. 또 그 이튿날 나가보먼 또 그렇기 내밀었읍니다. 크넌 대루 워디루 가겄읍니까? 그래서 고이기를 새앵-전 먹구두 쇠아치는 쇠아치대루 있읍니다아.”
“에이, 이 이게 그집말일세.”
“그럼 그집말 두 마디 했지요?”
“그랬네.”
“그러나아 거집말을 허러 댁이루 옹 게 아니올습니다아?”
[949 쪽]
“그럼 뭣 때미 왔나아?”
호랑(8)[주]호주머니.이서 붉으스르음헌 환 친 놈으 종이쪼각을 하안 뭉텡이 내놓는단 말여.
“연전에 우리 할아버지허구 대감에 할아버지허구 서루 (여)(9)[주]‘돈거래’라고 했다.수를 했읍니다. 그려? 그래 우리 할아버지게서 대감에 할아버지가 돈을 암만을 읃어 갔어. 지끔으루 말허먼 생전 갚어두 못 갚을 마안한 돈머리란 말여. 그 돈을 대감허구 이게 따지러 왔지 지가 그집말 허러 옹 게 아니었습니다.”
말여, 이런단 말여어?
그 대감이(의) 생각이, 이게 그집말 시 마디 챈디 옳은 말이라구 할라니 그 돈을 다 갚으야걱구. 거짓말이라구 헐라니 딸을 빽기걱거든 저눔한티. 시 번채닝개, 그짓말이라구 해야지 뭐어, 도리 있이야지? 헐 수 웂이 ‘그집말이라.’ 구 허닝개,
“그럼 그집말 시 마디 했지요오?”
아 이눔이 꼼짝 못허구 인제 대감에 사위가 됐어. 그집말을 하닝개 대갬이 그눔을 신용을 주야지? 신용을 안 주닝개, 한 번은 인제 장인허구그 사위하구 나무럴 허러 간단 말여. 산이루 나무럴 허러 어얼마금 가다가, 도치(끼)를 살그마안치 네려서 가시덤불 구녕이다 놓구서 갔단 말여. 큰 산에 가서,
“아! 저 집이서 도치를 앙 각구 왔읍니다.”
“아 그 싸게 가서 각구 오너라.”
달으음박질 네러와서,
“장모오? 장모.”
“왜 그러나?”
“장인은 나무하러 가서 자빠져서 모가지가 똑 뿌러졌어요.”
[950 쪽]
“하이구우 이래서 위쩌느냐.”
구. 울머 불머 쫓어 올러와. 달으음박질 앞이 가서,
“장이인? 장인.”
“왜 그러네?”
“아이구우 집이 가보닝개 상 하채 불이 붙어서 타는디이, 폿싹 탑디다아?”
나무 헐 져를이 워딨어? 상 하채가 몽땅 불 붙어 탄다는디? 딥다(디립다) 쫓어 네러가구 쫓어 올러가구 허다가 내위 마주쳤네.
“이게 웬 일이냐.”
구 말여 그 사실 얘기를 허닝개,
“아이, 그눔 당최 머, 아깐 딸만 빽겼지 그눔으 말랑은 신용을 주지 말자.”
구. 그러니 그이 대감에 사위는 됐이야 신용을 주야 살지이?
한 번은 그 사당집이다가 불을 질렀단 말여. 사당집이 그 대감에 집덜 그거 저 양반에 집덜 신주 모싱 게 사당집여. 불을 질렀단 말여 불을 질르구서 사랑이가 그드러언히 이케 두러눠서는 인저,
“[대수롭지 않은 듯] 사당집 탑니다아.”
“예끼눔, 그집말두 저눔 그집말 하두 해싸닝개 당최 신용 주지 말자.”
구. 나중이 기왓장 튀는 소리가 ‘터엉 텅’허는디는 열어 보닝개 사당집이 발갛게 불 붙어서 신주조차 다 탄단 말여.
“아 이눔아! 좀 진작 그런먼 그 탄다구 그러….”
“[퉁명스럽게] 아 사당집 탄다구 안 합디디야아?”
흐으 그런 얘기가 있어 [청중: 예에.] 그러닝깨 인제 대갬이 그집말을 해필 왈 어째 허먼 사위 삼는다구 문제를 내가지구 그런 눔 만나서 그 모넁이 되더라구. 술이나 좀 받어다 놓구서 그 즘잖은 손님덜 좀 오라구 청해기 시작했이먼언, 깨애끗허게 잘 풀릴 겐디. 왜 그짓말을 허면은 사위를 삼는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