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마당 한 바퀴를 돌며 꽃과 나무와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하듯, 저녁을 먹고 나면 커피 타임을 거실 앞 마당에서 하기 시작했답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어스름이 내려앉는 풍경을 즐기면서 볼에 바깥공기를 느끼는 일. 휴양림에서 하던 그 느낌 그대로네요.
오늘도 점심 먹고 마당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어느새 저녁 할 때가 되어서 집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아, 오늘 아침 산행 도시락 싸려고 밥을 많이 했는데 취소하는 바람에 아침밥이 남아있었어요.
점심은 원주 다녀오면서 천서리 막국수로 해결하고 들어왔었거든요.
식은 밥 해결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라면 끓여 밥 말아먹기죠.
어제 야외 테이블이 배송되어 와서 조립했는데, 생각지도 않고 니스를 칠하는 바람에 마르지 않아 개시를 못 하였어요.
그래서 야외 테이블에서 라면 끓여 먹자!로 의견 일치하고, 곧바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가스버너, 웍, 라면, 밥, 김치, 수저를 준비하고, 커피를 끓이기 위한 준비물까지 챙겼습니다.
휴대폰으로 TV도 켜 놓구요.
라면을 끓여 밥을 말아 먹으려는데 아뿔싸 라면 담을 국그릇을 안 갖고 나왔어요. 수저는 갖고 나왔는데 국자도 없구요.
준비물이 꽤 많아 잘 챙긴다고 했는데 빠뜨린 게 두 가지나 있네요.
공기 그릇 하나로 번갈아가며 잘 먹기는 했습니다.
야외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 타임까지 즐기니 휴양림 느낌이 그대로 났습니다. 야외에서 느끼는 바람, 초록색 전망, 생태공원 연못의 개구리 소리, 어스름 하늘의 눈썹달까지.
주택으로 이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모기떼가 극성인 편은 아니라 야외 저녁식사를 좀 더 즐겨도 될 것 같습니다.
11월 초에 딸네 식구 셋이 일박하겠노라고 계획을 알려왔으니, 그날 저녁에는 제대로 준비하여 바베큐 파티를 해겠습니다.
오늘 작업한 사진같이 올려봅니다. 도로 쪽 텃밭에 매쉬 철망 세워 놓고 타고 올라가라고 넝쿨 채소들 심고, 마사토 만으로 채워두었던 삽목장에 흙과 퇴비를 섞어 꽃밭 조성하기. 삽목장이 너무 큰 데다, 생각보다 햇빛이 잘 드는 편이라서 거기도 강한 햇빛이 아니어도 되는 꽃밭으로 만들어볼 참입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살아남은 양귀비와 안개초.
달랑 한 포기씩이지만 내년에는 더 많이 피겠죠?
역시 아파트 출신 모종. 수레국화가 피었습니다. 바닥에는 올봄에 뿌린 수레국화 등이 다글다글 올라와요. 솎아주어야 할 듯.
프롬천인국이래요. 나눔 씨앗으로 예쁜 꽃 보고 있습니다.
샤스타데이지도 피었어요. 제일 먼저 방문하신 이웃님의 선물입니다.
두 달이 되도록 싹이 안 나 죽은 줄 알았던 사과대추나무 싹이 꽤 나와서 다행이에요. 나무를 심어준 조경업자 말에 의하면, 대추나무가 원래 싹이 늦게 나온다고 하네요.
화단이 하도 안 채위져서 금계국을 샀어요. 길가에 흔하게 보이는 금계국과는 조금 다르네요.
꽃과 자연과 더불어 휴양림 같은 내 집에서 꿈같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