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0105 (월)
- 다람쥐의 겨울식량, 도토리와 참나무 이야기 ①
- 건강식품, 견과(堅果) 이야기 (18) - 식물이야기 (110)
2015년 양띠 해의 새해에 대망(大望)의 첫 글을 올립니다.
누구에게나 올해는 “반드시 ~~~” 하시는 것이 있으실 터이니
위에서 ”대망“이라는 표현을 했습니다만,
과연 무엇이 이루어지려는지 기대해 봅니다.
=============================================================
우리 주위의 식물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수확하여 농작물로 먹는 식물들의
이름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먼저 풀 종류를 보면 무씨를 심으면 무를 수확할 수가 있고 배추씨, 토마토 씨,
아욱씨 등을 심으면 그대로 배추, 토마토, 아욱 등이 나와서 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무열매를 보아도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열리고 배나무 에서는 배,
감나무에서는 감, 귤나무에서는 귤이 열립니다.
그런데 볍씨를 심으면 벼가 자라서 익은 다음에 벼를 수확하기는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쌀”을 얻습니다.
또 참나무(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실제로는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지만도)
에서는 “도토리”가 열리고 뽕나무에서는 “오디”가 열립니다.
즉, “쌀”과 “도토리”와 “오디”는 다른 식물들에 비하여 그것들이 자랐던 기본의
이미지와 우리가 수확하는 작물의 이름이 다릅니다. 재미있지 않으신지요?
위의 말들은 그저 재미있으시라고 말씀드린 것이고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도토리와 도토리나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지난 2010. 10월부터 2011. 05월까지의 8개월 동안 “견과이야기”라고 하여
17차례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당시 사정이 있어서 “견과류” 중에서
“도토리”와 마름열매인 “능인(菱仁 - water nut)"을 빠뜨렸는데,
능인은 ”열매와 씨앗이야기“에서 다시 올렸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도토리이야기”를 올려서 “견과이야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통상 알기로는 “도토리”는 “참나무“에서 열립니다만,
실제로는 우리가 “가시나무”라고 부르는 나무에서도 “도토리”가 열립니다.
따라서 참나무 종류에서는 모두 도토리 또는 비슷한 열매가 열립니다만,
도토리가 열린다고 모두가 참나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
-------------------------------------------------------------
1. 도토리
* 우리 회원님들은 모두 영어를 잘 하시지만 다음의 썰렁한 우스개 하나 올립니다.
- 중학교 영어단어이기는 하지만 영어시간에 “견과(堅果) = 넛(nut)"이라는 것을
배우고는 “호두=월넛(walnut)", "밤=췌스넛(chestnut)", ”땅콩=피넛(peanut)“
그리고 "coconut, hazel nut, pine nut, cashew nut, Brazil Nut, water nut"
등등을 열심히 외우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그럼 <도토리>도 견과(堅果)인데
영어로 무엇이라고 하지?”하니까, 한참을 아리송해하다가 “아!!! <도~넛>입니다.”
라고 큰소리로 대답했다고 합니다. ㅎㅎ
- 잘 아시는 대로 “도토리”는 영어로 “acorn"이고, 한자로는 통상 ”상실(橡實)“
또는 “상자(橡子)”라고 하는데, 여기서 “상(橡)”은 실제로는 “상수리나무”를
뜻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도토리나무 즉 참나무를 대표하기도 합니다.
=============================================================
< doughnut >
* 그런데 어찌해서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즐겨먹고, 밀가루반죽에 설탕도 숭숭 뿌린
"도나쓰“는 실제 견과류가 아닌데 “Doughnut"이라고 부를까요?
- 도넛의 기원은 네덜란드의 “올리코엑(olykoek = 기름과자 = oil cake)"이라는
빵으로, ”올리코엑“은 빵을 만들고 남은 반죽(dough)을 튀긴 것입니다.
- 그런데 19세기 미국에 이민 온 네덜란드 사람들이 역시 빵 반죽을 기름에
튀겨 먹었는데 가운데 부분이 잘 익지 않아 반죽의 중심부에 견과류(nuts)나
과일을 채워 넣어 튀겼다고 합니다.
- 네덜란드에서는 빵을 튀길 때 카놀라유(canola oil)를 주로 이용했지만
미국에서는 구하기 쉬운 라드(lard = 돼지비계를 정제하거나 녹여서 얻는
식용유지)를 사용하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을 만들었습니다.
- 그러니까 그 색깔이 ”식물의 Nut류“와 비슷한 갈색이고, 크기도 비슷하고
또 기름에 튀겨서 딱딱하니까 “Nut"라는 말을 붙여 초기에는 “너츠 오브 도우
(Nuts of dough)”라고 부르다가 ”Dough + Nut"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 지금은 여러 가지 모양의 “도나쓰”가 있지만 전에는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있는
“Ring Doughnut"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러한 모양을 만든 사유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 그러나 아직도 도나쓰를 “Nut Cake"이라고도 부르고 있으며,
요즘은 발음은 같으나 표기를 짧게 한 ”donut“도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 또 미국에서는 그 생김새 때문에 “자동차타이어”를 “Doughnut"이라고도
부릅니다.
-------------------------------------------------------------
* 그런데 그냥 “dough"라고 하면 통상 “밀가루 반죽”을 뜻하는데, 피자의 살은
“Dough"이지만 ”햄버거“의 둥근 빵은 ”Bun"이라고 합니다.
- 우리는 그냥 모두 그저 “피자 빵”, “햄버거 빵”이라고 하면 되는데,
영어에서 “Bread"는 통상 속에 무엇이 들어있지 않은 ”빵“을 말하고
햄버거나 팥빵과 같이 속에 무엇이 들어있으면 통상 “Bun"이라고 한다는군요.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찐빵”, “만두”라고 부르는 것을 중국에서는
우리의 “찐빵”을 “만두(饅頭-만토우)”, 고기나 야채가 들어있는 우리의 “만두”를
“교자(餃子 -쟈오즈)”라고 불러서 구분한다고 해서 그냥 “만두”하면
서로 헷갈린다고 합니다.
-------------------------------------------------------------
여기서 잠깐 <nut>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니 더 하고 넘어갑니다.
(1) “땅콩 리턴”
-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땅콩 리턴(peanut return)”이 사람들의 큰 관심과
분노를 일으켰었는데, 그 사건의 발단은 실제로는 “땅콩(peanut)”이 아니라
“마카다미아(macadamia)”이었는데, 아마도 같은 “견과류(nuts)”이기 때문에
견과류의 대명사인 “땅콩”이라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 고소하고 부드러운 “마카다미아”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고 전량
수입하는데, 지난 2011. 05. 09일(아인학당 제120호)에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 이 사건에 대하여 외신들은 “nut row(견과 다툼)”, “nut rage(견과 분노)”,
“nut rumpus(견과 소동, 소란)” 등으로 보도했다고 합니다.
- “nut"에는 아래에서 소개하는 “괴짜, 미치광이, 정신병자”라는 뜻과 함께
볼트, 너트 할 때의 “암나사”, 사람의 “대가리”, “불알” 등의 뜻도 있습니다.
- 또 대문자로 쓰는 “Nut”는 이집트 신화에서 “하늘의 여신”을 가리킨다는데
그래서 어느 분은 <Nut(하늘의 여신)이 row(다툼)을 벌이다 rage(분노)해서
rumpus(소란)을 일으켰다.>고 우스개를 했습니다.
(2) “괴짜, 미치광이, 정신병자”
-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nut>에는 “괴짜, 미치광이, 정신병자”라는 뜻도 있어서,
- “go nut”하면 “미치다”
- “nut house = nut college = nut factory"에는
”정신병원(mental hospital)"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3) "from soup to nuts"
- "from soup to nuts"는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거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from beginning to end” 또는 “from start to finish”와
같은 뜻입니다.
- 이는 서양 요리에서 주로 처음은 수프(soup)에서 시작해서 디저트(dessert)로
끝나는데, 견과류(nuts)는 아이스크림 등의 디저트에 뿌리는 재료입니다.
- 따라서 “from soup to nuts“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
* 잡설은 그만 두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 “도토리”는 불리는 이름이 무척 많은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굴밤” 또는 “꿀밤”
이고 그 이외에도 지방에 따라 도토리, 도투리, 도트리, 도틀, 가도토리,
가두투리, 도꼬리, 도꾸리, 도쿠리, 구람, 동고리 등등으로 불립니다.
- 도토리는 잘 아시다시피 견과(堅果)로서 겉은 단단하고 매끄러운 과피(果皮)가
있으며, 속에 조각으로 된 1개의 종자(種子)가 들어 있습니다.
- 모양은 공 모양, 달걀 모양, 타원 모양 등이며 크기도 여러 가지인데,
아랫부분부터 가운데 부분까지 깍정이(=각두-殼斗)로 싸여 있으며,
이 깍정이의 성질은 종류를 구별하는 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 내부에는 녹말이 들어 있는 떡잎이 발달되어 있는데, 졸참나무의 도토리는 떫은
맛이 나지 않아 날것으로 먹을 수 있고, 갈참나무와 그 밖의 도토리들은 타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물에 담가 떫은맛을 뺀 다음 녹말을 채취합니다.
- 예로부터 구황식물(救荒植物)로 이용되었는데, 주로 묵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 도토리는 보관만 잘 하면 수십 년이 지나도 먹을 수 있어서 조선시대에는 흉년에
대비하여 나라에서 도토리를 수집하여 창고에 저장해 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 과피가 단단해서 변형이 안 되는 도토리는 장난감이나 장식품을 만드는데 쓰며
껍데기가 두꺼운 것은 염주를 만드는 데에도 씁니다.
- 전 세계적으로 고대의 거주지에서 도토리가 발굴되기도 합니다.
< 도토리 노래 >
- 구황식물의 가장 앞자리에 있는 것은 역시 도토리입니다.
- 그런데 참나무 종류는 꽃이 피어 서로 교배가 되는 시기가 봄 가뭄이 오기 쉬운
5월경인데, 햇빛이 쨍쨍한 맑은 날이 계속되면 꽃가루가 쉽게 날아다녀 수정이
잘되고 가을에 많은 열매가 달리는 “도토리 풍년”이 오지만, 반대로 비가 자주
오면 농사는 풍년이 들어도 이 참나무 꽃가루는 암꽃을 영 찾아갈 수가 없어서
도토리는 흉년일 수밖에 없습니다.
- 그래서 흉년이 들어 도토리를 주워 모으는 일은 백성들에게 너무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다음의 <상율가(橡栗歌)>가 전해옵니다.
(1) [동문선] 7권에 실린 고려 말 유여형 지음
도톨밤 도톨밤 참밤이 아니련만/어느 누가 도톨밤이라고 이름지었나/차보다도 쓰디쓴 맛에
숯보다 더 시꺼먼 빛깔/그래도 주린 배 채워보려는데 이런 것도 없구나/불쌍한 시골
노인들, 주먹밥을 하나 차고/새벽 수탉 울 때면 벌써 도톨밤 주우러 가네/아스라이
높디높은 저 산에 올라가/나무덩굴 붙잡고 날마다 원숭이처럼 재주 부리네/온종일 주워도
광주리에 차지 않아/쪼구려 앉으니 주린 창자가 꼬르륵 꼬르륵하네/해 저물어 찬 하늘의 별
쳐다보고 골짜기서 잠잘 때면/솔가지에 불 지펴 나물을 삶는다/깊어 가는 밤, 이슬 맞고
온 몸에 서리가 내리면/계곡에 울려 퍼지는 남녀의 신음 소리, 아! 괴롭고 슬프구나
(2) 또 비슷한 시기의 고려 말 활동한 이곡 지음의 <상율가(橡栗歌)>도 있는데 비슷합니다.
도톨밤 도톨밤/ 밤은 밤이나 밤은 아닌데/ 누가 도톨밤이라 이름 지었는고/ 맛은 차보다
쓰고/ 빛은 숯검정 같으나/ 굶주림을 막는 데는 황정만 못지않다/ 새벽 장닭 울음소리에
단잠을 깨어/ 하루아침이 다 가도록 도토리를 줍건만/ 도토리는 광주리에도 차지 않고
양다리만 목나무대 같이 굳고/ 주린 창자는 소리쳐 운다.
< 도토리와 관련된 속담들 >
- “마음이 맞으면 도토리 한 알을 가지고도 시장을 멈춘다.”는
아무리 가난하여도 서로 마음이 맞으면 모든 역경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인데, 여기서 도토리는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 또 “개밥에 도토리”라는 속담은 따로 떨어져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데, 개는 도토리를 먹지 않기 때문에 개밥 속에 도토리가 들어가도
남기므로 생긴 속담입니다.
- “도토리 키 재기”라는 속담은 하잘것없는 재주를 가지고 서로 낫다고 다투는
것을 비유하는 것입니다.
- “참나무는 들을 보고 열린다.“는 흉년이 들면 구황식물인 도토리가 많이 열리고
풍년이 들면 도토리가 적게 열린다는 뜻으로 참나무가 그런 정도로 사람들에게
고마운 나무라는 뜻입니다.
* 경상도지방에서는 꿈에 도토리나무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믿고 있으며,
서울지방에서는 임신 중에 도토리묵을 먹으면 유산한다는 속신이 있습니다.
=============================================================
* < 도토리와 다람쥐 >
- 그런데 도토리는 사람들의 먹거리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
겨울철 동물들의 주요한 식량이기 때문입니다.
- 도토리를 먹는 동물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람쥐나 청설모 이외에도
반달곰 등의 곰 종류, 멧돼지, 너구리, 야생 쥐, 새 종류에서는 어치(산까치),
까마귀, 오색딱따구리 등등 잡식성이나 초식성 동물들이며 그 이외에도
곤충들에게도 주요한 먹이이며 또 알을 낳아 키우는 곳이기도 합니다.
-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픙을 간다.”는 노래가 있는데,
이는 다람쥐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다람쥐”는 “달음질을 잘하는 쥐”라는 뜻이고, 등에 다섯 개의 검은 줄을 가진
다람쥐는 보통 10월초, 기온이 8~10도가 되면 겨울잠을 자기 시작하며,
따라서 겨울 동안 먹을 것으로 도토리, 잣, 호두, 밤 등을 준비하게 됩니다.
- 다람쥐는 이 중에서 도토리를 가장 선호하는데,
이는 구하기도 쉽고 크기도 크며 또 열량도 많아서입니다.
- 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한 마리당 약 100개의 도토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산에서나 다큐멘터리에서 보듯이 가을에는 다람쥐가 뺨이 불룩하도록
도토리를 뺨 속에 넣어서 모읍니다.
- 다람쥐의 뺨 주머니에는 한번에 10개 정도 담을 수 있다고 합니다.
- 그런데 다람쥐는 도토리나 다른 먹이를 여기저기 숨겨놓는데, 건망증이 심해서
그 장소를 모두 기억하지 못해 꺼내 먹지 못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 따라서 남아있던 도토리나 다른 씨앗들은 봄이 되어 알맞은 날씨가 되면
싹을 틔우고 자라게 됩니다.
-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다람쥐를 “숲을 키우는 작은 정원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 다람쥐는 견과류 이외에도 메뚜기 등의 곤충도 먹는데, 특히 견과류를
선호하는 이유는 먹이로서의 목적도 있지만 쥐 처럼 계속 자라나는 이빨을
갈아서 적당한 길이를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
이상으로 마치고 다음에는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이야기”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넛트 얘기가 재미롭습니다. 이번 땅콩전무 사건으로 기사에서 봤는데, Nut는 강의대로 하늘의신, 대지의 신과 태양의 신 라의 허락없이 사랑을 하는 바람에 영원히 아이를 갖지(사랑을 하지) 못하게 했는데, 이를 가여히 여겨 원래 360일 이었던 일년을 5일 늘여 365일을 만들어 여분의 날에 사랑을 할 수 있게 했다고..ㅎㅎ 땅콩 전무로 세상의 공분도 일으켰지만, 이런 알지 못하는 얘기도 알게되는 계기가 되니, 세상의 모든 일이 잘못된 것 만은 아닌 것도 같습니다. 학장님 금년에도 새로이 사물을 접하게 됩니다. 을미년 한 해도 잘 부탁드리고, 열심 좇아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사회에서나 자연생태계에서나 어떤 커다란 일은 처음에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집안에 대한항공에서 일했던 사람이 둘이나 있어서 그 사건 이후에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그 배후의 일은 훨신 큰 것으로 보입니다. 어쨋든 그 일 이후에 많은 후유증이 있으리라 보입니다. 지기님도 올해는 더욱 큰 일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도토리 예기 잘 보았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도토리와 상수리를 구분하지 않는데 고향에서는 옆모양이 뭉떵한 상수리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상수리는 전분이 도토리 보다 많지 않아 묵을 쒀도 많이 안 나온다고 하네요. 상수리는 이조 선조 임금이 의주로 몽진하였는데 배고플 때 쑤어 올린 상수리 묵을 먹고는 그 맛을 잊지 못해 과연 으뜸 열매(上實)라고 하였다고 하여 지금은 상수리라고 하는 얘기도 있다 합니다. 요즈음 남양주에서는 산에 있는 도토리를 주우면 단속하고 있어 집에서 묵을 먹기는 어려워지고 있네요. 추위에 몸 조심하세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를 가나 참나무가 많아서 그 열매인 도토리가 아주 흔한데, 우리동네에도 참나무와 또 밤나무가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동네에서 밤이나 도토리를 줍는 사람들을 흔히 봅니다. 저도 몇번 주웠지요. 또 동네 빈 터에 도토리를 돗자리에 주욱 널어 놓고 말리는 사람들도 봅니다. 그런데 단속을 해서인지 아니면 도토리로 묵이나 음식을 만들기에 손이 많이 가서인지 또 아니면 나이든 사람들이 점점 줄어서인지 전보다는 도토리 말리는 모습이 많이 줄었습니다. 요즘은 도토리묵이나 메밀묵이 좀 덜 보이는데, 다른 여러 가지 곡식들로도 묵을 만들어서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