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
오카도 다카코 글/ 마쓰나가 요시로 그림/ 고향옥 옮김
40쪽 / 210*240mm
2009년 9월 26일 / 값 11,000원
ISBN : 978-89-969169-0-1 73830
주 대상 : 초등 1, 2, 3학년
* 2013년 평화박물관 평화책 선정 *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저학년)
* 한우리독서운동본부 필독서(2학년) *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 이 책의 인세 중 일부는 평화박물관,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합천평화의집에
기부되어 쓰입니다.
“도토리가 힘을 주었군요.
김순기 선생님 인생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입니다.
글로 남기는 게 어떨까요?”
‘그래, 이대로 끝나선 안 돼.
한국 사람들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 슬픔을 전하지 않으면…….’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폭 피해자의 아픔과 평화의 소망을 담은 이야기
우리나라에도 원자폭탄 투하로 피해를 입는 원폭 피해자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해방되기 바로 전인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8월 15일에 항복을 하였고, 우리나라는 해방이 되었습니다. 해방의 기쁨도 있지만, 원자폭탄 투하로 우리나라 사람(남한, 북한 사람) 약 7만여 명이 원자폭탄에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은 슬픔도 있습니다. 이날 원자폭탄에 피해를 입는 많은 사람들은 후유증을 안고 지금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이런 피해자 분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는 책의 모델인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자인 이순기 님과 이순기 님이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가져와 심은 도토리나무를 소재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원자폭탄으로 피폭을 당한 피해자의 아픔 그리고 핵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소망하는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 그림책입니다.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는 일본 작가 오카도 다카코 씨가 원자폭탄 피해자 이순기 님이 남긴 수기를 보고 쓴 책입니다. 오카도 다카코 씨는 수기를 보고 이순기 님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이순기 님을 치료해 준 일본 의사 마루야마 님 사이의 우정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아픈 역사와 원자폭탄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평화에 대한 소망을 어린이들의 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을 쓰기 전에 오카도 다카코 씨와 그림작가느ᅟᅳᆫ 직접 도토리나무가 있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와 히로시마에서 온 도토리나무도 보고, 원폭 피해자분들도 만났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다보면, 원자폭탄 피해자 분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그동안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는 잘 알고 있었지만, 합천에 원자폭탄 피해자 분들이 계시다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도 원자폭탄 피해 국가라는 사실도 알게 될 것입니다.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를 보면서 어린이들과 책을 보는 독자들이 좀 더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히로시마에서 건너 온 평화의 소망을 담은 합천의 도토리나무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자폭탄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합천은 원자폭탄 피해자 1세 분들을 위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과 원폭 피해자와 2세, 3세 환우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해 일하는 ‘합천 평화의집’이 있고, 비핵평화대회가 열린 도시입니다.
합천에 있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입구에는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에 나오는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가져와 심은 도토리나무가 있습니다. 2000년에 싹이 터서 2012년 지금 12살이 되었고, 어른 키 정도로 자랐습니다. 처음에 도토리를 가지고 온 이순기 님은 이 도토리나무 대신 무화과나무를 가져와 심으려고 했지만 무화과나무는 합천에서는 잘 자라지 않아, 평화공원에서 도토리를 보고 가져와 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평화공원을 산책했습니다. 그 해 봄에 평화공원 안으로 옮긴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령비’ 주변을 걷는데 길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더군요. 나는 마음속으로 “그래, 이거야!” 하고 소리쳤습니다. 도토리나무라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자라고 있기에 합천에 심어도 문제없겠다 생각한 거지요. 가까이에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령비가 있는 평화공원의 도토리에는 평화에 대한 동포들의 염원도 담겨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서 빨리 합천에 도토리를 심어 히로시마를 상징하는 나무로 키우는 것이 꿈이 되었습니다.
- 이순기 님의 수기 중 〈합천에서 싹튼 히로시마 도토리>에서-
우리 주변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토리나무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뒤, 맨 먼저 싹튼 나무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그만큼 도토리나무는 생명력이 강하고 환경을 지키는 나무입니다.
책을 쓴 작가도 합천에서 자라고 있는 이 도토리나무가 히로시마와 한국, 아니 전 세계의 핵을 반대하고 평화에 대한 약속과 우호의 상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바람처럼 합천의 도토리나무는 아직은 사람 키 정도로 작고 어린 나무이지만, 히로시마에서 피폭된 사람들의 상처와 우리나라와 일본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며 평화를 상징하는 아주 큰 나무로 자라고 있습니다.
잔잔한 글과 따뜻한 그림이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잔잔한 글과 그림이 이야기를 어둡거나 무겁게 이끌지 않고 서정성을 유지하며, 한 장면 한 장면에서 평화, 슬픔, 우정을 담아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나무를 심는 장면에서는 화해와 위로 그리고 평화의 희망을 이야기하며 끝맺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책을 넘기면서 이순기 님이 겪은 아픔과 우리나라 역사에 공감하고, 마음속에서 이야기가 주는 울림을 느낄 것입니다. 더불어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느끼고 나누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원자폭탄 피해자 분들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945년 전쟁이 끝나고 우리나라는 해방이 되었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으로 피폭을 당한 피해자 분들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피해자 분 가운데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지만, 아직 생존한 분이나 그 2세, 3세 환우들은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의 무관심 속에 피폭 후유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고, 지금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도움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는 본문 뒤에 이런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 1세와 2세 그리고 3세 분들의 건강과 복지, 인권을 위해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와 바람도 함께 실었습니다.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아픈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원자폭탄 피해자 분들의 아픔이나 그들의 삶의 모습은 감춰할 부분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도움을 주어야 할 일이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과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우리나라의 이런 아픈 역사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있으며, 전쟁의 고통과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본문에서
나는 김순기입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가네다 마사오라는 이름으로 자랐지요.
그 무렵, 한국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나라말과 나라 이름을 쓸 수 없었답니다.
쌀이며 논밭을 일본에 빼앗기고 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바다 건너
일본의 히로시마 공장 같은 곳으로 일하러 갔습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렇게 히로시마로 떠났지요.
속아서 일본에 따라간 사람들도 있었고요.
- 4~5쪽
우리는 주머니 가득 도토리를 주웠어요.
주운 도토리를 팽이처럼 빙그르르 빙그르르 돌리며 놀기도 하고,
또 장난감 인형도 만들고, 먹어 보기도 했어요.
그 뒤로 나는 다케오와 많이 놀았어요.
강에서 멱도 감고, 병정놀이 하는 아이들을 우두커니 지켜보기도 했어요.
나는 친구가 생겨서 정말 좋았어요.
-12~13쪽
원자폭탄이 떨어진 돔 옆에 평화공원이 만들어졌어요.
어느 날 갑자기 수많은 목숨이 불탄 곳이에요.
평화공원에는 평화비가 여러 개 세워지고,
기도 나무도 심어졌어요.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날 아침,
나는 평화공원을 돌아보았어요.
한국인 원폭 피해자 비석 옆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었어요.
나는 슬픔의 눈물을 먹고 자란 도토리를 손바닥 위에 놓고
또르르 또르르 굴려 보았어요.
도토리는 상처받은 내 가슴을 따스하게 감싸 주었어요.
-24쪽
- 추천의 글
원자폭탄으로 일본인만 희생된 게 아닙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우리나라 사람도 4만여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원자폭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터졌다기보다는 인류의 머리 위에 터진 것입니다. 모두 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가 보여 주는 것처럼 원자폭탄은 국경과 국적의 차이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겨줍니다. 그 슬픔과 아픔을 보듬는 사람은 모두 형제입니다. 이 도토리나무의 바람처럼, 전쟁과 핵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평화박물관 상임이사)
어린 시절, 순기가 이유도 모른 채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을 때, 친구 다케오는 순기랑 도토리를 함께 주우며 마음을 달래줍니다. 어른이 된 순기가 합천에 심은 도토리나무는 자신을 비롯한 원폭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딛고서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의 표현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기억을 잊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그림책에는 인류에게 죽음을 가져오는 전쟁을 반대하고,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엄혜숙(그림책연구가, 평론가)
- 작가의 말
마루야마 씨와 이순기 씨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우정에 감동받은 나는 함께 고통스런 시대를 살아온 한국과 일본 어린이의 눈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지은이 오카도 다카코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던 도토리를 합천에 가져와 심은, 이순기 할아버지의 평화에 대한 소망이 담긴 ‘도토리나무’가 튼튼하게 자라기를 기도합니다.
옮긴이 고향옥
- 작가 소개
글쓴이 오카도 다카코
일본 도치기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습니다. 《왕자 여우, 소원의 돌》 극과 뮤지컬 각본과 《소래풀이야기》, 《미래에의 선택》 같은 수많은 합창조곡의 노랫말을 썼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보라꽃 무》,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자》시리즈 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일본연극교육연맹전국위원입니다.
그린이 마쓰나가 요시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예술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광고 활동을 하다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제10회 산리오 미술상, 산케이아동출판미술상, 2010년 아동문화공로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 《보라꽃 무》, 《제비꽃 섬》, 《여우 칠석님》 들이 있습니다.
옮긴이 고향옥
동덕여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일본 문화를 공부하고,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한일아동문학연구회에서 어린이 문학을 공부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거리의 아이 토토》, 《나는 입으로 걷는다》, 《우리들의 7일 전쟁》, 《처음 자전거를 훔친 날》, 《추억을 파는 편의점》, 《혼나지 않게 해 주세요》, 《마법의 조막손》 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