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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제 : 2013년 08월03일
누구와 : KT 산악회 회원들
어디로 : 천관산(723.1m)
바래봉에서 하산하여 운봉읍내를 지나며 맛 집을 고르다가 식당 몇 곳을 지나치고 시내를 벗어난다. 다시 돌아 가기도 그렇고 라면으로 해결하자는 의견들이 통하여 구례구 방향으로 가면서 중간에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 한반도 끝자락까지 가야 되는 장도의 산행일 아침식사를 라면으로 때운, 그것도 한우고기로 유명한 장흥으로 가면서,ㅋ 한번쯤은 해볼만한 특색 있는 추억을 만든다면서 억지춘향 격으로 정당화를 시키고 40명산 중 제일 먼 곳(?)인 장흥으로 출발한다. 날씨는 구름이 약간 있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고 기상청의 일기예보도 오후에나 중부지방에 비 예보만 있어 안심하지만 확실하게 믿고 싶지는 않다. 천관산은 너무 먼 곳에 위치해 있어 우리산악회에서도 2001년도 10월에 무박산행을 했던 기억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그때도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산행들머리인 당동마을에 도착하여 산행 전 잠시 휴식하는 시간부터 하늘이 열리며 별들이 쏟아져 내였던, 우리산악회와 비와의 인연이 새삼 느껴진다. 그리고 십 년이 넘고 이제야 또 다시 찾는 곳. 얼마나 변해있을까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며 그때 그 코스로 가기를 기대하지만 승호가 계획한 코스는 반대편 쪽의 탑산사 방향이란다. 먼 곳이라 자주 오지 못하는 곳이니 그것도 괜찮겠다 생각하며 다도해의 멋진 풍경과 괴암괴석이 기다리는 그곳으로 녹차 밭으로 이름 난 보성을 거쳐 철쭉으로 한몫 하는 제암산과 사자산을 지나 한우로 유명한 장흥으로 고고싱~
천관산은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능가산(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는다. 지금이야 억새군락이 많이 알려져 늦가을이면 여기저기 억새산행이 많지만 1980년대에는 늦가을 정취의 최고로 쳐주는 억새를 보기 위한 산은 강원도 민둥산, 충남의 오서산 등이 고작 있었고 그 중에 천관산 억새도 유명한 곳으로 손꼽은 곳이었다. 또한 해발 칠백이 조금 넘지만 바다에 인접한 관계로 타 육지 산의 천 고지 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해안 인근에 위치해있는 명산들의 특징을 두루 갖춘, 암봉이 있는 산으로서 아기바위, 사자바위, 종봉, 천주봉, 관음봉, 선재봉, 대장(환희대)봉, 석선봉, 돛대봉, 구룡봉, 갈대봉, 독성암, 등을 비롯 수많은 기암괴석이 산 정상부근에 우후죽순처럼 비죽비죽 솟아 있어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거나 신라시대 김유신이 화랑시절 사랑했던 천관녀가 숨어 살았다고 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 외 바람이 많이 불어 천풍산, 가끔 연기와 같은 이상한 기운이 서린다 하여 신산, 천관보살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하여 지제산으로도 불이었던 산으로 1998년 10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사계절 다 특색이 있는 산이지만 봄에는 장천재 일대의 동백꽃과 연대봉 능선의 진달래 군락이 남쪽 끝자락을 수놓으며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가을에는 정상부근 환희대에서 헬기장을지나 연대봉까지 펼쳐지는 은빛 억새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멋진 풍광이다. 산행 코스로는 장천재, 천관사, 탑산사가 들머리가 되고 장천재 코스는 주차장에서 또 다시 3개 코스로 나누어져 원점 회귀 산행을 할 수 있다. 대부분 장천재에서 능선을 타고 환희대에 올라 정상을 거쳐 정원석 방향으로 하산하며 좌측에 즐비하게 늘어선 구정봉의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원점 회귀한다. 어느 코스던 5시간이면 산행마무리가 되며 탑산사 기점으로 삼으면 가장 빠르게 정상에 다녀 올 수 있고 천관사 방향은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정상 능선에서 바라다보는 다도해며 산 언저리에 자연휴양림도 있고 사시사철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라 먼 거리를 멀다 안하고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동쪽으로 가면 정동진이 있고 서쪽으로 가면 정서진(인천 서구)이 있듯이 남쪽으로 가면 정남진이 있다 그곳이 바로 장흥으로서 2013년 대한민국 정남진 물 축제라는 행사 명으로 지난주(7월26 ~8월1일)까지 이곳 장흥의 탐진강가에서 진행, 시내로 들어서며 아직도 축제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강가 주변에는 시설물들이 그대로 있는 모습들을 지나며 장흥의 쇠고기 삼합이 끝내준다는 둥 군침을 삼키게 하며 10시쯤 관산읍을 지나면서 천관산 암봉들 주변에 먹구름이 심상치 않을 듯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다 본다. 그렇지만 멋지게 다가오는 암봉을 바라보며 우리 팀은 탑산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대부분 장천재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산행을 하지만 우리는 탑산사을 기점으로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정상을 다녀와서 백하여 환희대와 구룡봉을 지나 탑산사(큰절)로 하산할 계획으로 10시40분경 들머리가 되는 주차장에 도착, 산행준비 중 날씨가 변화무쌍하니 방울방울 하늘에서 물기를 선사한다. 그렇다고 우중산행을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고 약간씩 꾸물거리고 있으니 승호넘 빨리 출발하자고 아우성이다. 실은 이곳으로 오면서 강진 시골집에서 이곳으로 식구들이 산행 동참하기로 약속, 약간 늦으니 일부러 그러는 것을 우리는 기다렸다 같이 산행하자는 쪽으로 기울며 조금씩 시간을 벌고 있는 중인데…… 주인공이 그러니 하는 수없이 수많은 탑들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진입, 2000년부터 대덕읍 연지마을 산기슭 탑산사 가는 길목에 단풍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천관산 문학공원을 조성 2002년 10월에 준공한 곳으로 산책길 양쪽으로 400여 개의 돌탑을 쌓고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 장흥 출신 작가들과 이호철, 전상국, 최일남, 양귀자, 박범신 등 유명 문인들의 육필 메시지를 새긴 바위들을 세워놓은 곳이다. 조그만 한 마을에서 이렇게 조성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건데 대단하다고 느끼며 돌탑 한두 곳을 지나며 좌측으로 차량들이 바쁘게 올라간다. 우잉~ 우리도 올라갈 때까지 가보자며 아래로 가서 차량을 회수 승차하지만 일분도 안되어 마지막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냥 문인들의 혼이 담긴 탑 길로 오를걸.ㅋ 차량에서 하차 전방에 시원스럽게 설치해 놓은 대형 등산안내도가 눈에 들어 온다. 도립공원 안내서며 등산로 거리 및 안내가 잘되어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들머리 닭봉갈림길에서 좌측으로는 우리가 하산해야 되는 곳으로 우리는 곧장 환희대 1.8Km 이정표가 가리키는 숲 속으로 진입한다.
조금씩 가팔라지며 바위들이 나타나고 방울방울 내리는 비는 배낭 카바를 해야 되나 망설이게 만들지만 선두들이 무심코 오르니 후미는 따라 갈 뿐 금방 큰 바위가 나타나니 승호는 망설임 없이 올라서 먼 곳을 주시하지만 운무가 시야를 가려 전혀 조망이 없다. 실망하며 바윗길을 내려오는 모습에 불어오는 바람에게 소원해 본다. 좀 더 세게 불어서 다른 곳으로 구름을 이동시켜주기를…… 탑산사 코스가 정상 가는 시간이 제일 빠르다고 소나무에 걸려있는 안내판에 닭봉이라고 되어 있으며 바로 앞에 암벽이 가로막고 있어 우회하여 선두가 휴식하며 행동식으로 라면 먹은 뱃속을 달랜다. 닭의 모습을 뒤로 헬기장 0.5Km는 또 다시 금방이다. 고향에 왔으니 남다를 승호에게 누님과 동생이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오니 구룡봉 방향으로 출발하라고 연락을 한다. 기다렸다 같이 정상에 가자고 하지만 늦게 왔으니 벌받아야 된다며…… 들머리에서 놀며 쉬며 1.1Km밖에 안 되는 곳을 근 한시간만인 11시50분경 도착 억새가 푸르름으로 살아가는 헬기장에 도착 우리와 같이 관산읍 방향으로 세차게 넘어가는 구름 모습을 뒤로 탑산사 방향 이정표에 『은지원, 김종민길』이라는 안내가 되어 있다. 지난주 1박2일 프로에서 장흥이 나오는 것 같았는데 벌써 이곳을 다녀갔나 했더니 출연자가 작년에 나왔던 연예인(은지원?)이 있다. 누구는 그런다 쓸데없이 이정표에 이런걸 달아 놓았다고…… 뭐가 어때서 유익한 여행 프로라고 생각하는데. 서로 의견을 달리하지만 정상 가는 길은 같은 마음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억새가 춤추는 광활한 능선을 택하여 지난다.^^ 이곳 억새는 1980년대 말부터 유명해졌으며 정상 능선주변 5만여 평에 매년 가을이 되면 은빛으로 넘실대는 억새의 춤사위가 장관을 이루며 연대봉에서 환희봉까지 약 4Km 구간에서 천관산 억새축제 행사가 있다. 운무가 포진하고 있는 능선에도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식사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좌측으로 조금씩 관산읍 시내를 요술부리듯 살짝살짝 보여주는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좌측으로 장천재며 금강굴로 가는 이정표도 지나 또 하나의 헬기장도 지나 12시 정각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에 도착, 또 하나의 기록을 달성한다, 옛 이름은 옥정봉이며 고려 의종(1160년대) 때 봉화대를 설치, 봉수봉 또는 연대봉으로 불렀고 날씨가 좋으면 다도해와 고흥의 팔영산과 영암의 월출산등이 보인다. 정상석 뒤편으로 최남단에 위치해 있는 봉화대에 올라 다도해와 주변 산세를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구름으로 오늘은 전혀 앞을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움이 앞선다. 이 먼 곳까지 와서 멋진 모습도 못보고 간다니 서운하지만 어떡하랴 운무가 아까보다 더 진하게 다가오니 서둘러 왔던 길인 환희봉 방향으로 길을 잡으며 이제는 센바람과 해님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밀고 당기기를 하니 인간으로서 느끼는 모습은 의외의 감탄사를 만든다. 갑자기 산 아래가 구름아래 펼쳐지는가 하면 요술을 부리는 듯 사라지고를 번복하면서 어느덧 막걸리 먹을 자리 잡자는 말들이 오가며 12시20분 자리를 펼치고 무겁게 지고 다니던 족발과 보온이 잘되는 세덕이 배낭에서 시원한 막걸리가 나오며 갈증으로 한잔씩 받아 마신다. 새벽부터 줄곧 오름에 목말라하더니 막걸리 한잔이 무엇보다도 해갈이 되는 듯 세라 컵 큰 것으로 한잔 따라 영준이에게 준 것이 얼마나 갈증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 많은 량을 한번에 마셔버리고 자기도 놀랬는지 “어이쿠 다 마셔버렸네” 이제부터는 세라 컵 조금 적은 것으로 마시자며 ㅋㅋ 족발도 무척 맛이 있다. 밥이 없어도 배부르게 먹고 마시는 중 일행이 환희봉 인근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오며 승호 핸드폰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물먹더니 오늘은 이곳에서 새우젓 국물 맛을 본다. 임자 잘못 만나서 수난을 당한다며 이리보고 저리 보더니 괜찮은지 그나마 다행이란다. 그래도 먹을 건 먹고 가자며 큰 뼈까지 다 발라먹고 짐을 챙겨 오후 1시 환희대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조금씩 하늘이 열리며 구정봉(대장봉, 천주봉, 문수보현봉, 대세봉, 선재봉, 관음봉, 신상봉, 홀봉, 삼신봉등 기암 9개가 모여 있는 암릉군을 말함) 방향의 암봉들을 조금이라도 보여주어 다행이며 억새와 운무가 조화롭게 움직이니 꿈속을 걷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준다. 얼마 후 책을 쌓아 놓은듯하다고는 대장봉(환희대)에 도착, 바위 등에 올라 대장이 된 것처럼 달리는 모습도 취해보며 휴식 중 맞은편에서 승호 형제들이 나타나고 인사와 행동식을 나눠 먹고 정상은 안 간다며 우리와 하산을 같이 한다. 구룡봉, 탑산사 방향으로 길은 이어지며 우측에 운무로 가리워져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진죽봉을 지나 얼마 안 가서 깎아지른 단애가 멋진 구룡봉에 도착 바위 위에 올라 조망이 열리기를 고대하지만 바위 웅덩이에 고여있는 물만 바라보고 내려선다. 영준이는 아쉬운지 좀 더 바위군이 이어지는 끝까지 갔다 온다. 구룡봉에서부터는 가파른 하산이 이루어지며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며 바로 앞에서 우측으로 부처바위 쪽 등산로와 갈라지며 우리는 탑산사(큰절) 방향으로 진행 이산에서 못 보던 설치한지 얼마 안되 보이는 더크(플라스틱)계단이 나타난다. 길게 이어지는 계단 안쪽에는 천관산에 대한 여러가지 안내가 되어 있으며 그 중 『아육왕탑은 천관산과 금강산에만 있다고 전해진다.』라는 글귀와 『자연석으로 5층까지 이루어져 있다』라든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며 계단이 끝나고 너덜이 시작 우측으로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석으로 이루어진 아육왕탑이라고 한다. 거석이 겹쳐서 오층으로 이루어 졌으며 4층은 겹쳐진 부분이 비어있으며 탑 아래 석대는 가섭불이 좌선 한 곳이며 상층 절반은 조선시대에 무너졌다 고한다. 태고 때부터 세찬 풍파에도 견디어 낸 자연석으로 세워져 있는 오묘하고 신비스런 돌탑은 운무에 보일 듯 말듯 더욱 신비감을 더해 준다. 오후 1시50분 탑산사와 문학공원 갈림길이 나오며 우리는 문학공원 방향으로 산죽이 무성한 등산로를 따라 하산이 이루어진다. 탑산사을 지나며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우리나라의 불교의 태동지라고 되어 있는 것이다. 돌아와 자료를 찾아보니 불교가 전래되었다는 372년보다 약 5백 년 앞서 인도의 아쇼카(인도를 통합한 왕 일명 아육왕이라고도 함)왕이 이 절 좌측에 부처의 사리를 보관하는 아육왕탑을 세웠다는 설이 있고 그 아래 가섭불이 좌선했다는 가섭불연좌석이 남아 있어 탑산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으며 아육왕탑으로 인하여 그렇게 안내되어 있는 것이다. 조선조 임진왜란 이전까지 대종(800근)이 있었지만 왜놈들이 녹여 총포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면 작은 절은 아니었던 것으로 우리나라의 불교 태동지가 사실이라면(필자가 알고 있는 전남 영광의 불갑사가 최초 발생지)국내 불교 역사가 5백 년 이상 앞당겨지게 되며 천관산 주변에 불교용어를 뜻하는 지명(아미타봉, 불영봉, 지장봉, 탑동 등)이 많으니 분명 무엇인지 있지 않을까 느낀다. 산죽과 동백이 울창하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길을 한동안 지나 오후 2시 좌측으로 큰 바위가 있으며 그 아래 반야굴이라는 스님들의 참선장소로 부처가 모셔져 있는 곳을 지나 햇살이 내리치는 주차장에 도착, 천관산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