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게 실천하고
그 소식을 전해주는 선생님들이 고맙습니다.
명절도 이웃과 인정의 구실로 삼아 이뤄가려 애쓴 이야기를
전주 학산종합사회복지관 노미나 선생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작년 추석에 처음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전부치기·차 마시기 활동, 전통놀이를 주민들에게 제안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참여한 주민들은
“이웃사촌과 오랜만에 만나 차 한 잔 마시며 한가위 안부를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평소 같으면 혼자 했을 전부치기를 같이 이야기하면서 하니까 재미있었다.”등의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작년 추석 활동을 계기로 올해도 마을행사를 구실로 각 절기마다 이웃과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설 명절, 이웃 4명과 함께 떡국 끓여 드실 분들을 모집했습니다.
참여 신청을 하신 분들에게 떡국 키트를 배달해드리고 연휴 기간 동안 이웃과 끓여 드실 수 있게 하였습니다.
활동사진과 소감은 직접 작성하시도록 했습니다. 신청 하실 때 참여하는 이유를 여쭤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네에 혼자 지내는 이웃들이 많아요. 저랑 제 친구가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 떡국 끓여서 같이 나눠 먹으려고요.”
“제가 강아지를 키워요. 평소에 강아지가 짖으면 시끄럽고 그럴 텐데
옆집에서 잘 이해해주고 가끔 강아지 간식도 사다주면서 인사해요. 그게 참 고마워서 이번에 제가 떡국 끓여서 대접하려고요.”
“가족들하고는 안본지 오래 됐고…. 옆집 살고, 여기 동네에 같이 사는 사람이 이제는 가족 이예요.
명절에도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떡국 끓여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자녀가 없어요. 저랑 친하게 지내는 분들도 다 그래요.
명절인데 혼자 있으면 외로우니까 떡국 먹으면서 같이 시간 보내자고 해보려고요.”
“요즘 잘 지내는 이웃들이 있어요. 이제 많이 친해졌는데 명절에도 같이 보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저희들이 모여서 쉬는 공간이 있어요. 다들 명절 이럴 때 더 외로워하고 그래요.
근데 떡국 먹자고 나오라고 하고, 각자 그릇이랑 이런 거 챙겨오라고 해서 먹으려고 해요. 참 잘됐어요.”
이웃들과 명절을 함께 보내고 싶은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활동가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웃 관계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 날을 정해 선물 드리며 인사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꺼리들을 만들어드리는 일이 더 즐겁고,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활동을 계기로 이웃과 함께하고 외롭지 않게 보내고,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저도 덩달아 행복하고 참 감사했습니다.
물론 하다 보니 고민거리도 생겼습니다.
활동에 참여하고 싶으나 함께할 이웃이 없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을 함께 조를 이루도록 제안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거나 집에 초대하는 일이 어색해하셨습니다.
각 동 담당 선생님들께도 말씀 드린 후
나중에 이웃을 사귈 수 있는 활동(주민동아리, 문화프로그램 등)을 제안해보자고 했습니다.
절기활동이 이웃과 시간을 보내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이웃을 만나고 싶은 분들을 알게 된 좋은 구실이 되었습니다.
마침,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보내준 연간보고서 가운데
지난 해 꾸준히 진행한 '동네 잔치'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덕분에, 사회복지사> 저자 최우림 선생님께서 책방 다녀가셨는데,
지난 해 의미 있게 이룬 어르신 식사 모임 이야기를 엮은 소책자를 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들 읽으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사람 사이 직접 만남이 얼마나 귀한지 느꼈습니다.
복지관이라면 이런 모임과 잔치를 적극적으로 주선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복지관은 생존하게 하는 일을 너머 삶을 살아가게 거들면 좋겠습니다.
삶은 다양한 관계을 꾸려가는 과정입니다.
(복지관들이 영상장비를 구입하고, 방송실까지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니에요, 아닙니다. 방향을 잘못 잡았습니다.
당사자를 관리의 대상으로 보았을 때 벌어지는 방법입니다.
자기 삶을 살아가게 거든다면, 이 복지관들처럼 실천할 겁니다.)
노미나 선생님, 고맙습니다.
최우림 선생님의 어르신 식사 모임 이야기도 공유하고 싶습니다.
* <동네사람들> PDF파일을 공유해주셨습니다. 귀한 글, 값 없이 나눠주시니 고맙습니다.
첫댓글 김세진 선생님. 방화 11종합사회복지관 이야기까지 덧붙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잘 읽었습니다. 방화 11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참 의미있고 재미납니다. '동네사람들'을 읽으며 계획한 올 한해 활동들을 어떻게 기록 하면 좋을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동네 어른들이 함께했던 이야기도 미소 지으며 읽었습니다. '사회사업의 맛이 이거구나!'라고 느꼈던 선생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잘 전해셨습니다.
활동 이후 평가 중 '사회복지사가 잔치 제안했을 때 어떠셨어요?', '직접 준비해서 잔치해보시니 어떠세요?' 질문이 인상 깊었습니다. 보통 이후에 어떤게 달라졌는지 다음에도 참여할 의향은 있는지만 물어보고, 그 전에 제안하거나 준비한 과정들이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여쭈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에도 배웠습니다. 책의 질문지처럼 여쭤보면 더 풍성하고, 의미있는 답변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활용해봐도 괜찮을지 조심스럽게 여쭙니다. 항상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