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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잠깐 멀지 않은 해외로 여행을 갔다. 뉴욕에서 비행기로 5시간 정도로 Costa Rica로 갈 수가 있는데 친구 일행 6명은 마이애미를 경유해가는 비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직행 United Airline은 뉴저지 뉴왁 공항에서 떠나니 불편해서 JFK공항에서 떠나는 American Airline을 선택했다. 5일간의 짧은 여행으로 밀림 생태 공원을 구경하고, 밀림에서 타잔처럼 줄타기도 해보고, 11개의 흔들 다리도 건너고, 활화산인 Arenal volcano에도 갔다. 아레날 호수에서 배를 한시간 정도 타고 화산에 가까이 가 보았다. 밀림 속의 tracking course를 걸은 후에 온천이 있는 spa hotel에서 야외 온천을 하여 피로를 풀고, 저녁엔 와인 파티로 화기애애한 시간을 즐길 수가 있었다. 커피 농장에서 빨간 커피 열매도 따서 먹기도 하고, 농장 커피 카페에 들러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신선한 커피와 치즈를 맛보고, 감탄하기도 했다. 커피 factory에 들러 roasting과정도 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평소에 커피 애호가인 나는 커피에 대해 여러 가지를 배울 수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볶은 커피 빈의 색이 짙을수록 카페인 함량이 적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즐겨 마시던 헤이즐넛 등 플레이버가 들어간 커피가 오리지날, 그냥 플레인 커피 종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그곳에서 커피 전문가에게서 들었다. 그곳에, 보통 커피 보다 5~10배까지 가격이 높은 커피가 있는데, 그것은 커피 과육과 커피 씨앗(원두)를 함께 말린(한 달 정도 걸림) 커피이다. 보통 커피는 과육을 제거하고 말려서 볶는데 이것은 과육 보존으로 만드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 맛을 볼 요량으로 조금 사와 집에서 볶은 커피 빈을 갈아서 집에서 내려 마시니 커피 과일 향이 커피 향연 속에 빠져 들게 해 주었다. 커피가 행복감을 선사했다. 내가 마신 커피 중에 최고였다! 한국 교민이 한 500명 정도이며, 대부분 개인 사업으로 개인 가정부를 두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와서 놀란 점은 각 집에 주소가 없다는 점이다. 우체부가 메일을 어떻게 전달하나 했는데 가이드 말에 의하면 잘도 찾아서 문제가 없다 한다. 예를 들면, 주소를 편지에 이렇게 쓴다 한다. 김 아무개, 동네 이름 쓰고, 성당에서 300m 동쪽으로 떨어진 파란 대문 집 이런 식으로 길게 설명을 늘어놓는 식이다. 이런 설명을 들을 때에 지구상에 주소 없는 나라가 있다니... 적지 않게 놀랐다. 농사(주로 바나나, 유카, 사탕수수 등)와 관광 수입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는 나라다. 그래도 중미(Centro America) 국가 중에서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란다. 자연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생산 공장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나라에선. 군대가 없는 나라로 경찰이 치안 담당을 하며 치안이 나쁘진 않으나 좀도둑을 막으려고 철조망을 한 개인 집이 많고, 상점도 그랬다. 바로 이 나라 위에 위치한 니카라구아에서 이곳에 와서 3D 업종에 종사를 하는 사람이 인구의 1/5이나 된다고 하니 중미(CENTRO AMERICA)에선 이 코스타리카가 잘사는 편이란다. 건기(여름)와 우기(겨울)로 나뉘는 적도 근처에 위치했지만 우리가 숙소로 정한 San Jose는 해발 천 미터 이상인 고지에 있어 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물론 바닷가는 덥다. 골프장은 바닷가에 위치해서 라운딩을 할 때 덥다고 한다.그곳에서 골프 라운딩을 하러 뉴욕에서 오신 선배 부부를 만났다. 5일간의 날씨는 기가 막히게 화창하여 관광이 쾌적했다. 그런데 돌아 오는 날 우리를 기다리는 시련이 있었으니... 산호세 공항에서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해 보니 뉴욕으로 가는 모든 항공이 취소되어 있었다. 동부의 일기가 좋지 않아 전광판엔 JFK , LGA공항 폐쇄로 나오고 있었다. 뉴스에서만 듣고 보던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줄이야! 호텔에서 떠날 때만 해도 LGA 공항이 문제가 없었는데... 서둘러 rebooking하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이미 천 명 이상의 승객이 비행기 표 예약할 줄에 서 있질 않은가! 할 수 없이 우리도 줄에 서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서서 기다려도 앞의 줄이 움직이는 기세가 없다. 우리는 교대로 식사를 하며 줄을 지키고 있었는데 장장 7시간의 기다림 끝에 겨우 재예약 임시표(stand by ticket)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어떤 고생을 의미하는 줄 몰랐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니 버티고 기다렸다. 이미 자정이 넘어 시간이 1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전 5시까지 공항에 나와서 대기하란다. 우리는 공항에 그냥 머무르기로 하고 담요와 베개, 치약 칫솔을 공급받아 공항의 임시 숙소(?)인 4층 강당에 간이침대를 배정을 받아 담요를 뒤집어쓰고, 홈레스 같은 모습으로 눈을 잠시 붙이고, 일어나 첫 비챙기 출구에서 3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의 순번은 36번에서 42번으로 전광판에 떠 있었는데, 첫 비행기엔 1번에서 6번까지만 탑승할 수가 있었다. 비행기마다 빈자리에 총 대기자 중에서 순서대로 하나씩 탑승해가는 끝도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두 번째는 출구가 엄청 멀리 떨어진 곳으로 다시 가서 가다리고, 세 번째 비행기도 몇 명만 태우고 떠나고,,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비행기도 떠나고.. 일곱 번째 비행기도 우리 자리는 없었다! 여덟 번째 비행기 출구에서 또 기다리니, 어느새 기다린 지 24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드디어 우리 이름이 불리고 6명이 몽땅 같은 비행기에 타게 되어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라과디아 공항으로 떠나는 뉴욕행 비행기에 물에 젖은 솜처럼 되어 자석에 주저앉아 이나마도 감지덕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우리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공항에 내리니 한 달간 어디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 다음 날에 그곳에 골프트립 갔던 선배 부부(우리와 같은 비행기 타고 오심)가 우리 6명 모두 저녁초대(금강산 식당)되어 여행 회포를 풀었다. 모두들 어제와는 달리 환한 얼굴로 모여 여행 쫑파티를 했다. 휴우! 짧고도 긴 여행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