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친척 결혼식에 다녀왔어요..일찍 도착한 예식장 "우리 결혼식 놀이 할까?" 은조는 신부가 되어 신부대기실에서 사진도 찍고... 아빠 손을 잡고 신부 입장도 했어요. 딴따따단.......딴따따단.................
순간 왜이렇게 기분이 이상하던지... 남편이 "야...기분 너무 이상하다. 갑자기 울컥 한다.."
이렇게 시집을 보낸다는 상상만으로도 울컥 하는데 가족을....내 아이를 갑자기 잃은 사람들은 마음이 어떨까? 생각해 보았어요.
월요일 피케팅이 있는날........... 백남기 어르신이 소천하셨어요. 경찰에서 부검영장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정말 많은 분들이 서울대병원으로 향하셨어요. 저도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다 죽전으로 향했어요.
어르신이 정말로 편히 쉬시기를 기도하며 국화꽃 한송이, 밀랍초. 종이와 크레파르를 들고 나왔어요. 모아티켓을 걸어오는 길 나를 멈춰서게 한 글
손주가 생겼어요^0^ 9월 한달은 정산 영업이 불가능 해요 ♥♥ 할머니가 되신게 얼마나 행복하실까? 생명이 온다는 것........참 귀하다 생각하며 걸었어요 소망님께서 먼저 죽전역을 밝혀주셨고..... 서명지 한칸을 오늘은 국화와 초에 자리를 내 주고 백남기 어르신의 영면을 기도하는 문구를 썼어요.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죽전역이 어두워 집니다..
잠시 라이터를 찾기위해 자리를 비운 순간 어떤 아주머니께서 소망님께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너네 이러고 있는거 한심해 보인다 죽었으면 그만이지 왜 이러냐 너네 돈받고 이러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말을 쏟아 붓습니다.
지나가던 젊은 여성분까지 이렇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면 안된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람이 누구라 생각하시는 질문에 "문재인이요....." 으헝 ? 가만있던 문재인님이 들으시면 정말 문리둥절한 말을 쏟아냅니다. 젊은 사람들이 나라를 망쳐 놓았다 등등.........워매...............뭔말이여..............
옆에 있다가 " 엄마.....자녀분들 있죠? "어 있지....." "있으시면 그런말씀 하시면 안되죠." (전엔 어머님이라 했는데 요즘은 그냥 엄마..아빠 라고 부른다는)
니 애미, 애비한테 잘해라..... 오늘 정말 진상을 만났구나 싶을 정도로 정말 심했어요........... 오늘 슬픈데 왜 이 사람까지 이러나 울고 싶더라구요...
처음으로 소망님이 화내신걸 봤어요.. 엄청 멋있었어요.. 두명이 득달 같이 달려드니 사람들도 웅성 웅성 모이고...........
어떤 할아버지께서 우산을 탕탕 치시면서 빠른걸음으로 오셔서 오늘은 3명인가? 했는데............
"에이....모르면 가만히 있어. 아줌마 국가에서 무슨 돈을 줬다고 해? 알지나 못하면 가만히나 있어. 챙피한줄 알아. 뭐하는거야? " 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십니다. "이런 사람 신경쓰지 말고 용기내서 열심히 해.."
순간 제 눈에는 할아버니자 정우성 보다...슈퍼맨 보다 더 멋있어 보였어요.
지나가던 중년 남자분도 " 새날에서 들었어요. 여기 나오신지 1년 넘으셨잖아요."
개인적으론 죽전역 선 처음으로 말을 제일 적게 한 날이였던것 같아요...침묵의 시간을 보냈어요.
윤종신의 오마이 베이비를 틀고 아이들을 한명 한명 생각하니 자꾸 눈물이 났어요. 아이들 한명 한명 탄생 했을때, 첫 걸음마를 했을때 우연일지 모르지만 엄마 아빠..라고 했을때... 얼마나 귀하고 예쁜 시간들이었을까요?
돌아가셨어도 편히 쉬시지를 못하는 백남기 할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고..... 울보야님이 오셔서 채워주신 마데 용마표 노란리본에 위로를 받고... 이디야 커피숍에서 달려나온 단대 학생이 리본나눔 같이 하고 싶다고 전화번호를 물어보기도 했어요.
죽전역 앞 아파트 분양 홍보 하시는 아줌마가 휴지를 엄청 가지고 오시더니
"나 안산에서 왔어. 내 친구 딸도 갔어. 2학년 1반이야......." 하며 우십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던지요.....둘이 눈물이 그렁 그렁.........
그 휴지가 참 고맙고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한다리 건나면 아는 그런 슬픈 이야기들......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들...... 오전에 해인엄마에게 영유아법 알아봐달란 부탁도 눈물이 나고. 피해자들은 이렇게 아픈데............ 참 마음이 아팠어요... 오늘은은 아이들과 동네 장터에서 손바닥 헌법책을 팔려고 준비했는데 비가 와서 못했다는... 더 좋은 내일이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