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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살아온 가정환경이야기, 대기업하청부터 중공업 경험, 일하던 중 화상으로 크게 다쳤던 일,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웠던 위기의 순간들을 담담하게 얘기하셨어요. 용접을 하게 되면서 일은 힘들었지만 일하는 순간의 희열, 여름 용접의 고단함은 휴게실 사용시 차별받았던 얘기도 들었습니다. 2019년 책을 쓰게된 것도,
일하던 곳에서 작업 중 바로 옆의 동료가 발이 잘린 사고를 당하면서 ‘나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구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현장의 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내가 이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기록을 하고 꾸준히 글을 쓰셨다고 해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고 관심갖지 않았던 현장노동자들의 이야기, 청년들의 이야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반응해주셨고요. 서울에서 활동도 하셨지만 지역에서 지역이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하시고 현재 조선소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준비중 이시라고 합니다.
[참여자 질문]
* 고등학교 노동인권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꼭 해줘야 할게 있다면요?
다쳤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매우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상황에 대처해야한다.
‘다음소희’영화를 보셨겠지만 안 가르쳐줘서 사고가 난다. 노동인권교육은 호신술이다.
자기몸을 스스로 지킬수 있는 호신술..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가요?
전업작가를 하려고 했지만 나는 아닌 것 같다. 보통 글을 업으로 삼으려면 부지런하거나 천재이거나해야하는데 나는 게으른편이다. 루틴을 세워 꾸준히 글쓰는 걸 잘 못한다.
* 주물공장 노농자 소설가 김동식작가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글을 잘 쓰는 비결?
김동식 작가는 소설을 쓰고 나는 현장의 이야기를 쓴다는 게 다르고, 김동식 작가는 소설로 성공한 케이스다. 나는 소설로 망한 케이스고. 소설을 써서 숱하게 공모전에 출품했지만 다 떨어졌다.
평소에 상상을 많이 한다. 글을 쓰기위해 습관처럼 목적 없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뭘 표현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써야한다.
* 지방에 내려오신 건? 앞으로 계획은?
노노갈등에 관한 소설을 쓰는 중이다. 조선소 이야기다.
비정규직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의 이야기들을 사회에서 관심갖고 듣도록 글로 이야기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고, 그게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 극한상황에서도 항상 옳은 선택을 했다는 말이 인상 깊다. 그 힘은 어디서 오나?
너무 힘들어 죽을 위기도 있었다. 내가 없어지거나 내가 피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남은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나와 연결된 사람들이 힘들어 할걸 생각하면서 일어섰다.
그리고 살아낼 용기를 내고 부딪히니 방법이 생기더라.
* 장자크 루소의 일대기와 많이 닮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자기를 닦고 독학으로 삶을 꾸려간 사상가인데 천현우 작가를 보니 그의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아 죄송하다는 작가님.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에서 준비한 작가님의 책 3권을 룰렛돌리기 방식으로 추첨했는데 다들 초집중.. 긴장감 있고 너무 재밌었습니다.
작가님 모시고 와주시고 가실 때도 도움주신 부울경 독서동아리 길잡이 선생님께도 참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간 따뜻한 작가와의 만남이었습니다.
극한 순간에도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계속 귓가에 맴돕니다.
아이들도 스스로 일어서고 해결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이 있다는 것. 아이를 믿고 지지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 노동, 부모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 2023년이 가기 전 많은 분들이 ‘쇳밥일지’ 매력에 빠져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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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소거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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